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현 - Difference [재발매]
윤도현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5년 4월
품절


윤도현이 음반을 냈댄다. 밴드활동을 하는데다 얼마전에는 유럽 투어 콘서트를 한다고 했는데.. 혼자 음반을 냈다고?
난 자칭 윤도현밴드의 팬이다. 그냥 넘어갈 수 없지.
그래서 지금 나는 이 음반을 듣고 있다.
지금 나오는 노래는 뭐지?
아, '길'이구나.
"오-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하고
아픈 시간들 속에서 어떻게든 가야만해"

첫머리 노래는 '사랑했나봐'이다. 윤도현의 첫번째 앨범은 발라드로 분류됐었지? 아닌가? ^^a
가만.. 윤도현을 첨 알았던게 언제였지?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하드 락 까페'에서 였다.
연기...는 어설펐지만 노래는 참 좋았던 기억이 나는구나. 돈이없다는 친구녀석이 큰 맘 먹고 보여준 뮤지컬이었어. 그땐 몰랐지만 그 후 윤도현밴드의 앨범을 사면서 그때 노래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았다.
'먼훗날'이란 노래가 힛트를 치고 그가 발라드 가수인 줄 알고 음반을 샀던 애들이 영~ 실망이라는 얘길 할 때, 나는 오히려 윤도현밴드의 팬이 되었다. 그들은 락밴드였고 '이 땅에 살기 위하여'를 외치는 노래꾼들이었으니까.

그런데 2005년 윤도현은 솔로 음반을 냈다.
'타잔'을 부르던 윤도현의 모습일까? 아니, 사랑했나봐를 내세운 걸 보니, 첫번 음반의 '사랑' 분위기를 이어가는거 아닌가?
... 노래를 계속 듣는다. 목소리는 확실한 윤도현이군. 뭐야? 목소리는? 그럼 노래는 윤도현이 아니란 얘기야?
글쎄... DIFFERENCE?
그런 어려운 말 알게 뭔가! 왜 자꾸 십년도 더 된 음반 얘기만 꺼내려 하는거야! 아아아~ 하며 타잔 흉내를 내던 그때는 소박함의 미가 있었고, 십여년의 세월이 흘러 노래를 부르는 지금의 윤도현은 ..

그러니까 지금의 윤도현은 내 머리와 마음을 채우고 있는 그의 음악은 자신이 낼 수 있는 색채를 모두 뿜어내고 싶은 욕심을 한껏 부리고 있는 것이다.
흘려듣고 있어도 '아, 윤도현아냐?'라고 다시 들어보게 되는, 가만히 듣고 있으면 '어, 윤도현이야?'하게 되는 그런 윤도현의 음악이다.
자칭 팬인 나는 오늘 듣고 또 듣게 되겠지.
누가 뭐래도... 좋은 걸 어쩌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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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6-04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윤도현 왕펜이랍니다,,후후후
 

 대한민국사 2를 읽는 중입니다. 혹시라도 이 책을 읽으신 분은 그냥 페이퍼를 닫아주시고, 읽어보지 않았다면 좀 길지만 읽어보시길.

무단 전제하면 안된다고 했지만 이건 용서가 되겠죠?

진실을 마주한다는 것이 아픔일때가... 정말 슬픈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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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찢어지던 전화를 기억합니다.

베트남 전쟁에서의 민간인 학살 의혹이 한창 제기될 무렵, 저는 한 방송사 TV토론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김 상사님의 옛 정우들에게서 많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 전화의 대부분은 거친 전화였지만, 한 분의 전화만큼은 달랐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님께 송아지라도 한 마리 사드리려고 머나먼 남쪽 나라로 가는 배에 올랐는데, 돈 있고 백 있는 놈들은 다 빠지고 자기 같은 사람들만 어쩔 수 없이 가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는데, 그런 자신이 용병이고 학살자냐고. 울음섞인 전화에 저의 가슴도 찢어졌습니다.

김상사님.

지난 3년 간 진실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진실은 귀중한 것이지만 진실과 마주선다는 것은 아주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점을 배웠습니다. 일본인들이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간 위안부 할머니들의 존재를 인정하느 ㄴ것이 고통스러운 일인 것처럼, 미국인들이 노근리를 비롯한 한국전에서의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일인 것처럼, 우리가 베트남에서의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의 진실과 마주서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고통스러운 일을 우리는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너무나 당혹스러운 진실을 마주하는 우리의 고통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죽임을 당한 사람들, 또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고 힘겨운 생을 살아내야 했던 생존자들의 고통에 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김상사님도 민간인 학살이라는 말에는 부르르 떨며 분노하셨지만, 김 상사님을 비롯한 파월 장병들이 베트남전에 개입한 것이 이제와 생각해보면 베트남 사람들에게 본의 아니게 큰 아픔을 주었다는 점은 동의 하셨쟎아요. 그런데 저는 베트남전으로 고통받은 사람들이 베트남에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박정희의 정략적인 파병으로 한국사회에 군사독재가 강화되고, 우리 사회 전체가 하나의 병영이 되었다는 거창한 이야기는 접어두겠습니다. 그러나 착하디 착한 우리 남편이 월남 1년 갔다 오더니 영 딴사람이 되었다는 친구분 사모님의 말씀이나, 월남 갔다 온 뒤에는 내 눈에 너무 살기가 등등하다고 한동안 가족도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는 김상사님 말씀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마음은 일차적으로는 우리가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 사죄하는 것이지만, 꼭 피해자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한번도 전쟁의 상처를 치유한 적이 없이 전쟁을 정당화하고, '기념'해온 우리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제 저희 진실위원회에서는 베트남에 (가칭)평화역사기념관을 세우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평화역사관을 짓는 일은 저희가 심부름이야 하겠지만, 저희 진실위원회만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또 그렇게 되어서도 안됩니다. 김 상사님, 김 상사님이 청춘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낸 그 땅을 김 상사님을 모시고 한번 다녀왔으면 합니다. 김 상사님의 소중한 추억이 어린 곳이기도 하고, 또 김 상사님과 가족들의 고통의 뿌리가 내려 있기도 한 그곳, 그리고 김 상사님과 김 상사님의 옛 전우들, 아니 당신들을 그곳에 보낸 자들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당해야 했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땅을 김 상사님과 함께 다녀오고 싶습니다. 이것은 저만의 바람이 아니라 지난 일주일 제가 만난 모든 베트남 사람의 간절한 바람이기도 합니다.

고통이란 함께 나눌수록 가벼워지는 법입니다. 그것을 완전히 치유할 수는 없겠지만 당신과 서로 총을 겨누던 사람들이 3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서로 고통을 나누며 당신과 친구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희가 베트남에 가니까 역사의 진실을 찾는 사람들이 왔다고 호치민시의 역사학 교수 여러 분이 나와주셨습니다. 놀랍게도 그분들의 대부분은, 정말 옆집 아주머니처럼 생긴 역사박물관장님을 비롯해서 젊은 사람들만 빼놓고는 항미전쟁 기간에 총을 든 베트콩 출신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아픈 역사로 만나 것도 인연이라며 어떤 이유로 만나든 인연을 더욱 소중히 발전시켜가고 싶어하십니다.

저희가 평화역사기념관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것은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가셨던 문명금, 김옥주 두 분 할머니께서 생전에 저희에게 수천만 원의 큰 돈을 남기고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두 분 할머니께서는 베트남에서 한국군에 의해 불행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정부의 생활보조금과 민간단체에서 모아 드린 귀한 돈을 전쟁으로 고통을 당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썼으면 한다고 저희게 보내신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쓰라리게 전쟁의 고통을 당하셨던 두 분 할머니께서 똑같이 전쟁의 고통을 당한 베트남의 이름 모를 사람들을 위해 당신들의 전 재산을 남기셨습니다. 고통의 연대, 고통받은 자들이 서로 아픔을 나누며 힘을 모을 때 고통은 가벼워지고, 또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는 일도 막을 수 있습니다. 김 상사님, 평화 역사관 계획이 구체화되는 데로 곧 찾아뵙겠습니다.

2003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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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춘 2005-09-13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전했던 울 아부지는 베트남전 이야기를 거의 피하는데,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인지
베트남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고 가끔 말씀하시죠.
저도 읽고 아부지께 선물해 드려야 겠어요.
 
대한민국사 - 단군에서 김두한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야 이 책을 읽었다. '대한민국史'라는 제목때문에라도 더 망설이며 외면하려 했었던 책이다. 우리나라 역사 이야기를 읽으면 언제나 마음이 먹먹해진다. 알수록 외면하고 싶어지는 현실이 괜히 마음을 짓누르기 때문에 애써 외면해버린다. 그러다가 문득, 이래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면 역사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와 진실된 역사를 이루어나갈 용기를 갖게 되기를 바라며 책을 읽는다. 오늘처럼.

저자는 머리말에서 '역사를 보는 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문익환 목사님의 '역사는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는것'이라는 이야기도 했다. 과거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오늘을 사는 내가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고 진리를 위해 살아야하며 그것이 우리의 후손이 역사의 진실을 배울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얘기겠지. 아, 마음이 너무 먹먹해져버린건가? 왜 이렇게 책 이야기를 쓰는데 생각의 흐름이 잡히질 않는것인지 모르겠다. 자꾸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고 있다.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 모를 얘기도 마구 늘어놓으며 말이지.

생각을 정리하다 안되니 갑자기 대한민국사의 표지에 '단군에서 김두한까지'라는 글에 딴지를 걸고 싶어져버렸다. 아니, 왜 김두한까지야? 군대 문제, 병역 비리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으니 '장군의 아들'이라 불리는 김두한까지인것인가? 그래, 설마 그런뜻은 아니겠지.

 

이 책은 흔히 접해왔던 그런 역사이야기책은 아니다. 대한민국사를 맘잡고 써보려고 했다기보다는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서 시작을 하여 우리의 역사를 거슬러가며 자근자근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아쉬운것은 이미 민간인 학살이나 군 병역비리 문제, 친일파 청산 문제, 통일문제, 반미에 대해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 읽기에는 마음이 먹먹해지며 자꾸만 '만약에'를 되내이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읽기에는 조금 두서없어 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이 책은 참 좋은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는데 책에 대해서는 내용도 없이 자꾸 아쉬운 것들이 떠오른다. 아니, 책의 내용은 이야기할 것이 뭐가 있나. 위에 말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 역사적 사실 속에서 진실을 이야기 한 책인데 말이다.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첫부분에 말한 것처럼 역사는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는것이라는 얘기에 동감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이 책은 살아있는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 이 말 한마디면 이 책에 대한 내 느낌이 정리 되는것이었는데 괜히 낑낑거리며 앞뒤 연결도 안되는 말을 주절거리고 있었네.

이제 살아이는 역사책을 읽도록 하자. 그리고 마음이 먹먹해지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치열한 오늘을 살아가고 진실된 삶을 살자.

뱀다리.
나는 책을 읽고 흥분하면 주위 사람 붙잡아놓고 교육을 넘어 쇄뇌시키듯이 내가 책을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마구 떠들어대는 버릇이 있다. 언젠가부터 그런 버릇이 조금씩 사라지긴 했지만. 아니, 그런 침 튀기는 과정으로 넘어가기 전에 갑자기 욕을 해버릴 때가 있다. 오늘도 퇴근길에 영화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TV드라마 얘기로 넘어가 내게 뭔가를 설명해주던 친구가 '맥아더'라는 이름을 말하자 대뜸 '그자식'이라 욕을 해버린 것이다. 책을 읽고 너무 흥분해버렸나보다.
마음이 먹먹해지면 먹먹해지는 것 이상으로 흥분해서 욕도 마구 나온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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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6-0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다린 정력에 좋데요.
60년 밖에 안됐는데 역사가 되나요? 살아있는 눈들이 많으니 여전히 주관적이죠.
그리고 그레고리펙이 연기한 맥아더는 넘 재미없었어요.

chika 2005-06-0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때 팀스피리트 훈련인지 뭔지 한다는 걸 잡지에서 봤었는데(어린 내가 왜 그딴걸 봤는지 몰라요. ㅡ.ㅡ) 얼굴 꺼멓게 칠한 애들이 살아있는 뱀 껍질 벗겨먹는거 본 이후로 뱀은.... 끔찍해요.
60년이면 한 세대가 지나는건데 역사지요. 살아있는 눈이 있을때 진실을 밝혀야해요. 안그러면 소설로 쓰는 역사가 될걸요?
그레고리펙은 멋있는 배우지요. 로마의 휴일에 나온 기자, 맞죠?

비로그인 2005-06-03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TS 뛰어봤어요.
글치만 뱀은 안주던데요.
뱀을 날로 먹으면 기생충에 직빵 감염된데요

chika 2005-06-03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그래서 군인이 사람으로 안보였다는거예요!! ㅡ.ㅡ
그놈의 책이 구라친걸까요? 어렸을때 기억이 너무 선명해서...우웩~
(혹시 하날리님이 너무 곱게 자라서..아니, 너무 곱게 훈련받아서 그런거 아닐까요?)

외로운 발바닥 2005-08-28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먹먹해지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치열한 오늘을 살아가고 진실된 삶을 살자는 말'...정말로 동감입니다.
 
정신의 탐험가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에 쓴 말 그대로이다.
내가 이 책을 읽어보려고 시도한 것이 몇번이었을까. 서문을 읽고 덮어버리고, 또 서문을 읽으며 잠시 미뤄뒀다 덮어버리고. 삼세번이라는 말을 경험해보려고 그랬는지 세번째만에 이 책의 끝을 보았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도 중간중간 책을 펴들기만 하면 졸음이 쏟아지고, 산만해지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책을 붙잡고 있는 내 정신세계가 참으로 궁금해지기도 했지.

아니,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이 책이 고리타분하고 재미없고 산만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처음 책을 읽을 때 집중이 안된것은 사실이지만 그걸 넘기면 책을 손에서 놓기가 아쉬울만큼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말이 되냐고? 아니, 내가 책을 읽으며 그랬다는데 어쩔건가. 누가 뭐라해도 나는 그렇게 이 한권의 책을 읽은 것이다.

'정신의 탐험가들'이라고 되어 있듯이 이 책은 프란츠 안톤 메스머, 메리 베이커 에디, 지그문트 프로이트 세삶의 평전, 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다. 음.. 이렇게 쓰고보니 또 그렇게만 쓰고 말기엔 뭔가 상당히 부족한 것이 많다. 아니, 도대체 나는 이 책을 읽고 뭘 말할 수 있다는거야?

심리학과 정신분석이라는 낯선 분야 - 요즘은 흔한게 심리테스트지만 - 를 개척해 낸, 그런 의미에서 '정신의 탐험가들'이라 이름붙은 이 세사람의 이야기는 그들의 삶과 행동양식을 통해 초기의 어설픈 이론화와 실험들, 그들을 바라보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관점을 느껴볼 수 있다. 물론 나 역시 지극히 어리석고 어이없게 생각되기는 하지만 유독 메리 베이커 에디에 대해서는 비판의 칼날이 드세보이는 부분도 있다. 그렇게 놓고보면 프란츠 안톤 메스머에 대해서는 연민이 느껴지고,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위대함을 찬양하고 있지.

아, 또 짧게 말을 해버리고 있다. 이건 뭔가 아닌듯하다. 이 평전을 내 짧은 글로 표현하기는 너무 어렵다. 더구나 지금 이 짧은 글을 쓰면서도 몇번이나 멈추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전화통화하고 뭔가를 찾아보고....도대체가 책을 읽으면서도 산만하더니 서평을 쓴답시고 앉아서까지 산만의 극을 이루고 있다니!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시길! 이 글들은 나의 한계일뿐이고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사람의 '정신의 탐험가들'은 나의 한계와는 비길 수 없이 훌륭함을 말하고 싶다.

"건강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이요, 질병은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마치 폐가 공기를 들이마시듯, 눈이 빛을 받아들이듯 신체는 건강을 지극히 당연하게 여긴다. 건강은 삶의 일반적인 감정 속에서 말없이 함께 살고 함께 자란다. 하지만 질병은 이물질처럼 갑작스럽게 침입해 들어온다. 그것은 깜짝 놀란 영혼을 갑자기 덮쳐서 영혼 안에 수많은 질문들을 불러일으킨다. 이 나쁜 적은 다른 곳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대체 누가 그것을 보낸 것일까? 그것은 그대로 머물러 있을까, 아니면 사라질까? 그것을 진정시키거나 가달라고 부탁하거나 아니면 어떻게 제압할 수 있을까? 질병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마음 속에 극히 상반된 감정들을 쥐어짜 만들어낸다. 두려움, 신앙, 희망, 낙담, 저주, 의기소침, 절망감 등을. 질병은 환자에게 묻고 생각하고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고, 놀란 눈길을 공허로 향해서 자신의 두려움을 털어놓을 존재를 만들어내도록 했다. 고통이 인류에게 종교의 감정, 신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내도록 한 것이다. 건강은...."

저자의 서문 첫머리이다. 이 글을 계속해서 읽어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 나는 그런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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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탐험가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2000년 8월
품절


이념이 어떻게 현실화되느냐가 아니라, 그것이 현실의 어떤 것을 포함하느냐가 그 이념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작용을 가지느냐가 중요하다. 폴 발레리의 경이로운 말을 빌자면
"세계는
오로지 극단적인 것을 통해서만 가치를 가지며,
오로지 평균적인 것을 통해서만 유지된다"-32쪽

잘못 말하기의 경우에는 원래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말은 안하려고 했던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원래 속으로 잊고 싶었던 것을 잊는다. 그리고 잃어버리기를 원했던 것을 잃어버린다. 그러므로 실수는 거의 언제나 고백과 자기 폭로의 뜻을 지닌다.-352쪽

개인이 사적인 죄와 욕망을 꿈속에서 풀어버리듯이, 민족 전체의 공포심과 소원들은 우리가 신화와 종교라고 부르는 조형적인 그림들 안에 풀어놓는다. 희생제물을 바치는 제단에서 상징으로 변화된 내면의 피의 욕망을 정화하고, 심리적인 압력은 고해와 기도를 통해서 해소의 언어로 변화된다. 인류의 영혼은 -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그것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 - 언제나 창조적 상상력인 문학작품 안에 드러나 있다. 종교, 신화, 예술적품으로 형상화된 인류의 꿈 덕분에 우리는 인류의 창조적 능력을 짐작한다. 그 어떤 심리학도 - 프로이트는 우리 시대에 이런 인식을 각인시켰다. - 한 인간의 깨어있고 책임감 있는 행동만 관찰해서는 그의 진짜 개성에 도달할 수 없다. 심리학은 한 인간의 본질이 신화가 되어 있는 깊이로 내려가야 한다. 바로 그곳, 무의식적인 형상들의 요소 안에서 그의 본질은 내면의 삶의 가장 참된 모습을 만들어낸다.-363-364쪽

정신분석은 심리적, 신체적인 투약행위를 일절 피하였다. 정신분석의 의도는 인간에게 무엇인가 새로운 것, 약품이나 신앙같은 것을 주입하려는 것이 아니고, 그의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무엇인가를 끄집어 내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에서는 오로지 깨달음, 활동적인 자기 인식만이 치유를 가져다준다. 환자가 자기 자신에로 돌아가면, 자신의 개성으로(10여가지 건강의 신념으로가 아니라) 돌아가기만 하면 그는 자기 병의 주인으로서 그것을 통제할 수가 있게 된다. 그래서 여기서는 밖으로부터 환자에게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그의 심리적 요소 안에서 치료과정이 이루어진다.-366쪽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기술은 심리치료에서 최종적이고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오래 봉인되어 있던 책의 첫 장이었다는 명성과, 개인을 본래의 개성 요소에서 파악하고 치유하려는 최초의 방법론적 시도였다는 명성만은 언제까지나 남게 될 것이다.-3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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