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요일인 어제는 동아마라톤 대회가 열렸습니다. 역사가 깊은 대회이며 수많은 국가 대표를 배출한 대회로 이번 대회는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할 한국 대표선수 선발전을 겸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2시간 6분대의 선수가 초청이 되었고 우리 나라에서는 이봉주, 지영준 선수등 올림픽을 목표로 동계 기간동안 훈련에 임했던 선수들이 참가를 하였습니다. 올림픽 출전 자격은 어느 대회건 관계 없이 국제 육상연맹이 인정하는 공식 경기에 참가하여 2시간 12분 안쪽의 기록을 수립하면 참가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이 기록 또한 올림픽이 열리기 1년전부터 올림픽 직전 까지 작성된 기록에 한하고 있습니다.

2. 우리 나라 선수들 중에는 상무 선수로 임진수 선수가 이번 마라톤에 참가를 했습니다. 이 선수의 기록은 2시간 12분대 선수로 이번 대회에서는 2시간 10분대를 목표로 참가를 하였습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한국 대표로 선발되어 아테네에 참가하는 것이었습니다. 한양대학을 졸업하고 한국 마라톤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코오롱 팀에 몸담고 있다가 입대를 한 선수인데 체격도 작으며 몸도 무척 마른 체형의 선수로 일반적인 마라톤 선수의 기준보다 조금 왜소한 편입니다. 작년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 대회에서는 3위를 한적도 있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것이라는 예상을 하였었으며 동계 훈련기간 동안 꾸준한 연습을 통하여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3. 일요일 08시....대회는 시작 되었습니다. 출발 신호와 함께 달리기 시작한 대열은 곧 바로 선두 대열과 후진 그룹으로 분리가 되었습니다. TV로 중계를 지켜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선두그룹은 20여명의 선수로 내달리기 시작을 하였는데 다른 여타 대회와 달리 2진 그룹이 형성되지 않았고 선두는 후진 그룹과는 상당한 차이를 두고 달리게 되었습니다. 처음 5Km의 주파 기록이 13분대로 이는 100M를 거의 16~7초에 주파하는 속도였습니다. 페이스 메이커라고 하여 주최측에서 신기록 작성을 위하여 선수와는 별도로 일정 기간만을 달리는 조건으로 초청이 된 선수가 있는데, 이 선수가 주최측의 요구대로 앞장서서 달리게 되다보니 전반적으로 스피드가 빨라진 것이었습니다. 상무의 임진수 선수의 5Km 평균 속도가 14분 중반인것에 비하면 엄청난 빠르기이며 이렇게 달릴 경우 기록은 2시간 6분대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4. 10Km에 이르자 이제는 완전한 선두 그룹이 형성이 되었습니다. 7명의 선수가 선두 그룹에서 앞서거니 쳐지거니 달려 나가다가 35KM 지점에서 지금까지 앞장서서 달리던 페이스 메이커가 빠지고 먼저 치고 나오는 선수가 앞서면서 마지막 레이스가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역시 작년도 우승자인 남아프리카 선수가 치고 나오면서 앞서 달리기 시작을 했습니다. 이 선수는 작년도에 이 대회에 페이스 메이커로 참가를 했다가 1위를 한 선수였는데 그의 마지막 스퍼트는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이 선수의 스퍼트를 우리의 기대주 이봉주 선수도 잡지를 못했습니다. 원래 이봉주 선수가 마지막 스퍼트가 좋기로 알려진 선수인데 도무지 따라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고 결국 이봉주 선수는 5위로 결승점을 통과 했습니다. 그리고는 1위 선수의 여유있는 모습과는 달리 상당히 지친 모습을 보였습니다.

5. 상무의 '임진수' 선수는 9Km 지점부터 쳐지기 시작하여 2위 그룹이 없이 줄곧 혼자 외롭게 독주를 하여 전체 15위, 한국 선수로는 2시간 16분 23초라는 기록으로 4위를 하였습니다. 결국 아테네 올림픽 참가는 물 건너간 셈이 되어 버린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기록에도 훨씬 못미치는 기록을 낸 것입니다. 아침에 '임진수' 선수와 함께 할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내와 국외 선수에 대한 시상을 따로 하여 목에는 메달을 걸고 상금도 받았습니다.(통상 마라톤은 6위 까지 시상을 합니다) 어제의 경기에 대해 물어보니 처음에 선두가 치고 나가는데 그렇게 빠르게 달려 나갈줄은 몰랐고 나중에 오버페이스가 됨을 알고 자신의 페이스로 달리게 되었으며 후진 그룹은 보이지 않아 외롭게 혼자 레이스를 펼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버페이스로 인해 중간에 기권도 생각했었지만 군인으로서 끝까지 달리자는 생각으로 완주를 했다고 합니다. 저는 '임진수' 선수에게 잘했다고 격려를 해 주었습니다. 올림픽 참가를 못하게 된 선수보다 더 안타까운 사람이 또 누가 있겠습니까? 그 누구보다 안타까워할 '임진수' 선수에게는 지금 따뜻한 위로의 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6. 마라톤 선수 1명을 키우는 일은 엄청 힘드는 일입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듯 마라톤 선수들은 42.195Km를 달리고 나서도 우리 처럼 숨을 할딱~거리지 않습니다. 그것이 타고난 천성이든 아니면 오랜 훈련을 통하여 숨쉬기가 익숙해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선수들은 온 힘을 다 쏟고도 그 다음날은 회복 훈련을 통해 몸을 추스려야 합니다. 그리고 마라톤은 통상 출전 6개월 전부터 훈련에 돌입하여 10일 전에는 식이요법으로 최종 마무리 하며 컨디션을 조절해 나갑니다. 또한 평시 훈련시에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고기류 위주의 고단백 식단으로 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선수들에게 들어가는 식사대도 만만한 금액이 아니며 이런 형편이다보니 웬만한 대기업이 아니고는 마라톤 선수를 육성할 수 없답니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로 삼성, 코오롱 등 대 기업에서 팀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지방자치 단체별로 마라톤 선수를 육성하기도 하지만 이는 전국체전에서의 점수 획득을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이며 따라서 훈련 등 제반 여건의 불비속에서 마라톤 선수라는 명칭만 가지고 전국 체전을 준비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상 상무에서도 마라톤 선수를 육성하기가 힘든 형편입니다. 선수들의 급식이 일반 사병보다 낫다고는 하지만 평균 칼로리는 태능 선수촌에 비하면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상 선수를 뽑는것은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함입니다.

7. 저는 '임진수' 선수의 동계 훈련장을 방문하여 이 선수의 훈련 상태를 살펴보기도 하였습니다. 지난번 영천 출장이 바로 '임진수' 선수의 훈련모습을 살피러 다녀 온 것이었습니다. 마라톤 선수가 매일 42.195Km를 달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만한 거리를 인터벌과 조깅 등으로 매일 달리는 연습을 합니다. 경기 치고는 참 재미없는 경기가 육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조로움의 연속이라 아니할 수 없답니다. 더구나 상무에서는 전 육상 종목을 다 가르킬 수 없어 국가대표인 '임진수'선수도 코오롱에 위탁하여 훈련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제 또 다시 조일 마라톤을 준비해야 합니다. 최소한의 준비기간이 6개월이다보니 그동안 이번 동아마라톤을 위하여 한번도 쉬는 날을 갖지 못했음에도 단 며칠간의 휴가만 주어질 따름입니다. 마라톤 선수의 영광은 달리는데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더 이상 달릴곳이 없을 때 경기는 끝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 이제 또 다시 그들은 일반인이 지겹다고 여길수도 있는 그들만의 훈련에 돌입을 하게 됩니다. 앞서가는 사람의 등이 보이지 않는 순간을 위하여....  저 멀리 결승점의 테이프가 팽팽해진 순간을 목격하며 첫번째로 그 테이프를 통과하기 위하여 이제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과 같아 좌절하면 영원히 굴복하거나 포기 하는것이 아니라 늘 새롭게 도전을 하며 언젠가 정상에 설 날을 꿈꾸는 마라톤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와 격려를 보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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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3-15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외로워보이고, 강해보이는 선수가 마라톤선수라고 늘 생각되더군요.
일어나 새로운 도전의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 그들에게, 또 우리에게 힘찬 박수를...
 

1. 어제 저녁... 청주 예술문화회관 2층에서는 전국 각지의 애란인들이 전시회에 출품한 기 백분의 난이 자웅을 겨루었습니다. 전국 각지의 애란인들이 지난 1년간 애지중지 얘배하던 난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심사위원들에게 자신을 뽑아 달라고 아양을 떠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6시가 되어 퇴근을 하고는 부리나케 달려갔음에도 6시부터 시작한 심사가 끝나지 않았을 정도로 출품된 난들의 우열을 가리기가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오니 그제서야 '대상'이 결정이 되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상'이란 상중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상인지라 '대상'이 결정되었다는 것은 심사가 다 끝났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의 대상은 '복륜소심'이 차지하였고, 끝까지 이것과 자웅을 겨루던 '홍화소심'은 최우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2. 저도 몇 분을 출품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은근히 기대를 가졌던 꽃은 '빨강꽃'이었습니다. 꽃대를 3대나 달았고 잎장이나 여러가지 상태도 최상이었기에 당연한 기대라고 할 수 있었지요...그런데 결과는 '꽝' 이었습니다. 제가 서울에서 근무를 하는지라 난실에 위탁배양을 부탁을 했었는데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한 것입니다.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는 말은 꽃은 다 피었는데 '꽃대'를 올리지 못해 바닥에 붙은것 같아서 소위 관상미가 떨어진다는 것이었으며, 겸하여 적어도 전시회에 출품을 하려면 배양을 목적으로 하는 난분이 아니라 전시용 난분으로 갈아줘서 남들이 보기에 좋도록 해야 함에도 키우던 그대로 출품을 하다보니 지저분 하고 흙탕물이 튀겨 말이 아니었습니다. 원래는 아파트에서 키우던 나이었는데 제가 집을 떠나 있었기에 제대로 관리를 할 수 없어 난실에 위탁배양을 했었는데...아마 난실 주인도 자기 난을 돌보듯 하였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제대로 꽃대를 올리지 못했던것 같았습니다.

3. 속으로는 내심 기대를 가졌었고, 수시로 '꽃대'의 상황이 어떤가를 전화로 물어보았었기에 그래도 어느 정도는 꽃대가 올라왔으리라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제가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하여 전시회에 출품된 제 난을 보니 조금은 너무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빵강꽃'은 앵두같은 색으로 이쁘게도 피어 있었습니다. 제가 허탈한 마음을 달래려고 난분을 들고 어느 정도의 '화형'과 '색'인가를 살펴보는데 심사를 맡아보셨던 많은 분들이 제게 와서 하시는 말씀이 "꽃은 참 좋은데 꽃대가 안올라 왔고, 배양분에 그대로 내는 바람에 아깝게 수상권에서 멀어졌다", "홍화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을 난초다", "명명(이름을 붙여주는 것)을 해서 잘 키우면 아주 좋을 꽃이다"...등등 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을 하면 "참 좋은 난으로 상을 받을 수 있었는데 전시 준비가 부족했다"...였습니다.  그 말씀들이 그나마 제게는 커다란 위안이 되었고, 제 난을 제가 관리를 하지 못했음에도 잠시라도 위탁 배양을 맡았던 난실 주인을 원망했던 일이 부끄러워지게 되었습니다.

4. 그나마 더욱 다행스럽고 위안이 되는것은 꽃이 워낙 좋은지라 두 개의 난 잡지에서도 수상외의 난초임에도 잡지에 넣기 위해 사진을 펑펑 찍어갔습니다. 뭐...말씀 드리자면 그만큼 좋다는 제 자랑입니다.  하여간 다음달 난 잡지에 제 난 사진이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이번에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이제 난들은 정말로 자기의 난 처럼 잘 길러주는 분이 운영하는 난실로 옮기고 있으니 이번 한해를 또 열심히 배양하여 더 좋은 모습으로 전시회에 출품을 하라는 충고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될것 같습니다. "난"이라는 식물을 "기다림의 미"라고 하는 이유가 1년이라는 세월을 지극 정성으로 돌 보아야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기에 붙여지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꽃꽂이처럼 어떤 재료를 이용하여 만드는 작품은 기왕에 마련된 재료에 작가의 창작성이 듬뿍 담겨있다고 하나 난이란 열심히 기르지 않으면 결과는 늘 "꽝"으로 1년 농사를 헛 짓게 되는 것이랍니다.

5. 이번 난 전시회는 청주의 문화예술회관에서 오늘부터 열리고 있습니다. 3월 12일~ 3월 14일 까지입니다 가까이 사시는 분들은 주말을 이용하여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가벼운 봄나들이를 다녀 오시면 좋으실 겁니다.  저도 이제는 새로운 마음으로 분갈이도 하고, 또 오래된 난석은 바꿔도 주면서 주인의 사랑이 듬뿍 담긴 난 배양 체제로 접어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정말로 자랑스럽게....제가 잘 길러서 이쁜 꽃을 피웠고, 그 결과 이러이러한 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이곳에다 자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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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즌을 맞아 벌어지고 있는 2004년 배구대전도 이번주부터는 4강이 겨루는 결승 리그를 치루게 됩니다. 그동안 모두 다섯 차례의 순회경기를 갖고 매 대회마다 등위에 따른 점수를 부여하여 상위 4개팀이 결승리그를 치루는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이 됩니다. 삼성화재가 60연승이라는 대 기록을 세우며 앞서나가는 것은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하여 우수선수를 확보한 팀이기에 예의 삼성의 일류정신이 담겨 있으며, 따라서 당연히 최강이 되어야 할것이고 매 경기 승리로 인하여 획득한 점수가 가장 많습니다. 그 뒤를 이어 LG,대한항공이 4강에 합류를 했고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혼전을 벌이는데 어제(3월 9일) "상무"가 한전을 3:0으로 이기면서 막차로 4강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결승리그는 두팀씩이 3전 2선승제로 이번 주말부터 부산에서 경기를 갖게 되며 이긴팀 두 팀이 마지막으로 결전을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2. 우리 나라의 배구 선수층은 그리 두터운 편이 못되는 형편입니다. 그 사실은 실업팀이 6개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저변이 엷은 경기종목이 그나마 세계대회에 나가서 상위권을 유지 한다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선수들 중에서도 군에 들어올 대상자는 많지 않습니다. 우선은 올림픽 3위 이내면 면제가 되고 아시안게임에서도 1위를 하면 면제가 되는데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어 아시안 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하여 면제 대상자가 된 우수한 선수도 다수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실제 입대를 하는 선수는 국가 대표팀에도 못 끼는 그저 그런 선수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선수들을 뽑아서 군 특유의 정신...그 중에서도 雖死不敗(수사불패: 죽을 수는 있어도 질 수는 없다)의 "불사조 정신"으로 지옥같은 훈련을 통하고 담금질하여 일류 선수의 기량에 버금가는 선수로 육성을 하게 됩니다. 말이야 쉽지만 감독("지도관"이라고 합니다)의 정성과 선수 육성에 대한 혼이 담겨있기에 가능한 일이며, 이를 따라주는 무명 선수들의 오기가 합쳐져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고 봅니다.

3. 이 선수들중 '신경수'라는 선수가 주포로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인데 2차전 때 블로킹을 하던중 상대 선수가 네트 가까이에서 강하게 스파이크를 넣고 난 다음의 손이 이 선수의 새끼손가락과 충돌하면서 골절을 가져왔습니다. 주포의 부상은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손가락에 쇠 철심을 박아 넣는 3개월의 진단이 나온지라 선수는 물론이고 팀을 맡은 감독의 마음인들 편할리 있겠습니까?  그 결과 3차전과 4차전은 전패의 수모를 안게 되었습니다. 주포가 빠지니 공을 올려주는 세터가 마땅하게 공을 올릴 선수를 찾지 못하게 되었으며, 그 막강했던 강 스파이크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신경수"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선수 전체에게 미치는 영향도 커서인지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지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군인정신으로 경기에 임한다 해도 기술의 한계가 있는데 우격다짐으로 한다고 될 턱이 없겠지요.

4. 벤치를 지키던 " 신경수" 선수도 답답했던지 통합병원에 가서는 부러진 손가락에 박혀 있던 두 개의 철심을 뽑았습니다. 그리고는 3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자신의 공백으로 팀이 진다는 생각을 하니 부상이라고 그저 붕대만 감고 있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훈련을 조금씩 하다가 드디어 어제 경기에 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결과는 각 신문에 3 : 0 승리로 나왔지만 거기에 덧붙인 기사는 모두 <통쾌한 복수>라는 수식어 였습니다.  아직 완쾌되지 않은 "신경식" 선수가 팀에 들어가니 우선은 사기가 살아나고, 주 공격수로서 공격을 하니 공격 득점이 나오고, 큰 키로 블로킹을 하니 상대 공격수가 스파이크를 제대로 못하였습니다.  여기에 공격에서 "신경식" 선수가 주포이기에  상대방의 블로커가 계속 붙어 있고 이것을 이용하여 세터가 이 선수에게 공을 올려 줄듯 하다가 다른 선수에게 공을 올려주니 다른 선수는 그만큼 수월하게 득점을 할 수 있었습니다. TV중계를 하던 어나운서도 "어어...이게 웬일입니까?"를 연발할 정도로 0 : 3 이라는 예전의 스코어를 아주 간단하게 3 : 0으로 만들어 버린 통쾌한 설욕이었습니다.

5. 선수들은 주말 경기를 위해 부산에 머물고 있습니다. 물론, 군팀이기에 묶는 숙소나 먹는 식당도 빠듯한 예산 탓에 모두 열악하지만 그래도 싸고 좋은 곳을 얻으려고 감독이 부단한 노력을 합니다. 상무팀은 다른 팀 처럼 코치나 주무가 없이 1인 감독 체제로 운영이 됩니다. 축구나 배구등의 실황중계에서 보면 누가 쓸어지면 여러 스텝이 우르르 달려 나갑니다만, 우리 상무팀은 경기가 진행되면 감독이 선수가 얼마나 다쳤나를 돌 볼 짬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런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을 합니다. 상무 마크를 달았고 군인이지만 체력이나 기술은 어차피 한계가 있게 마련임에도 어디서 나오는지 그 부족함을 받쳐주는 힘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론에서도 <군 특유의 투지, 강인한 군인 정신>...등등의 수사를 쓰며 상무의 정신을 높이 사는것 같습니다.

6. 이제 주말부터 결승리그가 열리게 됩니다. 전력이나 선수 구성등 모든면에서 가장 열세임은 부인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더구나 완쾌되지 않는 "신경수" 선수의 손가락도 본인은 안 아픈척 하겠지만, 강하게 휘두르는 손 끝에 피가 다 몰릴텐데 어찌 안 아플리 있겠습니까만 결코 아프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휘하는 감독인들 모를리가 있겠습니까만, 아픔은 가슴에 묻어두고 애써 태연한 척 할것입니다. 감독이나 선수나...한 사람은 신체적 아픔을, 또 한사람은 가슴속의 아픔을 숨기고 묻어두고 경기에 임할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결과가 어찌 되었건 최선을 다 할것이며, 경기 종료후에는 감독도 선수의 상처에 깊은 아픔을 느끼며 위안의 말을 하겠지요.... 상무에 입대한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갖추기 위해 새벽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정말로 값진 땀을 흘립니다. 그들이 상무에 몸 담고 있는 동안의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역 후에 한국을 대표하는 우수 선수로 활약을 하며 국위를 선양할 때 우리는 그들이 상무를 거쳐간 선수이기에 가슴 깊이 뿌듯함을 느끼게 됩답니다. 월드컵 4강의 주역중 황선홍, 이운재를 비롯한 9명의 선수가 상무 출신이라는데 지도관이나 선수들이 뿌듯함을 느꼈듯이 이곳 식구들은 이곳을 거쳐간 선수들의 활약에 뿌듯한 긍지를 느끼게 되는 것이며, 이는 상무를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우수 선수가 아님에도 그들이 모여 최고의 숨겨진 기량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쏟는 "불사조" 상무 가족에게 따뜻한 박수와 격려를 보내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아울러 경기 중계시에도 "상무"를 열심히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힘이 되어 최선을 다하며 깨끗한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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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3-10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정말 관중석까지 뛰어나가면서 받아냈다하면 상무였는데...한동안 상무가 뜸?했었죠; 뭐 그땐 꽤 유명한 선수들이 상무에 있었을 때 였으니까...경기하는 거 보고 싶어지네요^^주말에 나오려나...
 

1. 제게 있어 음악은 하나의 생활이었습니다. 어떤 악기를 연주한다거나 그룹에서 밴드나 드럼을 맡은것이 아니고 단지 귀로만 듣는 음악일 뿐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요는 전혀 꽝이고 소위 말하는 고전음악 쪽입니다. 고등학교때만 하더라도 음악 시간에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고전음악은 감상을 빙자하여 두 눈을 감고 꿈나라에 가는 하나의 수단이고 도구일 따름이었는데, 대학 1학년때의 미팅 파트너로 인하여 클래식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좋아서라기 보다는 오기로 음악을 듣기 시작한것이 아니었나 합니다.

2. 첫 미팅의 상대는 음악에는 대가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종로 1가에 있는 "바로크"라는 고전음악 감상실에 데려가는데 분위기부터가 침침하고 고막을 터트릴것 같은 음장감은 잠자는 음악 치고는 무척이나 거부감이 느껴졌지만 파트너를 고려하는 마음으로 졸음을 참으며 들었습니다. 그날의 미팅은 완전히 고역이었는데, 문제는 음악감상실을 나와서 찻집에서 음악을 모른다고 구박을 하는 것이었기에 속에서는 오기가 부글거리고 있었습니다. 대학입시 준비로 밤 공부를 하다보면 주로 심야방송에서 들려주는 팝송이 알게 모르게 귀에 내리 앉는지라 음악=팝..이라는 등식이 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을 따름이었지요.

3. 그 후로는 무조건 음악 감상실을 전전하면서 귀에 음악을 익히는데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몰랐었던 고전음악도 자꾸 들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고 ....그러다보니 스코어라고 하는 악보도 구해서 대편성인 교향곡의 악기별 연주도 분별하며 감상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게 되었습니다.그제서야 음악감상실에서 신이나서 팔을 흔들며 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던 광적인 매니아의 심정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비록 뛰어난 음질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거금을 주고 오디오시스템을 장만을 해서는 정말로 애지중지 듣고 또 들었습니다. 레코드판 또한 소위 "빽판" 이라고 해서 외국에서 발매된 음반을 국내에서 다시 금형을 뜨고는 찍어내어 자켓도 복사를 하여 발매를 했었는데 원반과 달리 한번 더 원반으로 복사를 했기에 음질이 떨어짐에도 수십번을 반복해서 듣기도 하며 음악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4. "성음사"라는 음반 회사가 탄생하며 라이센스로 음반을 발매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 음반의 음질은 지금까지 들어왔던 "빽판"의 음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바로 오케스트라의 한 가운데서 듣는 연주 같았었습니다. 당시에는 비싼 금액을 주고 구할 수 있었지만 아르바이트를 해서 벌은 돈은 모두 음반 구입에 사용을 할 정도 였습니다. 한편으로는 학교에 음악 감상실이 생기고 돌아가신 육영수 여사가 음반을 기증하여 감상실을 운영하게 되었는데 그 음악감상실의 운영을 저희가 맡게 되었고, 백병동 교수의 해설로 음악감상회를 운영하기도 하였고, 피아니스트 김용배의 연주와 해설도 곁들인 음악 발표회를 여는등 비교적 다양한 활동을 하였던것 같습니다.

5. 클래식을 듣는 사람이나 연주한 사람 모두에게는 이상한 습관이 있습니다. 그 습관(관행이나 관습이라고도 할 수 있을겁니다)이란 수십년간 연주 활동을 해 온 음악가들의 연주를 전혀 음악과는 관련이 없는 일에 매다려 살고 있는 매니아들이 그 연주를 평한다는 것입니다. 연주가 잘 되었니, 못 되었니...명반이다 아니다 등등 전문가의 연주에 시비를 거는 행위를 서슴치 않는 분들은 전혀 연주와는 관계가 없으며 단지 듣는 귀만 가지고 계신 분이라는 것이며, 또 그분들의 평이 바로 음반에 대한 평으로 자리매김이 되는 현상이 하나도 이상하게 받아들여지는것이 아니라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입니다.

6. 명반.....소위 음악 애호가들이 손꼽는 연주를 명반이라고 합니다.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명반에 담긴 명연주라는 개념을 이해하시기 힘드시겠지만, 음악을 듣다보면 명반이 왜 명반인가를 알게 된답니다. 지금은 손바닥속에 쏙 들어가는 컴팩트화된 음반이 나오고, 더구나 DVD등 디지털을 이용한 음반이 발매되어 명반의 개념은 많이 퇴색이 되었고, 과거의 명반도 디지털로 리메이킹 되어 그 가치 또한 많이 떨어진것만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기계음인 디지털보다는 색감을 느낄 수 있는 아나로그가 따스하게 피를 덥여주고 있는것은 부인하지 못하는 사실이랍니다.  그런 명반을 구하기 위한 노력은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수도승이 고행의 길로 접어들고 수행을 하듯 어렵게 어렵게 구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동두천이나 오산의 미군기지 주변에서 배회를 하다보면 중고 레코드 가게에 커다란 키의 미군들이 옆구리에  끼고 팔려고 나오면 쪼르르 달려가서 클래식 음반이 있나 없나를 살펴보고.....며칠을 고생해서 한 장이라도 구한다면 천하의 보물을 얻고 개선 장군이라도 된듯 집에 와서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음악을 듣고는 하였습니다.

7. 당시에는 쏘련을 비롯한 동구권의 물품을 구한다는것은 감히 상상도 못하였는데,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을 구한다거나 모스크바 필하모니의 연주를 구하는것은 물론, 소지하는것 조차도 금지 사항으로 되어 있었던것을 미군을 통하여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컬 합니다. 한 장 두 장 쌓인 레코드는 어느덧 1000장이 넘는 자산이 되었고, 미국에 갈 기회가 있어 미국에 가서는 시간을 쪼개어 쌔크라맨토의 Towerrecord 본사의 매장에 가서 그동안 구하지 못했던 레코드를 마음놓고 잔뜩 고르기도 하였습니다. 그 구하기 힘들었던 레코드나 얼마나 흔하던지....세상에 단 1000장만 만들어낸 음반도 있어서 구해 오기도 하였는데, 제가 고른 음반의 수량이 제법 많다보니 판매담당 부사장이 직접 나와서는 정말로 다 살것이냐고 반문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귀국시 검색대에서 큰 가방에 하나 가득  담겨있는 레코드를 보더니 압수보다는 그 정성이 지극하여 통관을 시켜 주겠다고 할 정도로 틈만 나면 레코드를 모았습니다.

8. 지금은 제 방 한구석에 차곡히 쌓여 옛날처럼 주인이 나를 울게하지 않을까를 기다리는 음반들...  가만히 생각해보면 3000여장 되는 원판 중에는 겨우 한번 듣고는 두번 다시는 듣지 않는 음반부터 너무 많이 들어서 자켓에서 꺼내서 손에 들고보면 레코드 바늘이 워낙 많이 지나가서 뺀질뺀질 거리는 음반까지 다양하지만 지금 3000여장을 한번씩만 듣는다 해도, 70분(평균 연주시간) 곱하기 3000장만 하더라도 21만 시간을 들어야 하는데 죽는날 까지 듣는다해도 못 듣는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레코드는 레코드장에 가지런히 언젠가 나를 꺼내주겠지...라는 마음으로 정열을 하고 서 있습니다.

9. 지금은 레코드를 꺼내어 플레이어 위에 올려두고 듣든다는 것은 디지털에 비하여 상당히 번거롭기에 별로 잘 듣지 않는 편입니다. 소위 LP판의 단점인 스크레치에 의한 잡음도 하나의 문제지만 컴팩트화된 생활용품 때문에 따뜻한 정이 담긴 아나로그가 점차 우리의 주변에서 사라져 가는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자켓을 들여다보면서 자켓에 담긴 음악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혀 생경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역시 그 그림도 정감있게 언제나 저와 함께 하는것 같습니다.

옳고 그름이 명확하여 칼날같은 판결을 내리는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디지털....  언제인지는 모르나 우리의 생활도 점차 차갑게 차갑게 디지털화 되어가며 사람과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며 쌓아갔던 온정은 점차 우리로부터 멀어지는것이 아닐지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조용하게 전원주택에 몸을 담고 그동안 아껴두었던 아나로그 음반의 따뜻한 음색을 느끼며 따뜻한 아랫목에서  화롯불에 군밤을 구워 먹으며 감상할 수 있는 날이 돌아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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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3-07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에서 있었던 일화가 인상적이네요^^; 저도 모아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시간계산을 하곤 했는데...새발의 피군요. 수수께끼님의 음반에 비하면...
지직대는 스크래치 소리가 들어보고 싶어졌어요.

2004-03-07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03-0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맞아요...역시 치매 증세가 틀림없나봅니다. 클래식 매니아로만 만족하고 있습니다. 오디오는 그 끝이 보이지 않아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고 말았습니다. 한동안은 "스테레오 뮤직"이라는 잡지를 열독했었는데, 신보 소개와 연주에 대한 평이나 마이너 레이블의 출간 소식도 좋지만 오디오에 대한 광고와 사용기등이 은근히 구매욕을 잡아내기에 과감하게 이별을 해 버리고, 지금은 거들떠도 안본답니다(음...이것이야 말로 貧者의 서글픔이랍니다)
 

1. 이번 주말부터 전국에서 난 전시회가 열리게 됩니다. 1년간 난에 기울였던 정성이 꽃을 피웠다고 할 수 있으며 전시회는 그 정점이라 하겠습니다. 작년 7월경에 눈에 보일락 말락하게 생겼던 꽃눈을....정말로 어렵게 태어난 딸 부잣집의 막동이 아들 키우듯이 관리를 해서 드디어 꽃을 피워서 전시를 하는 것입니다. 서정주님이 피웠던 국화꽃도 힘들게 피었지만 난은 그보다 수십배의 노력이 있어야 꽃을 피울 수 있답니다.

2. 우선 난 전시회를 소개하면, 과천 시민회관, 청주문화예술회관,김해 문화체육관 3곳에서는 전국대회가 열립니다. 전국대회란 각 지역 난 모임이 열린후에 우수품을 선정하여 전국의 난중 우수한 품종끼리 비교 전시및 경쟁을 하는 전시회입니다. 이외에도 각 지방(아마 전국 도시마다 다 전시회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에서도 일정 장소를 정하여 전시회를 하는데 이번 주말부터 3월 말까지 매주 말경에 전시회를 열게 됩니다. 지나가시다가 난 전시 플랭카드라도 걸려 있다면 유심히 보아 두셨다가 한번쯤 가족과 함게 관람을 하실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면 좋을 것입니다. 참고로 대전에서도 매주 전시회가 열리는데 이번 주말에는 청송수련원, 대전 시청, 조폐공사 박물관 등지에서 열리니 지역에 계신분들은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3. 그런데...난 전시회에 가셔서 무엇을 어떻게 볼것인가도 문제가 될것입니다. 평소에 난에 대한 관심을 가지셨던 분들이라면 몰라도 일반인들은 당연히 모르실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3월의 전시회는 대부분이 꽃 위주의 전시랍니다. 꽃의 종류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간략하게 말씀을 드렸기에 이번에는 그런 색을 가지고 있는 꽃중에서 어떤 것이 볼만한 것인가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은 1대의 곷을 피운것 보다는 여러대의 꽃을 피운것에 후한 점수를 주게 됩니다. 화초의 전시회는 일단은 관상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잎장수도 많아야 좋은것이며 잎이 눕거나 삐죽거리지 않고 고르게 큰것이 좋은 난입니다. 꽃은 작은 꽃 보다는 큰꽃에 점수를 높게 주며, 축 늘어진 느낌보다는 양 옆으로 벌리고 서 있으면서 두 팔을 약간 안으로 오무린것 같은 꽃의 가치를 더 높게 칩니다. 그리고 꽃은 길쭉한것 보다는 살이 쪄서 통통하게 보이는 꽃이 좋은 꽃이며, 일반적인 색화중에서 우수한 색화로 꼽는다면, 다른 잡색이 가장 적게 섞인것입니다. 홍화면 홍색이 가득하고, 황화라면 노랑색, 자화라면 자주색으로 온통 물들었다면 좋은 꽃이라 하겠으며, 색과 꽃의 형태가 다 갖춘 꽃이라면 최상의 꽃이라고 하겠습니다.

4. 한술밥에 배부르랴마는 개략 이 정도만 아시고 전시회에 관람을 가신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 하실수 있으며, 전시회장 입구에서 무료 또는 유로로 판매하는 전시회 안내문을 구하셔서 참고로 하신다면 훨씬 쉽게 이해를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또 한가지 비법을 알려드린다면 일단은 사람이 많이 모여서 웅성웅성거리고 있는 곳이 좋은 꽃이라고 보시면 될겁니다. 그 꽃을 잘 보셨다가 다른 꽃과 비교를 하시면 될겁니다. 전시회의 특성상 줄줄히 이어져 관람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앞사람의 뒤를 졸졸 쫒아다니시며 관람을 하시게 되니 중간에 툭 튀어나가 앞사람을 추월하시지 않도록 하시면 기본 예의는 갖추신 것이라고 봅니다. 좋은 꽃에 대한 촬영은 대부분의 전시회에서는 허락을 하고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5. 전시된 난들은 회원들이 지난 1년간 전시회를 위해서 애지중지하며 관리를 해 왔던 난입니다. 따라서 전시된 난이 이쁘다고 손을 대서는 절대 안됩니다. 눈으로 감상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 질것이라고 봅니다. 또 전시회의 관람을 마치고 나가시며 "나도 한번 키워볼까?"라고 생각을 하신다면 대부분의 전시회장 입구에서 판매하고 있는 춘란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입구에서 파는 난초는 그리 권할 난은 아니기에 고가의 난을 구입하시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상인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로 구매욕에 불을 붙이는데 그 상술에 넘어가지 마시고 가장 싼 난을 구입하셔서 집에 두신다면 집안의 분위기도 저절로 바뀔겁니다.

바야흐로 3월은 난인들에게는 제철으로 난꽃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난꽃축제>는 아름다움과 따스한 정...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마음들이 훈훈하게 녹아 있습니다. 전시회장 입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녹차나 커피를 드시면서 한 두 시간 정도는 난 전시회에 머무는 것도 또 하나의 여가 활용방안이라고 하겠습니다. 눈도 잔뜩 왔겠다...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입니다.  아참!!  한가지...보통 전시회는 10시 개장 오후 6시 폐장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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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05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구....조금전에 결정된 사항이라는데 대전 지역에 눈이 엄청 오는 바람에 내일부터 전시키로한 조폐공사 박물관에서의 전시(자생란협회 전시)는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매년 한해도 거르지 않고 17회를 이어왔던 전시가 눈 때문에 취소가 되었네요...출품할 사람들이 눈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