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오후 네 시

시간에 대한 압박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졸리운 오후의 한 때, 책을 꺼내들었다. 아니, 아직 네시가 안되었는데....

이 책은 그냥 이유도없이 '오후 네 시에 꺼내들어야 할 것 같지 않나?' 라는 생각에 빠져

시계를 보며 책을 펼쳤다.

오후 네 시, 어김없이 시작되는 예의없는 이웃의 짜증스런 방문...

유쾌하고 깔끔한 글을 예상했던 나는 내게 닥치지도 않은 방문을 지켜보며 짜증을 내고 있었다.

졸린 오후가 짜증나는 오후가 되면서, 나는 내 안에 잠재된 악의 욕망을 본다.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이것은 단지 소설일뿐이야!'라고 외쳐보지만,

한번 들여다 본 내 안의 추악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더라.

아멜리 노통의 소설은 예상치못한 사건의 전개에 대한 흥미로움도 크지만, 읽어나가면서 마주하게되는

내 안의 또 다른 내 모습을 읽게 되는 당혹감을 일으킨다.

그 강렬한 느낌때문에 나는 또다시 그녀의 다른 작품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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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짱 2004-09-26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통의 반복적 재현은 그러한 고통을 담담하게 보는 내면의 힘을 길러주기 위한 자의적인 프로그램이 아닐까요..? 아마 치카님도 강한 내면수련과정 중인가봐요..? ^^

chika 2004-09-28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실한 자아를 들여다보면 강해진다는... ^^
 
걸프렌즈 1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선물받지 않았다면 이런 책이 있는줄도 몰랐었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책 선물이 참 좋을때가 있다.
우편으로 도착한 이 책을 우리 직원이 먼저 훑어보고는 혹시 이 책이 동성애에 관한 책이냐고 물어봤다. 물론 전혀 내용을 모르는 나로서는 그저 옴니버스 형식으로 특히나 등장인물이 맞물리면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것인듯, 하다고 얘기해줬다. 다른 책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왜 난 잘 알지 못하는 책에 대해엉뚱한 이야기만 늘어놓게 되었을까....

어쨋거나 독특하면서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읽어나가면서 섬찟해지는 기분이 들때가 있는데, 이야기가 진행되고 결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마음 한구석에서 조금씩 더워지는.. 뜨거운 덩어리가 밀려나오기 시작한다. 현실인듯하면서도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고, 엉뚱한 이야기인듯 하면서도 현실적인 심리묘사가 꽤 잘 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감동 받는다. 솔직히 좋은 느낌에 너무 급하게 읽어 그 감동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다시 한번 시간을 내어 찬찬히 읽어봐야지.
짧은 단편, 단편들은 무수히 많은 내용을 엮어내고 있다. 책이 너무 좋아 여러번 선물했다는 님처럼 나 역시 추천해주고 싶은 책 목록에 집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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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09-2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스미레 이모 좋죠?

chika 2004-09-26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너무 이쁘고 귀여운 이모더군요!! ^^

열린사회의적 2004-10-10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미레 이모, 조금은 철이 없는 듯하지만...ㅋㅋ 나도 좋아요, 이 작가는 천재 유교수를 통하여 처음 만났죠. 유교수의 생활에 비친 일상이 걸프렌즈에서는 조금은 색다르지만 같은 금(線)에 놓여져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2권의 단편집, 재밌죠^^

chika 2004-10-10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른 작품이 또 있었군요. 기회되면 그 천재 유교수도 함 만나보겠습니다. ^^;
 
강한 여성을 위한 셰익스피어 다시읽기
롤프 브라이텐슈타인 지음, 김소연 옮김 / 좋은책(단행본)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자기계발 ㅡ 성공전략/성공학 ㅡ 여성을 위한 성공철학/전략

이 책의 분류가 이렇게 되어있다. 뭐? 여성을 위한 성공철학, 전략이라고? 이렇게 거짓말을 해도 되는거야? 라는 것이 내게 처음 떠오른 생각이었다.
사실... 난 셰익스피어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그의 작품은 희곡대본일텐데 내가 읽었던 것들은 산문체로 옮겨진 더구나 청소년용으로 축약되어 나온 것을 읽은 것이 전부이다. 그럼에도 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많이 읽었고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라고 기억한다.
그러니 '셰익스피어 다시읽기'라는 말에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강한 여성을 위한'이라는 말에는 반감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어쨋거나 내가 책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해서 그런것인지, 이 책의 분류목록을 보면서 책을 팔기위한 광고전략에 속은건 아닌가.. 생각뿐이다. 책 제목을 보면서 어딘지 내가 좋아할 타입은 아니라는 말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나타나는 여성상, 예를들어 맥베드를 읽을 때 심약하고 우유부단한 맥베드를 다그치고 실행에 옮기도록 배후조종하는 맥베드 부인에 대해 집중조명하는 책'이라며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나서 왜 내가 이 책을 그리 설명해줬을까, 후회했다.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고, 일러스트도 책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내가 싫어하는 유형이었고, 이야기가 너무 단편적으로 나와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셰익스피어 작품이 재미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강하게 느낀것은 역시 셰익스피어의 작품 내용이 재미있고 - 그 수많은 작품들이 모두 셰익스피어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셰익스피어는 위대하다, 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싶다는 유혹에 빠져들어갔다. 가볍게 읽든 심각하게 읽든 내게 그의 작품은 무척 재미있는 것이며, 앞으로 작품을 읽게 된다면 나 나름대로의 관점에서 '셰익스피어 다시읽기'를 도전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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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 뭐야?"

하루는 토끼가 가죽말에게 물었습니다.

아줌마가 방을 치우러 오기 전에

애기자리 곁에 나란히 누워 있을 때였습니다.

"속에서 잉하고 소리가 나고

손잡이가 튀어나온 거, 그런거야?"

"진짜라는 건 네가 어떻게 생겼는가에 달려있는 게 아니야"

하고 가죽말이 말했습니다.

"그건 너한테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 말하는 거란다.

어떤 아이가 너를 오래오래 사랑해 주면,

그냥 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정말로 너를 사랑하면,

그러면 넌 진짜가 되는거야"

"그러면 아파?"

하고 토끼가 물었습니다.

"어떤 때는" 하고 가죽말은 말했습니다.

- 마저리 윌리암스, <사랑받는 날에는>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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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4-09-23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라면.....
진짜 딸기가 들어있고..진짜 바나나가 들어있다는 그우유를 말하는게 아닌가요?..헤헤

chika 2004-09-23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진짜 딸기...먹고싶어요~ ^^;;

내가없는 이 안 2004-09-23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저도 이 책 읽었어요. 아주 오래된 책이지요? 밋밋할 듯한데도 읽다가 울었다죠. 흑흑.

진/우맘 2004-09-23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때는....

chika 2004-09-2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저도 이 책을 읽고 싶답니다. 저기 인용된 부분은... 다른책에 적혀있는거 보고 옮긴거예요. 잔잔하게 끝없이 감동이 밀려드는 거 같아서요. ^^
 
 전출처 : 릴케 현상 > 이름없는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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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09-21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고 꼬집어 말하지는 못하지만 섬찟한 느낌이 있는 '무서운 동화'라는 생각이 든다.
<몬스터>라는 만화책 속에 나온 동화이야기이지만.. '이름'이 없는 괴물..
존재에 대한 상실감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우리안에 자라고 있는지도 모르는 괴물땜에 무서워했었다.. ㅠ.ㅠ
태초에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세상만물의 이름을 지어줄 것을 말씀하셨을 때, 인간에게는 자신이 이름지어준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만이 아닌, 그 모든것을 사랑하고 보살펴야할 책임과 의무를 갖게 되었다고만 생각을 했었는데...그저 '네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하나의 의미가 되었다'...라는 상징만을 떠올렸었는데, 뭔가, 가슴에 탁! 막혀오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지금 우리가 이름을 잃어가고 있는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