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속공예
이호관 / 문예출판사 / 1997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최응천,김연수 共著인 <금속공예>와는 그 방향을 달리하는 우리 금속공예의 대 해설서라고 할 수 있다. <금속공예>에서 다루지 않았던 각 시대별 특성과 공예가 우리 미술의 가장 큰 줄기임을 40여년간 이 분야에 종사해온 저자의 연구결과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자료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우리 나라에 금속제 유물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청동기 시대부터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의 각종 금속 용구에 대하여 시대별로 세분하여 설명하고 있어 각 시대가 갖는 금속공예의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18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크게는 총론과 우리 나라의 금속공예품, 통일신라시대 이후의 금속공예의  세 개의 파트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총론은 모두 4개의 꼭지로 우리 나라에서 금속문화가 시작하게된 시기와 금속이 어떻게 우리의 미의식에 담기게 되었나를 설명하고 있으며 주요 재료로 사용되는 金, 銅, 鐵 의 제조 과정과 산지를 밝히고 있으며, 금속공예의 종류와 우리 나라 금속공예에 나타난 문양과 이 문양이 나타나게된 의의를 담고 있으며 이 문양에 상감을 어떻게 했는가를 상세히 밝히고 잇다.

본론격인 한국의 금속공예품에서는 우리 나라에 청동기 문화가 유입된 경로와 가장 주된 청동기 문화의 산물인 요령식(遼寧式) 동검과 청동기 문화의 유입에 관한 제반 說을 논하고 있으며, 머리에 쓰는 의관인 관과 관모를 삼국시대와 가야시대로 구분하여 그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신라 금관을 비롯한 세계 어디에 내 놔도 그 우수성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우리 나라의 금속공예가 갖는 진정한 우수함이 무엇인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띠의 부착물인 과대와 허리에 매는 腰佩(요패), 귀거리(耳飾), 팔찌, 목걸이 등의 형태와 공예적 특성, 문양등에 대한 자세한 분석과 설명을 담고 있으며 일반 생활 장신구로 사용되던 비녀나 뒤꽂이, 가락지 , 동곶(비녀와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머리핀과 같은 역할을 하는 머리 장식용구)등에 대하여 문헌상 나타난 예를 비교하며 설명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뿐만아니라 금속 공예품의 제반 종류와 형식에 대해서도 상세히 구분하고 있어 이 분야의 전공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선학의 연구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세 번 째는 통일신라시대 이후의 금속공예를 다루었는데 범종부문에서는 우리 나라의 범종이 같는 특성과 문양, 또, 각 시대별 양식적 특성을 비교하여 분석하였으며 여기에도 역시 문양이 어떤 형태로 변화가 되었는가를 알 수 있게 하였다.  이 꼭지에서는 범종 이외에도 불교 의식에 사용되는 향그릇이나 향로, 그리고 쇠북, 정병을 비롯한 각종 불구(佛具)를 중국의 양식과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그 정확한 용도나 문양도 첨언해 주고 있다. 사리장엄구를 설명하는 부분에는 사리장엄구의 안치 방법과 형태를 상세히 설명하여 불사리를 모시기 위한 사리장엄구의 용도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하였고, 그 이외에도 각종 생활에 사용되던 장식용품이나 동경 등에 대한 한국적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각 시대의 발달했던 금속공예술에 대하여는 철의 유입 경로와 일본에 철을 공급하게 된 배경, 금속공예 제작기법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우리 나라의 금속공예의 발달 과정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 주고 있으며, 부록으로는 청동기 유물 출토지 현황, 주요 금속의 산지, 조선시대의 범종과 일본에 있는 우리 나라의 범종목록, 불사리 장엄구의 목록을 싣고 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우리 나라 금속공예품에 대한 개괄서로서의 모든것을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연구자료를 담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점은 필자도 읽기 어려운 한자를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별도의 설명이 없는 한자 위주의 설명으로 이 분야에 종사하고자 하는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며, 또 한가지는 책에 사용된 훌륭한 도판이 전부 흑백으로 삽입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재판과정을 거치면서 시정되리라 생각되며, 전반적으로는 우리 나라의 금속공예의 발달과정과 금속공예품에 대해 오랜 동안 연구를 해온 저자의 노고가 담긴 훌륭한 개괄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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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공예 한국 미의 재발견 8
최응천.김연수 지음 / 솔출판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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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책은  솔 출판사의 <한국 美의 재발견>씨리즈 8권으로 출간 되었으나 실제 이 씨리즈의 책은 현재까지 5권이 출판되었으며, 이 책은 그 다섯번째 출간 도서이다. 솔 출판사가 우리 나라의 문화유산에 대한 야심찬 기획으로 출간을 하는 씨리즈물인데 이 도서 출판이후 아직 후속 출판이 없어 기다려진다.

내용은 크게 두 꼭지로 나누고 있다. 첫번 째 꼭지인 "한국 금속 공예의 재발견"에는 금속 공예가 갖는 의미와 기원, 그리고 한국의 금속 공예의 발전과 특징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을 맛보기 형식으로 담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의 금속 공예의 시원적 요소가 인도나 중국에 있음에도 우리 나라만의 독창성과 특질을 가지고 발전 시켜 나간 한국의 금속공예의 장점을 논하고 있다.

두 번 째 꼭지는 "한국 금속 공예의 이해"라는 주제로 모두 5개의 작은 꼭지를 달고 있는데 대부분이 우리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불교 문화재를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 소 꼭지에서만 일상 생활 용구를 다루고 있다.  금속 공예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서라기 보다는유물 해설서 형태로 구성되어 이와 유사한 이호관 선생의 문예출판사刊 "한국의 금속공예"와 혼용하여 읽는 것이 실질적으로 한국의 금속공예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첫 번 째 소꼭지는 부처의 음성과 진리의 말씀을 뜻하는 범음구(梵音具)로 범종을 비롯하여 법고(북), 목어, 운판, 경자 등 소리를 통하여 부처의 진리를 터득하는 일승지원음(一乘之圓音)의 원만한 소리를 내는 도구들에 대한 설명인데 이 가운데서도 특히 범종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13개를 설명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쇠북이라 하는 금고(禁鼓)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두 번 째는 부처에게 올리는 공양구와 의례에 쓰이는 의식구로 향로나 정병, 발우, 금강령, 삼고저 등의 금속 공예품을 다루고 있으며, 세 번 째는 탑속에 모셔지는 부처의 사리를 장엄하는데 사용되었던 사리장엄구로 불신사리와 함께 탑속에 넣어졌던 사리장엄구, 용두보당, 풍탁, 금동대탑, 소탑 등의 금속 공예품을 다루고 있다.

네 번 째는 각종 신앙 생활에 사용되는 용품으로 생활속에서 신실한 믿음을 지속 할 수 있도록 작은 규모로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했던 경상(구리 거울에 부처나 사천왕상 등의 조각을 더 한것)이나 호신불, 호지용 경전, 경통(경전을 넣는 작은 통), 불감(부처가 모셔진 작은 용기)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중에서도 경전을 넣고 다녔던 호지용 경전의 상자로 책가방 처럼 생긴  겉모습의 아름다움은 그만큼 신앙적으로 숭상하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꼭지는 촛대, 거울, 소호, 수반,화로,주전자,장식함 등 주로 우리의 생활 용구로 늘 사용하는 생활용품중 금속으로 제작된 생활용품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이 책에서는 변화의 과정이나 시대적 양식을 주 내용으로 하지 않고 하나의 금속 공예물이 갖는 의미와 그 공예물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고  조성연대와 규모, 길이 등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으며, 중간 중간에 "알아두기"라는 코너를 마련하여 우리 나라의 범종 제작과정, 일본에 있는 한국 범종 등등 알아두면 상당한 지식이 되는것들을 따로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책임 집필 부분이 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범종과 향로등 불구에 대해서는 최응천이, 그리고 사리 장엄구에 대해서는 김연수가 각각의 전공을 살려 집필을 한것으로 보여진다.  금속 공예는 그것이 갖는 공예적 기법과 더불어 금속에 새겨진 문양도 매우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문양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으나 문양의 중요성을 인식해서인지 권말 부록에는 '범종의 구조'와 더불어 '문양 연표'라는 독특한 연표를 작성하여 시대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문양을 연표 형식으로 만들어 실었다. 이러한 시도는 자칫 그 시기에 나타나는 문양으로 대변될 수 있는 소지를 담고 있어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나 금속공예에 나타난 문양으로 한정을 하여 연표를 작성하였기에 많은 참고 자료로 활용이 되리라 본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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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서재에 들어올 때 마다 다른분의 서재처럼 꾸미지 못함이 못마땅 하기도 합니다. 물론, 저 혼자만의 서재라면 그냥 대나무라도 이엉처럼 엮는다면 어떻겠냐마는 그래도 이곳을 찾아주시는 님들께 뭔가 조금은 멋있게 보이고, 한편으로는 말 그대로 이뻐 보일 수 있는 서재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알라딘의 이미지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이미지가 있어 그 이미지를 선택하면 이상하게 잘려 버리거나 길게 늘어져 버립니다. 그건 그렇다치고라도 서재 이름이라도 목각 형태로 넣고 싶지만(제 명함의 이름과 숫자가 목각 형태인데 그런대로 제법 고풍스럽게 잘 어울리는것 같았습니다) 알라딘 어디를 둘러 보아도 다른 님들 처럼 마술을 부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지 않았더군요.

어느 님은 삐뚤 빼뚤~ ...원래 심성이 그러신지는 몰라도 그런 모습도 나름대로 강한 개성이 있어 그 님의 서재만 생각해도 문패가 기억이 나고 또, 배혜경님 처럼 좌우를 누르면 다른 그림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거야 시뻘건 문패에 멋 대가리는 커녕, 멋 꼬리 조차 없는 문패를 달고 있자니 우체부가 제대로 찾을 수 있을런지도 모를 지경입니다. 이미지에는 제법 많은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이걸로 했다가 또 저걸로 하고.....그렇게 수 없이 해 보았지만, 그나마 지금 것과 이 바로 전의 책꽂이 모습이 가장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문패가 밋밋하기만 한 저와 어찌 그리 꼭 빼 닮았는지.... 도무지 변통이라고는 모르는 고지식함이 문패에서 뭍어나는것 같기만 합니다. 저야 뭐...  이 속이 저만의 공간이니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한들 부족함이 있으랴마는 찾아오시는 님들께 조금 더 이쁘고 아름다움을 선사해 드리지 못함이 미안할 따름입니다. 아마도 이게 컴을 다루는 제 한계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20년 가까이 해 온 독수리 타법이라 타이핑 속도는 느릴것 같지만 그래도 오래 갈고 닦아서인지 분당 300자 까지도 가능하여 글을 올리는데 있어 별로 어려운점은 모르겠지만 각종 요술로 치장을 하는 부분에는 완전히 무지를 들어내고 말아야 하는 처지가 자못 한심스럽기까지 하답니다.

그런데 어때요....문패가 낡아 주인장 이름이 안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집안에 들어서면 별천지이고 많은 보화가 있다면야 괜찮지 않을까요?  흥보전에 보면 금은 보화도 번듯한 궤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물이나 퍼야하는 박 속에서 나오잖아요?  그래서 비록 문패는 허름해도 이곳에 각종 금은 보화 못지 않는 보배를 담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편입니다. 오시는 님들께 한잔의 차를 대접해 드리지는 못할 망정 이곳에서 많은 것을 가슴속에 담아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지붕 올리기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나중에 제가 지붕올리는 기술을 알게 되어 초가 이엉이라도 성실하게 엮어 올리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현 단계에서는 그저 이렇게 움집에서 살려고 합니다. 저 하나 다리 뻗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으니까 말입니다.(그런데요.....사실은 컴에 무지인 저 자신을 숨기기 위한 하나의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살짝~ 말씀 드립니다)

                                                                                       < 如             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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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5-1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 저도 대단한 컴맹입니다. 님의 서재지붕, 문양이 참 맘에 드는데요. 그리고 님의 말씀처럼 담긴 내용이 더 중요하죠^^

비로그인 2004-05-1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패가 마음에 드신다니 고맙습니다. 하긴 스스로에게 주는 위안입니다만 무척 소박하죠? 막사발 같다고 여기고 그냥 놔 두렵니다. 님의 말씀처럼 담긴 내용이 더 소중한데 제대로 담긴것이 없어 소리만 요란한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책방님께서도 이곳에 많이 퍼 담아 주시기 바랍니다

가을산 2004-05-1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어떤지요? 

 

 

저도 잘 못하지만, 맘에 드는 사진을 포토샵으로 가로 29cm, 세로 2cm 크기로 잘라서

서재 주소 적고 하면 지붕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연습삼아 하나 만들어보았습니다.


비로그인 2004-05-19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아~~ 정말 지붕이고 좋군요...아....포토샵에서 작업을 한것을 가져 오는 방법이 있었군요. 그런데....지금 만들어 주신것은 제가 구태어 포토샵에 가지 않아도 되게끔 해 주셨답니다...문제는 이걸 어떻게 제 앙상한 솟을 대문의 틀 위에 올리느냐는 것인데요...연습이 아니시라 제게 선물을 주시는것 같아 감사말씀 드립니다.

비로그인 2004-05-19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나름대로 가을산님이 주신 그림을 오려서 제 지붕에 붙여보았습니다. 깜쪽같죠? 고맙습니다. 말 그대로 대궐을 하나 이게 된것 같고 훨씬 고즈녁하여 운치가 담겨 보입니다. 가을산님께 다시 한번 머리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프레이야 2004-05-19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이 님께 주신 기와지붕이 멋집니다. 님의 서재 성격과도 잘 어울리네요. ^^

ceylontea 2004-05-19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붕 분위기 너무 좋아요.. ^^

비로그인 2004-05-19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덕에 정말 분위기 있는 지붕을 머리에 이게 되었습니다. 밑에 있는 난초가 마치도 지붕의 기와밑에 담겨 있어 더욱 청초해 보이는것 같고 기와지붕의 합각도 너무 멋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starrysky 2004-05-2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붕이 너무너무 아름답습니다. 수수께끼님 서재 분위기와 잘 어울리네요. (사실 수수께끼님 서재에 이제 막 발걸음을 들여놓은 참이라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못했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종종 들러서 조심조심 보다 가겠습니다. ^^
 

1.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청주에 있는 한국공예관 2층에서는 청주불교방송의 후원으로 조선 찻사발展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특별전 형식으로 "오백년만의 귀향"이라는 주제를 달고 50여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귀향(歸鄕)이라는 말은 고향을 찾아 왔다는 뜻인데 결국은 임진왜란 당시의 조선시대에 수탈해 갔던 찻사발중 일부가 되돌아와 전시회를 갖게 되었다는 것일겁니다. 50여점의 찻사발들은 나름대로 형태의 아름다움을 지녀 어떤것은 굽이 높다란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것은 아래와 위의 속지름이 같은것 등등 다양한 형태의 찻사발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16세기 일본의 무장(武將)이었던 '다케다 신겐'이 사용했다는 찻사발도 있습니다.

2. 세계적으로 백자가 유명한 지역은 동서무역의 교량 역할을 했던 이스탄불 지역이었습니다. 토프카피 宮에는 이런 도자기가 상당수 진열이 되어 있는데, 우리의 정서와는 전혀 맞지 않는 고급스럽고 실용성이 배제된 형태로 루비, 사파이어, 에머랄드 등의 보석이 도자기에 박혀 있습니다. 주로 페르시안 도자기라고 알려진 도자기들은 우리 도자기와는 달리 오색찬란한 빛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도자기가 갖는 기능보다는 우선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여지를 담아 둔 서양인의 감상기준을 만족시키기에 적합하도록 도자기가 만들어 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미적 기준이 내재된 심적 아름다움보다는 외재하고 있는 미적 아름다움에 우선하여 제작하였음을 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외적 치장에 상당한 노력을 해 온것이라 하겠습니다.

3. <찻사발>이라고 합니다만 실은 <막사발>이라는 용어가 더 어울리는것이 조선 백자로 만들어진 그릇들이 아닐까 합니다. 분명 조선백자가 분명함에도 아직도 그 용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결론이 난것이 없습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차(茶)를 다리기 위해 만들어 사용하던 사발이라는 주장과 이와 달리 스님들의 탁발에 사용되던 밥그릇인 '발우'라는 주장도 있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일본에 있는 26점 모두가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 귀하게 여기고 있음에 빗대어 우리 나라에서 개 밥을 담아주던 막그릇이 바로 <막사발>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너무 터무니가 없는것 같습니다. 우리가 어렸을때 개나 소를 키우는 모습에서 보았듯이 깨어진 가마솥이나 찌그러진 냄비 등 더 이상 사람의 생활용기로 활용하지 못하게 된것을 개나 소의 먹이통으로 사용하였었고, 이러한 금속제의 생활 용기 이전의 여물통은 통나무를 파서 만든것에 여물을 담았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4. 일본인들은 이런 <막사발>을 오오사카 城(大阪 城)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하였고, 그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라고 무가보(無價寶)의 위치에 우리의 <막사발>을 올려 놓았습니다. 심지어는 군주제도의 막부 시대에 상대방의 공격에 힘으로 버틸 수 없을 때 서로간의 유화를 목적으로 항복을 하며 가는 길에 소지했던 것이 바로 <막사발>이었고, 이 <막사발>을 받은 군주는 너그러이 용서를 해 주었었습니다. 일본에서 국보로 지정된 막사발을 구경을 하고자 하면 공개를 잘 안하는것은 물론이고 겨우 사정사정을 해서야  공개를 하게되면 그 소장자는 매우 번잡한 절차를 거쳐 공개를 합니다. 일본에서 국보로 지정된 조선의 막사발을 '이도자왕(井戶茶碗)'이라고 하는데 이 그릇들은 모두 오동나무 상자로 만들어진 보관함 속에 다시 금이나 은으로 함을 만들고 그 속에 조선의 <막사발>을 넣어 보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소위 우리가 <막사발>이라고 부르는 도자기 하나에 이렇게 엄청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것입니다.

5. 세계 도예의 대가인 Bernard Rich는 이런 <막사발>을 보고 "이 막사발처럼 없으면서 있는것 같은 색과 투박한 촉감을 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내 곁에 있다면 얼마나 편하고 남을 행복하게 할까?" 라면서 울부짖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럼 도대체 함부로라는 의미가 강한 <막>이라는 접두어가 들어간 사발 하나가 왜 이렇게 일본인들을 사로잡고 도예의 대가가 울부짖을 정도가 되었나가 궁금할 것입니다. 바로 그 점이 조선 <막사발>이 담고 있는 "내재적인 미"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검소하고 소박하면서도 도자기로서의 단아함을 잃지 않는 조선 백자 특유의 '멋' 때문일것입니다.

6. 조선의 백자는 서양의 백자처럼 시선을 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시골의 순박한 아낙네처럼 넓직한 낭군의 등 뒤에 숨어 다소곳이 지켜보는 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함부로 먼저 나서기를 하지 않으며 자신이 이루어 놓은 공도 모두 낭군의 공으로 돌리는 그런 서민적인 멋과 맛이 바로 조선 자기에 담긴 참 뜻 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조선 도기가 바로 서민적 표출로서 만들어진것을 의미하며 백자이면서도 서양의 도자기 처럼 우유빛 광채(乳白) 를 내지 않는 소박한 회백(灰白)으로 그렇게 눈부시게 희거나 화려하지 않은 백색을 담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막사발>의 모습을 보면 잘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은 어디에고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만들어지는 대로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다 보니 형태가 각양각색이 아닐 수 없으며, 유약도 일정하게 곱게 발라진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은 유약이 덩어리지고 또 어떤것은 그저 유약이 슬쩍 묻어만 간 흔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시에 이 <막사발>을 만들던 도공들은 단순히 도자기의 거친 면만을 없애려는 노력으로 무엇보다 서양의 도자기처럼 눈으로 보는 도자기가 아닌 실용적인 도자기로 생각하여 제작에 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지다보니 <막사발>은 그저 뒤꼍의 장독대에서 간장을 퍼도 되고, 시원한 열무 김치를 담는다던가, 구수한 된장국이 담기면 딱 어울릴 것 같은 그런 수수하고 꾸밈 없는 모습으로 탄생하게 된것이며,그나마 조금 고급스럽게 사용하는 경우라면 떨뜨름한 녹차잎 몇 개로 다려지는 녹찻잔으로 사용이 되었을 때 일 것입니다. 여기에는 일본인들의 얍삽함도 없으며 구태어 궁중의 임금님 수랏상에나 올라가려고 노력했던 관요(官窯)에서 제작했던 도자기의 화려함을 닮을 필요도 없었던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서민이 다루기에 어려울 정도의 거만함이 배어 있다거나 기생 오라비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기녀처럼 이쁘게 꾸미지도 않았습니다.

7.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막사발>의 미는 제작자 보다는 사용자이며 약탈자인 일본에서 더 가슴깊이 담겨진 미를 먼저 읽고 간직 했다는 것입니다. 이런것은 우리의 짧은 심미안적 안목을 탓해야 하는 것인지...아니면 모조리 쓸어가 버린 일본인에 의해 미쳐 두고 두고 감상을 하며 그 심연에 담긴 아름다움을 논할 기회를 갖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부끄럽게 여겨야 할 일인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돌아가신 간송 전형필 선생은 고려 자기에 심취하여 어디서 어렵고 비싸게 구입한 고려 자기 찻잔이라도 손에 들어오게 되면 가까운 지인들을 불러 고려 자기에 술을 따라 마시며 흥에 겨워 대취했다는 일화도 있는데 감히 조상의 얼이 담긴 소중한 유물에 어찌 술을 따라 마실 수 있겠느냐는 질책도 있겠지만, 일본인의 손에 있던 우리의 보물을 되찾았다는 안도감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에 흩어져 있던 조선의 <막사발>은 일본의 국보로 지정이 되어 소중히 보관되고 있으며, 그외 일부의 <막사발>은 우리 나라의 수집가에 의하여 다시 우리 손에 들어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경북 예천과 지리산 자락에서 조선의 <막사발>을 재현하기 위한 도공의 끊임없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많은 우리 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막사발>이 주는 심적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말 그대로 <막사발>이기에 함부로 나뒹굴었던 사발로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회 처럼 서민과 가까이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에 그만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고보니 <막사발>이라는 용어는 아주 훌륭하게 이름 붙여진 용어인것 같습니다. 그 <막사발>이라는 용어에 담긴 의미야 말로 순수하고 꾸밈없는 우리네 서민적 심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주말경에는 7월 8일까지 계속되는 "5백년만의 귀향"을 반기는 의미로 가족과 함께 청주의 한국공예관을 찾아 <막사발>에 담긴 의미를 새겨보는것이 어떨런지요.....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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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 지음 / 학연문화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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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1960년 광복 15주년을 맞이하여 <고고미술동인회>가 발족되어 <考古美術>이라는 회지를 만들어 활동할 초기 단계의 저자 정영호 박사가 작성한 논문과 보고서를 위주로 하고있다. 우리 나라 미술사학(고고학 포함)의 1.5세대라고 할 수 있는 저자는 당시에 전국의 문화 유적을 찾아 그 보고서를 썼고, 또 새롭게 발견된 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무수히 많이 썼는데, <考古美術> 100호까지의 합본에서 찾아보면 저자는 정말로 열심히 찾아다니며 학계에 새롭게 보고되는 문화 유적에 대하여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저자 정영호 박사는 개인적으로는 필자의 영원한 스승이다. 따라서 제자가 스승의 저서에 대하여 왈가왈부 한다는것 자체가 무척이나 불경스러운 일이라는것은 부정하기 어려우나 당시의 여건이나 교통편, 그리고 기본 자료의 부실은 자칫 조사자의 정확한 조사에 장애를 가져다 줄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한것도 아니고 어디 쉽게 숙식을 해결할 장소도 마땅치 않은지라 심산유곡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문화재를 시간을 갖고 찬찬히 조사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렇게 어려운 여건속에서의 조사를 통하여 <考古美術>誌 1호부터 185호에 걸쳐 게제되었던 저자의 보고서와 논문을 총망라하고 있다. 저자는 시대가 변하여 보고 당시의 분위기가 현재와는 다소 동떨어짐을 인식하고 가급적 <考古美術>에 게제되었던 그대로를 옮겨 조사 당시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후학들이 느끼며 연구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실제 게재된 내용에 있어 어느 경우는 보고서라고는 하지만 현장의 정황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도 다수 있어 당시 우리나라 고고학과 미술사학의 위상을 알 수 있는데 요즘 이런 보고서를 제출했다가는 두들겨 맞기 쉽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102편의 논문과 보고서는 당시로서는 매우 중요하였으며 中原 고구려비를 비롯한 다수의 유적이 국가지정 문화재로 등재되는 결실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책의 내용은 . 1. 사찰 및 사지  2. 석탑  3.불상  4. 부도 및 석등  5.금속공예  6. 고고미술의 현장 으로 크게 여섯 꼭지로 구분을 하였다. 매 꼭지의 내용은 p97의 내용처럼 총 7줄로 간단하게 현상만 보고한것이 있는가 하면 p 154부터 설명되는 구산선문(九山禪門) 가지산파의 宗刹인 寶林寺의 경우에는 비교적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하는 전공자에게 이 책의 내용은 필요로 하는 내용의 부족함을 느끼게 될 수도 있겠으나 당시 첫 조사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보고가 되었는가 하는것으로 이해를 하면 될것이다.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는 답사와 조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하여 그 정도(正道)를 예시해 주고 있다. 유물 조사시에 그 동네에 오랜동안 살고 계신 노인들께 과거에 들었던 내용이나 목격했던 내용을 청문(聽問)하므로써 유물 조사의 정확성을 기하고자 한것이라던가 '탑골' '부처골' 등등 동리 이름이 유물과 관계가 될 경우에는 분명 유물이 어디엔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여 끈질긴 조사를 펼치는것 등은 후학들이 본받아야 될 조사자의 자세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조사할 당시는 지금부터 40여년전으로 그동안 저자가 조사했던 유물에 대한 많은 추가 조사가 진행이 되었으며, 이러한 후속 조사는 처음 조사시의 보고서와는 다른 보고 내용을 담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게 되었다. 유물에 대한 편년編年이나 유물 명칭도 많이 바뀌었고 심지어는 초기 조사에서 미진하였던 부분이 후속 조사에서 발견되어 국가지정 문화재의 지정 명칭을 바꿔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했다.

이 책의 제목에 "~ 첫걸음"이라고 붙인것은 독자의 입장에서 붙인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는 저자의 고고학자로서의 활발한 활동의 초기 시절이기에 저자 스스로의 첫걸음임을 밝히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이 최근 조사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해서 이 책을 폄하할수는 없다. 문화유적에 대한 정확한 조사 보고서도 없이 단순하게 일제 강점기에 세키노(關野貞)가 조사한 내용만이 광복후의 미술사학계에서의 참고자료였던 시기이며 불모지나 다름 없던 문화재에 대한 조사를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조사한 내용이기에 당연히 많은 부분에서 누락되거나 잘못 판단되는 경우도 있으나 저자의 각종 보고서나 논문은 초기 미술사학의 밑거름이 되었음은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책을 대하며 과거 초기의 우리 나라 미술사학자나 고고학자의 문화재를 보는 관점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  6.25 한국 동란을 거치며 전국의 산하에 상처입고 쓰러져 신음하고 있던 우리 문화재를 찾아 조사 활동을 벌이며 그 조사내용을 발표하는등 우리 문화재 알리기에 젊음을 바쳐 앞장서왔던 노교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고 싶을뿐이다. 저자뿐만 아니라 당시에 이러한 활동을 묵묵히 해 왔던 미술사학자와 고고학자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찬란한 우리의 문화 유적을 눈으로 감상하며 마음속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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