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미 스타일,이라고 되어 있어서 이건 뭐냐... 하고 있었더니. 손보미 소설. 그러게 어제 책 주문할 때 게으름 부리며 장바구니만 쳐다보고 있을 게 아니었던 것이지! 하이고. 

너무 더워 저녁에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으니 이시간쯤에 정신없이 졸음이 몰려온다. 딴짓을 해도 잠이 쉽게 깨지 않더니 이제야 조금씩 졸음이 도망가는 듯 하기도 하고.

굿즈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하다가 회중시계에 혹,해서 장바구니에 쌓인 책들을 서둘러 주문...하다가 잠깐 타이밍을 놓쳤더니 이미 시계는 품절이 되어버렸고. 







튜브 빼고. 읽을 신간은 쌓여있는데. 아, 또 졸려.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 저자가 살아오면서 마주한 가장 따스하고 아름다웠던 환대의 순간, 그리고 무너진 마음을 일으키고 아물게 하는 사람의 온기와 다정을 모은 에세이다. 저자의 동반자인 이승원 작가의 사진이 잔잔한 감동과 위로를 건넨다. 

매일을 헤엄치는 법/ 미술 크리에이터 이연의 그림 에세이. 제 삶을 되찾기 위해 퇴사를 감행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퇴사 이후 가난과 외로움으로 바닥을 찍은 듯한 느낌을 받지만, 그때가 자신만의 삶을 찾을 기회였다고 말한다. 바닥을 딛고 더 멀리 헤엄칠 수 있는 힘을 준다. 


아무도 모르는 뉴욕/ 이게 내가 뉴욕시를 사랑하고 고맙게 여기는 법을 배운 방식이다. 

작가는 뉴욕시의 내밀한 삶과 심장, 영혼을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이 그 정신을 포착하여 생생하게 되살리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책을 펼치면 앞장에 뉴욕시 전체 지도가 실려있다. 그리고 다시 맨해튼, 브루클린, 브롱크스, 퀸스, 스태튼아일랜드까지 각각의 지역구 지도가 실려있다. 본격적으로 글이 시작되는 2장의 첫문장은 다음과 같다. "매일 수천 대의 차량이 3번 애비뉴와 2번 애비뉴 사이 124번 스트리트 병목 구간을 뚫고 로버트 케네디 다리로 올라간다" 작가는 뉴욕시 곳곳을 걸으며 수백명을 인터뷰했다. 











반려공구,가 떳다. 아침 뉴스의 신간소식에도 이 책 이야기가 나오더라. 뭔가 궁금하던참에 뉴스에도 나오고 찾아봤는데. 

왠만하면 공구를 찾지 않지만, 예전 선풍기를 씻어 담아놓을때는 한번 해체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때는 자그마한 드라이버가 필수다. 그리고 전혀 필요없을 줄 알았던 샌드페이퍼. 일명 사포라 부르는 그것 역시. 화장실 공사하고 변기를 바꿨는데 이게 크기가 또 애매해서 문을 닫을때마다 끝이 걸린다. 그래서 열심히 화장실문을 열심히 밀었는데 겨울 지나고 여름이 되며 나무가 살짝 팽창하니 또 살짝 걸리는 느낌이 든다. 이런 단순한 노동에 쓰이는 공구뿐 아니라 요즘은 전동드릴, 전동톱도 잘 나와서. 마당의 나무를 자를 때 꼬박 한달은 넘게 고생했던 것 같은데 이번 여름에 전동톱을 갖고 오더니 한시간만에 팔뚝만한 나뭇가지를 툭툭 잘라내버린다. 흠...

그래도 반려공구보다는 반려식물이 더 좋음.

지금 필요한 건 전기시설을 다룰 줄 아는 것인데 전기는 무서워서 손을 못대겠다. 태풍에 정전이 되면 어느 선때문에 차단기가 내려가는지 하나하나 점검하는 것 외에는. 사실 그마저도 못찾아서 전기기술자를 불렀는데. 한전 직원들이 전봇대 수리를 하면서 우리집 전기선을 건드려버려 우리집 전기가 이상하게 됐었던 걸 떠올리면 정말 단독주택에 살기 위해서는 온갖것을 다 알아야 할 것 같고. 

아, 슬금슬금 열받았던 일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니 잠이 깨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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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공격한 건 용서할 거야. 하지만 또 다른 이유로 우리를 미워하게 될 테지. 다른 종족들도 마찬가지고, 네 종족은 마지막까지 서로 적일 수밖에 없다.˝
파인스타는 꼬리를 축 늘어뜨린 채 터덜터덜 앞으로 걸어갔다. 소리내어 말을 하고는 있지만, 블루퍼에게 하는 말 같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우린 모두 같은 것을 원하고 있어. 사냥할 수 있는 먹잇감,
새끼들을 기를 수 있는 안전한 영역, 그리고 조상들과 꿈을 나눌 수 있는 평화, 이런 단순한 욕심 때문에 서로를 미워해야만 하는 걸까?˝
블루퍼는 종족 지도자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파인스타는 정말 종족의 삶을 저렇게 보는 걸까? 미워하고 경쟁하는 것만이 전부는아니다! 전사의 규약은 그들에게 자기 종족을 보호하고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이 그저 경계 밖의 모든 고양이를 미워하라는 뜻일까? 블루퍼는 황무지를 바라보며, 바람족 진영과 엄마가 목숨을 잃은 곳을 눈으로 찾아보았다. 어쩌면 정말로 그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블루퍼는 영원히 바람을 미워할 것이다. 사랑하는이들을 해치는 종족은 누구든 미워하게 될 테고, 지금까지 본 대로라면 다른 종족들은 그저 미움의 대상일 뿐이었다.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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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투는 이겼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해 드는 바위를 차지하도록 강족이 내버려 둘 리 없어. 머지않아 다시 싸움이 벌어질 거다."
블루포는 당황한 얼굴로 전사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번 싸움도 헛된 싸움이었다는 걸까? 오래된 다툼 때문에 끝없이 되풀이되는 싸움과 복수를 위해 전사의 목숨은 희생해도 된다는 걸까?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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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 -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여행자의 시선 2
임영호 지음 / 컬처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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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통일이 된다면 육로를 통해 시베리아를 지나 유럽으로까지 여행을 갈 수 있다, 라는 말을 농담인듯 진심으로 말하곤 했었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여러 민족국가가 탄생했고 이제 우리에게 익숙해진 국가들이 많지만 아직 러시아도 가보지 못한 내게 소비에트 변방,이라는 말은 여러모로 낯설게 다가온다.

몇년전부터 여행에세이를 읽을 때 '조지아'의 아름다운 풍경사진을 본 후 언젠가 그곳에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스치듯 했지만 실상 조지아가 유럽의 어드메쯤이려니만 생각하고 있었지 소련 해체 후 생겨난 국가라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이런 무심함이라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그들의 역사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왜 하필 '변방'이라는 표현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는데 "코카서스 지역의 조지아, 동슬라브의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는 과거 소비에트 연방의 주변국일 뿐 아니라 주변 유럽 강대국의 영향하에서 화려함과 상처가 교차하면서 독특한 문화를 남긴 곳이다. 유럽은 수백 년간 전 세계 곳곳을 지배하는 중심지였지만 유럽 내에도 이 지역들처럼 소외되고 억압받은 '변방'은 존재했다"(10)라는 언급에서 '변방'의 강조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행지 정보 - 핫스팟, 맛집, 쇼핑 등등의 실용적인 정보가 담겨있거나 여행을 떠나 만난 풍경과 사람들을 통해 느끼는 감상과 성찰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읽어서 그런지 이 책 '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은 생각이상으로 깊이있게 읽게 되면서도 어렵지 않게 씌여있어서 금세 술술 읽힌다. 

소련 해체 이후 독립한 국가들이지만 각 나라의 이후 행보는 똑같을수가 없으며 그 확연한 차이를 저자의 시선을 따라 알게 되는 것도 새로웠고 사진이 많이 담겨있어서 그것 역시 좋았다. 여행에세이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지만 실상 이 책은 역사인문기행에세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만큼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의 역사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소련의 흔적을 없애기위한 단계는 이름바꾸기, 레닌이나 소련의 상징물 등의 철거, 종교와 문화 역사의 전통을 찾아가는 것 등의 노력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공산주의 국가에서 자본주의 국가가 되면서 그 과도기적인 모습을 느끼게 되는 것도 조금은 흥미롭다. 론리 플래닛의 필자가 벨라루스를 '카푸치노를 곁들인 공산주의'라 표현했다는데 임영호 저자는 벨라루스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하긴 자본주의는 급속도로 파고들테니 누구나 그런 예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소련 해체 후 삼십여년이 지났지만 그 사이 조지아에도 러시아의 침공이 있었고 우크라이나는 전쟁중이다. '소비에트 타임캡슐'이라 표현했듯 벨라루스에는 소련의 잔재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유럽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경험할 수 있게 해 주는' 소비에트 변방의 국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이기 때문에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독립 이후 변화된 체제와 옛 전통을 찾는 과정중에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아직까지는 관광지의 상업적인 모습이 덜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에게 조지아는 '크고 강렬한 그림처럼 선명한 기억이 남아있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고 우크라이나는 관광객이 넘쳐나기 이전의 유럽같은 느낌이 있는 곳이었으며 - 전쟁 후 또 더 많은 것이 달라지고 파괴되어버린 문화유산의 흔적을 보게 될뿐일수도 있겠지만 - 벨라루스는 과거 소비에트의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을 찾아보는 관광을 기대해보는 곳이라고 말하고 있다. 

언젠가 가보게 된다면 유럽과 소비에트의 변방 국가들의 첫인상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고 있다. '변방'의 의미에 대해 다시 떠올려보며 여행 전에 꼭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과 더불어.

그리고 한가지. 부디 의롭지 않은 불의한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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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07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다시 오기를 기원하며 읽게 되는 리뷰네요. 언젠가는 저도 저 지역들을 여행하고 싶은데 정말 아는게 하나도 없네요. 미리미리 관심가지고 하나씩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chika 2022-08-07 14:20   좋아요 2 | URL
네. 예전에 동유럽 여행할 때 전쟁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버스 저 너머로 포격에 무너진 집이 보이더라는. 슬픈 일이예요.
아무 잘못이 없는 평범한 이들의 헛된 죽음에 애도를...

mini74 2022-09-08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는 루피ㅎㅎ 참 반갑네요 ~ 축하드립니다 *^^*

chika 2022-09-08 11:47   좋아요 1 | URL
앗, 고맙습니다. 좋은 책인데 이렇게 이달의 당선작으로도 뽑히니 열배이상 좋군요 ^^

서니데이 2022-09-08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chika 2022-09-09 11:4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추석연휴되시기바래요 ^^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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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꾸만 책 제목을 잊어버린다. 어제 책장을 덮었는데도 지금 책 제목이 뭐였지? 하고 있는 중인데, 흐릿해져가는 과거의 기억은 이렇게 사라져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그런데 만약 과거의 기억들이 사라지지 않고 당시의 생생한 느낌과 함께 똑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니 조금 더 현실적인 비유로, 지금 이 책을 다 읽었을 때의 이 생생한 느낌을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느낄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혹시 셰익스피어 시대의 연극 초연을 본 이의 경험을 바로 느낄 수 있다면, 모짜르트의 연주를 직접 들은 이의 감상을 그대로 내가 느낄 수 있다면 그 경험을 구입하는데 어느만큼의 댓가를 지불할 마음이 들까? 아니면 돌아갈 수 없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의 기쁨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된다면 그에 대한 댓가는 얼마나 지불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문제제가가 아님에도 나는 자꾸만 이런 생각에 빠져들고 있다.


소설의 시작, 그러니까 이 책은 분명 소설이다. 그것도 바로 '당신'을 위한. - 이 말 자체가 소설의 복선임을 깨닫게 되는 건 그 '경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내 삶에서 과거의 어느 한 순간의 생생한 체험이, 누군가 경험한 그 느낌이 중요한 것이었는가,에 대한 물음과 답이 이 책을 읽는 모든 '당신'을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에세이인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혼란스러움을 느끼는데 그것 자체가 또한 이 소설을 읽는 재미의 하나였음을 느끼게 되면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느닷없이 시작된 미스터리한 책의 존재와 그 책을 받은 벤에게 닥친 위험은 이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무엇인지를 전혀 떠올릴 수 없게 한다. 하지만 벤과 바 없는 바에서 일하는 오스나트, 바의 사장인 벤처부인과의 만남은 벤에게 닥친 위험의 이유와 그들이 목숨걸고 지켜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밝혀나가게 되는데......


독특한 구성에 이야기 흐름 자체도 새로운 느낌이라 뒷장에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도무지 예측할수가 없어서 잠자는 시간을 미뤄가며 책장을 넘기며 읽었는데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재미뿐만 아니라 그 주제가 담고 있는 의미가 또 가볍지는 않아서 좋았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고 긴장감 넘치는 추격과 액션이 펼쳐지며 한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박진감이 또한 이 책을 읽는 묘미가 될수도 있을 것 같다. 


앞머리에서 과거의 좋은 경험들, 누군가의 좋은 경험들을 내것으로 할 수 있다면 얼마의 댓가를 치를 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앞섰다고 했는데 '경험'에는 좋은 것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그리고 거의 모든 이야기의 결론이 그렇듯 이 소설의 이야기 역시 선함이 악함을 이기는 것으로 끝나고 있지만 그 악함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그 무엇이었다는 것(스포가 될 수 있어서 그게 무엇인지는 차마 언급을 못하겠다)이 마음을 깊이 파고든다. 그

리고 그와는 달리 수많은 경험을 흡수한 벤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떠올리며 나는 지금 모든 긍정의 힘을 끌어모아 보고 있다. 이러나저러나 하고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한마디만 하라면 그냥 "재미있고 놀랍고 예측할 수 없는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라고 말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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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22-08-05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른숲이 작은 출판사는 아니라 생각했는데, 벤처부인과 벤처를 혼용해서 쓴데다 (내가 잘못읽은 줄 알고 되돌아가 다시 읽었으나 두 사람은 아닌것으로;;;;) 오타가 좀 많이 보인 것이 조금 놀라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