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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엄마도 군대간다
신다은 지음 / 오늘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삐쩍 마른 사진... 그 사진공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잘 살펴보아야만 했던 흑백사진은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다. 병영생활이 많이 바뀌고, 먹는것 입는것 어느것 하나 일반 사회와 다른것이 없는 것이 요즘의 병영이다.
하지만, 부모의 입장...특히 어머니의 입장은 다른 모양이다. 지금 군에 보낼 아들을 둔 부모는 예전에 군에가서 맞아서 어디를 못쓴다느니, 너무 힘들어서 군에서 자살을 했다거니...이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고 커 온 세대이다. 그러니 자신의 아들을 군에 보내는 심정이야 군이 아무리 나아졌다고 한들 바뀌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마음을 남자를 배제한 상황에서 써 내려간 글이라 할 수 있다. 군대밥 한번 먹지 않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군에 대한 기우를 일기문 형식으로 써내려갔다. 군에 다녀온 사람의 입장에서 읽다보면 조금은 유치한 걱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비단 아들의 군 생활에 관한 내용만 언급한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보현황과 그에 따라 발생하는 군사적 상황, 또는 군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유형의 사건, 사고에 관한 보도를 접하며 그 대상자가 바로 내 아들이 아닐까 하는 심정과 나름대로의 바람을 서술하였다.
특히, 저자는 자신의 아들을 '자원입대'라는 방법으로 입영토록 하여 툭하면 신체질환이다,이민이다, 이중국적이다...해서 병역을 기피하려는 사회 지도층의 행태에 대하여 준엄하게 꾸짖기도 한다. 아들과의 편지로 이루어진 부모 자식간의 대화는 일반적으로 성인이 되며 소홀해 지기 쉬운 가족과의 대화를 유지하는 좋은 방편으로 엄마의 마음을 전달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책 내용 전반은 제목처럼 그렇게 거창하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이 땅의 그 어느 엄마라도 처음으로 부모곁을 떠나 국가에 맡겨지게 되는 아들에 대해 일말의 걱정에서 벗어 날 수 없는 현실을 이 책에서는 왜그런지 설명해 주고 있다 할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군대가 가장 민감한 시기에 있는 젊은 장정들을 모아두는 집단인데 이러한 청년들을 어떠한 방법으로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고 규율을 지켜나가며 인격 도야의 장으로서의 기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 제시도 담고 있다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용이 왠지 신작로에 갖 심은 어린 묘목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남자가 읽기에는 그만큼 어눌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겠지만, 한 사람의 연약한 여자....특히 강하다는 엄마가 아들의 입대에 약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충분한 사유를 담고 있다 할 것이다. 입영 적령기의 아들을 둔 어머니에게 한번 쯤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