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
마르코스 지음, 박정훈 옮김 / 다빈치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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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 괜찮을 듯한 우화집이군..'이란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을 그냥 단순히 '괜찮은 우화'라고만 한다는 것은 안토니오 할아버지에 대한 예의가 아닌듯하다....

나는 이 책을 읽어나가는 순간부터 끝장을 덮을 때까지 다른것에 마음을 쓰지 못하였다. 한번에 읽어버리기에는 너무도 많은 진실이 내 안으로 들어와 그것 또한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안토니오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우리가 어떠한 길을 가야하는지, 그 길에서 느껴야 하는 고통을 피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야 함을 깨닫게 해 주었다.

[동물들 앞에선 칼처럼 싸워야 할 때가 있다. 폭풍우에 맞서선 나무처럼 싸워야 할 때가 있다. 시간에 맞서선 바위처럼 싸워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칼, 나무, 바위들과 맞서선 물처럼 싸워야 할 때가 있다. 지금은 우리가 물이 되어야 할 때이다. 지금은 우리가 우리 길을 계속 가야 할 때이다] 칼, 나무, 바위, 물에 대한 이야기에서 들려주는 안토니오 할아버지의 이야기이다.

머나먼 땅, 옥수수 인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곳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의 길을 계속 가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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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오후 4시의 평화
조병준 지음 / 그린비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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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조병준이라는 사람이 쓴 책의 제목입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꺼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즐겨 읽는다는 후배가 이 책을 모르고 있다는것에 놀래서 조금 오래된 책이지만 적극 추천합니다. 한국인 최초라고 하던가요...그게 중요한건 아니겠지요? 어쨋거나 캘커타의 마더데레사의 집에서 장기간 자원봉사활동을 했던 조병준이라는 분이 그 곳에서 만난 친구들 이야기를 적은 책입니다.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인데 뭘 어떻게 소개해야될지...잘 모르겠네요. 책을 뒤적거리다가 다시 감동에 묻혀 제가 빠져들어버리고 있어여... '친구들이 손을 잡으면 뭔가 좋은 일을 세상에 할 수 있답니다. 이 책을 사주심으로써 벌써 좋은 일 한가지를 시작하신 셈이구요, 여러분도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시기 바랍니다. 세상은 험하지만 그래도 가만히 보면 좋은 사람들도 참 많거든요.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셔서 '아, 세상은 참 살 만한 곳이로구나!'하고 또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 이 책을 사면요 조병준님이 받는 인세 12%중에서
2%는 캘커타 마더데레사의 집,
2%는 인천과 안산에 있는 마더데레사의 집,
2%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단체에,
2%는 북한 동포를 위해,
2%는 고아원과 불우 청소년을 위해 쓴다고 합니다.

이 책을 사는 것으로도 좋은 일을 시작한 거라는 말이 이제 이해되시지요? 세상은...참 살만한 곳입니다...그렇지요?(^^) 자, 그럼..이제 저랑도 친해진 우리 친구들과 인사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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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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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 역시 그 의미를 읽으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뜻에서 신화는 미궁과 같다. 신화라는 미궁 속에서 신화의 상징적인 의미를 알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그것은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다. 상상력이다.] - 작가의 머릿말에서

어렸을적에 재밌게만 읽었던 이야기들을 다시 읽어보니, 신화안에는 우리네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삶의 방향을 보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다시 생각합니다. '성서'안에 담겨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향에 대해.. 나는 성서가 품고 있는 우리 삶의 이야기를 보는가... 어릴적 읽었던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그냥 여유되면 함 읽어보면 좋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끄적끄적거려보는 뱀다리...

조카 녀석에게 바오로 출판사에서 나온 '그림자 성서 이야기'를 사줬는데, 어떻게 하면 헤라클레스가 아닌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임을 믿게 할 수 있을까...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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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리틀 걸
릴라 리 지음, 이슬 옮김 / 자음과모음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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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때 화가 나! 별다른 이유없이 또는 내가 별로 잘난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차림새도 별로고, 나이들어보이지도 않아서 처음보는 사람이 대뜸 나를 무시하고 하찮은 사람 취급할 때 정말 화가 난다(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

릴라 리의 앵그리 리틀 걸을 읽다보면 수많은 사람들의 편견과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삶에 대해서까지 여러 생각을 하게된다. 한꼭지마다의 만화 끝에 있는 세계각지에서 보낸 'angry'메시지를 보면서 어쩌면 나 자신도 편견에 빠져있는건 아닌가..하는 반성을 하게 되기도 한다.

특히 동양소년과 흑인 여자애가 친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는 이야기는 한국의 소년이 금발의 파란눈 미녀가 이상형이라는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우리 마음속에 은근히 담겨있는 인종차별을 정확히 끄집어낸듯해 뜨끔하였다. 우리 정서에 맞게 한컷의 그림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기는 힘들지만, 전체적으로 한번 다 보고 나면 이 책의 주인공 '킴'이 무엇에 화가 나 있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조금씩 느껴가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일듯...

어쨋든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릴라 리의 홈페이지는 즐겨찾기에 둬야될꺼같다. 행여... 화나는 일이 생기면 릴라 리에게 얘기하며 분을 삭여야 할 테니까... 릴라 리의 앵그리 리틀 걸이 궁금하다면, www.angrylittleasiangirl.com 으로 가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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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클라스 후이징 지음, 박민수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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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중간중간 흠칫거리며 '어, 이거 내가 하는 얘길 이 사람이 들었나?'라는 생각에 책읽기가 잠시 멈춰지기도 했다. 그리고 '어라, 이 얘긴 또 왜 뜬금없이 등장하지?'라는 생각에 되돌이표를 찍는 책읽기를 하게 하는 이 책은 그렇게 책벌레처럼 조금씩 서서히 먹어치우게 되는 책인가보다라는 생각에 묻혀 들어왔다. 책읽기가 좋은 사람들에게는 꼭 권해주고픈 책이다.

해수욕장에서 폼잡고 읽기엔 적당치 않은 책이었는데 아무런 개념없이 나는 이 책의 첫머리를 풍경좋은 해수욕장의 나무그늘 아래에서 시작했다. 실존했던 인물에 이야기를 덧씌운 이 책은 제목처럼 '책벌레'인 두사람의 삶을 엇갈려 이야기하며 '책'의 의미를 파고들어가고 있다.

책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소름끼치도록 집요한 열망은 살인자의 광기와 무엇이 다를까...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고들 한다. 그처럼 책읽기가 책을 소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지혜를 찾아나가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광기어린 책사랑이 조금은 무서워지는 여운과 함께 '텍스트'의 의미는 '삶 읽기'와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느낀다. 그리고 책 중간에 넣어진 '책과 창녀'의 이야기는 특별부록의 서비스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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