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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 파리 (Petit Paris) - 어린 여행자를 위한 파리 안내서
박영희.윤유림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2년 6월
평점 :
아이와의 여행,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래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들었는데 뜻밖에 온통 아이를 위한 샵 이야기로 한가득이다. 이제 내 주위에 아이를 찾아보기가 힘든데 이 무슨 낭패인가 싶었는데 유아동 패션, 잡화, 부티숍, 장난감 가게를 지나치면 드디어 내가 관심을 가질만한 서점과 공원, 미술관, 시장이 나온다. 각각의 테마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끝나면 여행에 필요한 현지인의 꿀팁이 담겨있어서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정말 반가울 것이고 아이가 없다 하더라도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아니, 사실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내게는 그저 최근의 파리 풍경사진만으로도 훌륭한 느낌이 든다.

오래전 독일 여행을 갔을 때 약속시간을 기다리느라 잠시 서 있을 때 서점이 보여 함께 있던 친구에게 들어가보자고 했다가 글자도 모르는데 서점은 뭐하러 들어가냐는 얘기에 뭐라 하지도 못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 안에서 일행 몇몇이 나오면서 구입한 책을 보여줬다. 무려 클림트와 고흐. 커다란 판형의 미술책이었는데 독일어를 모른다해도 그림을 볼 수 있었고 리퍼브책이라 정가의 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구입했다며 자랑을 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 짧은 순간 친구의 핀잔에 마음을 접었던 것이 후회된다.
언어를 모른다해도 그림동화책이나 미술책은 언어를 배우며 읽을 수 있기도 하고 혹은 어린왕자처럼 여러 언어로 된 책을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는 경우 외국여행에서 서점을 찾아가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어린이 전문 서점뿐 아니라 성인을 위한 서점 안내와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사진도 볼 수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 가보기도 했었는데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바로 그 근처에 있었다니. 언젠가 다시 파리에 가게 된다면 그때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주제에 맞게 놀이동산이나 피크닉을 할 수 있는 곳의 소개도 있지만 내게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소개가 더 눈에 들어오기는 했다. 파리라고 하면 루브르나 오르세만 떠올리는데 퐁피두센터를 포함한 현대미술관도 많고 피카소 박물관도 있다. 빅토르 위고 저택을 방문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고 이 책에는 아이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아뜨리에도 소개되고 있어서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부모에게는 정말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
여행을 떠나본 것이 너무 오래 되어 그저 책을 펼쳐 사진만 보고 있어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바로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 갈 일이 없다는 생각에 여행정보책은 오랜시간 멀리했었는데 자꾸만 마음이 들뜨고 있다.
사족처럼 한가지 덧붙이자면, '한인택배'가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 책을 읽다가 왠만한 대형약국에는 한국인 직원이 있다는 표현에 그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찾아간다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슬쩍 넘겼었는데 한인식당과 마트가 많이 모여있는 15구 샤를 미셸에는 한국인이 상주하는 택배가 있다고 한다. 여행을 간 현지에서 엽서 한 장 보내는 것도 대단하다 생각했었는데 택배라니.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행의 형식과 내용도 많이 바뀌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어쨌거나 10년전의 파리와 지금의 파리 풍경은 바뀌었을텐데 이 책을 보니 더 가보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