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슈 코르작은 1924년 국제연맹이 아동권리선언을 채택하기 이전부터 어린이, 청소년에게도 인권선언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그 결실은 1989년 11월 20일 유엔 총회가 채택한 '어린이, 청소년 권리협약'으로 나타난다. 어린이, 청소년 권리협약은 다른 인권협약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들이 비준했으며(2002년 기준 191개국), 한국정부는 지난 1991년부터 이 협약의 효력을 받고 있다. '선언'에서 국제인권법의 구속력을 지닌 '협약'으로까지 발전하기까지 어린이 청소년에 관한 인식의 변화는 이제 어린이 청소년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의 책임 영역을 확대하는 것까지 나아가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권리협약에 상당한 영감을 부여한 야누슈 코르작의 어린이 청소년 인권선언은 지금 우리에게도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의식의 변화를 촉구한다.

- 어린이 청소년은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이상적인 환경에서 성장할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지금 있는 그대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현재 자기 모습대로 살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실수할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실패할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그 모습 그대로 소중하게 생각될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비밀을 가질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한 번 정도 거짓말하고, 속이고, 물건을 훔칠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불의에 대항할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스스로 판결을 내리고 친구들에 의해 판결을 받는 어린이 청소년 법정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어린이 청소년 재판제도에서 변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슬픔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신과 의사소통할 권리가 있다.

- 어린이 청소년은 어린나이에 죽을 권리가 있다.

 

어른들은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주인으로서 의무를 강요할 뿐 오늘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에겐 누구도 부정 못할 권리가 있다. 그들에게 외쳐주자.

"너희에게는 권리가 있어!"

-최은아/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갈라진시대의기쁜소식638호에서 일부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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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오리를 낳았어요


몹시 배고픈 여우가 먹이를 찾다가 강가의 수풀에서 커다란 오리 알 하나를 찾았어요. 여우는 얼른 달려가서 오리알을 집어 들고 잠시 생각했어요. ‘이 오리알을 그냥 먹어? 아니지. 조금만 참았다가 통통하게 살찐 오리를 먹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여우는 곧바로 투실투실한 엉덩이를 오리 알 위에 내려놓으려다 깜짝 놀랐어요.

“이런, 이렇게 깔고 앉으면 오리 알이 깨질 거야.”

여우는 다시 생각에 잠겼고, 잠시 후 풀밭에 열심히 구덩이를 팠어요. 그리곤 구덩이에다가 바싹 마른 풀을 수북이 채우고 그 풀더미 위에 오리 알을 조심조심 내려놓았지요. 그런 다음 오리 알 위에 살며시 엎드렸고요. 어찌나 조심을 했는지 자신도 모른 채 앞발과 뒷발에 잔뜩 힘이 들어갔죠. 잠시 후 여우는 자신의 보드라운 배로 오리 알을 살짝 덮었어요. 이렇게 하면 오리 알을 따뜻하게 품을 수 있고, 깨뜨릴 염려도 없어 보였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여우는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다시 생각에 빠진 여우는 잠시 후, 길고 질긴 나무껍질로 오리 알을 꽁꽁 감쌌어요. 그리고 다시 자신의 배에 칭칭 동여맸지요. 하지만 그 순간. 여우의 눈앞으로 먹잇감 토끼가 달려가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여우는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열심히 쫓아가는데 그만 배에다 묶은 나무껍질이 풀어지고 오리 알이 언덕 아래로 데구루루…

겨우 겨우 알을 잡은 여우는 “에이! 짜증나 그냥 콱 먹어버릴까?” 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리 알을 입에 쏙 집어넣었구요. 그런데 “그래, 바로 이거야! 입으로 오리 알을 품으면 되겠구나. 난 정말 똑똑해. 하하하!” 하는 거였어요. 이제 여우는 마른 풀을 가지런히 깔아 둥지를 만들고 그 위에 암탉처럼 얌전히 앉았어요. 입에는 오이 알을 품고서요.

하지만 그렇게 하루 종일 오리 알을 물고 있으니, 다른 먹잇감은 사냥할 수 없었고, 그저 나무 열매와 산딸기, 무 같은 걸로 배고픈 배를 채워야 했어요. “이런 맛없는 식물이나 뜯어먹어야 하나? 나 참 어이가 없군. 맛있는 오리 알을 입에 넣고도 먹지 못하다니… 슬퍼!”

여우는 혀끝으로 오리 알을 요리조리 굴리면서 배고픔을 달래보았어요.

혀끝을 도르르 말아 오리 알을 톡 쳐서 굴려 올리고, 다시 톡톡 쳐서 굴려 보내고…… 한참 놀이에 빠진 여우는 배고픔도 잊어버렸죠.

그러던 어느 날. 그 날도 신나게 놀이에 빠져있는데, 입 안에서 톡, 톡, 톡!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 거예요. 여우는 깜짝 놀라 얼른 오리 알을 뱉어냈어요. 그랬더니 오리 알에 가느다란 금이 짝짝 가 있지 뭐예요? 그리곤 조금 있으니까 껍질을 톡톡 깨면서 미끌미끌 젖은 아기 오리가 바깥으로 나오는 거예요. ‘아, 드디어 배부르게 오리를 먹겠구나’. 감격에 겨운 여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그런 여우를 본 아기 오리가 여우 코앞으로 아장아장 걸어오더니 “엄마! 엄마!” 하고 부르지 뭐예요.

“뭐? 난, 난, 네 엄마가 아니야. 그러니까 … 나 … 나는, 가만있자… 난 남자거든. 그러니까 난 아빠인 거지.”

“아빠! 아빠!” 아기 오리는 좋아라 폴짝 뛰었어요. 그리곤 여우의 머리 위로 뒤뚱뒤뚱 기어 올라와서 “아빠! 우리 아빠!” 부르며 여우의 귀를 앙 깨물며 재롱을 피웠어요. “아빠, 나 배고파요!” 아기 오리가 말하자 “나도 무척 배가 고프단다” 군침을 삼키며 여우가 말했지요. 그리곤 아기 오리를 번쩍 들어 올려 단숨에 입속에 넣었어요. 아! 드디어…… 그런데 그때였어요. 아기 오리가 여우의 혓바닥을 콕콕 쪼아댔어요. 여우는 너무 따가워 입을 딱 벌리고 말았죠. “아빠! 아빠! 내가 껍질 속에 있을 때 아빠가 이 혀로 날 굴리면서 재워주셨죠? 저 그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오리는 다시 칭얼거렸어요. “아빠, 나 많이 배고파요!” 그러자 여우는 한숨을 푹 쉬고는 아기 오리에게 산딸기를 따다 먹여주었어요. 배불리 먹은 아기 오리는 여우 발치에 포근히 머리를 묻고 잠에 겨운 목소리로 속삭였어요. “아빠, 고마워요. 사랑해요.”

어느 새 잠든 아기 오리를 바라보고 여우는 한숨을 푹 내쉬며 이렇게 말했어요. “쳇, 난 이제 고기는 질렸어. 나무 열매도 이렇게 맛있는데 뭐.”

그 후로 여우는 진짜 다정한 아빠처럼 날마다 아기 오리를 보살폈어요.  가끔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거리면서요. “아, 기다리던 먹이는 없어지고 아들만 하나 생겼어. 이게 도대체 행복해진 거야? 불행해진 거야?”


쑨칭펑 지음, 박지민 옮김, ‘여우가 오리를 낳았어요’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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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코드 - 전2권 세트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책 읽은지 한참이 지났는데 리뷰를 쓰려고 하니 좀 그렇긴 하지만...가볍게 읽은 책이니 리뷰도 가볍게.

정말 이상한 느낌이었다. 추리소설을 읽으며 아주 많은 부분이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다니말이다. 이건 만화 명탐정 코난을 읽으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기쁨(?)이다. 더구나 내가 신앙인이라는 것 때문인지 다빈치 그림에 얽힌 비밀 이야기는 이야기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김빠지게 만들어버렸다.
 다빈치 코드는 말 그대로 대중의 흥미, 재미를 위해 쓰여진 책인듯하다. 작가의 놀라운 자료 수집과 상상력에는 찬사를 보낸다.
내가 잘 알지 못해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에코와의 비교는 좀 심했다.. 싶은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난 오히려 인디아나 존스를 계속 떠올렸다. 그치만 그건 영화여서 재밌었던 것이고, 이건 영화대본이 아니라 추리소설인데 왜 자꾸 영화의 스틸컷으로만 연상이 되는 것인지... ㅡㅡ;
아마도.. 내 정서에는 이런 전개가 추리소설의 맛을 떨어뜨리는 것이었겠지.
그래도 재미있게는 읽을 수 있으니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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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8-2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주에 사서 읽었는데 시간이 금세 획 가버리더군요. 재밌던데요.
 

언론의 헤드라인은 사건이 있던 첫 날에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을 공격하다"라고 읊어댔고, 2년뒤인 지금도 똑같은 식으로 되풀이하고 있지. 테리리스트들. 이 단어에 대해서 한동안 생각해봤는데, 조지, 질문이 하나 있네. 만일 비행기 납치범 19명 중 15명이 북한인인고 그들이 3,000명을 죽였다면, 다음 날 언론이 헤드라인을 "북한, 미국을 공격하다"라고 뽑을 거라고 생각하나?
물론 그럴거야. 혹은 만일 그들이 15명의 이라크인들이나 15명의 리비아인들, 또는 15명의 쿠바인들이었더라면 우리의 상식은 이럴거야. "이란(혹은 리비아 혹은 쿠바), 미국을 공격하다!"
그런데 9월 11일 사건에 대해, 자네는 헤드라인이나 뉴스 앵커 혹은 당신의 참모 가운데 한 사람이 "사우디아라비아, 미국을 공격하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적이 있는가?
물론 없지.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반드시, 반드시 할 수밖에 없다네. 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는가?

********

졸면서 책을 읽다가 잠이 깨는것 같다. 9/11테러가 있고 난 후 미국에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는 감정들, 악의 대항하는 선의 전쟁....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언젠가 읽은 내용이 참으로 심각한 묵상거리가 아닐 수 없는거 같다. 많은 미국인들이 9/11 테러에 대한 용서의 감정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글을 읽었었다. 슬픔을 넘어 신앙인으로서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한 냉대와 증오.
그들은 정당한가...
김선일씨의 죽음은 우리가 이라크인을 증오해도 된다는 정당성을 갖지는 않는다. 청교도 기질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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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를 치켜세움
폴 오스터 지음, 샘 메서 그림,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공짜로 받은 책이어서 ... 그냥 그런 심정으로 읽었다. 처음 책을 받은 순간에는 책의 가벼움(?)에 좀 놀랬는데.. 역시 돈주고 산 책이 아니어서 그런지 그 당혹감은 금새 사라지기는 했다. 돈 주고 샀으면 화났겠다..생각하면서 말이지.
칼라 인쇄본이어서 가격도 만만챦게 비싼거구나..란 생각은 했지만 이러저러한 모양으로 재밌게 그려진 타자기의 모습과 폴 오스터의 캐리커쳐 그림이... 내게는 아직 소장가치를 느낄만큼은 아니다.
이 책을 보니 새삼 초창기 폴 오스터의 책이 나올때는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을 못느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신간서적 모두가 양장본으로 나오기 시작해서 이상타~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폴 오스터 책을 사긴 했지만 솔직히 양장본으로 소장할만큼의 팬은 아닌데... 선택권을 박탈당했다는 걸 다시 느끼려하니 기분이 좀...
문팰리스를 출판하던 구십년대의 시절로 되돌아가면 안될까...
음.. 리뷰를 쓰면서 책의 겉모습에 대해 말이 많은건 또 첨이군... ^^;

어쨋거나 덤으로 그냥 받은 책인데~ ^^;;;

 

"오래되어 낡고 시대에 뒤쳐진 고물, 기억으로부터 빠르게 사라져가는 시대의 유물인 이 타자기는 내게서 떠난적이 없었다. 우리가 함께 지낸 9천4백일을 돌이켜 보는 동안에도, 이놈은 지금 내 앞에 앉아서 오래되고 귀에 익은 음악을 토닥토닥 내보낸다" [본문에서 따옴]

패스트푸드에서 쓰윽 한번 읽고난 후, 가방에서 주섬주섬 편지지와 연필을 꺼내들었다. 그놈의 타자기야 폴 오스터의 애물단지이고, 그가 그렇게 아끼는 오랜 친구에 대한 독백을 들으니 나 역시 내 친구에게 뭔가를 들려주고 싶은 맘에 편지지를 꺼내든 것이다. 연필로 꾸욱꾹 눌러쓰는 편지가 쓰고 싶었던 것인지도....

이 책을 읽고 또다시 나의 일기장을 나만의 책으로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 책이 완성되고 난 후에, 난 결코 돈받고 파는 일을 하진 않을것이다. 허~ 사려고 하는 사람도 없다고? 이런 책은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삶'으로서의 '가치'가 있으니 사고파는 매매행위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거 아닌가?
어... 더 이상 주절대지 말자. 구차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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