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동굴 속에서
도적이 나온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그는 돈지갑을 쫓는다.
그리고 그는 더 중요한 것을 보았다.
그는, 헛된 싸움을
혼미한 지식을
찢어진 깃발을
겁에 질린 사람들을 보았다.
가는 곳마다, 그는 보았다.
이 보잘것 없는 시대의 공허감을,
그리하여 그는 부끄럼 없이 활보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예언자가 된다.
쓰레기 더미 위로 그는
그의 사악한 발자욱을 올려 놓는다.
그리고 이런 기막힌 세상에 대하여
안녕을 속삭인다.
마치 먹구름처럼
비열함으로 뒤덮인
민중들 앞에 선 위선자,
곧 그의 권력은 강대하게 솟아오른다.
누구나 할 것 없이
기회를 엿보면서
그의 선거에 제공한
숫자놀음의 도움으로.
그들은 그의 공약을 나눠 갖는다.
언젠가 신의 사자가
다섯 개의 빵을 나눠 주었듯이.
공약은 점점 더 주위를 더럽힌다!
처음엔 개들만 거짓말했으나
지금은 모두가 거짓으로 말한다.
그리고 마치 폭풍이 몰아치듯
지금 그들의 재능은 한껏 부푼다.
싹은 높이 높이 솟아 오르고
땅은 변했다.
민중은 치욕 속에 살며
비열함을 비웃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깨달았다.
최초에 무엇이 꾸며졌던가를.
선은 사라지고
악만 위세를 떨친다!
언젠가 이 위기가
빙벽이 녹아내리듯 천천히 사라지면,
사람들은 마치 어두운 죽음에 대해 얘기하듯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황야 위에
허수아비를 세운다.
슬픔 속에서 기쁨을 불태우기 위해서,
그리고 다시 오는 새벽의 빛을 위하여.
오랫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 시는 아주 훌륭하구나"
크리스토프가 놀란 듯이 말했다.
"아주 굉장하구나. 한스, 넌 그 시를 총통에게 바쳐야겠다. 그것은 국민적인 통찰자에게 전해야 한다"
알렉스는 시의 이중적 의미에 매료된 듯이 외쳤다.
그 시는 누구의 것일까?
"이 시는 이백 년 전에 고트프리트 켈러에 의해 씌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