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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 팬데믹 미스터리
심채윤 지음 / 껴안음 / 2022년 2월
평점 :
"내가 기자 생활을 하다 보니, 진실을 가리는 잣대가 하나 생겼다. 양측의 의견이 분분할 때, 주류와 비주류가 공존할 때, 소수가 다수에게 밀릴 때, 돈을 좇는 쪽과 돈을 신경쓰지 않는 쪽. 진실의 공방은 이런 식으로 나뉜다. 돈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커리어와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들어볼 가치가 있다. 그들은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설득시키려 하지 않고 옳다고 여기는 방향을 말한다. 그 방향을 잘 읽어야 한다"(35)
이 소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도 전에 이 문구를 보고 궁금증이 생겼다. '진실의 방향'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글이라면 헛된 이야기는 아니지 않겠는가.
'팬데믹 미스터리'라 일컫고 있는 '게이트'의 내용은 근미래라는 표현도 좀 애매한 2025년의 이야기이다. 물론 그 시작은 우리에게는 현재진행형으로 익숙한 코로나에서 파생 된 타노 바이러스의 이야기이다. 타노 바이러스가 자연발생적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찜찜한 것이 있음을 느낀 더 위크의 정시우 기자는 그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한 조사를 시작한다.
한편으로 팬데믹 후 세상이 안정되어가고 있을 때, 한 요양원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이 잇다른다. 혈전과 갑작스럽게 심정지가 왔지만 뚜렷한 증상이 없고 모두 고령이라 별다른 의심없이 자연사로 정리되지만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많은 이들이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죽음에 의문을 품게 되는데......
실제와 허상이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를 마구 뒤섞어 놓으면서 소설은 자꾸만 가상현실이 무엇인지를 까먹게 만들고 있다. 어쩌면 '음모론'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있었던 일들에 대한 것을 떠올린다면 이 책이 픽션인가 논픽션인가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내용전개와 결말에까지 이르면 근미래라고 하기에는 현실적이지 않은 과학기술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코로나 백신에 대한 흉흉한 이야기들을 나노로봇과 생체실험 대상에 대한 것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실제 진행되었던 G7 회의에 초청 자격으로 참석한 대한민국의 초청의 의미가 전지구적 인구감소프로젝트의 대상이라는 발상 역시.
예상했던 이야기의 진행과는 조금 다른 소설이지만 하나의 사실에서 파생시켜 충분히 있을 것 같은 이야기는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기술력과 천재적 해커의 조합이라는 꿈같은 희망사항이 조금 현실감 없기는 하지만 상상해보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