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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전쟁편 - 벗겼다, 끝나지 않는 전쟁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7월
평점 :
벌거벗은 세계사 사건, 인물편에 이어 전쟁편이 책으로 출판되었다. 티비 프로그램으로 볼 때는 영상과 패널들의 적절한 추임으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어가는 것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한다면 그 내용을 책으로 읽을때는 내용 자체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이 책에는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부터 시작하여 미국의 독립전쟁, 영국과 청나라의 아편전쟁, 일본의 메이지유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베트남, 소말리아, 파키스탄, 유고 등의 내전상황과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전 세계의 정치상황과 그에 따른 역사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열가지 전쟁 이야기가 담겨있다. 세계 전쟁의 90% 이상이 종교적인 분쟁으로 야기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사실 표면적인 이유로는 그것이겠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다 권력을 잡고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죽음과 희생을 강요하는 전쟁상황으로까지 몰아간 이기주의임을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가장 최근에 일어난 전쟁으로 - 전쟁이 시작된지 6개월밖에 안되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민간인들을 희생시키며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뉴스를 비롯해 각종 매체에서 언급하고 있어서인지 이 책의 내용이 오히려 좀 더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다른 이야기들을 통해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이나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들을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무래도 발칸의 화약고라 불리는 지역의 분쟁은 종교와 인종문제가 걸려있는 내용이 전쟁의 원인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그것이 2차세계대전 후 민족주의가 강해지며 소비에트연방의 해체와도 연결이 된다고 생각하니 역시 역사는 알면 알수록 더 복잡하고 세계적인 정세와 연관이 깊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백년전쟁의 경우 훨씬 더 복잡하게 얽혀있는 유럽의 여러 왕조들의 혈연관계와 지배구조를 통해 국가간 분쟁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미합중국의 기본 바탕에 청교도정신이 깔려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애초에 영국의 성공회를 통해 왕권을 강화시키기 위한 청교도와의 결별이 그들로 하여금 이주를 결심하게 하였고 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몰살하게 되는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들의 종교적 입지와 선교만을 위해 수많은 원주민을 학살하였다는 사실은 결코 쉽게 용서될 수있는 것들이 아니지만.
어릴때부터 미국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가자지구 분쟁에 대해서도 이제는 다른 여러가지 시각으로 역사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왜 이슬람이 유독 미국과 영국에 대한 테러가 그렇게 심한지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바로 그 두 국가가 자국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슬람 국가를 배신하고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는 것은 지금의 국제정세와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도 볼 수 있듯 모든 희생은 민간인들의 몫일뿐이다. 더구나 팔레스타인에서 희생되는 어린이들, 책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실제 티비방송에서 총격전이 오가는 시가지에서 제발 아이를 살려달라고 울부짖던 아버지의 모습과 결국은 희생된 그들의 주검을 봤을 때는 이미 알고 있었던 일들이라 해도 충격적이었다.
아프리카의 경우 역시 소년병들에 대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는데 소말리아의 해적 선장이 열여덟살밖에 안된다는 것은 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소말리아 해적이 소말리아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지만 그 옛날 유럽의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해적을 해군으로 둔갑시켜 활동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쟁을 통해 역사를 파악한다는 정도의 느낌이었지만 실제 전쟁의 발단과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정세뿐만 아니라 그 이전부터 이루어진 역사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기에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 모든 연관성을 이해하고 있어야 그 전쟁사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떤 명분이든 전쟁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접점은 없는 것인가...안타까울뿐이다. 남북한의 관계 역시 다른 나라에서 보기에는 수많은 것들이 걸려있는 동아시아의 화약고이려나 생각해보면 마음이 착잡해질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