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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의 영리한 마음이 말해주지 않나요?"
"내 마음이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난 불행해"
뜬금없이 앉아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뭘 느꼈지? 라는 생각을 해 봤다. 아무리 생각을 쥐어짜봐도 '추리소설'을 읽은 느낌은 없었다. 그러다 내가 책갈피 끼워넣어 밑줄 친 부분을 읽었다. '내 마음이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난 불행해'.... 그..런가?
사실.. 내 머리가 뭐라고 받아들이는지 도통 모르겠어서 불쌍할 뿐이다.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무지와 세밀화에 담긴 역사적인 뜻을 알지 못하는 무식함이 불쌍할 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는 말이다. 조금만 더 알고 있다면 이 책은 더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책을 읽어나갈수록 절실해진 것도 처음이다.
다른 추리소설처럼 뒤끝이 궁금해 '살인자가 누구지?'라며 두 눈을 부릅뜨고 글자들을 뒤적이게 되는 책은 아니지만 조금씩 읽어나가며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추리소설은 결말을 알고나면 두번째에는 생동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곱씹어 되새김질하게 되면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띌것만 같다. 하긴 '추리소설'이라고 말은 하지만 리뷰를 끄적거리고 있는 지금도 나는 왜 이 책이 '추리소설'로 명성을 날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있으니.
이후에 생각이 어찌 바뀌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은 이렇다.
이 책을 극찬하지 못하는 건 지금 내가 갖고 있는 한계일뿐이다 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