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늘로 뜨는 귀여운 손뜨개 인형 - 엉뚱 발랄 아미구루미 캐릭터 25선
로렌 에스피 지음, 이소윤 옮김, 박상숙 감수 / 참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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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늘 뜨기를 배우고 싶다, 라는 생각을 처음 해 본 것은 다양한 무늬의 티코스터와 자그마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한 작품을 보면서였다. 책 읽기는 취미의 범주가 아닌 일상이고, 집에서 짬짬이 할 수 있는 취미생활로 손뜨개는 무척이나 관심이 가는 것이다. 사실 퀼트에도 관심이 많지만 시력이 안좋아지기도 하고 연습삼아 마구 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관심만 갖는 것으로 그쳤는데 코바늘 뜨기는 집에 있는 짜투리 실로도 뭔가를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성탄 즈음에 자주 가는 까페 사장님이 뜨개실로 트리와 장식을 만들어 통유리창에 붙여놓은 걸 봤는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림이나 모형장식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시선을 끌었고 잊었던 코바늘뜨기를 배우고 싶었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그러던 참에 이 책을 보는 순간 내가 찾고 있던 바로 그런 취미생활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바늘로 뜨는 귀여운 손뜨개 인형'이라는 책 제목 그대로 자그마한 손뜨개 인형을 만들 수 있다. 뜨개실로 만드는 것이라 촉감도 좋고 거대 작품이 아니라 작게 만드는 것이라 나같은 초보자도 작품 하나의 완성을 여럽지 않게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좀 생기고 있어 더 좋다. 물론 코바늘뜨기의 작품은 티코스터나 테이블보 정도로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동식물의 인형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자꾸 시선이 간다. 


뜨개 실이 있다고 생각해 바로 시도를 해보려고 했는데 서너꾸러미 있던 실을 어머니가 다 써버려서 일단 초보자인 내가 책만으로 익힐 수 있는지만 살펴볼수밖에 없었다. 코바늘뜨기와 관련된 재료와 도구, 뜨개질 약어가 간단히 정리되어 있고 정말 초초보자를 위한 뜨개질의 기초는 설명과 함께 여러장의 사진 컷으로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본을 익히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잘 하는지, 아니면 정말 초보들은 다 그러는지 궁금한데 나는 코를 잡으면 코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서 금세 낙담을 하고만다.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손이 익숙해져서 모양이 일정하게 나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여전히 낙담이다. 


책의 목차를 보면 대충 어떤 인형들인지 알 수 있는데 초보자는 그대로 따라하기를 하고 이미 코바늘뜨기가 익숙하다면 코를 늘려서 인형의 크기를 키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화분 하나에 다육이들을 여러개 만들어 놓고 꽃과 과일들을 모아놓아 인테리어장식으로 꾸며도 좋겠는데 고래나 거북이, 당근을 든 토끼 인형은 커다랗게 만들어 아이들에게 주면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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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는 더 많이 알게 되겠지.
앞으로 우리는 이유를 알게 되겠지.
기운을 내요, 형제여, 햇빛 속에 살아요.
머지않아 우리는 모든 것을 알게 되겠지.


해리는 이 노래를 수없이 들었다. 진실은 언젠가 드러난다는 의미의 노래만은 아니었다. 기만적인 자들이 얼마나 잘 사는지, 반면에 그자들에게 속은 사람들은 얼마나 고통에 시달리는지에 관한노래였다.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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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주방 벽에 인생의 사진을 붙여놓을까? 잊고 싶어지지 않아서? 아니면 술이나 세월이 우리 기억에서 색과 선명도를 옅게 해서? 사진은 더 나은 기록, 더 정확한 기록이다. 그래서 그는 이 사진 한 장 말고는 사진을 전혀 남기지 않은 걸까? 차라리 잊고 싶어서?
해리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아니다, 사진이 더 정확한 건 아니다. 벽에 붙이려고 고른 사진은 우리가 우리 인생에서 바라는 모습만 찢어서 붙인 파편에 불과하다. 사진은 거기에 담긴 이미지보다 그 사진을 붙인 사람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사진을 제대로만 읽어낸다면 어떤 인터뷰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417, 칼,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요 네스뵈. 프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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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웨이 다운 - 2022년 케이트그린어웨이 수상작 에프 그래픽 컬렉션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대니카 노프고로도프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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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면 '믿기 어렵겠지만 이것은 실화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형의 복수를 위해 총을 들고 나간 소년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1분의 시간, 그 시간동안 일어난 놀라운 일들. 단지 이 내용만 알고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는데 책을 다 읽고나면 미스테리라고 생각한 이 이야기는 뭔가 강력한 펀치를 날리는 듯한 사회풍자와 비판, 그리고 개인의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 한동안 마지막 장을 덮어버리지 못하게 된다. 


어느 날 윌이 사는 동네에 총성이 울리고 그 날 단 한명의 사망자가 생겼다. 엄마를 위해 피부연고를 사 갖고 오던 윌의 형 숀이 총에 맞아 죽은 것이다. 월은 숀을 죽인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다. 우는 것도, 밀고를 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지만 복수는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윌은 숀이 숨겨두었던 총을 찾아 꺼내들고 복수를 위해 집을 나선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온다. 윌이 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들키면 안되는데. 그런데 이 사람은 누구지? 

복수를 해야한다는 당위성을 갖고 있지만 과연 그것이 정당한 것인지 고민해 볼 시간도 없이 무작정 총을 들고 나선 윌은 총을 갖고 있다는 것이 발각될까 두려운 마음과 낯선 사람의 등장에 놀라워하는데, 그 낯선 사람의 정체를 알고난 후 더 혼란에 빠져버린다. 엘리베이터가 한 층 한 층 설때마다 윌과 관련된 인물, 숀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들이 계속 등장한다.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윌은 점차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제이슨 레이놀즈의 동명의 소설을 대니카 노프고로도프가 그래픽노블로 각색한 책이다.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각자의 삶과 죽음과 관련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짧지만 강렬한 한 컷의 그림들이 종이의 여백을 넘기며 수많은 의미를 보여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일까. 누구나 쉽게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자기방어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의 죽음에 책임질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야기의 진행방식과 구성이 강한 인상을 주고 있어서 이 책의 내용이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울지말 것, 밀고하지말 것, 반드시 복수할 것. 갱스터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옛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엊그제 뉴스에서 자신의 집앞에 잠시 차를 주차했다고 총을 들고 나와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부인 앞에서 남편을 쏴버리는 일이 벌어지는 미국은 여전히 깡패의 나라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를 위한 복수인가. 진정 '복수'는 무엇인가. 

생각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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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 39인의 예술가를 통해 본 클래식과 미술 이야기
김희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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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그림이 어우러져 있는 글을 기대하게 되는 책 제목이다. 처음 책의 내용에 대해 살펴보지 않고 음악과 그림으로 표현되는 두가지 양식의 예술을 어떻게 융합시켰을까 궁금했는데 융합의 형태는 아니고 음악가와 미술가의 삶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고 다시 그를 통해 그들의 삶을 이해해보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예술가들의 삶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의 이야기가 낯설지는 않다. 각자의 삶에 대한 짤막한 에피소드지만 핵심적인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데 잘 잊어버리는 내게도 익숙한 이야기가 많아서 그런지 책은 어렵지 않게 읽혀서 좋았다.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에는 큐알코드가 있어 음악을 들어볼 수 있고, 미술가는 대표적인 그림 도록을 실어놓고 있어서 클래식에 문외한이거나 미술가에 대해 잘 모른다해도 좀 친숙하고 가볍게 접해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는 책이라 이제 막 입문하려는 이들에게는 예술에 대한 흥미를 더 높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조금은 흥미 위주의 이야기에 빠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보다는 그들의 삶과 예술에 더 관심을 갖게 되리라는 생각이다. 예술가로서의 파격적인 행보나 끊임없는 노력과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태도, 때로는 힘겨운 삶과 고통속에서도 예술로 빛을 내는 이야기들이 주제별로 나뉘어 있는데 이야기를 읽다보면 클래식과 미술작품들이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좀 새롭게 느껴졌던 것은 차이콥스키의 이야기였다. 해마다 공연이 되고 그해의 백조를 누가 맡게 되는지 초유의 관심사가 되는 유명한 작품인데, 그런 백조의 호수가 처음 공연되었을 때는 춤보다 음악이 더 돋보인다고 혹평을 받으며 실패한 공연으로 기록되고 루빈스타인에게 그가 만든 음악을 헌정하려 했지만 거부당하고 혹평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곡 피아노 협주곡 1번은 피아니스트 뵐로에게 헌정되며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고 하니 저자의 말처럼 외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지켜나간 그의 의지가 놀랍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예상보다 좀 가벼운 느낌의 글이라 생각해서 별 감흥없이 읽었는데 날마다 몇꼭지씩 읽다보니 노래 한 곡, 그림 한장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며 예술가들이 처음부터 명작으로 인정을 받고 탄탄대로를 걸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연찮게도 처음 클래식 연주곡을 찾아 들었던 것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인데 그것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이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클래식을 잘 몰라도 그 곡을 열심히 듣던 내게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곡은 또 다른 느낌이라며 앨범을 선물해줬던 친구도 떠오르고...

아무튼 이 책에 실려있는 글은 생각날 때 짬짬이 한꼭지씩 꺼내어 듣고 읽고, 가끔 주제별로 뒤적거리며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삶의 새로운 활기와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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