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사찰에 간다
정병삼 지음 / 풀빛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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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은 우리 산하의 도처에 자리잡고 있으며 불교인은 물론이고 불교를 종교로 갖지 않은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의 관광코스에는 어느 사찰이건 한군데 정도의 사찰은 꼭 끼어 있다. 다른 말로 바꾸면 우리 주변에는 어디에고 사찰이 자리잡고 있다는 말이 될것이다. 한편으로 오랜동안 불교를 숭앙해온 한반도의 종교적 형태로 말미암아 불교 문화재는 우리 문화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다녀 올 수 있는 사찰에 담긴 의미를 차분하게 되새겨보고자 하였다. 사실, 불교를 종교로 택한 불교인들 조차도 자주 사찰을 찾지만 사찰의 각종 조형물이 갖는 정확한 의미를 알고 사찰을 찾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인 숙명여대 정병삼 교수는 일주문을 들어서면서 부터 접하게 되는 사찰 권역의 조형물에 대하여 미술사학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사찰에 있어서의 미술사학적 접근이란 각각의 조형물이 갖는 의미를 풀어내는 일이 될것이며, 여기에는 종교라는 범주속에서 표현되는 교리가 담겨 있고, 그 교리는 도상이라는 또 다른 형식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게 한다. 사찰내의 수많은 건물들의 용도가 무엇이며 왜 그곳에는 그런 불화와 법구가 있어야 하는지...그리고 각각의 조형물은 어떤 의미를 담고 사찰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다룬 도서는 여러 종류가 출간 되었었다. 그 대표적인 책이 신영훈이 쓴 <절로 가는 마음>과 허균의 <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위의 두 책중 허균의 <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와 가깝다고 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나라의 대표적 사찰에 조성된 여러가지 불교 미술품에 대하여 왜 그곳에 있어야 하며 이름이 그렇게 불려지는 이유와 다양한 모양을 보이는 구조물들이 왜 그런 모양을 하여야만 되는지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잇다.

 저자는 오랜동안 화엄사상을 연구하였기에 불교의 교리에 비교적 밝은 편이다. 저자의 이러한 지식은 이 책이 나오기전에 <그림으로 보는 불교이야기>를 통하여 이 책과 유사한 설명을 담은적이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그의 오랜동안의 사찰 연구에서 습득한 사찰이 갖는 의미의 해석이며 사찰 자체를 살아있는 문화유산의 현장으로 확언할 수 있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사찰 초입에 다라라서부터와 부처가 안주하는 공간, 그리고 보살의 길과 부처의 가르침을 받은 부처의 제자, 또 불교의 교리를 수행하기 위한 스님들의 공간, 절을 처음 세운 조사와 짧은 세상을 살고 떠난 스님들의 자취를 담은 승탑과 비림의 순으로 담고 있다.

  이런 내용을 저자는 모두 10개의 꼭지로 나누고 있는데 제 1장은 절의 형태와 변천과정을 소개하고 있고 제 2장에서는 사찰에 들어서면서 만나게 되는 당간과 일주문, 천왕문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제 3장~6장은 사찰의 중심이 되는 부처 관련 조형물에 대한 설명으로 탑과 석등, 그리고 법당과 그 안에 안치된 불상에 관한 설명, 불상 뒷편과 좌우를 장식하고 있는 탱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며 부처가 모셔진 대웅전을 비롯한 비로전, 극락전,관음전, 지장전 등의 전각에 대해 설명하고  그 절집에 모셔진 불상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이해를 돕고 있다. 제 7장과 8장에서는 주가 되는 법당과는 다른 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산신각, 독성각, 칠성각 등 민간 신앙에서 습합한 토속신앙의 기도처를 설명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부처의 가르침과 관련이 있는 제자상,나한상 등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고 있다. 제 9장에서는 이러한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수행하는 스님들의 공간을 강원과 선원, 요사채, 암자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 10장에서는 그 사찰을 처음 세운 조사를 모신 조사당과 사찰에서 생활하다 세상의 목숨을 다하고 먼저 떠난 스님들을 기리는 승탑과 비석에 대하여 친절한 설명을 하고 있다.

 뒷부분에는 권말 부록의 형태로 인도와 중국 사원의 형태와 기원에 대하여 간략하게 기술하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절을 되돌아 나서며"라는 부제로 절에 들어서면서부터 느끼게 되는 수행자의 고행과 숨결속에서 자신의 청정심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편안함 속에서  한결 여유있는 마음으로 사찰을 떠날 수 있는 저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맛은 책속에 담긴 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사찰의 부분 부분을 담은 사진은 설명을 곁들인 참고 사진으로 훌륭하게 이해를 돕고 있다. 내용이 어려운것은 일단 그림으로 접하게 되면 그 어려움도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인데 저자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었는지 다양한 사진을 참고로 활용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오늘 나는 사찰에 간다>는 책 제목 처럼 당장 오늘은 아니더라도 내일, 모레....또는 그 언젠가 사찰을 찾을 때 이 책은 훌륭한 안내서이며 길잡이의 역할을 톡톡히 할것으로 본다.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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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7-1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좋군요. 감사합니다.
전에는 왜 이런 책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잘 못했을까?
어이가 없지요?^^

수수께끼 2004-07-15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아마도 balmas님께서 관심을 가지신 분야가 아니었기에 쉽게 찾지 못하셨던것 같습니다. 정말...이 책은 사찰이 담고 있는 세세한 분야까지도 자세하게 안내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훌륭한 안내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문화유산 - 사진으로 보는
이광표 지음 / 동아일보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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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간된지 제법 오래 되었다. 1997년 동아일보사가 북한의 문화재 사진 300여점을 입수하여 그중 230여점을 엄선하여 이광표의 해설을 곁드린 책이다. 이 책의 출간에 앞서 동아일보에 수회 연재가 되었으나 그리 큰 반응이 있었던 것은 아니며 이 책 또한 일반판매도 하였지만 우수 고정독자에게 선물로 증정되었던 책이다. 그러나 지금은 남북 경제협력에 따라 북한도 개방의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조계사를 비롯한 일단의 단체에서 북한의 문화재에 대한 수리지원 명목으로 단청 기술자등이 방문하므로써 북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아울러 북한 문화재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이 책은 지금은 매우 귀증한 자료를 가득 담고 있는 도록으로 그 지위가 격상이 되어버렸다.

  사실, 북한의 문화재를 선명한 칼라사진이 담긴 모습으로 본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다. 이 책 이외에도 서울대학교 출판부에서 두 종류의 북한 문화재 관련 서적을 출간 하였으나 그리 선명한 사진이 아니어서 북한의 문화재를 직접 방문하여 볼 수 없는 여건속에서 연구하기에는 많은 제한을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최근의 사진이 담겨 있어 비교적 사진으로라도 최근의 현황을 알 수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북한 지역을 북한의 행정구역으로 나누어 각 행정구역에 소재하고 있는 문화재 순으로 엮었으며 남포시는 경제특구에 의한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나누어 실었으며, 고구려 고분의 벽화를 마지막에 담아 고구려 미술의 우수성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국내의 도록에 실린 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스럽게 보인다. 비단 이 책의 사진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출간된 문화유산 관련 도록의 사진도 사진 기술이나 인쇄기술의 낙후에 인한 것인지 그리 잘 나온책이 별로 없다. 그러나 사진의 구성은 전체 사진과 더불어 부분적인 사진을 함께 곁들이므로써 현재 북한의 문화재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한동안 북한의 산천에 관한 사진을 접할때면 늘 걱정을 하였던 것은 커다란 암벽에 깊고 크게 새겨둔 김일성, 김정일 찬양 글귀와 혁명 구호가 북한의 많은 화강암 유적을 훼손하지나 않았을까 였는데 다행히 북한 당국은 문화재가 있는 지역을 피해서 그런 작업을 하였던 모양으로 북한의 마애불이나 사찰등은 비교적 원 상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6.25 동란으로 손실되거나 사라진 문화유적의 복원을 완성하여 제 자리에 세워진 건물의 모습도 다소 확인할 수 있어 북한이 문화재의 복원과 보수에도 상당한 노력을 하였음을 알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북한과 반세기가 넘는 기간동안 반목과 질시속에서 살아오면서 우리가 연구해야 했던 고구려연구에 상당히 미진했음은 실로 매우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나라는 우리 나라대로 북한에 남아있는 고구려 문화유산에 접근할 수 없어 연구가 불가능 하였고, 북한에서의 고구려 연구는 북한만의 반쪽짜리연구에 지나지 않아 결국은 고구려 문화유적이 중국과 공동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사태를 맞게 되었고, 남북의 분단을 틈타 '동북공정'이라는 역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중국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북한 문화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잃어버린 한반도의 과거사를 찾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이 도록은 그동안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속에 무심하게 여겼던 북한 문화재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기도 한다. 정치적으로는 분단이라는 아픔을 안고 있지만 학문적으로는 공동의 연구의 장이 마련되었어야 함에도 분단의 비극을 고스란히 안고 왔던 학계에서도 깊이 반성을 해야 할것이다. 이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 모두가 소망하던 통일을 이룰 것이다. 그날에 앞서 사진으로나마 북한의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음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사진만으로서가 아니라 남북의 학자가 공동 참여하고, 남북한의 문화 유산을 자유롭게 연구, 조사 할 수 있는 기회가 하루 빨리 도래하기를 이 도록을 보면서 기원해 본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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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7-1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깃해서 얼른 눌러보니 품절이네요. 아쉬워라.

수수께끼 2004-07-14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죄송합니다...제가 쓰는 리뷰는 없거나 품절이 대부분이네요...조선인님처럼 '솔깃'하시는 분들에게 알라딘이 도움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앙코르 티베트 돈황
최영도 지음 / 창비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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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민변 회장을 지냈으며 참여연대 공동대표인 변호사 최영도의 문화유산기행문으로 크메르 제국의 찬란한 문명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밀림속의 "앙코르"와 무소유로 만족하며 사는 경건한 불자의 나라 "티베트", 그리고 사막 가운데 이룩한 세계 최대의 미술관인 "돈황"의 '막고굴'을 담고 있다.  저자인 최영도 변호사는 필자와는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터라 이런 문화재 관련 책자를 낸데 대하여 약간은 놀랐지만 그리 어색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저자가 오랫동안 우리 토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한 토기의 양이 엄청나 저 많은 토기를 어떻게 하려나? 하는 궁금증이 일던 차에 아낌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신문 기사를 접하기도 하였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돈이 많이 들건, 또는 거리가 멀건 오로지 우리의 토기만을 찾아 수집해 왔던 저자가 그 애지중지하던 토기 1580점을 그만의 토기가 아닌 우리 나라의 토기로 기증을 해 버린 것이다.

 저자는 일찌감치 토기를 수집할 때 부터 비교적 문화재에 대한 남다른 식견이 있었다. 또 그만한 식견이 없이는 가짜가 판을 치는 문화재 시장에서 제대로 된 토기를 구할 수 없었을 것이며, 설령 초기에는 가짜에 속았다 하더라도 오랜기간 문화재를 보는 안목이 길러지면서 자연히 진품과 위품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도 길러졌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문화재에 한동안 혼신의 힘을 쏟던 저자가 세계의 문화유산을 다룬 책을 출간했다는것은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저자가 직접 보았던 유적 이외에 많은 자료사진을 구해서 담았다. 말 그대로 아마츄어이기에 최선을 다해 틀림이 없도록 노력했다는 저자의 서문처럼 법을 다루는 저자이기에 상당히 세심한 배려를 했을것이라 판단된다. 이 책에는 저자가 찍은 사진 이외에도 일본의 NHK등지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한껏 담고 있어 마치 직접 가서 보는듯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다. 한편으로는 이 책에 담긴 세 곳에 대한 국내의 관련 책자가 부족하던 차에 저자의 상세한 설명이 담긴 이 책이 출간됨에 따라 이곳을 찾는 국내 관광객에게는 좋은 관광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앙코르'는 흔히 '앙코르와트'로 알려져 있지만 '앙코르 톰'과 "앙코르와트'로 구분이 되는데 저자는 이 책에서 명확하게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이 사암으로 만들어 풍화가 심한 앙코르와트에 대한 일본인의 투자와 입장료 징수등 문화유적과 관련된 제반 사항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여행자의 안내를 돕고 있다.  세계의 고원이라는 티베트에 대해서는 전 국민이 불교와 더불어 살고 있음을 여러가지 예를 들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엄청난 크기의 사원인 포탈라 궁전과 세라, 그리고 노르부 랑카에 대한 세세한 설명을 담고 있으며, 시가체에서는 라마의 영묘전과 미륵당등 불교의 성스러운 신전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인간이 만든 최대의 미술관 막고굴...모래바람이 이는 실크로드에 492개의 굴을 파서 만든 막고굴의 예술성은 짧은 시간이 이루어진것이 아니라 많은 세우러속에 이루어진 찬란한 인류의 문화유적임이 분명하며 한편에서는 막고굴의 보존을 위하여 미공개를 하며, 다른 한편에서는 어디엔가 더 있을지도 모르는 막고굴의 탐사를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속에 막고굴에 그려진 수많은 불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 사용된 도판 사진은 저자가 촬영한것은 그리 많지 않다. 저자의 말 처럼 처음 방문때는 제대로 관람조차 하지 못했던 것을 경험삼아 두번째의 여행은 비교적 많은 정보를 가지고 여행에 임했으며 그로 인하여 수집된 많은 자료에 담긴 사진을 이 책에 담았다고 보면 될것 같다. 서문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막고굴에 대해서는 저자가 직접 간자체를 번자체로 바꾸는 작업, 관련 사진 수집, 여행자료 수집등을 통하여 이 책이 국내에서 출간 된 책 중에서는 가장 많은 막고굴에 대한 정보를 담았음을 자신하고 있는데 책을 읽어보면 정말로 저자가 자신할만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세계는 한 지붕 아래에 있다고 할것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앙코르와 티베트, 그리고 막고굴도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이런 시점에서 최영도 변호사가 발간한 이 책은 전문 이론서가 아닌 훌륭한 여행 가이드의 역할과 기능을 다 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말 그대로 아마츄어가 쓴 여행기이기에 똑 같은 아마츄어 입장인 다른 여행객이 읽고 참고하기에 매우 좋게 짜여진 내용이라 할 것이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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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5-01-0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 투... 누르고 갑니다.
 


 < 註 : 알라딘에서 이 책을 찾았지만 알라딘에는 없는 책인것 같습니다. 원래 "마이리뷰"에 올리려고 하였는데 알라딘에서의 검색이 불가능하여 이곳에 옮깁니다.>

 중이 된다는 것은 '텅 빈 절집'을 채우는 일이랍니다. 출가하는 것은 마음을 '텅텅 비우기 위함'이니 당연히 '텅 빈' 절집을 찾는 것일겝니다. 이 책은 이렇게 '텅 빈' 빈 자리에 살그머니 들어 앉아 빈 곳을 채우는 삶을 살아가는 스님들의 마음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먹물들이기' 또는 '중물들이기'란 인간으로 태어나서 또 다른 빈 공간을 찾는 스님되는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비워야 득도를 하기에 어쩌면 이 책은 명경지수 같은 맑은 마음이 담긴 거울같은 이야기로 가득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의 표지를 장식하는 것들은 상단 1/4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책이 해인사 승가대학에서 편집을 했기에 의도적으로 '빈 공간', 또는 '텅 텅 빈자리'임을 애써 강조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속의 빈 공간에는 모두 64편의 수필과 시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몇 장을 넘기다 보면 사찰의 여러 모습이 흑백사진으로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 마저도 엄숙합니다. 아마도 수행승의 힘든 모습이 느껴지는 사진이기에 그렇게 가슴속에 와 닿는것이 아닐까요?

 왜? 험난하다면 험난하고, 재미있다면 재미 있는 인간 세상을 떠나 '텅 텅 빈 공간'에 안주하려고 할까요? 아니, 안주가 아니라 새로운 고행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려 할까요?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는 그들의 마음은 어떤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을까요?  부처님의 가르침에 충실할것을 맹세하는 상강례를 치루고 간경을 하는 스님들의 마음속은 정말 거울 처럼 맑은 마음일까요?

 그러나 스님들은 그렇지 않음을 이야기 합니다. 인간이기에...인간의 굴레를 쉬이 벗어나지 못하기에 겪는 종교적, 정신적 갈등을 살짜기 속삭이고 있습니다. 안거에 들어가 면벽수도하는 기간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으면 부처님 몰래 손가락 셈으로 해제일을 꼽았겠을까요? 그리고는 그런 행위의 약싹빠름에 스스로를 질책합니다. 그들은 '텅 빈 공간'에 속세의 욕심으로 가득한 마음속을 '텅 텅 비우기'위해서 이곳에 왔음에 어리석은 스스로의 짧은 생각에 웃음 짓는지도 모릅니다.

  젊은 그들이기에 만남도 있고 이별도 있습니다.  애써 수많은 얼굴들을 지우려 한다해도 다 지울수는 없습니다. 인간 세상의 연결고리는 그렇게도 모질고 끈질긴 모양입니다. 그런 와중에 고뇌하고 번뇌하며 '먹물들이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스님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죽 마음을 씻기를 바랐으면 절간을 건너는 다리 조차도 마음을 씻는다는 뜻의 '洗心橋'라고 했을까요?

 산문을 들어서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마음이 설 때면 그들은 산문을 나섭니다. 산문을 들어 선 모든 사람들이 깨달음의 길을 떠나지는 않습니다. 그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먹물들이기'를 마치지 못하고 산문을 나서고야 맙니다. 그만큼 '먹물들이기'는 힘든 일입니다. 이런 '먹물들이기'의 과정도 간간히 들려 줍니다. 늘 산중에만 있기에 그들은 자연을 품을 줄 알게 됩니다. 그 속에는 소나무도 있고, 올챙이도 있고, 참새도 있고, 다람쥐나 청설모도 있습니다. '먹물들이는 사람'들에게는 이들 모두가 친구이며 동반자인 셈입니다. 이들은 인생 전부를 진리를 탐구하는것에 투자하는 일종의 투기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투기꾼이 속내를 살그머니 들어내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먹물들이기'를 마치면 눈 마저도 투명합니다. 늘 맑기에 거짓으로 사물을 보지 못하며 가식을 부릴 수 없다는 스님의 말씀처럼 이 책 속에서는 가식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들은 이 책을 출간하며 글이 성글다(서투르다)고 했지만 투명한 마음으로 쓴 글이기에 그 성금마저도 찾아볼 수 없는것 같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먹물들이기'에 열중하고 있는 산중 사찰의 스님네들에게서 어서 빨리 커다란 솥 속에서 김이 모락거리며 먹물이 제대로 들기를 기원해 봅니다.

                                                                            < 如      村 >

     * 이 책은 해인사 승가대학 수다라편집실에서 편집하고 부흥기획 출판부에서 1994년에 초판을 발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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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첫 골은 "이동국"선수의 발에서 나왔습니다. 한동안 이동국은 월드컵 대표선수에서도 탈락되는 아픔을 지닌 비운의 축구선수였고, 히딩크 감독의 눈밖에 난 미운 오리새끼였습니다. 그가 입대할 당시에는 국가대표 상비군이었습니다. 운동선수가 군에 입대를 하면 국가대표에 선발이 되어 있는 경우에는 훈련소에는 잠시만 들렀다가 바로 훈련에 소집이 되도록 되어 있어 작년 3월에 군에 입대후 7월까지 논산훈련소에서 잠시 머물다가 바로 대표팀에 합류했었는데 최종 명단에 끼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히딩크 이후에 열심히 하여 대표팀에서 불러주기만을 학수고대 했었는데 불행하게 발등뼈를 다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발등이 다 나은 다음인 작년 11월 이동국은 논산훈련소에 입소하였고 금년 1월초에 이제야 제대로 된 군인으로 우화를 한 셈입니다. 운동선수들은 국익이 우선되는 경우에는 먼저 대표팀의 소임을 마치고 훈련소는 나중에 가서 훈련을 마치게 되는데 이동국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이 되는 셈입니다. 그런 이동국이 이번 본프레레 감독의 황태자로 일찌감치 새로 감독을 맡은 본프레레의 눈에 띄인 것인데 훈련소에 다녀오기 전의 이동국과 훈련소를 다녀온 이동국은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뛰어다니며 운동장을 휘젓는 모습도 훈련소 입소전의 상대 골문에서 어슬렁거리다 찬스가 나면 골을 날리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수비에도 저극적으로 가담하는...이제는 팀을 위한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동국의 경기 모습을 보노라면 천부적인 선수구나!...라는 감탄사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이동국 선수의 축구에 대한 감각은 뛰어났습니다. 올림픽팀의 조재진도 상무가 발굴한 보배였지만 이동국 선수는 버림받은 보석이었던 셈입니다. 이 두 선수 이외에도 많은 선수가 있지만 이들이 버틴 상무는 용병이 한 명도 없이 프로축구의 중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동국 선수는 한 때는 많은 여성팬을 몰고 다니는 귀공자였습니다. 생긴것은 얼마나 잘 생겼나요? 키도 크지만 얼굴은 탤런트 못지 않게 잘 생겼으니 그의 경기하는 모습을 보기 위한 여성팬은 늘 바글바글 하답니다. 그러나 제 입장에서는 이동국도 한 사람의 건장한 국방의무를 짊어진 장정일 따름이며 달리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이동국 선수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제 딸이 이동국 선수의 싸인을 받아달라고 해서 몇 장 받아다 준적이 있었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운동 선수에 대한 커다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기에 누가 운동을 잘하기에 그 선수만을 유달리 아낀다거나 편애하지는 않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그의 게으름 만큼이나 사생활이 문란했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운동 선수로서 갖추어야할 가장 선행되는 덕목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히딩크는 과감하게 이동국 선수를 잘라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선수와는 달리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하고 군 입대를 해야 했던 이동국 선수는 입대 초반에는 그의 의지처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습니다. 대표 상비군에 들어가서도 히딩크가 떠났기에 잘만 하면 주전 자리를 꿰찰수 있었으련만 예의 그 게으름이 그를 더 이상의 선수로 만들어 주지 못했고, 최종 엔트리에 그의 이름은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훈련소를 마치고 다시 복귀한 이동국 선수는 분명 달라져 있었습니다. "군대가면 사람된다"는 말과 "군대가서 사람 버렸다는 말"이 공존한다지만  이동국 선수는 사람이 아닌 축구선수로 거듭 태어 난 것입니다. 급기야 그는 지난 6월 29일 국가대표로 소집이 되었고 연이어 부동의 공격수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그에게서는 황태자의 모습은 보기 어렵습니다. 군복을 입은 한사람의 군인으로서 거대한 국방조직의 일원으로서의 착실한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과거의 끈기없는 이동국 선수가 아니기에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장수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본프레레 감독이 제대로 보았고, 그가 지금 감독의 사랑을 한 몸에 가득 받는 황태자일지라도 이제 더 이상 그에게서 거만함을 찾아보기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이동국선수가 국내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동안 광주 상무팀은 자매도시인 중국의 광주시가 주최하는 4개국 초청 국제축구대회에서 우승을 하였습니다. 결승전은 광주시팀(중국의 꽝쪼우)과 치루었는데 2:0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하였습니다. 이제 이동국 선수는 당분간은 소속팀인 상무팀에서의 활동은 어려울것 같고 그만큼 상무팀의 전력은 공격의 핵이 빠졌으니 꾸려나가기 힘들겠지만 국가를 위한 대표팀 발탁은 개인의 영광이며 상무팀의 경사이기에 나머지 선수들로 빈 공백을 메워 나가야 할것입니다.

 모처럼 제 2의 축구인생을 시작하는 이동국 선수...모두가 바라던 국가 대표팀의 주 공격수로서 감독의 총애를 받는다는 이유로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었으니 최선을 다해서 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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