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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다 알아?
브렌던 웬젤 지음, 김지은 옮김 / 올리 / 2023년 3월
평점 :
까만 고양이가 커다랗고 똥그란 눈을 뜨고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다.
집 고양이는 온갖 모양과 위치의 창문을 통해 '기어다니고 궁금해하고 들여다보고 입을 쩍 벌려가면서' 세상을 본다.
책을 받자마자 툭 튀어나올 것 같은 까만 눈동자가 귀여워 서둘러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었는데 집 고양이는 심심할 틈이 없다. 온갖 창문을 통해 세상의 온갖 모습을 보면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말하는데, 같은 내용의 반복 같지만 반복은 아닌 이야기를 읽다보면 정말 고양이는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모든 창문, 모든 세상, 그 너머에 있는 것.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모두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평소 길고양이를 자주 만난다. 내 생활패턴이 있는 것처럼 고양이들도 생활패턴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은 그렇게 마주치는 고양이를 볼때마다 느낀다. 햇살이 좋은 점심 시간에 밥을 먹다보면 옆집 담장위로 걸어가는 고양이가 보이는데 그녀석은 대문옆 담벼락위에 누워 낮잠을 즐기려고 하는 것이고 식당 앞으로 어슬렁거리고 걸어가는 녀석은 식당앞에 놓인 밥그릇을 찾아가는 것이다. 길을 걷다가 고양이와 마주치면 잠시 멈칫하고 가만히 쳐다보곤 하는데 당황스러운 건 고양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가던 길을 멈추고 가만히 쳐다보다가 급하게 주차된 차 밑으로 도망가버린다. 저 뒤쪽으로 나와야 할 고양이가 모습을 안보여 살금살금 차 뒤로 가보면 차 뒤쪽 공간에 드러누워 편히 쉬고 있는 녀석을 발견할 때가 있다. 나를 보고 도망간 것이 아니라 원래 고양이가 드러누워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던 장소였나보다.
내가 보던 고양이의 모습처럼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고양이 역시 관찰자라는 것을 그림 표현으로 잘 말해주고 있는데 대충 그려넣은 것 처럼 보이는 그림이 또 귀여워 책장을 넘기는 것이 재미있다. 고양이가 보는 수많은 창문과 풍경과 이야기들처럼 그림도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처음 책장을 넘길때는 잘 몰랐는데 한번 더 펼쳐보니 그림이 훨씬 더 귀엽다. 특히 마지막 장에 그려진 찡긋 하고 웃어보이는 고양이성의 모습은 보고 또 봐도 귀여움이 넘쳐난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고양이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의 모습을 상상해보면서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도 재미있는 놀이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 봤는데... 이건 내가 해봐도 재미있겠는걸? 고양이는 다 알아? 에 대한 답을 그림으로 그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