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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슈퍼 에디션 : 블루스타의 예언 (양장) ㅣ 전사들 슈퍼 에디션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7월
평점 :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었던 이야기지만 시리즈가 너무 많이 진행되어 선뜻 시작을 못하고 있었는데 슈퍼에디션으로 책을 읽을 기회가 생기니 놓칠수가 없었다. 이야기의 시작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 그러니까 스타워즈의 시리즈 역시 영화가 나온 후 그 이전의 에피소드가 다시 시리즈로 만들어진 것처럼 이책 전사들 슈퍼에디션 - 블루스타의 예언은 전체 이야기의 줄기에서 새로이 뻗은 이야기 줄기일 것이라 생각해 무작정 읽기 시작했다.
어린이 대상의 도서라 그런지 전사들의 탄생이라거나 시작에 대한 설명이 없어도 내가 읽기에는 그리 큰 무리가 없었다. 천둥족 고양이 지도자인 블루스타의 예언 내용에 대한 독립된 에피소드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집고양이, 골목고양이, 길고양이 정도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사냥을 하며 자급자족을 하는 야생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의인화되어 나타나기는 하지만 사냥을 하는 모습에 대한 묘사라거나 종족을 이뤄 살아가는 고양이들에 대한 묘사는 고양이의 습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기도 한다. 더구나 더 나은 영역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하거나 보름달이 뜨는 기간에는 종족간회의를 통해 싸움이 중지되고 서로 토론을 하는 것, 종족간 전쟁에 전사들끼리의 싸움을 피할 수 없더라도 죽이기 위한 싸움은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야기들은 인간사회를 빗대어 정말 여러시각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루스타의 예언,은 천둥족으로 태어난 블루가 성장하면서 전사가 되고 지도자가 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도자가 된다는 것이 스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이름에서부터 그 결론을 알아채고 있을터이니 그리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사 블루퍼가 별족과 만나 아홉개의 생명을 받고 블루스타가 되는 것인데 그렇게 되기까지의 이야기속에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시기와 질투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체험할 수 있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 다만 이 책을 읽고나니 천둥족의 지도자였다가 애완고양이 영역으로 돌아간 파인스타의 이야기, 블루스타의 아이들이 성장한 이후의 이야기, 파이어스타의 이야기 등 이번 에피소드로 알게 된 또 다른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있어서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오늘 전투는 이겼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해 드는 바위를 차지하도록 강족이 내버려 둘 리 없어. 머지않아 다시 싸움이 벌어질 거다"
블루포는 당황한 얼굴로 전사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번 싸움도 헛된 싸움이었다는 걸까? 오래된 다툼 때문에 끝없이 되풀이되는 싸움과 복수를 위해 전사의 목숨은 희생해도 된다는 걸까? 263
전사의 규약은 그들에게 자기 종족을 보호하고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이 그저 경계 밖의 모든 고양이들을 미워하라는 뜻일까? 블루퍼는 황무지를 바라보며, 바람족 진영과 엄마가 목숨을 잃은 곳을 눈으로 찾아보았다. 어쩌면 정말로 그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블루퍼는 영원히 바람을 미워할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을 해치는 종족은 누구든 미워하게 될 테고, 지금까지 본 대로라면 다른 종족들은 그저 미움의 대상일 뿐이었다. 32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때문일까. 책을 읽으면서도 자꾸 전투에 대한 이야기에 더 시선이 머물고 있다. 사랑하는 엄마와 자매를 잃은 블루퍼는 경계밖의 모든 고양이를 미워하게 될 것 같았지만 결코 그러지 않는다. 그 누군가처럼 블루퍼는 쥐대가리가 아니기 때문이며 - 고양이들에게 쥐대가리는 최악의 욕(!)인 듯 하다 - 결국 블루퍼는 블루스타가 된 것이리라.
블루스타의 예언속에 몇번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은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였다. 죽음과 패배앞에서도, 이별과 슬픔, 고통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라는 것은 고양이 세계에서든 인간세계에서든 그 어디에서든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