책을 읽는 중간중간 흠칫거리며 '어, 이거 내가 하는 얘길 이 사람이 들었나?'라는 생각에 책읽기가 잠시 멈춰지기도 했다. 그리고 '어라, 이 얘긴 또 왜 뜬금없이 등장하지?'라는 생각에 되돌이표를 찍는 책읽기를 하게 하는 이 책은 그렇게 책벌레처럼 조금씩 서서히 먹어치우게 되는 책인가보다라는 생각에 묻혀 들어왔다. 책읽기가 좋은 사람들에게는 꼭 권해주고픈 책이다.해수욕장에서 폼잡고 읽기엔 적당치 않은 책이었는데 아무런 개념없이 나는 이 책의 첫머리를 풍경좋은 해수욕장의 나무그늘 아래에서 시작했다. 실존했던 인물에 이야기를 덧씌운 이 책은 제목처럼 '책벌레'인 두사람의 삶을 엇갈려 이야기하며 '책'의 의미를 파고들어가고 있다.책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소름끼치도록 집요한 열망은 살인자의 광기와 무엇이 다를까...사랑은 소유가 아니라고들 한다. 그처럼 책읽기가 책을 소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지혜를 찾아나가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광기어린 책사랑이 조금은 무서워지는 여운과 함께 '텍스트'의 의미는 '삶 읽기'와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느낀다. 그리고 책 중간에 넣어진 '책과 창녀'의 이야기는 특별부록의 서비스같은 느낌.
까닭없이 느껴지는 가벼움, 왠지모를 도발적인 제목으로 인해 오히려 손이 안갔던 책이었다. 그래도 이 발칙한 외국인이 머라고 떠들었는가 한번 읽어보는 것도 손해는 아니겠지 싶은 맘에 읽기 시작했다. 한국에 대해, 아니 우리나라에 대해 구석에서 접근해 들어와 구석탱이의 이것저것을 까발리듯 적은 책.책의 저자 스콧 버거슨이 한 말들이 맞을수도 있고, 맞지 않을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느껴야 할 것은? ...그가 바라보고 느낀 한국은 이방인들만의 한국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있는 우리나라가 맞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저자 스스로가 아닌 저자가 만난 한국의 이방인들로 하여금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게끔 하였다는 것이 어쩌면 다양한 시각을 담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역시 우리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타인, 타국에 대해 이야기하듯이 이 책에 나온 많은 외국인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한국을 이야기했을뿐이니까. 이들의 말에 시시콜콜이 다 대꾸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보이는 자와 보이지 않는 자에 대한 이야기와 가시성을 표시한 사진이다. 저자인 스콧 버거슨의 이야기처럼 전혀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일정부분 우리의 사회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 박노자님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더 권하고 싶지만 이 '발칙한 한국학'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내게는 너무나 어렵게 느껴졌다. 대중을 위해 썼다는 말만을 믿고 읽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난 대중측에도 못끼나 보다, 라는 생각을 잠시 해 봤다. 그러나 그럼에도 바우돌리노는 충분히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책이다. 거짓말로 뭉쳐져 있다고 하지만, 이야기꾼 바우돌리노의 이야기를 거짓말! 하고 일축해버릴 수 없는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라는 것이다.역사를 알고, 기독교의 종파와 이단, 신화를 알고 이 책을 읽는다면 책읽는 즐거움이 증폭되었겠지만 불행히도 나는 그러한 많은 지식이 없다. 그래서 아주 큰 즐거움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인디아나존스 시리즈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재미는 있었다. 머리를 쥐어짜야 했던 '전날의 섬'보다는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었으니까...이야기꾼의 이야기를 술술~ 들어보고 싶은 분들은 에코라는 작가에 대한 부담감 없이 그냥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금 바우돌리노를 읽는 즐거움이 100%가 아니면 어쩌랴. 훗날 다시 에코의 책을 꺼내들게 되었을때 느끼는 즐거움이 커져있다면 나름대로 책읽는 즐거움을 만끽하는거 아닌가.
예전에 페이퍼라는 월간지 인터뷰에서 최재천이라는 분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이웃집 아저씨 같은 최재천 박사님의 소박한 모습에 반했었는데, 그분이 쓰신 이 책은 말 그대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은듯한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고도로 발달된 인간사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개미와 벌의 세계에 대한 비교에서 떠올리게 되는 우리의 모습이 어떠한지 생각해보게끔 하는 책, 알면 사랑하게 되고 더불어 사는 모습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책, 우리들 인간의 삶에 대해 사색을 하게 만드는 책이 바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라는 책입니다. 수필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권해주고픈 책입니다. 참, 덤으로 동물상식까지 배울 수 있는 책이랍니다...
'아담을 기다리며'라는 책이름만으로는 내용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거기에다 '태어남과 다시 태어남, 그리고 일상의 신비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까지! 불합리한 신비주의에 관한 글인가, 라는 의심을 갖고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되었을 때는 단순히 다운증후군 아이를 가진 하버드대학원생 부부의 육아일기 정도로 생각을 했었는데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은 책이다. 이 책은 삶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우리들 대부분이 진정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찾지 못하고, 우리의 인식에 갇혀있는 모습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것인지를 일깨워주는 것이다.'다운증후군 아기인형을 만들어야 된다'는 어느 의사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 주위의 모든것을 인식이 아닌 마음으로, 사랑으로 지켜봐야하고 또 그렇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과 남보다 앞서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순간에서 기쁨을 찾는 마음을 갖는것. 그것은 이 책의 저자 마사베크의 말처럼 정말 멋진 삶이 될 것이다.또한 '아담을 기다리며'는 내 삶이 내가 세운 완벽한 계획대로 흘러가야 내가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였으며, 다른 무엇인가로 인하여 약간의 수정되어진 내 삶을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언제나 행복은 나와 함께 머무를 것임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