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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티 푸드
메이 지음 / 브.레드(b.read) / 2022년 5월
평점 :
티푸드,라고 읽으면서 머리속으로는 온통 '차'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차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그와 어울리는 다과에 대한 이야기가 짧게 언급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책은 말 그대로 '티푸드'에 대한 것이다. 그뿐인가. 맛의 어울림만이 아니라 티푸드 레시피가 정갈하게 적혀있다. 초보자를 위한 것이라 만드는 과정이 어려운 것은 시판용을 구입하기도 한다 알려주며 모든 것을 다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작품인 것이 확실한 듯 차와 다기와 다식의 색감과 그 어울림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맛을 느끼는 듯 좋아서 이 책은 그냥 눈으로 보는 것도 좋았다.
책의 앞뒤로 차에 필요한 도구들의 설명과 저자인 메이의 차도구들이 사진과 함께 간단히 소개되어 있다. 나는 진한 차 맛을 좋아하지 않아서 항상 정량의 물보다 두배정도는 넣어 마시곤 했는데 어느 날 정말 좋은 차를 한번 마신 후로 내가 좋아하지 않는 건 진한 차 맛이 아니라 제대로 우려내지 않은 차의 떫고 씁쓸한 맛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었다. 물론 항상 잘 수확한 좋은 차잎만을 구해 마실수는 없어서 여전히 물같은 차를 마시고 있기는 하지만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내용을 체험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짧게 설명하고 있는 내용들이 쏙쏙 박히고 있다.
티푸드를 낼 때는 모든 것이 배려에서 시작하고 그 배려는 편안함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차를 마시는 사람의 입장에서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까지 고려를 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은 티푸드를 낼 때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배워야하는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한다.
계절별로 제철에 나오는 재료로 티푸드를 만들고 그와 어울리는 차를 소개해주고 있는데 아무래도 지금이 여름이라 그런지 색감만으로도 상큼한 오이샌드위치와 참외푸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일본식밀크티인 로얄밀크티를 좋아하는데 책에 영국식 밀크티, 일본식인 로얄밀크티, 인도식인 차이밀크티를 만드는 방법이 나와있어서 한번씩 다 시도를 해보고 싶다. 집에서 간단히 티백으로 우려낸 홍차에 우유와 꿀을 넣어 밀크티를 만들어 마시곤 했었는데 홍차잎을 끓이고 우유도 끓이는 약간의 정성을 더해 만들어봐야겠다.
사실 정말 고급스럽게 정성이 들어간 티푸드가 한가득이지만 차 맛과 어울리는 티푸드가 어떤 것인지를 눈여겨보고 마카롱같은 것은 직접 만드는 것보다 - 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 마카롱이야말로 정말 가장 쉬운 것이라 했지만 저자는 마카롱을 직접 만드는 것은 쉽지 않으니 차맛에 어우러지는 필링이 두껍지 않은 마카롱을 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특히 마카롱은 따뜻한 차와 어울린다며.
나와는 거리가 멀것만 같은 티푸드였는데 몇몇은 시도해보고 싶어졌고, 무화과철이 되면 무화과를 익혀먹어보고 싶어졌다. 무화과는 식빵과 크림치즈와도 어울리고 살짝 익히면 단맛이 증폭되고 질감이 부드러워진다고 하니 이번 가을에는 꼭 한번 먹어보는 것으로.
티푸드는 차 맛을 더 돋보이게 하기도 하며 이미 언급했듯이 배려에서 시작하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잠시 차 한잔을 마시며 티푸드를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휴식과 여유로움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