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일본국보
홍윤기 지음 / 문학세계사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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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있는 대부분의 불교 미술품이 한국에서 건너갔다거나 또는 삼국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갔던 고구려, 백제, 신라인들에 의해 제작되었음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책도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중 국보를 중심으로 다뤘다. 그러나, 이 책이 이런 종류의 다른 책과 구분되는것은 그들의 보물을 우리 것이라고 주장하는 우리의 자료가 아니라, 일본인들이 한국것이라고 주장한 문헌자료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륵보살반가사유상''백제관음''동대사 대불''다카마스 벽화'등 우리것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수없이 많다. 저자는 일본의 일부 양심적 역사학자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나 일본의 역사교과서에도 화보로 장식되고 있는 한국인이 만든 국보들이 단순하게 일본의 국보로만 표기되고 있고, 실제 제작자나 유입경로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이러한 연유로 인하여 세월이 흘러가면 그나마 우리 것이라는 기본적인 자료마저 일본인들의 기억속에서 지워질것을 우려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 인용된 문헌적 사료를 근거로 충분히 이해를 돕고 있음은 물론이다.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한국적인 것에 대한 일본내의 문헌을 이렇게 많이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은 저자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저자는 자신이 이 일을 수행하며 행여 빠뜨린것이 있을지 모르기에 한국인에 의하여 제작되었다고 여겨진다면 연락해 줄것을 바라고 있다. 한편으로 저자는 정창원 두개의 건물에 보관되어 있는 많은 유물중 우리의 것이 상당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물론, 일본 왕실의 소유품이라 공개되지 않으며 일년에 두 차례 공개되는 시기에 우리 것을 찾기에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슴속에 커다란 안타까움이 일렁인다. 한일국교 정상화 이후부터 우리 문화재에 대한 반환요구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고, 또 실제로 일부의 문화재는 반환되기도 하였으나 그 정도는 전체에 비하여 보잘것 없다. 한일합방이후 벌써 한 세기가 다가오는데 아직도 우리는 일본내의 뛰어난 우리 문화재가 이러이러한 것이 있다고 외친다.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아무리 외쳐본들 무슨 뚜렷한 방법이 있을까? 이러한 문제는 일본에 있는 우리 영사관이나 문화원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같은 문화를 공유하면서도 부정만을 되풀이 하는 일본...그들의 막힌 의식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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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문화를 바꾼 물건이야기 100
장석봉 / 오늘의책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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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너무나도 간단하다. '인류의 문화를 바꾼'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나 자신이 인류에 속한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내가 속한 집단을 바꾼 것이라니 안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실린 100가지는 누구나가 다 공감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의 말 처럼 편집자와 저자가 같이 선택하는 작업을 했으니 자칫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1000개 혹은 그보다 더 많은 물건이 아닌지라 일부가 빠질 수 있겠지만 그나마 대부분의 물건이 언급되어 크게 불만을 갖지는 않을 것이다.

언급된 대상품에 대하여는 한글의 가나다 순에 의거하고 있어 '거울'이 가장 먼저 나오고 마지막을 '후추'로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매 물건마다 그 물건의 탄생배경을 설명하였고 가끔은 애피소드도 곁들여 자칫 백과사전류로 흐를 수 있음을 막고 있다.

100가지 물건을 고르기에 있어 많은 고민을 했음은 알 수 있겠으나 일부는 '문화를 바꾼...'이라는 부제에 맞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만년필과 볼펜이 빠졌고, 지도는 있으면서 GPS도 빠졌다. 또 통채로 먹을 수 밖에 없었을 음식을 갈아 먹을 맷돌도 빠졌고.... 이 책에 언급되어 버젓하게 자리잡을 수 있던 물건들이 빠져버림으로 인하여 상당히 많은 문화적 물건들이 그 번짓수를 잃어 버리고 말았다. 물론,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넣을것인가 말것인가가 결정 되었겠지만, 물건 선정에 좀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이야기다.

책의 겉장은 많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속장의 사진은 내용을 반감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 손해볼 수 있게 했다. 물론, 다 아는 물건이라 흑백 사진을 사용하였겠지만, 노타이와 넥타이에 따라 사람이 달리 보이듯 이 책은 인류의 문화를 바꾼 넥타이를 빼버린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권말 부록으로 편성된 '심심한 사람들이 쓴 전혀 심심하지 않은 책들'은 심심한 사람들이 읽기에 충분한 소개책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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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지식 1
조한욱 / 마루(금호문화)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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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접하면서 나는 내 무지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은 저자가 글을 쓰기 위해 수집한 자료에 놀랄 수 밖에 없다. 저자는 비단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사회적 제반 문제에 봉착하는 문화사적 사건에도 끊임없는 관심과 간섭을 하고 있기에 그의 열정에 더더욱 놀라움을 금키 어려운 것이다. 그 다음은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그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기에 부족함에 대한 자책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책은 모두 2부로 구성되고 각 부마다 작은 꼭지를 달고 있다. 1부는 문학작품을 다룬 '문학이야기'로 2부는 과학과 기술, 예술을 다룬 '역사적 사례'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있다. 저자는 문학이야기에서 끊임없이 이면적 사고에 의한 사건들을 강조하고 있다.그것은 프로메테우스로부터의 비롯되는 신화작가들의 이중성에 대한 명쾌한 자신의 해석에 동조를 구하고 있음이기 때문이다.

이 이중성은 작가 자신에게만 국한되는것이 아니라 내용에서의 이중성(혹은, 정반합의 논리로 글을 전개하는 과정)을 깊숙하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금지된 지식'을 단순한 사고로만 말하는것은 아니다. 문학에 나타난 눈으로 보이는 시각적 금지된 지식까지도 언급을 하며 마치도 문학 작품의 해부도를 펼치는듯 하다.또한 지식의 탐욕은 눈의 욕망으로 위험함을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2부에서는 동시대에 출간된 소설에 대한 강력한 모순성을 비교하며 질책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여기서 감정이입, 정, 몰입 등으로 딜레마에 봉착하는 지식의 제약을 논한다. 저자는 호기심을 거의 모든 금지된 지식으로 분류하였다. 자아의 발견을 금지된 지식으로 분류하며 공개된 지식이 가져 올 폐단에 대해서도 경고를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이 책을 3차례나 읽었지만 정말로 이해하기 힘들게 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저자의 횡설수설 정도로 폄하해야만 하는 고통도 느꼈다. 음식을 차리려고 만든 상위에 온갖 음식의 재료를 올려 놓고 그 재료로 만들수 있는 음식이 무엇이며, 그 음식의 맛이 이래서는 안되고 저래야 하며, 또는 이런 맛도 나지만 저런 맛도 낼 수 있다.......고 말하는듯 하다.

금지된 지식과 공개된 지식의 개념이 무엇일까? 이 책에는 그 답이 없다... 전술한대로 빨랫줄에 무수히 많은 빨래...그저 많이 널어만 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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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 가는 마음
신영훈 지음 / 책만드는집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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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壽의 글은 언제나 다정다감하다. 저자의 생김생김도 그렇거니와 말투나 글 솜씨 모두가 한결같다. 어느것 하나 틀어져서 튕겨지는 것이 없이 잘 지은 한옥처럼 매사가 정갈스럽다.

<절로 가는 마음>은 신영훈 선생의 이러한 자상한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할것이다. 22개의 사찰관련 건축물을 논하면서 단순히 그것들만 보게 하지 않고 있다. 부록을 제외한 6꼭지 모두가 사찰과 관련된 내용들이지만 저자는 사찰을 드나들면서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자근자근 몇번을 곱씹듯이 설명하고 있다. 그것도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할머니의 무릅베개 위에 머리를 얹고, 가물거리는 호롱불을 바라보며 졸릴듯 말듯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비단, 절간뿐이 아니다. 사찰을 드나들며 개울이 흐르다 멈추는곳, 물길이 돌아 바위를 때리고 아우성 치는 산중의 이야기를 귀에 대고 소근거리기에 귓볼이 간지럽다. 혹시라도 지루할까봐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담겨있는 전설들을 이야기처럼 들려주고 있다.

저자의 다른 저서에서도 이야기의 재미가 솔솔하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읽어 내려가며 숨이 차지 않는다. 저자는 읽는 독자의 숨가쁨까지도 고려하여 간단간단하게 문장을 잘라줌으로서 숨을 고르도록 한다. 이 책이 단순히 22개 사찰의 건축물에 대한 설명으로 끝이 났다면, 아마도 독자들은 이 책을 얼굴덮개로 사용하고 잠들어 버렸을 것이지만, 저자는 절간에 대하여 아주 재미있게도 22개 사찰의 건축물들을 조합하여 절간에 들어서서 금당을 거쳐, 부도밭에 이르기까지를 매끄럽게 이어 놓았다. 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보면 절간에 발을 들여 놓는 절차부터 시작하여 예불에 이르기까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에밀레종의 비천상이 왜 하늘을 날아 다니는지, 부처를 모신 금당 앞에는 무엇때문에 사람 키보다 더 큰 석등이 놓여 있는지... 부석사의 부처는 왜? 정면을 보고 있지 않고 동쪽의 3층 석탑을 향하고 있을까? 법당의 문에 살을 박았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 절간을 장식하는 단청은 왜 그리고 누가 그리는 것일까?..... 이런 많은 의문을 이 책을 답해주고 있다. 그것도 수학 문제를 푸는 딱딱한 공식이 아니라 남이 들을새라 낮은 목소리로 소근거리는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옛 이야기처럼 말이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흑백사진으로 칼라사진이 아닌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 구도나 앵글이 완벽하다. 이는 대목 신영훈과 사진쟁이 김대벽의 완벽한 콤비로 오랜동안 문화재에 대해 교감한 결과일 것이다. 이 야밤에 산사를 찾아 떠나보자.... 새벽예불을 알리는 종소리가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하늘을 날때, 에밀레종의 비천상도 하늘을 날것이다. 새벽안개가 감쌓안은 절간은 밤 동안의 고즈녁함에서 어떤 기지개로 아침을 맞을까? 이 책을 읽으며 불현듯 산사를 찾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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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나면 한국미술박사
가나아트갤러리 편집부 엮음 / 가나아트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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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적으로 흔히 알려진 우리 나라의 미술품에 대하여 안내서보다는 조금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총 9개로 나뉜 꼭지는 모두 91개의 작은 꼭지를 달고 있는데, 이 꼭지의 제목들이 재미 있다. 예를 들어 부처의 종류를 논하면서 '중생구제를 위한 부처의 역할분담', 이라든지 '왜 민화에 나오는 호랑이는 바보스러울까?'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는 다소 지루하게 느낄지도 모를 독자를 위한 서비스일 것이며, 서술된 내용이 무엇일까? 하도록 만드는 호기심의 유발일 것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것이 미술일 것이다. 제목은 미술이지만 내용은 미술사학, 특히 불교적 교리의 이해가 없으면 한국 미술을 이해하기 어려운 편이라선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간략한 설명으로 부담이 가지 않도록 제작되었다. 매 꼭지당 2쪽이 넘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배려를 하였는데, 이러한 제작 방법은 좁은 공간에 담기 위한 엑기스를 추출하는 어려움이 동반되었음은 알수 있으나, 일부는 쪽을 맞추기 위해 다소 내용을 늘려야 하는 어려움의 흔적을 곳곳에 남기고 있음은 '옥의 티'이다.

한국미술을 접하며 전혀 모르고 접하는 것과 개략적인 내용이라도 알고 접하는 것은 미술품을 보고 느낌에 있어 천양지차일 것이다. 그러니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 책의 제목을 '~ 한국미술박사'라고 붙인것은 다소 무리라고 본다. 특히 뒷부분은 한국미술이라는 이름하에 근, 현대미술가의 대표적 작품까지 포함하고 있는데 이로 인하여 책의 성격이 조금은 모호하게 되어 버렸다. 앞 부분은 박물관용이고 뒷부분은 미술관용 처럼 되어 있어 조금 안타깝지만, 책 전반에는 석조, 철, 목조, 불화, 민화, 한국화, 서양화등 다양한 우리 미술의 장르를 다루고 있어 이 부분에 전혀 문외한이라면 한국미술을 접하면서 모르고 있었던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이해하고 알 수 있게 해주므로써 어느 정도 한국미술에 대한 開眼을 도와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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