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1 팡세 클래식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카나 그림, 보탬 옮김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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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은 내가 어렸을 때 빨강머리 앤이나 톰소여의 모험과 같이 읽고 또 읽었던 책이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내가 읽었던 이야깅는 일부분일 뿐이고 그 뒷이야기가 더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허클베리 핀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그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고. 아무튼 내가 어린시절을 지나 성장한 것처럼 이야기 속 주인공들도 성장을 하고 어른이 된 이후의 이야기들이 이어졌는데 왜 이 이야기들은 모두 '어린이 문고'로만 나오는걸까, 라는 생각도 잠시 해 보지만 아무래도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더 길어서 그 대상이 되는 독자 역시 어린이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작은 아씨들은 미국의 남북전쟁시기에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족의 소중함과 각자의 인생을 찾아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름답고 상냥한 맏언니 메그와 활달하고 자신감 넘치는 조, 수줍음이 많지만 섬세하게 주위를 챙기는 베스, 철없고 어리광이 많은 막내지만 귀염성있는 친화력으로 매력을 내는 에이미까지 자매들이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며 성장하고 각자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이다. 


작은 아씨들 네 자매의 모습에는 저자 올콧의 친자매들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고 그녀 자신의 모습은 조에게 많이 투영되어 있다고 한다. 사실 나 역시 어린시절 책을 읽으며 닮은 캐릭터를 찾게 되고 나와 전혀 다른 캐릭터는 괜한 부러움을 갖고 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정말 성인이 된 후 작은 아씨들을 처음 읽어보는데 어릴 때 읽고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문장 하나하나 다 떠오르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내가 읽었던 책 역시 완역본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 같고 우리와 조금은 다른 문화, 그러니까 노예제가 있는 사회의 '하인'의 모습이라거나 학교에 가지 않고 요즘의 홈스쿨링을 한다거나 하는 부분들은 굳이 번역하지 않고 내용을 삭제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작은 아씨들의 뒷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완역본으로 읽어 본 적은 없어서 첫째권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두번째 권이 더 기대된다. 이 책의 말미에 작은 아씨들의 이야기는 막을 내리지만 독자의 반응에 따라 다시 막이 올라갈 수 잇을 것이라는 글은 왠지 모르게 귀엽기도 하다. 

어릴때는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었지만 나이를 많이 먹고 작은 아씨들을 다시 읽어보니 작은 아씨들 네 자매의 모습에서 행복을 찾고 자기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이 느껴져서 더 좋은 느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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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아빠 피터의 하루 3분 영어 대화 (스프링) - 스스로 말하고 표현하는 영어 회화 일력
피터 빈트 지음 / 북플레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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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빠와 아이가 매일 3분정도의 시간을 내어 하루 한문장씩 영어로 대화를 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영어 회화 일력이다.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라는 것은 그리 큰 관심거리가 아니었으나 - 주위에 아이가 없으니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싶지만 영어회화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쉬운 기본이 되는 대화부터,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나누게 되는 대화부터 익히는 것이기에 아이를 대상으로 한 회화라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해 기본부터 익혀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쉬운 책으로 자신감을 얻어가며 영어말하기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에 더해 '영국아빠 피터'라니. 

'영국아빠 피터'라는 제목이 없었다면 아이와의 대화라는 것 역시 큰 관심을 끌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하르의 대화 구성은 아이와 아빠의 대화로 이루어지는 두 문장인데, 오늘의 표현으로 부가설명을 덧붙이거나 표현의 차이, 한 단어의 여러 의미 등을 따로 언급해주고 있다. 날마다 피터의 발음으로 들을 수 있는 큐알코드가 담겨있다. 영어로 말하는 것은 읽고 쓰는 것과는 또 달라서 일상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발로 말로 할 수 있는 것은 쉽지 않은데 아이와 영어로 대화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은 그 시작점으로 가장 좋은 것 같다. 문장이 어렵지 않고 분량도 많지 않아 공부가 아니라 하루의 일과 중 잠깐 짬을 내어 아이와 일상적인 대화를 하며 영어를 공부할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봤던 하루한문장 개념의 일력과 다른 부분은 아이와 함께 한다는 특성이 있어서 그런지 책으로써의 기능만이 아니라 하루의 분량을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는지를 표시하고 문장을 써보는 노트의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이런 부분은 잘 활용한다면 1년동안 영어일기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다만 아이와 함께라면 좋은 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일력이지만 일상회화의 기본으로 성인이 활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이 결론이다. 기본적인 대화를 통해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성인도 자신감을 갖고 영어로 말하기를 잘하고 싶다면 날마다 하루의 표현을 온전히 자기것으로 소화하면서 익힌다면 730개의 문장과 더불어 조금더 확장된 문장을 익혀 말하기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면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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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또 가게 비우고 여행 가세요? - 열 달 일하고 두 달 떠나는 N잡러가 살아가는 법
권진실 지음 / 에이블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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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달 일하고 두 달 떠나는 N잡러가 살아가는 법,이라니. 여행을 좋아하지만 그 좋아하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직장생활을 해야만 하는 내게 두 달 동안의 여행과 다른 사람의 일상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혹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 권진실은 까페를 운영하며 일년에 두 달은 바르셀로나의 민박집 사장님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었는데 본인의 민박집이 아니라 한국이 그리운 바르셀로나 민박집 사장님과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상을 살아보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통하여 서로의 생활을 바꿔보게 된 것이었다. 


나와는 너무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같은 느낌에 별 감흥없이 이 사람은 어떻게 모든 일이 다 뜻하는대로 풀려나가는걸까, 싶었는데 성공한 삶처럼 보이는 현재의 모습 이전에 수많은 노력의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조금씩 보게 되면서 그저 평탄하게 성공의 길을 걸은 것은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여전히 나와는 다른 별천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수는 없지만 그 모든 것이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녀 나름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고 나 또한 다른 방식과 삶의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결국 각자의 삶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경제적인 여유는 모르겠지만 까페 운영을 하며 사업적인 고민을 하고, 축제 현장에서 팔리지 않는 아이템으로 망했다는 생각에 낙담하고 있었는데 그런 순간에도 잘 팔리는 가게를 살펴보다가 축제 참가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알아채고 그에 맞춰 물품을 준비하고 결국 대박을 터트리는 에피소드는 별것아닌것처럼 읽히지만 그 상황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의 전환을 하며 긍정적인 사고로 좋은 결과물을 얻어낼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별한 이야기들을 기록한 것이기에 항상 좋은 것들만 챙기게 되는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민박집에서 진상 손님을 만나 고생하고 맘 상한 이야기는 한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면 그날의 망친 기분을 전환시키기 위해 행동한 이야기는 더 많이 표현하고 있어서 결국 멋진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잔상만 남게 된다. 어쩌면 이런 긍정적인 삶의 모습때문에 더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고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한가지 좀 놀라운 것은 십수년을 여행다니며 수많은 외국여행을 하는 동안 위험한 사고가 없었는데 그 이유가 절대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고 저녁 늦은 시간에는 숙소에서 나오지 않는 여행생활습관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너무 숙소에만 틀어박혀 있어서 오히려 민박집 주인이 관광가이드를 자처해 주기도 했다니 여행의 일상을 즐기는 삶은 역시 각자의 성향을 따라가는 건가 싶었다. 그러고보니 친구의 신혼여행을 따라가는 것은 민폐 아닌가,라는 생각을 바꿔놓고 모두가 만족한 여행에 저자는 가이드로서의 기쁨까지 느꼈다고 하니 틀에 박힌 사고방식이 위험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앞으로 내가 엔잡러가 될 가능성은 없지만 나는 안될꺼야,가 아니라 내가 원한다면 스스로 노력하고 새로운 삶의 모습을 찾을수도 있지 않겠는가 확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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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블랙박스를 요청합니다
세웅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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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근미래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다. 2050년, 정부는 일명 블랙박스 프로젝트를 시행하는데, 고독사가 늘어가고 의문사에 대해 명확한 규명을 하기 위해 정부는 사람들의 뇌에 블랙박스 칩을 이식하는 연구를 지원하고 법률안을 통과시켜 모든 사람들의 사후 뇌에 삽입된 블랙박스를 통해 죽음의 원인을 확인하게 된다. 


영화제작사 피디로 일하다 사표를 던져버린 은하는 직접 작가가 되어 글을 써 성공하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지지부진하게 지내며 줄어드는 통장잔고만 확인하고 있다. 사귀던 남자친구 윤현태와도 헤어지고 유일한 친구 고은을 만나 서로의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지만 4개월이 넘도록 은하는 글을 전혀 쓰지 못하고 있을뿐이다. 


별난경찰로 불리는 큰별은 강력계 형사였던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분처럼 훌륭한 형사가 되고 싶어 경찰이 되었는데 블랙박스 프로젝트 시행 후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해명할 수 없는 미제사건은 점차 사라져가고 그저 더 블랙에서 제공하는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찰업무를 하고 있을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블랙박스를 확인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은 윗선에서 해결이 되었다며 블랙박스 영상이 없어도 별다른 의견이 없는 자연사로 종결시키는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일말의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딱히 사건이라고 할만한 특이점도 없기에 보고서작성으로 사망사건을 종결하는데 또 다른 사망사건에서도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큰별은 뭔가 수상함을 감지하는데...


술술 읽히는 이야기에 구성이 너무 간단하게 이어지고 있어서 뭔가 짱짱한 느낌이 아니었는데 책을 다 읽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다시 되새겨보기 시작하면서 나름 복선도 있고 잘 짜여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사건의 해결은 해피엔딩이라는 공식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희생으로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고 이번의 이야기는 끝이 나지만 블랙박스 프로젝트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라는 느낌이 이 소설에 담겨있는 내용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사람들의 의식과 죽음마저 통제하게 되는 그런 세상이 온다면 인간의 삶은 어떻게 될까,에서부터 삶의 성찰과 삶에 대한 물음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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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을 지나 점점 푸르게 - 다른 누구도 아닌 나로 살기
김은지 지음 / 이야기나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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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져나가기 전에 이미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단계를 지나 일상의 편안함에 안주하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도 않고 이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내가 누릴 수 있는 최상의 행복이려니, 하고 있는데 새삼스럽게 이 책을 읽게 되니 나의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저자는 대기업에 취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었음을 증명하고 싶어서 대기업에 당당히 입사를 하고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핵심인사로 자리를 잡고, 에어비앤비 사업 초기부터 한국지부를 맡으며 사업의 기반을 잡고 확장시켜나가는 일을 하며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휴가지에서 만난 사람을 통해 삶의 다른 모습을 생각해보게 된다.


자신은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쉼없이 일을 하다가 휴가를 받게 되면 그 기간에 가장 비싼 비행기표를 구입하고 비싼 숙박비를 치르며 짧은 휴가기간동안 최상의 휴가를 지내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데, 히피언니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일을 하고 경비가 마련되면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하고 가장 좋은 시기에 여행을 즐긴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과연 누가 더 행복한 것일까에 대한 답은 각자의 세계관과 삶의 방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답이 무엇이라고 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 자신에게는 정직한 답을 들어봐야하지 않을까.


솔직히 저자의 짱짱한(?) 경력과 좋아하는 일을 열정넘치게 하며 자신의 최고치를 찍으며 생활을 해보고 번아웃이 왔을 때 잠시 쉼을 선택했다가 삶의 방향이 바뀌게 되는데, 이 모든 것들이 나와는 거리가 있고 현실감없이 느껴지는 일들이라 그냥 이야기 읽듯이 읽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금 더 긴 인생을 살아온 내게 삶의 형태는 다르지만 '점점 푸르게'의 느낌은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온전히 신뢰하는 것이야말로 삶을 가장 태평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삶을 온전히 신뢰할 때, 무서울 것도, 두려워할 것도 사라진다."(170)

흔한말로 꽃길만 걸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모든 것을 다 누리며 살지 못하더라도 내가 내 삶을 신뢰하며 일상에서 나의 소소한 행복을 찾는다면 내게는 그것이 꽃길이고 푸르른 생명의 숲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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