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미래 - 프란치스코 교황과 통합 생태론에 대해 이야기 하다
카를로 페트리니.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김희정 옮김 / 앤페이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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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1부에는 프란치스코 교종과 불가지론자인 카를로 케트리니가 통합 생태론에 대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세번에 걸쳐 대담을 한 글이 실려있다. 그리고 2부에는 생물 다양성, 경제, 교육, 이민, 공동체의 주제에 대한 두 사람의 글이 정리되어 있다. 프란치스코 교종의 글에서 복음의 기쁨은 이미 읽었었고 다른 글들은 사목방문을 했을 때나 특별한 공동체에 보내는 서한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글의 내용들 역시 조금은 친숙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도 프란치스코 교종의 '찬미받으소서'는 번역되어 나오기 전부터 이태리어를 하는 신부님의 번역으로 토막글이 전해지기 시작할때부터 끊임없이 회자되며 그 실천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 이 책을 통해 그 내용을 다시 정리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흔히 '찬미받으소서'를 이야기할 때 생태환경에 대한 복음나눔이라고만 이야기하는데 이 책에서 교종은 명확하게 '녹색회칙이나 환경문서가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문서"(43)라고 표현하고 있어서 생태환경이 우리 삶의 작은 일부분이 아니라 '지구의 미래'라 일컬어도 될만큼 우리 삶의 온전한 전부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교육, 이민, 공동체 등의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라 생각하지만 가톨릭신자로서 교종의 담화는 당연히 깊이 새겨듣게 되고 카를로 페트리니의 글에서도 생각을 정리해보게 된다. 이미 몇년전부터 가톨릭교회내에서 고민하고 실천방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제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전세계적인 시노드를 통해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에서부터 시작하여 수많은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 책에 실려있는 글들이 새롭게 삶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기보다는 다시한번 내 삶의 모습을 돌아보고 실천해나가고 있는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해주고 있다. 


"오늘날의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다양한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변화에는 모두가 참여하는 교육 과정이 필요합니다."(182) 라는 교종의 메시지에는 수많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이 필요하며, 교육에 필요한 봉사자를 양성하고 재교육이 이루어지며 그 교육이 또한 삶의 실천으로 이어진다면 우리의 공동체성은 그 빛을 발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거창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자그마한 것에서부터 시작이 되는 것임을 먼저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회용품 줄이기, 에너지 절약하기 같은 계속 강조되어왔지만 무심히 넘겨버리는 일상의 실천들말이다. 


"아마존의 상황은 지구의 많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슬픈 현실을 반영합니다. 즉 정의보다 이익을 앞세우는 맹목적이고 파괴적인 사고방식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약탈적 태도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사회 정의와 생태론은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아마존에서 벌어지는 일은 세계적 차원으로 영향을 미칠 테지만, 이미 영토를 빼앗긴 수천 명의 사람이 자신의 땅에서 이방인이 되는 좌절을 겪었으며 문화와 전통이 피폐해지고 영토와 민족을 결합하던 천년의 균형이 깨졌습니다. 이런 파멸 앞에서 인류는 계속 무관심한 방관자로 있을 수 없으며, 교회도 침묵할 수 없습니다. 교황 바오로 6세가 회칙 [민족들의 발전]에서 강조했듯이 가난한 이들의 외침은 교회의 입을 통해 울려 퍼져야 합니다"(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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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음식에서도 어떤 퇴보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 풍요의 시대에 먹는 행위가 구경거리가 되고 걷잡을 수 없는 식탐을 부추기며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점심이나 저녁 식사에 수많은 접시가 나옵니다. 사람들은 종종 기쁨을 느끼지 못한 채 음식의 양에 압도되어 먹는 행의에만 집중합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태도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의 표현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중심이 되고 음식은 수단이 되어야 하는데 음식이 주가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식탁에서 사람을 중심에 두게 되면 식사는 가치와 문화의 통로가 되어 주는 최고의 행위입니다.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고, 친교를 돕고,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조건을 만들어줍니다.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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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카페여행 -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나만의 공간!
내계절 지음 / 알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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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까페 여행은 말 그대로 퇴근 후에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멋진 까페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는 책이다. 서울지역에 사는 것도 아닌데 서울지역의 까페 소개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나만의 공간'에 대한 궁금증과 각자의 개성과 분위기가 어떤 느낌을 갖게 하는지 사진으로라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직 현실성이 좀 모자라기는 하지만 퇴직 후 아무거도 하지 않고 지낼 수는 없을 것 같아 퇴직 후 설계의 한 부분에 까페 운영이 들어있기는 해서 아무래도 까페의 인테리어나 분위기를 눈여겨보게 되고 있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까페의 분위기를 짐작해볼 수 있게 하는 한줄감상이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담은 사진이 있고 이어 저자의 감상과 느낌이 짧게 정리되어 있다. 까페의 커피맛과 시그니처 메뉴도 소개해주고 있는데 커피 전문점뿐만 아니라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메뉴가 있는 곳, 차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곳, 영화처럼 주차공간에 만들어진 까페도 있고 빌딩 사이의 뷰가 좋은 까페도 있다. 물론 도심 속 정원의 느낌이 있는곳도 있고 정통 에스프레소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있다. 

사실 발품을 팔면 본인이 원하는 분위기나 커피 혹은 다양한 차를 즐길 수 있는 곳이거나 맛있는 디저트 까페를 찾을 수는 있겠지만 숨어있는 공간을 미리 엿본다거나 내 취향이 아닐 것 같은 공간은 잠시 미뤄둘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펼쳐보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뷰도 중요하지만 모든 까페가 멋진 창밖 풍경을 가질 수는 없으니 까페 내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가구와 여러 소품 등의 인테리어도 중요하다. 상세한 컷사진보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사진이 많아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까페 인테리어에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서울에 가서 기회가 된다면 맨홀커피나 고로커피로스터스에 가보고 싶다. 고로는 용광로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왠지 커피 로스팅이 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곳의 커피맛을 보고싶다.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나는 포트레이트 커피바의 코코넛 비엔나를 가장 좋아할 것 같기는 하지만. 

문구를 좋아하니 관련 소품이 있는 까페도 좋지만 그래도 역시 까페라고 하면 시그니처 메뉴가 있는 곳이 좋고 창밖의 풍경을 포기해야한다면 실내의 분위기가 깔끔하거나 플랜테리어가 좋은 곳이면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 


나는 운이 좋게도 근처에 갈만한 까페가 많은 지역에서 일을 하고 있다. 물론 점심식사 후 날마다 까페에 갈 수 있는 형편은 안되지만 가끔 까페에서의 수다와 맛있는 차와 디저트가 그리울 때 분위기에 맞게 골라 갈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이다. 가끔 가는 곳에서 직장 상사와 동료들을 자주 마주치는 것은 좀 불편할수도 있지만 

아무튼 프랜차이즈에서부터 주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빈티지 까페와 백년쯤 되어가는 고택을 개조해 다락방의 다다미방을 느낄 수 있는 까페도 있고 직접 그린 그림과 소품들로 장식을 한 까페, 직접 원두를 로스팅 해 커피맛이 좋은 까페, 가정집을 개조해 친구집에 초대받아 차 한잔을 마시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까페도 있고, 사실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부담없이 저렴하게 차 한잔 마시며 수다를 떨 수 있는 까페도 있다. 

그러고보니 이렇게나 까페가 많은데 그저 생각만으로 은퇴 후 까페나 해볼까,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좀 무모한 것 아닌가 싶어지고 있다. 

벚꽃이 한창이던 때 벚꽃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까페도 실내를 깔끔하게 꾸며놓고 직접 베이킹을 해 시그니처로 쿠키와 케이크를 팔고 있어서 좋던데 이제 베이킹도 배워볼까 생각하고 있으려니 실행없이 생각만 앞서 더 비현실적으로 되어가는 듯 하지만 그러면 뭐 어떤가. 그저 분위기 좋은 까페에서 차 한잔 마시는 여유를 갖거나 친구와 맘껏 수다를 떠는 것 만으로도 좋을테니. 서울에 가면 퇴근 후 카페여행에 담겨있는 숨겨진 공간을 찾아 즐겨보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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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식물 수업 - 아이도 자라고 식물도 자라는
정재경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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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시 살펴보다가 제목 앞에 '아이도 자라고 식물도 자라는' 의 수식어가 붙어있는 것을 알았다. 아, 그래서 각 장의 뒤에 플레이가 있고 아이와 함께 활동하고 일지를 적어보게 하는 방법이 담겨있었나보다. 아이는 없지만 나름 식물을 키우면서 노하우를 작성하거나 나만의 정원 가꾸기 기록을 작성하는 좋은 팁이 많아서 전원일기가 아닌 정원 일기를 써보고 싶은 의욕이 마구 치솟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식물키우기의 아주 기본적인 단계는 익혔다고 생각하는 내게도 도움이 되는 글이 많아서 앞으로의 식물 키우기 계획을 세워보면서 읽게 되어 무척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식물과 함께 하면 좋은 점, 식물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으로부터 시작해 식물과 함께 하는 생활에 대한 기쁨을 느낄 준비를 하게 해 주고 계절별로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식물 키우기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계절별로 나누기는 했지만 처음 식물을 키우기 가장 좋은 계절인 봄에서 시작해 물주기 등의 변화가 필요한 계절, 생장이 잠시 멈추게 되는 겨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처음 식물키우기를 시작할 때 잘 키워진 식물을 집에 들이고 결국 죽여버리고 마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사람들에게 그린썸이 될 수 있는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주는 느낌이 들어 너무 좋았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죽을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 경험하는 이별에 당황하겠지만 마음 건강을 위해서는 갑작스럽게 큰 이별을 맞이하는 것보다 작은 이별을 미리 경험하는 편이 좋다고 합니다. 식물을 키우면 만나고, 돌보고, 정들고, 헤어지는 과정을 모두 겪을 수 있어요. 식물과 함께 하는 생활은 자연스럽게 삶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77)


집에 오래된 파피루스가 있는데 이 녀석은 늘 물에 잠겨있어야 한다고 해서 화분에 심고 받침대 대신 화분에 맞는 대야를 놓고 늘 물을 부어놓고 있다. 이걸 식물키우기 용어로 말하면 '저면관수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물을 주는 양이 겨울에서 봄이 될 때 확연히 달라지는 걸 보고난 후 시기별로 물주기도 신경을 써야하는 걸 배울 수 있었다. 이런 노하우가 식물별로 시기별로 환경에 따라 이야기하듯이 에세이처럼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다른 식물키우기 책과는 또 다르게 느껴진다. 그냥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식물키우기 노하우가 내게 스며드는 것 같다.


시기별로 식물(!)을 이용한 먹거리 레시피도 한번쯤 해봐야겠다 싶은데 특히 좋아하는 파김치는 정말 고춧가루, 멸치액젓, 꿀의 동률비율만으로 맛있게 만들 수 있는지 꼭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집에 일없이 늘어뜨리고 있는 스킨답서스도 이발(?)을 해 주고 몇가지는 수경재배로 키워봐야겠다. 유리병을 사용할 일이 없어서 모양이 독특한 병들을 어찌할까 고민이었었는데 딱 맞춤으로 사용할 용도를 찾아 이래저래 좋다. 다육이도 그렇고 잘 자라는 선인장이나 공기 정화 식물도 햇빛이 드는 공간에 둬야한다고만 생각했는데 간접빛으로도 잘 자라는 식물들을 수경재배로 병에 놓고 방의 구석을 장식하면 이것이야말로 플랜테리아가 되는 것이겠다는 생각을 하니 가구와 벽 사이의 틈에 먼지쌓이는 책이 아니라 화병을 하나 놓아두고 싶어 머리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금 당장 갖고 싶은 건 저자가 이케아에서 구입했다는 저렴한 철제테이블. 벽과 벽 사이의 틈에 세워두고 자그마한 화분 대여섯개를 모아두면 그것이 바로 나만의 정원 탄생이 될 것 같아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 


기록없이 순간순간 읽으며 머리속으로만 정원만들기 계획을 세워봤는데 바쁜 시기 지나고 휴가를 받게 되면 계절이 바뀌는 대청소와 함께 식물들을 새로 정비해 실제 정원을 만들어봐야겠다. 마당에서 잘 자라고 있는 꽃화분들도 잘 정리해놓고. 왠지 조금 더 노력하면 나도 그린썸이 될 수 있는 희망을 품어도 되지않을까 싶기도 하고.

"삶을 바꿔주는 반려식물과 함께 하는 삶"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무조건 이 책을 읽어보고 식물 하나를 키워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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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좋은 삶이라고 말했었다. 아빠와의 결혼으로 자신도 평범한 가족을 꾸리게 되어서 좋았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런 말을 습관적으로 하던 엄마를 예전에는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머릿속에 동그라미 하나를 그리고 그 안에 평범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삶, 두드러지지 않은 삶, 눈에 띄지 않는 삶, 그래서 어떤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고, 평가나 단죄를 받지 않고 따돌림을 당하지 않아도 되는 삶. 그 동그라미가 아무리 좁고 괴롭더라도 그곳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엄마의 믿음이없는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잠든 엄마의 숨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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