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한번 놓친 길은 다시 걸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이 시는 말하지만, 작품은 길과 달라서, 우리는 시의 맨 처음으로 계속 되돌아가 작품이 품고 있는 여러 갈래의 길을 남김없이 다 걸어도 된다. 다행이지 않은가. 인생은 다시 살수 없지만, 책은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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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한평생에 칠십종이 넘는 벌레와 열 마리 이상의 거미를 삼킨다 한다 나도 떨고 있는 별 하나를 뱃속에 삼켰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바로 이런 것이 생의 실상 중 하나일 것이다. 실상과 대면하기 전에는 모른다. 우리가 눈뜨고 경험하는 세상이 환상이라는 것을. 내가 먹은 세끼 음식이 물질적으로 환상이라는 뜻이 아니라, 깨끗하고 고운 것만 먹으며 살고 있다는 그 믿음이 환상이라는 뜻이다. 208.


===== 사람은 각자의 삶에서 경험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것인지도.
감기를 길게 앓고난 후 여전히 숨쉬기가 안좋고 속에서 뭔가 걸리는듯한 느낌인데. 이 글을 읽으며 내 머릿속에선. 나는 남들보다 더 많은 먼지를 먹고 폐가 망가졌던것인가,를 먼저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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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딸의 기억은 잎이 달린 당근과 딸기 아이스크림이 전부일것이다. 할머니가 우리를 들여보낸 그 흙이 고운 밭은 전쟁이 끝난 후 할머니가 다시금 일구어낸 보금자리다. 그것을 딸에게 어떻게 가르쳐 주면 좋을지 생각하다 결국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지형이 바뀔 만큼 폭탄이 쏟아지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하나둘씩 죽어 가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아이와 자신은 늘 함께 있을 거라고 말한 뒤 죽은 엄마가 있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굶주림과 공포로 인해 생리가 멎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할머니는 그 모든 일을 경험한 뒤 다시 한번 그곳에서 땅을 일구어 살아왔다는 것을 딸에게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공포에 질려 눈을 부릅뜨는 딸에게 전쟁은 까마득히 먼 옛날에일어났고 이것은 옛날 옛적 이야기라고 나는 언제쯤 딸에게 말해줄 수 있을까.
딸과 함께 반짝이는 수면 위를 나는 물총새를 보러 가서 이곳은 매우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이고 지금 이러고 있는 사이에도 자연호 속에서는 물이 끊임없이 솟아나고 있을 테니 후카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 없다고 나는 언제쯤 딸에게 말해 줄 수 있을까. 65-66


==========

오키나와의 역사에서 우리의 역사를 보게되는일이 많기는하지만. 알고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그걸 느낄때마다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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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잘 모르겠어.

서시 일부,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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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알림이 오지 않는다.
처음엔 댓글 알림이 없어 뭔가 좀 이상하다..,라고만 생각했는데 독보적 알림설정이 되어있는데도 아무런 알림이 오지않고있다.
혹시나싶어 설정을 확인했는데 하루 두번의 알림설정이 되어있는게 맞고.
요즘 뭔가 새로운 앱이 나왔던데 이제 북플의 시대를 꺾는것인지.
기술만 나아가고 제자리는 이제 도태되는것으로 느껴지고있으니. 오호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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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1-18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와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01-19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와서, 처음엔 드디어 핸드폰을 교체할 때가 온 것인가? 오해했어요ㅋㅋㅋ
곧 개선되겠거니~~ 기다려 봅니다.^^

2023-01-19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4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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