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바리스타가 커피 초보자를 위해 만든 BOOK
이자키 히데노리 지음, 전지혜 옮김 / 아티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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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사람이 행복하다면 그게 정답이죠! 커피를 자유롭게 즐기세요!"(141)


처음 책을 받고 기대한 것은 뭔가 제대로 된(?) 맛있는 커피를 마셔볼 수 있으려나,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나니 그 기대감은 무너졌지만 사실 맛있는 커피는 만드는 공식같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커피를 마시는 내가 만족하고 행복하다면 그것이 최상의 커피라는 걸 깨달았다. 커피를 자유롭게 즐기는 것!

언젠가부터 믹스커피는 옛날 어르신들이 마시는 커피로 인식되고 커피맛을 좀 즐길 줄 안다고 하면 원두의 생산지를 따지고 드립커피니 모카포트니, 들어보지도 못했던 기계 이야기까지 하며 그런 걸 알아야 커피 마신다고 할 수 있는 것마냥 고급문화처럼 인식되어버린 것 같다. 더구나 커피값이 밥값만큼이나 되어버린 현실에서는 더욱더.


이 책은 커피콩의 국가별 생산지와 맛의 특징,차이 등에 대해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방법, 일차원적인 커피 추출방법에서부터 도구를 이용한 추출 방법, 다양한 커피 도구와 기계의 설명에 이어 커피 어레인지까지 알기 쉽게 간단히 핵심만 설명해주고 있다. 흔히 보는 드립퍼의 구멍이 다 세개여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구멍의 숫자에 따라, 드립백의 형태에 따라 커피의 농도와 추출속도가 달라지고 도자기라 더 좋을 줄 알았는데 추울때는 보온성이 떨어져 커피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건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다. - 그런데 플라스틱 드립퍼인 경우 뜨거운 물이 닿으면 안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다가 요즘은 친환경제품이 나오겠구나 라는 생각이 떠올라 새삼 내가 예전것에만 머물러있구나 싶어진다.


며칠전에 시간이 없어 급하게 나가야해서 드립백에 뜨거운 물을 대충 부어 커피색만 나온 상태에서 그냥 텀블러에 담고 나갔는데 그럴 때 드립백을 뜯지 않고 그대로 텀블러에 넣어 침출을 하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다는 건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았다. 커피 드립백은 물을 투과시켜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티백차를 우려마시듯 해도 되는 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마침 필터가 떨어져 어쩌나 하다가 다시백 남는게 떠올라 아쉬운대로 사용해봤는데 침전물을 버리고 마셔보니 나름 괜찮았다. 커피를 진하게 마시는 편이 아니어서 오히려 더 좋은가, 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 똑같은 이야기가 있어 재미있었다. 이것이 보편의 맛이고 보편의 느낌인가보다 싶기는 한데 역시 각자의 취향에 맞게 각자의 방법으로 즐기는 것이 커피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커피에 대해 알고 싶거나 이제 막 커피의 맛에 빠져들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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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만약 초공감증후군이 더 흔한 병이었다면 사람들은 그런 짓을 하지 못할 것이다. 피치 못할 경우라면 살인을 저지르겠지만, 그랬다가는 상대방의 고통을 함께 겪거나 그 고통 때문에 폐인이 돼버릴 것이다. 모든 이가 다른 모든 이의 고통을 함께느낀다면, 누가 고문 같은 짓을 하려고 하겠는가? 누가 남에게 쓸데없는 고통을 가하겠는가?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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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22-04-15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는 위험하지만 소중한 것이기도 해. 그냥 내팽개치거나 저절로 사라지게 놔두면 안 되는 거라고. 빵과 수프를 대가로 자유를 팔아넘겨선 안돼. 214
 

˝살아야지!˝ 아빠가 말했다. ˝지금은 아무도 그 이상은 못해. 살아. 버텨, 살아남으라고, 좋은 시절이 다시 올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 시절을 버티고 살아남지 못하면좋은 시절이 오든 안 오든 따위는 상관없다는 건 알아.˝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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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날에 대해 쓸 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내 한계를 확인하고는 지운다. 어느 날은 내가 너무 투박한 나머지 우리를 흐릿하게 뭉개놨다는 판단에 지우고, 어느 날은 내가 너무 성급한 나머지 우리를 매끄럽게 정리해버린 것 같다는 생각에 지우며, 또어느 날은 내가 쓴 것들이 모두 궁색한 자기변명 같다는 느낌에지운다. 그리고 그렇게 지우고 또 지우다보면 어김없이 어떤 대사를 마주한다. 끝내 지우지 못하는, 아니 모조리 지워도 속절없이 다시 쓰게 되는 그 대사를.
내가 써낸 그 모든 실패들 속에서도 인주 씨는 한결같이 나를 보며 말한다
쓰면 좋겠어요. 우리에 대해 쓰면 좋겠어요.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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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지금도 변하고 있어. 우리 동네 어른들은 전염병에 걸려 싹 사라지지 않은 덕분에, 아직도 과거에 매달려 살아가면서 좋았던 옛 시절이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지. 하지만 세상은 이미 꽤 많이 변했고 앞으로 더 변할 거야. 세상은 늘 변하고 있어. 지금은 조금씩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쉬운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크게 성큼 뛰어넘는 방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뿐이야. 사람들은 세상의 기후를 바꿔놨어. 그러고는 이제 와서 옛 시절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중이지.˝ 99



놀랍게도 93년에 쓰여진 2024년 이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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