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인듯 리뷰아닌 리뷰같은 리뷰. 뭐래;;


역사물,이라는 것도 모르고 그저 요네자와 호노부의 신간. 그리고 서점대상,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등등등드응. 뭔가 대단한 타이틀을 마구 달고 있는데 그것이 또 요네자와 호노부의 글이니 읽지 않을 수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사실 그래서 읽을까말까 고민인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 어떠냐는 물음은 다른 곳에서도 많이 들었고.

나 역시 구입은 망설였을텐데 요즘 도서관 이용이 어디까지 이용자 편의를 생각해주냐면.

공공도서관 대출증이 있으면 '희망도서 바로드림 서비스'를 이용해 가까운 곳에 연계된 서점이 있으면 바로 책을 받을 수 있다. 

나의 경우 공공도서관 대출증을 사용한지 너무 오래서 친구 대출증으로 친구가 사무실 바로 옆 서점에 신청을 하고 마침 신간이라 점심시간에 바로 책을 받아왔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이용자가 많지 않은 한 한달에 두권은 신간을 받을 수 있을 듯. 아아, 이거 너무 좋은 거 아닌가. 다음번 대출책은 위로의 미술관? 아무튼.


책을 받고 펼치는 순간에야 이게 역사물인 것을 알았고 주요등장인물 아라키 무라시게는 검색으로 실존인물이라는 것을 알았다. 물론 일본의 역사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해도 책을 읽는 재미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실제 역사적 사실을 알면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가적 상상력과 무라시게와 대조되게 나오는 오다 노부나가의 잔혹함이 강조될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래서 나는 인에서 시작해 과정을 흥미롭게 읽었다면 반드시 '과'의 글에 빠져들어갈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찾아보니 흑뢰성은 '진지한 역사소설을 쓰고 싶었다기보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드러내기에 가장 좋은 시공간을 택'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는 하는데 역사적 사실도 무시할수는 없는 것이고 그 인물들에 대한 평가 역시 주관적일수만은 없기에 이야기의 줄거리를 그저 가볍게 넘길수는 없을 것 같다. 단순한 미스터리를 원한다면 이 책은 별 다섯개는 안되겠지만 그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잘 쓰여진 글이기에 나는 별 다섯개를 주고 싶다. 

그리고 정확한 기억이 아니지만 가볍게 스치듯 읽었던 책들에서 언급된 내용이 이 책의 구성요소로 등장하고 있는 역사적 기록이 떠오르기도 해서 후반으로 가면서 비로소 흑뢰성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검색을 하고 찾아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과'를 강조할수밖에 없는 것은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삶과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되고 사색하게 만드는 것, 신벌,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만민의 벌이 가장 두려운 것이라 말하는 이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함을.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9-28 1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본 사무라이들의 시대에 신하와 만민의 벌을 얘기하는 것이 독특하네요. 일본의 정치와 신분구조는 주군과 신하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알았는데 말이죠. 어쨌든 치카님 덕분에 저 이책 읽으려고 지금 바로 줄세워놨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끝나면 읽으려고요. 오랫만에 일본 추리소설 읽으려고 하니 왠지 설레는 기분이랄까요? ㅎㅎ

chika 2022-09-28 13:48   좋아요 0 | URL
ㅎ 업무시간에 딴짓하다가 급마무리했는데요.
실제 무라게시는 오다에 반기를 들었다 항복하고 천수를 누렸다네요. 명 다기가 나오는데 그 일화도 역사기록에 있는것으로 알고있는데 읽은책들이 뒤엉켜 확신은 못하겠어요.
암튼 즐독하시길 ^^

거리의화가 2022-09-28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저도 도서관 대출 신청했어요. 지금 다른분이 읽고 계셔서 예약대기 걸어놨네요!
역사적 인물이나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 아무래도 이입이 더 잘되는 것 같습니다^^*

chika 2022-09-28 13:49   좋아요 0 | URL
오홍! 그러시다면 이 책 재밌게 읽으실듯. 전 운이 좋아 바로 받아 읽었어요 ㅎㅎ
댓글저장
 

하지만 애초에 무라시게는 세상 사람들이 노부나가의 전쟁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자기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노부나가가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인 게 이 모든 끔찍한 결과의 원인이냐고 묻는다면, 노부나가가 죽이고 또 죽이기 때문에 오다의 영토에는 일단 전쟁이 적다고 말할 수도 있다. 즉 이 난세에서는 악인이 말도 못 하게 복잡하게 얽혀 있어, 근심 많은 세상의 곳곳에서 악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제 자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조차 세상의 이치에 반해 악한 원인을 만들어 내는 잘못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역시 내 잘못이다………. 간베에는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아마도 많은 무사들, 많은 백성들, 많은 승려들, 많은 사람들이 마찬가지로 죄를 짊어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견디지 못해 사람들은 염불을 외우고, 공양을 하고, 남만종으로 개종하며, 많은 무사들이 그러하듯 결국 약자가 나쁘다고 단순하게 치부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는 것이다. 그래도 어쩔수 없지 않은가. 악한 원인이 악한 결과를 낳고, 악한 결과가 악한 원인을 낳게 하는 이 세상의 섭리에 사람이 저항할 수단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도 책략을 짜내 죽이고 또 죽이게 될까?
518



훗날의 구로다 간베에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이렇게 남겼다.
‘신벌보다 주군의 벌을 두려워하라.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백성의 벌을 두려워하라.‘
‘신하와 백성의 마음이 떠나면 반드시 나라를 잃는 법, 기도하고 사죄해도 그 벌은 피할 수 없으리라.‘
그렇기에 신벌,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만민의 벌이 가장 두려우니라.‘
쇼마루는 자라서 구로다 지쿠젠노카미 나가마사가 되어 하카타 일대를 다스리며 지명을 후쿠오카로 바꾸었다.
간베에가 남긴 교훈은 후세까지 전해졌고, 세상을 다스리는 기본이 되어 후쿠오카에 큰 번영을 가져왔다고 한다.

훗날의 구로다 간베에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이렇게 남겼다.
‘신벌보다 주군의 벌을 두려워하라.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백성의 벌을 두려워하라.‘
‘신하와 백성의 마음이 떠나면 반드시 나라를 잃는 법, 기도하고 사죄해도 그 벌은 피할 수 없으리라.‘
그렇기에 신벌,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만민의 벌이 가장 두려우니라.‘
쇼마루는 자라서 구로다 지쿠젠노카미 나가마사가 되어 하카타 일대를 다스리며 지명을 후쿠오카로 바꾸었다.
간베에가 남긴 교훈은 후세까지 전해졌고, 세상을 다스리는 기본이 되어 후쿠오카에 큰 번영을 가져왔다고 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9-27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떤가요? 저는 지금 약간 읽을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

chika 2022-09-27 12:12   좋아요 1 | URL
일본 역사를 알면 좀 더 흥미로웠을 것 같아요. 요네자와 호노부 책은 가볍게 즐길수있는 사회파소설이라 생각하면 될듯. 전 재미있었어요. 오다 노부가나와 대조되는 아라키 무라시게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작가적 상상력과 역사적 사실을 잘 섞어 쓴 작품이예요. 전 좋았어요. 인과에 대한 과. ㅎ

바람돌이 2022-09-27 12: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읽어봐야겠네요. ㅎㅎ
댓글저장
 

아무리 불신자라 해도, 그리고 신자를 모두 바보로 여긴다 해도 드 프라츠 신부는 싱직이라는 신분에 대해 매우 지고한 관념을 갖고 있었기에, 종교적 열정이 부족한듯한 사제를 보았을 때 충격을 받기도 했다. 126

그는 왜 이런 삶을 택한 걸까-이게 그가 꿈꾸던 삶일까? 그가 원한건 오로지 소년들만을 돌보며 그들 가운데서 사는 삶이었고, 그러한 삶을 그에게 허용해주기로는 바로 이 사제복이 최선이었다. 그에게 교육자이자 사제로서의 소명은 있었지만, 신앙의 소명은 없었다.
그가 진로를 정했던 1896년경에는, 사회를 앞에 둔 채 ‘젊은이들‘에게 자신을 오롯이 바치기란 오늘날보다 힘든 일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의지하기 위해 언제나 매우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필코 붙어 있어야 하는 두 권력 집단이 있다. 즉 정부와 교회다. 그는 교회가 아니라 다른 쪽에서 안전을 보장받고 싶었다. 그런데당시 교회와 국가는 더이상 분리되지 않고 그럴듯한 명목하에 결합되어 있었다. 1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생명해류 - 진화의 최전선 갈라파고스에서 발견한 생명의 경이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최재천 감수 / 은행나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갈라파고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봐서 그런지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증명이라거나 생명과학, 인문과학의 측면이라기보다는 좀 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관심이 더 크다. 그래서 백여개가 넘는 도판 수록, 이라는 말에 혹해 이 책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도판에 대한 내 기대치가 실제와는 너무 달랐던가. 처음 책을 펼쳤을 때 도판이 눈에 띄지 않아 당황스러웠고 책장을 휘리릭 넘기며 찾아본 도판은 갈라파고스의 생명체에 대한 사진이라기보다는 여행자의 기록사진 같은 느낌이라 또 당혹스러웠다. 그렇게 기대했던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지만 이 책을 갈라파고스 제도를 여행한 분자생물학자의 여행에세이 정도로 읽는다면 더할나위없이 훌륭한 책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출발하기 전 서문이 좀 길게 쓰여졌다 싶기도하고 그리 궁금하지 않은 배의 구조와 화장실의 작동에 대해서는 또 왜 그리 길게 이야기하고 있나 싶었는데 저자 후쿠오카 신이치가 단순히 여행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옛날 다윈의 비글호가 항해했던 그 항로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며 생태보존을 위해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것임을 떠올리고 보니 이 책의 이야기가 진화론의 증명이라거나 단순히 호기심어린 눈으로 득특한 생물을 구경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되니 이건 뭔가,라는 느낌에서 좀 더 흥미롭고 진지한 이야기로 읽게 되기 시작하게 되기도 하고.


갈라파고스제도에 수많은 섬이 있는데 그 중 플로레아나섬은 가장 오래된 섬이며 갈라파고스가 에콰도르의 영토임을 기정사실화 하기 위해 이민단이 이주를 위해 정착을 시도한 섬이기도 하다. 먹을 식량과 식수의 보급에 최적이라 원래 서식하던 땅거북이 그렇게 이주한 인간에 의해 멸종되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에콰도르의 영토권 확보가 없었다면 이미 개발이 되어 진화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갈라파고스는 휴양관광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수없다. 


저자의 글을 천천히 읽다보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뿐만 아니라 삶과 관계에 대한 인문철학적인 고찰도 같이 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묘미는 백여개의 도판에도 있지만 그에 더한 글에 있지 않을까.

책의 뒷부분에는 갈라파고스에서 만난 생물들,이라고 해서 생물들의 도판이 잔뜩 실려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책을 읽고 나니 그 경이로움을 보기 위한 과정의 글이 진수임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집 2022-09-23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궁금했었어요. 그 유명한 갈라파고스가 왜 돈벌이 대상이 안 된 체 그대로 있는지에 대해서요!!
댓글저장
 

(제2연)
그가 말했어. "부모님 다음으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형이야.
나는 우리 삼촌보다 형을 더 좋아해. 내가 형을 사랑하는 방식은 종족을 영속시키는 일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선생님이 그러는데 사랑은 종족을 영속하게 해준다. 내가 언제 처음으로 형한테 진짜 우정을 느꼈는지 알아? 그건 바로 형이 나에게 은단 한 갑을 주었을 때야.
난 그걸 두 입에 다 비워버렸어." "그렇지만 넌 부자잖아. 은단 한 갑이 너에게 뭐 대단하다고?" "난 돈은 있지만 그걸 갖고 있을 수는 없어 기숙사에서 내게 돈이 떨어지면, 지로드가 주곤 해." "지로드가 누군데?"
"우리 반 친구야." 자연히 난 침울해졌지. "지로드가 왜 너에게 돈을 주는데?" "그야 날 기쁘게 하기 위해서지."


코러스

두말할 나위 없이 숭고하다. "그가 왜 너에게 돈을 주는데?" "그야 날 기쁘게 하기 위해서지." 여기에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호메로스의 문장이나 라신의 운문과 마찬가지로 이 얼마나 숭고한 말인가!
- P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