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민족과학 이야기
박성래 지음 / 두산동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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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당연히 고쳐야 할 여러가지 것들이 왜 안고쳐지는지 의구심을 갖고 읽게 만드는 책이다. 책의 전체 구성은 모두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앞의 3개장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쓰여진 여러가지 일에 대한 과학자로서의 분석과 행정및 제도적 측면에서의 안타까움을 담고 있으며, 뒷편의 3개 장은 우리 나라의 문화유산중 과학적으로 뛰어난 것과 과학자에 대하여 그들의 업적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문화유산이 과학기술과 연계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으며, 그 연계를 위한 방법론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단순히 그냥 '그렇게 하자'고 정하고 시행을 하면 되는 아주 지극히 간단한 일임에도 그리 되지 못하고 있으니...바로 그런 점에 의구심이 들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한편으로는 너무 '우리 것'만을 주장하는것 같은 느낌도 드는것이 있어 다소의 논란의 소지도 남기고 있으나 적어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우리 것'이라면 저자의 말대로 재고해 보는것도 바람직 하다고 할것이다.

특히 일반화 되어 있어 보편적으로 거부감이 없이 오랜동안 사용하여 왔던 것들을 우리의 고유한 언어가 있으니 바꿔써야 한다는 주장은 자칫 국수주의적 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수도 있다 하겠다.

뒷 편의 3개 장은 '우리 것'의 우수성을 과학적 접근방법으로 설명을 하였다. 덧붙여 이러한 우리의 문화유산이 왜? 과학적으로 우수한가를 알기 쉽게 풀어 놓았으며 이러한 위대한 문화유산을 남길수 있었던 인적 자원으로 13분의 업적을 상세히 적었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비과학적'이라는 사고는 버려야 한다. 이 책은 선조들의 과학적 지혜가 문화유산에 얼마나 많이 반영되어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더구나 우리는 이러한 우수한 '우리 것'을 너무 소홀하게 다루어 온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한다. 한편으로 저자는 그냥 무관심하게 넘어 갈 수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을 한번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살펴보고 갈 수 있는 여지를 갖도록 요구하고 있다.

선진 문물을 무조건 따라하는 우리네 습관속에서 얼마나 우리의 문화유산에 담긴 과학적 요소가 무관심속에 잊혀지는지를 저자는 말하고 싶어 한다. 이 책은 우리의 문화유산이라는 정신적 산물에 담긴 과학적 요소를 더듬어 볼 수 있게 하는 책으로 그 과학적 우수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도록 서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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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TV동화 행복한 세상 10
KBS한국방송 지음 / 샘터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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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일과를 마감할 때 왠지 가슴속 어디인가가 빠져나가 버린것 같은 공허함을 느끼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너무도 바삐 시간에 쫒기며 살아온 하루라서인지... 어쩌면 숨쉴틈 조차 주지 않으려 했던 하루를 그냥 보내기가 섭섭해서일까?

사실 나는 이런류의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우리 세대는 지금의 세대와는 달리 전 국민이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던 '저 하늘에도 슬픔이'라는 영화세대인지라 너나 할것 없이 모두 어렵게 고생을 하며 자랐고, 부자나 가난한 사람의 형편이 어디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만큼 그 차이도 그리 크지 않았으며 이웃의 아픔이 내 아픔이고, 또 이웃의 슬픔이 바로 내 슬픔이었던 삶속에서 성장해 왔기에 웬만한 슬픔 정도는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긴 편이다.

그래도 살아가다 보면 이를 악물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맡은 일을 완수하고 나면 남모르는 허탈감에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 그 어떤 위로의 말이나 보상이라도 달갑지 않게 여겨진다는것은 그만큼 생활의 때가 켜켜히 쌓여 있어서일 것이다.

딸 아이가 책을 보다 급하게 어디로 외출을 하느라 제대로 정리를 못한 모양인지 이 책이 쇼파위에 놓어 있었다. 'TV동화'라는 제목이 말하는대로 동화인줄만 알았는데 책장을 넘기니 속내용은 그게 아니었다. 한 편, 두 편을 읽어 내려가며... 처음에는 마음으로 울었다. 그리고는 점점 가슴으로 울게 되었고 급기야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각색이라고 해도 좋다. 삭막하고 각박한 세상속에 이 글은 옹달샘이었다. 가슴을 적시는 따뜻하고 아롱거리는 행복을 멈추지 않고 샘솟게 만드는 옹달샘인 것이다. 글의 주인공을 남이라고 할 수 없다. 모두가 내 경우이고 우리의 경우인 것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글들로 가득 채워졌다. 잊었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기다림을 이 책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앞 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휴게실의 감로수는 아닐지라도 새벽에 풀잎에 맺힌 순수한 이슬인 것이다. 이런 순수함은 누구나 마음속 깊이 간직하기를 원하며 나의 것이 되기를 바랄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삶을 나누며 가꾸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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洛陽伽藍記(낙양가람기) - 눌와의 뜰 2
양현지 지음, 서윤희 옮김 / 눌와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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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양가람기'의 원문으로 그 내용을 알고자 낑낑거리고 있을 때 느닫없이 구세주가 나타났으니 바로 이 책이다. 덕분에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을것 같아 구입을 했지만 역시 한 시대의 역사를 다룬 책인지라 읽어도 읽어도 금방 머릿속에 들어 앉지 않는것은 단지 퇴화만을 거듭하는 머리를 탓할 수만은 없는 노릇일 것이다.

이 책을 접하며 우선은 부러운것이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겨우 불교가 들어와 신라가 마지막으로 공인하는 시기인데 벌써 중국에는 수없는 사찰이 세워졌고, 무엇보다도 그 사찰을 둘러보고 쓴 글이 남아 있어 후대에 기록으로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막말로 우리 나라에서의 불교가 걸음마를 시작하며 이차돈이 순교자로서 목숨을 바치는 시기에 중국에서는 불교 사찰을 장래가 기대되는 성숙한 성인이 한바탕 사업에 실패하고 좌절과 절망속에서 재기를 노리고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낙양가람기'는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2세기 이후부터 불교가 가장 성행했던 수,당 이전의 시기를 담고 있어 매우 중요한 사료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황을 알 수 있는 내용이 기록되어 후대에 그 당시를 이해하는 중요한 지침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찰순례기가 아닌 하나의 역사서인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 책은 일반 대중들이 재미삼아 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중국의 역사나 미술사를 다루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중요한 보조자료인 것이다. 이 책에는 당시의 광경을 마치 머릿속에 그려가면서 읽으라는듯 주변의 묘사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였다. 또한 왕실 주변에서 일어났던 내용들을 소상히 기록하여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으며, 저자 양현지의 기술 목적처럼 수많았던 낙양의 사찰들이 폐허화되고 스러짐으로 인해 그 종적조차 찾지 못할것을 두려워하여 쓴 글이기에 더더욱 당시의 상황은 여늬 역사서 못지 않게 사실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 나라의 경우로 이야기 하자면 '삼국사기'+'삼국유사'와 같은 성격으로 규정할 수 있다. 비록 가볍지 않은 내용이라 찬찬히 읽기는 쉽지 않으나 저자의 유려한 문체가 자칫 경화되기 쉬운 내용을 서정적인 서술로 전개하여 그나마 이야기책 처럼 읽을 수 있음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짧은 역사의 위진남북조 시대의 가람.... 그 가람을 찾는 저자의 기쁨과 회한이 당시의 생활상에 곁들여 현대에 되살아난 중요한 역사서로 역사나 불교미술사학을 전공하는 독자에게 한권쯤은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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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의 명작을 그려라
마이클 린버그 지음, 유혜경 옮김 / 한언출판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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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맞이하는 직원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주려고 책을 고르는데 어떤 책을 골라야 할 지 무척이나 망설여진다. 단순하게 읽고 넘어가는 소설을 고르기에는 그 가벼움이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들고...시집을 택하자니 개인의기호를 맞추기도 힘들것 같고...이 때 보이는 책이 바로 이 책으로 50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이야 우리가 늘 들어오던 금과옥조와도 같은 내용으로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 단지 그냥 흘려보냈던 이야기를 다시 모아둔 내용인지라 책장에 다시 꽂아버렸다. 잠시 서점을 둘러보는데 서점에 붙어있는 베스트셀러 집계의 맨 윗칸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방금 되꽂아버린 책이 아닌가??

'이 책이 무슨 베스트셀러지?' 라는 의문과 함께 꽂았던 책을 다시 서가에서 뽑아들고 책장을 넘겨보았다.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이런류와 다른 한가지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꿈보다 해몽이라고....글의 뒷편에 달린 교훈적 이야기의 사족이 글의 내용을 뒷받침하며 오히려 원문보다도 가슴속에 가까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이 책을 생일 선물로 구입하게 된 이유는 딱 한가지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유명세 때문에 몇권을 구입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선물은 골랐지만 가슴 한 구석에는 무언가 허전함이 남는다.

사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4~50대의 장년층이 어려서부터 자라고 배우며 정말 싫도록 들었던 이야기로 거의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왔던 내용들이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의 반열에서 그것도 최상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요즘은 교훈적 이야기를 덜 듣고 성장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입시가 예전과 크게 달라진바 없음에도 수험생이나 부모 모두가 죽는다고 아우성 치는것을 보면 확실히 세상은 달라진 모양이다. 예전 우리 또래가 공부 할 때를 회상해 보면 정말로 지금은 그 범위나 난이도가 한참 뒤짐을 알 수 있음에도...모두가 어렵다고 난리다. 당연히 이런 책을 접할 기회는 점점 더 없어지고...이러니 늘 들어왔던 이야기를 모은것이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날개 돋친듯 널리 퍼지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갔건...예전에는 늘 들어왔던 이야기를 모았던....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이렇게 모아진 책이라도 있으니 놓치지 않고 다시 읽으면서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는 듣고 또 들어도 지겹지가 않다. 또, 처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할지를 가늠하게 해 준다. 비록 다시 보는 글이라 할지라도 역시 아름다운 이야기는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갈 시금석이 되기 때문이다.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무거운 내용도 아니다. 답답하고 머리가 무거울 때 옆에 두고 읽는다면 새롭게 시작을 해야겠다는 의욕을 돋우는 활력소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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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 기록없는 역사 발굴기
이인숙 외 지음 / 푸른역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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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줄거리는 보는 사람에게 스릴을 만끽하게 해 준다. 고고학이란 중등교과 과정에서는 전혀 언급이 없을뿐만 아니라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중에서도 특수한 분야인지라 영화의 장면과 같은 조금은 낭만이 곁들인 것으로 고고학을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막연한 고고학이라는 학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애환과 감격을 현장르뽀 형식으로 담았다. 아직 고고학이 무엇이고 유물의 가치가 어떠한지를 모르던 70년대의 개발붐에 따른 공사로 인하여 우리의 많은 문화유산은 너무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나마 일제시대에 일본의 학자들에 의해 발굴이 되어진 왕릉에 참여했던 것이 고작이었던 우리나라의 발굴 경험은 그동안 여러건의 발굴 경험을 밑바탕으로 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는 있으나 아직도 전문 인력의 부족, 일반인들의 문화재 보호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많은 문화재가 멸실, 파괴, 유실 등으로 그 흔적을 찾아보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문화재가 사라지는 것을 막아온 고고학자의 노력들을 현장 경험을 중심으로 잘못 덤벼들어 오점으로 남게된 발굴경험이나 발굴을 통하여 드러나게 된 유물을 접하며 먼 과거를 유추하는 등 내심 뿌듯했던 일들을 서술한 책이다.

그동안 이런류의 책자는 개인의 발굴 경험을 중심으로 엮어진것이 있었으나 다양한 발굴 현장을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서술된것은 이책이 처음일 것이다. 지나고 나면 발굴현장의 에피소드로 남게되는 경우도 실은 중요한 지침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추후 발굴에 임하는 후학들에게 선배들이 겪었던 불찰을 되풀이 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와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자에 삽입된 사진이 흑백으로 되어 있다는 점인데 이는 당시의 기록이 주로 흑백사진으로 이루어졌기에 부득이한 경우인지 모르나, 이 책이 어차피 전문서의 성격보다는 일반 대중서로서 출간되었음에 비견하면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전혀 생소하고 막연한 낭만을 갖게 될지 모르는 인디애나 존스의 속내를 일반인들에게 조금은 알려 주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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