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즐거움, 아는 즐거움 - 문화재 이야기
이광표 지음 / 효형출판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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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파티에서의 공통 대화가 문화재 관련 내용들이다. 그만큼 잘 사는 나라는 물질보다는 문화적 측면에 높은 비중을 둔다고 할것이다. 따라서 선진국의 박물관은 어느곳이든 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우리 나라도 비교적 박물관의 기능중 하나인 교육 프로그램을 잘 운영을 하고 있다. 다만, 그러한 내용에 관하여 널리 알려지지 않아 많은 사람이 이용을 하지 못할 따름이다.

이 책은 그냥 한번 휘익~ 둘러보고 지나쳤던 우리 문화재를 다시 보게 하는 책이다. 즉, 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을 엮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모두 4꼭지로 구성된 책은 일반적인 문화재에 대한 안목을 높임과 동시에 그 문화재에 얽힌 사연도 간략하게 언급을 하였다. 또한, 원각사지 10층석탑처럼 막힌 공간에 갖혀버린 문화재에 대해서는 그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하였으며 현대에 새롭게 복원한 미륵사지 석탑의 건립이 과연 잘한 것인가에 대하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문화재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문제에 대해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내용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모르고 스쳐지나가는 관람자의 모습에서 겉핥기식 문화재 탐방에 일침을 놓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할 것이다. 보고 가려면 좀 똑똑히 보고 가라고 채근하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마지막 꼭지는 문화재계의 behind story를 소개하였다. 문화재가 겪었던 수난을 몇가지 대표적으로 옮겼다. 저자는 우리네 파티에서도 문화재에 관한 내용이 대화의 중심에 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술하였고, 책의 내용 또한 어렵지 않게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앞으로도 다른 여러가지 문화재에 대해서도 이렇게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이하여 간행된다면, 21세기...물질을 중심으로 多소유의 관점에서 탈피하여 문화를 향유하는 여유를 갖는데 일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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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석조미술 - 한국의 탐구 한국의 탐구
정영호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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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塼(벽돌:진흙)의 조형, 일본은 木(나무)의 조형이라면 한국은 화강암의 조형이라 할 수 있다. 화강암은 다루기가 무척 힘이 들다. 입자가 커서 불상의 매끄럽게 표현되어야 할 얼굴 부분의 입자가 하나 떨어져 나간다면 곰보가 되기 십상이기에 조각품의 재질이 돌인 경우에는 좋은 재질의 화강암을 찾느라 고생을 하였다.

이 책은 전문서로서 이렇게 어렵게 구해서 만들게 되는 각종 석조물들을 총 망라하였다. 기실, 우리 나라의 문화재중 석조 문화재는 거의 대부분이 불교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석조물 하나 하나에는 바로 불교의 신앙적인 측면이 고려되어 있다.

이러한 신앙적인 의미가 시대에 따라 조형물에 어떻게 투영이 되었는지를 시대별로 분류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석탑을 비롯하여 부도, 석등, 석비와 석빙고, 첨성대등 석조 조형물은 모두 망라되어 이쪽 분야를 공부하는 독자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전문서로서 용어도 전문분야의 용어로 되어 있어 일반 독자가 읽기에는 다소 무리라 하겠으나, 전반적으로 불교조형물에 있어서의 석조미술이 시대에 따라 어떤 변화를 가져 왔는지에 대하여 구체적인 설명이 부연되어 있으며, 권말에는 북한의 석조 미술품도 일부 언급하였다.

박물관의 교양강좌 수준보다 다소 그 깊이가 있어 전공분야가 아니라면 쉽게 집어들 수 있는 책자는 아니나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화강암에 생명을 불어 넣은 석조미술을 이해하려는 독자라면 마음먹고 한번 덤벼들어봄직도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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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속의 한국문화 유적을 찾아서 3
김달수 지음 / 대원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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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우리 것이면서도 우리 것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들이 다수 있다. 세종 때 만든 측우기가 그렇고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렇다. 측우기는 중국 것으로, 독도는 일본의 영토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을 우리가 아무리 아니라고 집안에서만 왁자지껄하면 무얼하나? 내가 아는 지한파 미국 학자가 있다. 독도 문제에 대하여 그는 분명 우리 땅임을 인정 한다. 그럼에도 국제 학술대회 등에서는 일본의 영토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의외로 너무도 간단하다.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일본의 연구는 논문만 하더라도 1000여편이 넘는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겨우 서너편이다. 독도에 관한 논문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동북아 3국 학자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학자들은 그 나라에서 발표된 논문을 중심으로 연구를 할 수 밖에 없는데, 한국 편을 들어주려 해도 도대체 참고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 나라 속에서는 학자들끼리 이러니 저러니 왈가왈부 하면서도 어디 외국에 버젓하게 번역되어 내 놓은 논문 한편이 제대로 된것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주장을 들어주고 우리 편에 서려고 참고 자료를 찾을라치면 변변한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모질게 마음먹고 우리 편을 들어주려고 하는 연구자라면 미리 한국어에 통달하지 않다면 우리 국내의 한글 논문은 볼 수 조차 없는 셈이다.

이 책은 '김달수'선생의 외로운 투쟁이라 할 수 있다. 그 어느 한국 학자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을 해냈다. 이 책을 펴 내며 일본의 학자들은 김달수 선생이 현장에는 가 보지도 않고 썼다는 비난을 했다. 그 이유는 일본의 구석구석을 너무 많이 다루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일본 전역을 돌며 우리 나라의 문화재를 찾아 다녔다고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일본 학자들은 설마 그렇게까지 했으랴 하는 생각에서 일부 다른 참고서적을 보고 썼다고 했으나, 김달수 선생은 현장을 방문하여 사진을 찍으며 현장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남김으로써 일본 학자들의 비난을 불식시켜 버렸다.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서 일본에 남아 있는 한국의 문화재, 또는 한국의 영향을 받은 문화재에 대하여 역사학자나 미술사학자보다 더 풍부한 지식으로 왜? 한국 것인지를 파 헤쳤다. 일본문화의 뿌리가 한국이며, 일본인들이 구태어 한국임을 거부하며 '대륙에서 유입된...'이라고 표기하는 것에 대하여 우리 것임을 명쾌하게 분석하였다.

저자는 20여년이 넘는 오랜 시간을 일본내의 우리 문화재에 대해 찾아다녔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써 왔다. 이 책이 일본내에서 발간되어 한국어로 옮겨졌기에 실제 일본에서 얼마나 판매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서두에 언급했듯이 우리 학문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에 제대로 번역된 것이 없음을 비춰볼 때 비록 일본어로 번역이 되었지만, 일본 내에 점차 이 책이 역사서로서 자리 잡아 갈 수 있을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책은 모두 3권이 한질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어에 익숙치 않다면 읽어 가기에는 다소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지명과 고유명사, 인명을 모두 일본어 발음으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모두 흑백 도판으로 삽입되었으며, 도판이 조금 작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워낙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한지라 술술 읽어 넘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우리 나라의 문화와 문화재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하여 오늘날의 일본이 있기까지 한반도가 끼친 영향이 얼마나 다대한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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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발견 - 철학자 김용석의 유쾌한 세상 관찰
김용석 지음 / 푸른숲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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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무섭다. 죄없는 어린아이를 안고 아찔한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버스 운전기사의 사소한 잘못을 뭇매로 다스려 사망토록 만들고, 주부가 대담하게 은행을 털고.... 이 모든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안고 있는 총체적 불안에서 나타나는 징후이다. 언제부터 사람들이 이렇게 포악해졌는가? 농경사회나 유목사회에서의 포악성도 말하지만, 당시는 생계의 수단으로 삼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었지 결코 그 대상이 인간일 수 없었다.

이 책은 바로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다변화된 문화조건에서의 병리적 현상에 대해 논하고 있다. 어디 특별한 경우를 거들먹거리며 그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일상'에서 흔히 있어온 일에 대한 처방전이다. 그럼에도 부제로 '유쾌한 세상 관찰'이라고 하였다. 내용이 유쾌하다기 보다는 앞으로 유쾌하도록 하자는 말 일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더불어 사는 삶에서의 충분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인류학에 근거한 문화적 공통성을 가진 집단, 즉, 현재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이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다양한 집단의 구성멤버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되는가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글 중 키워드는 두배의 크기로 표시하였다.제대로 알아두고 기억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그 어느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것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그 하나 하나의 가치가 소중하기에 최선을 다하라는 충고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수상집이라기 보다는 문화인류학적 측면에서의 field work으로 기록한 NOTE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사회적 제반 병리 현상을 4개의 꼭지로 정리를 하며 21세기의 문화 사회에 적응하는 방법을 기술한 것으로 우리 사회에서 공동체 의식을 가꾸며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개인의 가치관을 올바르게 정립하기 위한 처방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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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중국사 하룻밤 시리즈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오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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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말에서 따 왔는지 하룻밤에 읽는 역사 시리즈가 대 유행이다. 뿐만 아니라 엄청난 분량의 조선왕조실록도 하룻밤이면 다 읽어버릴 수 있다. 이 책도 간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인지 그런 부제를 달고 있지만 기원전 2500년부터 현재까지의 중국역사를 손바닥에 담듯 옮겨 놓았다.

저자는 세계사도 또한 하룻밤에 읽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해서 출간한 상태이지만, 우선은 신기한것이 그 '길고 긴 중국의 역사를 어떻게 요렇게 압축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아시아의 역사가 바로 중국의 역사라는 인식의 출발점이기도 한 이 책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비교적 객관성을 가지고 기술하였다. 저자가 일본이라서인지 -송나라의 영향을 받은 고려에서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들었다는 등의- 아직 중국에서 자신들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제 3자적 객관성을 갖는 역사학자의 눈으로 서술하고 있다.

한 권으로 압축할 정도로 신기하다고 했지만, 책의 내용은 일반적인 학습서의 형태가 아니다. 세기별로 나누어 당대의 역사를 논하며, 특히 흥망과 관련되는 부분에서는 그 연유를 비교적 정확하게 기술해 주고 있다. 이 책은 다소 지겹게 느껴지는 역사서의 범주에서 탈피하고 있다고 하겠다. 어쩌면, 중국 역사의 엑기스만을 모아둔 저서라 할 수 있다. 매 장이 끝날 때 마다 '역사메모'라는 간략한 주석을 달아 이해를 돕게 하고 있다.

각 시대별, 또는 연도별로 주요 사항만 소제목으로 발췌하고 정리한 하룻밤에 읽어야 하는 역사서이기에 당대 전체의 역사를 대변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터라 더 깊이 중국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부족하다 하겠으나 중국역사에 접하고자 하는 독자를 위한 개괄서 정도로 알고 접한다면 이 책을 접하는 동안 의외의 솔솔함 속에서 중국 역사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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