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한국사 - 시와 노래로 만나는 우리 역사 푸른들녘 인문교양 40
조혜영 지음 / 푸른들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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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는 있지만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내일처럼 여기며

서로서로 도와가며 한 집처럼 지내자

우리는 한겨레다 단군의 자손이다


이 가사를 보며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는 사람은 이 노래의 의미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노래 제목이 뭐였더라? 하며 찾아보니 노래 제목은 '서로서로 도와가며'이다. 제목이 놀랍지는 않은데 이 글에 누군가 달아놓은 댓글이 놀랍다.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가 어떻게 있냐고 묻고 있었는데 이 노래의 의미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이 분명하다. 울타리는 38선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마지막 줄 가사의 의미가 더 뚜렷해질텐데 통일의 당위성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그 의미마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시작하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한두가지의 설명만으로 이 노래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노래하는 한국사'는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대의 노래와 현대사는 없지만 고대의 공무도하부터 시작해서 해방이후의 노래까지 노랫말을 통한 당대의 역사이야기를 하나의 연극무대처럼 풀어설명해주고 있는데 각 무대의 마지막에 '커튼콜' 코너에서 생각해볼만한 토론주제를 제기해주고 있다. 각 무대마다 중고등학교의 교과과정 부분과 연결하여 함께 보면 좋다는 언급도 있는데, 교사나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읽어나가며 역사를 배우고 역사속 사실을 분석하는 관점을 갖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것 같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노래와는 달리 뜻밖의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는 <정읍사>는 특별히 끄집어내고 싶다. '어긔야 어강도리 아으 아롱디리'라는 후렴구때문에 익숙한 느낌이지만 이 노래가 담고 있는 것은 남편만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어버린 여인의 이야기라 수동적인 여성의 삶에서 무엇을 이야기할까 싶었는데 왕비가 새로운 왕을 결정한 고구려 고국천왕의 왕비 우씨,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한 평강공주, 신라의 선덕,진덕,진성여왕 그리고 백제의 평범한 백성 도미의 아내가 왕권에도 굴하지 않고 지혜롭게 가정을 지켜낸 이야기를 말하며 고대의 여성이 순종적인 삶만을 살지는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노래가 그 시대성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그 시대의 모든것을 말해주지는 않는 것임을 또한 기억해야할 것 같다.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는 여러 단서들 - 이 책에서는 노래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인데 내용자체가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고대의 노래는 학창시절 고전문학수업을 통해 익숙한 노래들이고 (또한 가수 이상은의 '공무도하'앨범을 통해 더 익숙하기도 한 가락이기도 해서) 조선시대의 시조 역시 익숙한 것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근현대로 오면서 오히려 더 모르는 노래가 많다. 근현대사를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특히 일제강점기 이후 친일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정치 이념과 사상으로 인해 현대사는 더더구나 개인적인 관심없이는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러니 한국사에 대해 좀 더 알고 싶거나 역사적 사실과 의미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부모에게는 이 책이 접근하기 좋을 것이라 추천하고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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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역경을 딛고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 성공을 이룩한 한 사람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보는 듯합니다. 고국원왕 시기의 국가적 위기를 잘 수습해 고구려가 도약할수 있는 기반을 만든 소수림왕, 소수림왕이 만든 기반을 딛고 일어나 고구려의 화려한 전성기를 이끈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을 보면서말이에요. 중국의 수나라, 당나라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장면에서는 통쾌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이게 다가 아닙니다. 고구려의 성공 스토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전쟁‘이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역사 속전쟁을 이해하기 위해 전쟁에서 누가 승리했는지, 전쟁을 승리로이끈 장군이 누구인지, 전쟁을 일으킨 왕이 누구였는지만을 기억합니다. 그 뒤에 가려진 백성들의 목소리엔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전쟁이 나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백성, 국민이었습니다. 고구려의 경우 외부의 침략으로 전투가 벌어지면
‘청야 전술‘을 주로 사용했는데요. 이것은 들판에서 적군이 이용할수 있는 물자나 곡식 등을 모조리 불태워버리고 군사와 백성들이 성안에 들어가 성을 지키며 싸우는 방식입니다. 이때 백성들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 열심히 농사짓던 들판을 버리고 어쩔 수없이 성안으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남성들은 군인으로 전쟁에 동원되었고요. 전쟁 준비를 위해 성을 쌓거나 물자를 동원하는 것도모조리 백성들의 몫이었습니다. 고구려 원정을 위해 전쟁준비를하던 수나라 백성들 사이에서는 이런 노래가 유행했습니다.
˝긴 창은 하늘의 절반을 가리고, 칼을 실은 수레는 햇빛을 받아번쩍이네. 산 위에서는 노루와 사슴을, 산 아래에서는 소와 양을잡으며 살았는데, 문득 들으니 관군이 와서 칼을 들고 전쟁터로사람들을 끌고 가고 있다네. 그러나 요동에 가면 오직 죽음뿐,
머리는 잘리고 온몸에는 부상을!?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던 수나라 백성들도 전쟁 준비와 거듭된 패배에 힘겨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요동에 가면 오직 죽음뿐‘
이라는 가사에서 수 양제의 고구려 원정이 무모한 짓이라는 것을,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희생되는 건 백성들뿐이라는 생각을 읽을 수있습니다. 마음이 짠해지지요? 역사 속 전쟁을 보면서 그것은 과연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는지 되묻게 됩니다. 역사상 벌어진 수많은전쟁 이야기에서 우리는 전쟁의 원인이나 전개 과정, 승패 등도 알아야겠지만, 전쟁 이면에 숨겨진 백성들의 고통, 그리고 전쟁이 당시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쟁이 그들의 삶을어떤 식으로 좌우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할 것입니다.
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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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인들이라는 말에 대해 차근차근 생각해보자. 혁명의 대혼돈이 요동치던 그 천지개벽의 세월에, 누더기를 걸치고, 포효하고, 사납게 곤봉이나 창을 높이 쳐들고, 무너져 버린 빠리 구시가지로 쏠아져 들어오던 그 까칠한 사람들이 무엇을 원했을까? 그들은 압제와폭정과 검의 종말을, 인간을 위한 노동, 아이들의 교육, 여인에 대한 사회적 온정, 자유, 평등, 박애, 모든 이들에게 돌아가는 빵,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념, 신천지, 진보를 원하였다. 신성하고 유익하며 달콤한 그것, 즉 진보를, 극단으로 몰려 자신들조차도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 된 그들이, 헐벗은 채 몽치를 손에 들고 입으로는 처절한 포효성을 토하며, 무시무시한 기세로 그것을 요구하였다. 그들이 야만인들이었다고 하자. 그러나 문명에서 나온 야만인들이었다.
그들은 맹렬한 기세로 권리를 선포하였다. 그들은, 두려워 벌벌떨면서도 인류가 낙원으로 들어가도록, 인류를 강압하려 하였다. 그들의 모습이 미개인들 같았으되, 실은 구원자들이었다. 그들은 비록 암흑의 가면을 썼으되 광명을 요구하였다.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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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분배란 동등한 분배가 아니라 공평한 분배를 말한다. 가장 중요한 평등은 공평성이다.

......


그 두 문제를 해결하라. 부유한 사람을 격려하고 가난한 사람을보호하라, 빈곤을 퇴치하라 강자에 의한 약자의 부당한 착취에 중지부를 찍으라. 먼저 도달한 이에 대하여 중도에 있는 자가 품고 있는 부당한 질투심에 재갈을 물려라. 임금을 노동에 수학적이고 우애넘치게 맞추라. 아이의 성장에 무상 의무교육을 병행시키고 학문을그 씩씩함의 기초로 삼으라. 지성을 육성하되 그들의 팔을 등한히하지 말라. 힘찬 국민임과 동시에 행복한 사람들로 구성된 가정이되라. 소유권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화함으로써, 그것을 민주화하라. 그리하여 어느 시민이든 소유주가 될 수 있도록 하라.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두 마디로 요약하거니와, 부를 창출하는 방법과그것을 분배하는 방법을 찾으라. 그러면 물질적 위대함과 윤리적 위대함을 모두 얻게 될 것이다. 또한 그대가 자신을 프랑스라고 부를자격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상이, 주춤거리던 몇몇 학파들과는 동떨어져 그들 위 높직한 곳에서 사회주의가 하던 말이다. 이상이, 사회주의가 사실들 속에서모색하던 것이며, 지성들 속에 그리던 초벌그림이다.
찬탄할 만한 노력이다! 신성한 시도이다!

39. 레 미제라블4






그 두 문제를 해결하라. 부유한 사람을 격려하고 가난한 사람을보호하라, 빈곤을 퇴치하라 강자에 의한 약자의 부당한 착취에 중지부를 찍으라. 먼저 도달한 이에 대하여 중도에 있는 자가 품고 있는 부당한 질투심에 재갈을 물려라. 임금을 노동에 수학적이고 우애넘치게 맞추라. 아이의 성장에 무상 의무교육을 병행시키고 학문을그 씩씩함의 기초로 삼으라. 지성을 육성하되 그들의 팔을 등한히하지 말라. 힘찬 국민임과 동시에 행복한 사람들로 구성된 가정이되라. 소유권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화함으로써, 그것을 민주화하라. 그리하여 어느 시민이든 소유주가 될 수 있도록 하라.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두 마디로 요약하거니와, 부를 창출하는 방법과그것을 분배하는 방법을 찾으라. 그러면 물질적 위대함과 윤리적 위대함을 모두 얻게 될 것이다. 또한 그대가 자신을 프랑스라고 부를자격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상이, 주춤거리던 몇몇 학파들과는 동떨어져 그들 위 높직한 곳에서 사회주의가 하던 말이다. 이상이, 사회주의가 사실들 속에서모색하던 것이며, 지성들 속에 그리던 초벌그림이다.
찬탄할 만한 노력이다! 신성한 시도이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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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의 김치 장아찌
김수미 지음 / 그린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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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채소 한무더기를 줬는데  위에 갓이 얹어져있어 꽤 많은 분량이라 귀한 갓김치를 만들어먹을 꿈에 부풀었다. 주말이 오기만을 기다리는데 마침 집에 도착한 김수미의 김치장아찌를 펼쳐들고 갓김치 만드는 법을 찾아봤다. 그런데 아쉽게도 갓김치 레시피는 없는 것이다. 아쉬운대로 장아찌를 만들어볼까 하고 책을 뒤적이다 갓을 씻어 절여둬야겠다는 생각에 갓을 꺼내기 시작했는데, 위에 얹어진 서너포기를 꺼내니 밑에 깔려있는 건 다른 채소였다. 퇴근후 갓을 씻어다듬고 김싼치를 만드는 수고가 줄어든것은 좋지만 쌉싸름한 갓김치를 먹을 기회도 사라져 괜히 아쉬운 마음에 책만 뒤적거렸다. 

요리를 정식으로 배워본적이 없고 엄마의 맛을 찾아 어깨너머로 본 기억을 떠올리며 만들어 본 것이 전부라는 김수미님의 레시피는 어렵지 않고 간단하다. 전문 요리가들처럼 맛을 내기 위해 양념에 과일을 넣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때나 쉽게 채소를 이용해 김치를 만들고 장아찌를 만들어먹을 수 있는 레시피가 전부다. 그러고보니 이 책에는 좀 비싸고 흔치않은 식재료에 속하는 갓김치레시피가 없는 것이었나 싶다. 


기본적으로 김치를 만들기 위해 준비해놓을 것은 멸치액젓과 황태육수다. 멸치액젓을 끓여 면보로 걸러주면 불순물과 군내가 제거되어 맛이 깔끔해진다고 한다. 건고추의 고추씨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우려내 칼칼한 맛을 더하고 황태머리에서 지느러미와 아가미부분을 제거해야 육수맛이 깔끔해진다는 수미팁을 기억하며 멸치액젓과 황태육수를 준비해두면 언제든 김치를 만들어먹을 수 있다. 황태육수를 이용하는 것은 또 처음 접하는데 김치의 깔끔한 맛을 낸다고 하니 이번 겨울 김치에 한번 활용해보고 싶다. 


장아찌편에서는 만능장아찌간장을 끓이는 버전과 끓이지않는 버전 두가지 방법이 나와있는데 재료에 따라 어울리는 만능장아찌간장이 있다. 양파, 무, 고추채, 궁채, 새송이버섯 등이 끓여 만드는 만능장아찌 간장과 어울린다고 하는데 수분이 많은 채소가 끓인 간장과 어울리는 건가 싶기도 하다. 

김치와 장아찌를 만드는 과정이 사진으로 잘 표현되어 있는데다 레시피 설명도 간단히 나와있어 따라하기가 쉬운데 '수미의 팁'이 있어 재료나 조리과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맛을 내는 것, 요리초보자가 쉽게 알 수 없는 소소한 부분들을 배울 수 있어 말 그대로 요리의 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강조하며 여러사람에게 밥 한끼 먹이고 싶다는 김수미님의 마음은 좀 더 간단히 만들면서도 쉽게 상하는 반찬들과 달리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김치와 장아찌를 선호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짠음식을 피해야하는 내게는 이것이 딜레마다. 그래도 별다른 반찬이 없을 때 밥상을 채워주는 건 맛있는 김치와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는 각종 장아찌니 제철채소를 이용해 시도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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