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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현경의 가족관찰기
선현경 지음 / 뜨인돌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그녀의 가족관찰기를 처음 본것은 월간지 페이퍼에서였습니다. 첨 봤을때 '그림이 왜 이러냐'라며 투덜댔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두어번의 연재가 이뤄지면서 페이퍼라는 책을 사면 맨 처음 펴보는 것이 그녀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는 것도 기억이 납니다.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누구나 엄청나게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겠지요. 물론 저는 잘 모릅니다만. ^^;;
그렇지만 말로 풀어놓는 이야기들과 그녀의 그림처럼 평면적이긴 하지만 어린 딸내미의 응가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넣는 건 그 느낌이 틀립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상이 부끄러운 것도 아니며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라는 느낌에 혹시 또 이런 일을 당했을지도 모르는 이 땅의 많은 부모들에게 공감을 주리라는 것이지요. 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무안으로 몸부림칠 때"
살다보면 무안해질 때가 있다. 그 무안함은 예측할 수 없는 시간과 장소에서 불쑥 나타나 얼굴을 벌겋게 만들고 소리도 없이 사라진다. 무안함이 올때 경보음이 들린다면 좋겠는데...

우리집의 모양새만 이런것이 아니구나, 라는 안도감도 느끼고 말이지요.

아이의 상상을 초월하는 발언때문에 뒤집어지게 웃다가 이에 못지 않은 엉뚱한 발언 왕인 조카녀석들도 떠오르고 말이지요...
특별한듯하지만, 어찌보면 우리들의 모습과도 그닥 틀리지 않은 은서네 가족의 이야기는 데굴데굴 구르는 웃음속에서도 진정 '가족'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고, 성격이 다른 모두가 두리뭉실 서로를 닮아가며 살아가는 모습이 '가족'의 모습이겠지요.
'무안으로 몸부림 칠 때'가 생긴다 하더라도, 나의 치부가 드러나고 내 맘에 맞지않아 가족이 아니라 웬수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해도 '가족'이기에 모든걸 덮어줄 수 있는 그런 모습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