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다리지 않으리라.
현재의 순간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면서 살아보리라.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구엔 반 투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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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을 살며>는 베트남 전쟁이후 13년이 넘는 시간을 감옥에 갇혀 생활하셨던 구엔 반 투안 주교님의 묵상과 기도글입니다.
첫머리에 적은 것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유언을 새겨
현재의 순간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며 살아가리라는 것을 삶의 지표로 삼으신 주교님의 글은 눈물이 흐를만큼 제게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예수님과 성모님에 대한 사랑, 성체에 대한 깊은 찬미, 사랑의 삶...
...아직 읽어보시지 않으셨다면,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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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젊은이들이여, 나는 예수께서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사람들에게 나눠주시는 복음 말씀의 구절을 따라서 묵상하고자 합니다. 수많은 군중앞에서는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것은 예수께서 갖고 계신 것의 전부이며, 예수께서는 그것으로 모든 일을 행하시는데 이것이 은총이며 신비입니다. 복음 말씀에 나오는 소년처럼 나는 일곱가지 요점, 곧 다섯개의 빵과 물고기 두마리 안에서 나의 경험을 회상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비록 아무것도 아니지만 내가 가진 전부이며 나머지는 예수께서 채워주실 것입니다.
언론기관들은 내가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이야기를 하고, 고발하고, 비난하고, 반대, 복수..를 유발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나는 자주 내적으로 고통을 겪습니다. 이는 나의 목표가 아닙니다. 나의 가장 큰 소망은 평정과 진실 안에서, 그리고 용서와 화해 안에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입니다. 나는 일상생활의 매순간에서, 하느님의 일과 하느님을 식별하는 데에서, 기도 안에서, 성체 안에서, 나의 형제자매들 속에서, 나의 길 안내자이셨던 동정 마리아 안에서 내가 어떻게 예수님을 찾았는가에 대한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나는 여러분과 함께 "예수님의 말씀을 저희가 살게 하소서! 저희가 희망의 문턱을 넘게 하소서" 하고 외치고 싶습니다.
<서문에서 부분따옴>

[지금 이 순간을 살며] 구엔 반 투안 주교 지음/ 바오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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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촉촉하고 짭쪼롬한 하느님>

- 에드위나 게이틀리 지음, 황애경 옮김, 분도출판사


처음 이런 제목을 봤을 때,
솔직히 '책 제목이 머 이딴게 다 있노..'라는 생각에 무심코 집어들었던 책을 놔버렸습니다.
이것 역시 나의 방벽, 좁은 틀에 박힌 선입견이었겠지요.

책을 읽다보면 나의 하느님에 대해 묵상을 하게 됩니다.
내 좁은 생각속에 하느님을 가둬버린것은 아닌지...
어느새 나도 모르게 체제속에 가둬버린 하느님만을 섬기면서
이 사람은 하느님의 백성이다, 저 사람은 하느님의 백성이 아니다,
그렇게 내 기준으로 선택했던 것은 아닌지...

"하느님은 말씀하신다. '내가 낳은 것들을 보아라. 내가 창조한 것을 모두 사랑하여라. 그들은 나에게 속한다'"

여전히 쉽지는 않겠지만, 아버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두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새겨넣습니다.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내 안 깊숙이 자리잡으신 아버지 하느님을 느껴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보시면서 "피곤하냐? 두려우냐? 내가 너와 함께 머물겠다. 너와 함께 앉아 있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크신 하느님은 우리를 절대 떠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중단하면 하느님도 중단하시고, 우리가 포기하면 하느님도 포기하시고, 우리가 춤추면 하느님도 춤추고, 우리가 울면 하느님도 우십니다.
우리가 허락하는 만큼 우리는 영적인 여정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 역사하시는 하느님의 활동을 막을 수도 있고, 일어서며 "예, 가겠습니다"하고 말할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하느님은 흥분하고 기뻐하시며 우리와 함께 춤을 추십니다...>
- 본문 부록, 저자의 강연에서


주님과 함께 어우러져 해방의 춤을 추는 그 날이 이미 와 있음을 느끼는 그 날을 위해..."예, 제가 가겠습니다"라고 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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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처박혀 있던 글을 꺼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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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11-12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제목이 너무 좋은데요. 하나님을 먹어보고 싶은(너무 불경한가?) 생각이 불쑥. ^^

chika 2004-11-1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서적에서 저 책을 봤을 땐 그랬었는데, 지금은 저도 책 이름이 너무 맘에 들어요. 짭쪼롬~한 하느님.. ^^
 

<한티재 하늘>이란 책입니다.

제도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으시다는 권정생님의 글입니다.

책을 읽는동안 내 맘 어딘가가 젖어드는.....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모두에게 이 <한티재 하늘>이란 책을 권하고 싶군요.

문둥병에 걸린 분옥이와 분옥이를 사랑하는 장거지 동준이의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 동준이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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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간지 1년만에 문둥병에 걸린 분옥이는 소박을 맞고 계산골 막장에 흙담집을 지어 살아야했다.

기러기가 울며 날아오는 가을 어느날 밤, 계산골 분옥이 혼자 사는 삿갓집 저만치 팽나무 밑에서,

누가 피리를 불고 있었다.

피리소리는 잠깐씩 불다가 그만둘 때도 있고 한참이나 길게 부는 날도 있었다.

하루, 이틀, 사흘, 피리소리는 열흘 넘게 들려왔다.

장거지 동준이는 감쪽같이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분옥이한테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동준이는 고개를 떨구어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얘기했다.

".....우리 어매도 빙든 몸으로 시집에서 쫓겨났다네....뱃속엔 애기가 들어 있었고.....

우리 어매도 친정집에 갔지만, 거기서도 쫓겨나 그때부터 걸버생이가 됐다는구만...

시상에 문디병자 거두어 줄 곳이 어디 있다든고.... 그때나 지금이나 한가지잖소...

어매는 무거분 몸으로 이 집 저 집 댕기며 밥 얻어먹고 한뎃잠 자면서....

어매는 몸이 점점 시들어져 결국 아들을 낳고는 숨을 거둔거지....

각설이 아바씨 하나가 그 아들아를 주워서 키워 준게 고마운 건지,

차라리 그냥 죽도록 냇비리 뒀으마 좋았을걸...

그 각설이 아배는 그 아아가 열 살 때 죽었고... 그 아이는 그때부텀 떠돌이로 컸고...."

분옥이는 동준이가 애처로웠고 동준이는 분옥이가 안스러웠다.

그러면서도 분옥이는 동준이의 반듯한 얼굴을 볼 때마다 흡사 부처님처럼 어질어 보였다.

정말 동준이는 부처님인지도 모른다.

스무 해 동안 동준이는 분옥이가 웃으면 따라 웃고 분옥이가 울면 따라 울었다.

그렇게 살던 분옥이가 죽고, 그 이듬해 봄 동준이도 같은 병에 걸린다.

동준이는 어쩌면 분옥이가 다시 살아난 듯이 얄궂게도 마음 한구석이 따사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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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읽은 책이지만 추천도서 하면 꼬박꼬박 떠오르던 책입니다.

정말 얄궂게도 마음 한구석이 젖어들어가면서도 따사로워져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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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1-11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 많이 슬픈책이라고 하던데.........전 글 안 읽을래요. 사서 볼래요~~지금부터 가슴아프면 감당 못합니다. ^^ 치카님 덕에 다시 상기시켜 보관함 앞으로 배 놔야 겠습니다. ^^

chika 2004-11-1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나이를 좀 더 먹어서 그런지 첨 읽을때보다 더 눈물이 많아졌어요. 그치만 권정생님 글은 정말 마음이 따사로워져서 좋아요.
 
비폭력 대화
마셜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 바오 / 2004년 11월
구판절판


나는 게으른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본 사람은
내가 보는 동안에
한 번도 달린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는 점심과 저녁 사이에 가끔 잠도 자고,
또 비오는 날에는 집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라은 게으름뱅이가 아니랍니다.
나를 어리석다고 하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는 정말 게으른 사람일까요, 아니면 단지
우리가 '게으르다'고 하는 행위를 했을 뿐인가요?

나는 바보 같은 아이를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본 아이는 가끔 내가
이해 못하는 일
아니면 예상하지 않았던 일을 하는 아이입니다.
내가 가본 곳들에 가보지 못한
아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보 같은 아이는 아니었죠.
바보라고 하기 전에 생각해보세요.
그 아이가 바보일까요, 아니면 단지
당신이 아는 것과 다른 것들을 알고 있을 뿐일까요?

아무리 열심히 둘러보아도
나는 요리사를 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우리가 먹는 음식의
재료를 혼합하고,
불을 켜고 고기가 구워지는 것을
살피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요리사를 본 적은 없답니다.
내게 말해주세요.
당신이 보는 사람이 요리사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요리라고 부르는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어떤 사람이 게으르다고 말하는 것을,
다른 사람은 지친 거라고, 혹은 태평스러운 거라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바보 같다고 말하지만,
다른 사람은 단지 다른 것을 알고 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나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만약 우리가 보는 것과
우리의 의견을 섞지 않는다면
많은 혼란을 면할 수 있을 거라고.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도 단지 내 의견일 뿐이라고.-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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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11-0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바꿈이 안되니 내가 보기에 별로 안좋다. 어쩔까나...쩝..

숨은아이 2004-11-08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긋기를 한 문장씩 여러 번 나누어 올리면... 매우 피곤하겠지요. -_-;;

chika 2004-11-08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방법이?;;;;;;;;
 
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구판절판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을꺼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거야. 애들이란 앞 뒤 생각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야. 그럴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건 그거야. 바보같겠지만 말이야-229-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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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11-07 0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일학교 교리교사를 하면서 관두고 싶을 때 떠올렸던 말이다. 호밀밭의 파수꾼. 지금 주일학교 교사를 관둬야겠다, 생각하고 있는데 이전의 노트를 뒤적거리다 보니 묵상노트의 맨 앞장에 이 글이 적혀있다.

내일도 나는 아이들을 만나러 가지만, 난 이미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호밀밭을 등져버리고 있는것이 아닌지... 쓸모없는 생각만 많은 토요일 밤이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