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1월 셋째주....운동 약속이 있어 고속도로를 달리던중 차에서 엔진오일이 타는 냄새와 함께 엑슬레이터가 말을 듣지 않아 고속도로에서 견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선은 가장 가까운 나들목으로 나갔는데 안성,평택 나들목이었습니다. 나들목을 벗어나자마자 공업사가 있어서 차를 맡기고 제가 있는곳 까지 달려온 일행의 차를 타고 운동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 차는 바로 고칠수가 없다고 하여 이틀후에 찾았었지요. 차는 엔진으로 물이 들어가서 실린더에 물과 연료가 같이 흡입이 되는 고장으로 제법 수리비가 들어 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뭔지모르지만 엔진오일이 타는것 같은 냄새가 계속 운행중일 때 코를 자극을 하였지만, 바로 해외에 다녀와야 할 시간이 되어서 정비업소에 전화로 상태만 알려 주고는 출국을 하였습니다.

2. 주말을 맞아 대전(직장은 서울이고 집은 대전인 주말부부입니다)에 가는 길에 평택의 정비업소에 잠시 들렀습니다. 물론 차량은 이상하게도 엘슬레이터를 밟아도 가속이 되지 않아 재 점검을 필요로 해서였습니다. 정비업소에서는 요리조리 제 차를 한참 정비를 하였습니다. 특히 보조 물탱크에 물이 줄어드는것은 조금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차를 맡기고 가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조금 괴씸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정비업소에서 잘못 수리를 한 것으로 판단이 되는데 대전까지 가야 할 사람에게 차를 두고 가라니...." 라는 생각을 하고 조금은 난감하여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야할지를 생각하는데, 정비업소 사장은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것이었습니다.

3. 정비업소측에서는 제 차의 재 정비를 위하여 차를 사용하지 못하는 동안을 위하여 렌트카를 대여해 준것입니다. 그것도 지금 사용하던 차종에 맞게 말입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 해서 정비를 했습니다만, 지금처럼 물이 줄어드는것은 차량의 안전 운행에 위험을 가져오니 맡기고 다녀 오시면 고쳐 놓겠습니다.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렌트카를 하루만 사용해 주십시요..."  저는 사장님의 속 깊은 배려에 그렇게 하겠노라 말하고는 렌트카를 이용하여 집에 갔습니다.

4. 일요일인 오늘 집을 출발하여 평택의 정비업소를 향했습니다. 그런데 미리 도착할 시간을 알려주고, 또 정비가 다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전화를 해도 벨이 수없이 울려도 아무도 받지 않는 것입니다. 혹시 일요일이기에 쉬는것은 아닐까? 라는 불길한 생각까지 들기도 했습니다. 평택 나들목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운전하는 내내 궁금함뿐이었는데 나들목을 벗어나 좌회전을 하자마자 우측에 있는 이 정비업소에 제 차의 본닛이 열린 채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정비사가 머리를 숙이고 무엇인가를 살피면서 말입니다.

5. 우선은 왜 전화를 받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밖에서 차량을 정비하다 사무실에 울리는 전화를 받으러 뛰어가면 그냥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단걸음에 달려가도 조금 거리가 있다보니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지요. 그리고 오늘은 일요일이기에 쉬는 날이지만 제 차의 정비를 위하여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고치고, 또 다른 점검이 필요한곳을 살피고 정비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차를 그집에서 수리했지만, 재 정비로 두번 수리를 한 셈이고 겸하여 다른 부분에도 문제가 있어서 수리를 했다고 하는데 그 문제를 들어보니 차의 상태가 조금 나빴었던 이유를 알것 같았습니다.

6. 원래 수리했던곳이 아니고 이번에 발견된 부분의 수리에도 제법 부품이 소요되었는데도 정비업소측에서는 추가 요금을 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제가 알기로도 10여만원 정도를 줘야 합니다) 제 눈으로 확인을 해도 정비한 부분이 조금 오래되어 발생한 문제가 분명함에도 정비업소측에서는 자신들의 잘못된 정비로 인하여 망가질수 있다는 설명이며 그렇기 때문에 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렌트카라서 불편하시지나 않으셨는지요?" 라며 그들이 마련해 준 차량이용에 불편함이 없었느냐는 배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7. 평택 나들목으로 재진입한 후 상경하는 고속도로의 형편은 정체, 그대로 였습니다. 워낙 나들이 차량이 많다보니 종착지인 서울에 다가오면서 차량이 몰리는 현상이지요. 다른 날 같았으면 그냥 지루함과 무덤덤 속에서 기계적으로 운전을 하면서 짜증나는 도로사정을 탓하였으련만 오늘만큼은 이렇게 느긋하고 기분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토요일....잠시 고장원인을 찾는 동안 사장님과 말씀을 나눌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사장님은 요즘은 인터넷등을 통하여 부품가격이 다 공시가 되기 때문에 함부로 덤태기를 씌우는 사람들이 없다면서 그만큼 예전과는 달리 차량 정비업소들도 투명해졌다고 합니다. 따라서 예전의 수입보다는 수입도 많이 줄었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자신의 집을 찾아준 고객을 위해 그들이 제게 보여준 일련의 행동들은 제 기분을 좋게 만든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저에게 평택의 정비업소는 마음먹기 전에는 들리기 힘든 일이지만 이제는 차량 정비는 그 집에 맡기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제 주변에서 차량 정비를 필요로 한다면 조금 멀리 떨어진게 흠이지만 확실하고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이 정비업소를 추천하렵니다.

8. 그들은 제게 일반적인 상업과 상술이 아닌 인간적인 상술을 베풀었습니다. 언젠가 티비의 연속극으로 등장했던 보부상들의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물건을 파는것이 아니라 사람을 판다는 그 연속극...  비단 제게 베푼 그들의 친절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는 아직은 그런 업주의 친절에 익숙하지 않은 편이지요. 이런 마음을 가진 업주들이 더더욱 늘어 간다면...그리고 상대방에게 확실한 신뢰속에 정직과 믿음을 주는 사람들이라면...이들이야 말로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써 내려오면서 그 정비업소의 상호를 밝히면 오히려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 밝히지 않으려고 했습니다만, 말미에 진정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그 정비업소를 밝히렵니다. "톨게이트 카 센타"입니다. 제게 믿음을 준 그들에게 다시한번 인간성 회복의 기회를 느끼게 해 줌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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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3-12-27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전 사신다고라고라고라? ^^

비로그인 2003-12-29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가을산님도 대전에 사시나봐요? 맞고요~ 정림동의 갑천변에 자리한 콘크리트 덩어리 속에서 겨우 숨쉬고 있습니다. 태생은 순 서울산이지만, 친구따라 강남...이 아닌 직장따라 대전으로...내려 갔습니다. 주민등록산 대전입니다만...지금은 경기도와 서울의 경계지역인 송파에 있답니다.. 자주 소식 주시기 바랍니다.

가을산 2003-12-3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대전서도 가장 복잡하다는 둔산동 살고 있습니다. 저도 서울서 살다 8년 전 남편 직장 관계로 오게 되었는데, 전 서울보다 대전이 좋아요.
이젠 서울서 살라고 해도 가기 싫답니다. 교통 막히지, 공기 나쁘지, 택시 잡기 힘들지, 길에서 시간 다버리지, 집값 비싸지....

비로그인 2003-12-30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군요..저도 대전이 좋아서 아직 옮기지 못했는데 부모님들께서 너무 성화를 하셔서 죽전으로 옮길 에정인데 아마도 2006년에나 완공이 되어 입주가 가능하다는군요. 일부러 시간을 끌려는 마음에서 제가 그렇게 결정을 한것 같죠? 순 서울산이라서인지 자연이 좋아 어디고 집을 잠시만 벗어나면 바로 누런 들판과 호수와 맑은 하늘을 접할 수 있는 대전...그리고 1시간 남짓 휭~하니 달리면 바다를 볼 수 있는 대전이 정말 좋더군요. 산은 또 어떻고요? 대둔산은 지척이고 속리산, 지리산, 계룡산등이 모두 2시간 남짓의 거리에 있죠? 까짓거....설악산은 안가면 어때요? 하하하~~
 

1. 제가 출근하는 시간은 남들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기 직전이랍니다. 지난 화요일 아침에도 출근을 위해 차량을 후진시키는데 뭔가가 와지직~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차공간이 좁아 차들이 가로 세로로 엉켜있어 일찍 퇴근을 한 날은 주차하기에는 좋으나  다음날 아침에는 나중에 들어온 차들이 첩첩이 쌓여 잘못하다가는 주차한 다른 차량에게 피해를 입히기 딱 좋도록 되어 있었는데 그 재수없는 일이 제게 벌어진 것입니다. 출근시간도 촉박해서 종이에 연락처를 적어두고는 바로 출근을 했는데....하루 종일 연락이 없었습니다. 비록 이른 아침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4층짜리 다세대라서 몇집은 불이 들어와 있었고, 와작~ 소리도 제법 들렸기에 누군가가 보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하루가 지나도 피해자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퇴근시에 살펴보니 상대차량의 범퍼를 조금 긁었더군요....아마 말이 조금이지 소리로 판단하건데...일단 한번정도는 심하게 접혔다 펴지는 느낌이었답니다.

2. 3일이 지난 오늘 아침 출근하기 전 까지도 피해자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일은 제가 막 퇴근하고 나서 발생하고야 말았습니다. 현관문 앞에서 여자분들의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초인종이 울렸지요. "누구세요?"   "녜....잠시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문을 여니 아주머니 한분이 계시고 옆집 아주머니는 황급히 자신의 집으로 몸을 숨기는 것이었습니다.   "댁이 제 차를 받으셨나요?" "아....아주머니 댁의 차였나요?"   여기까지 말을 마치자 마자 아주머니는 범인을 찾았다는듯이     "아니...차를 그렇게 만들었으면 고쳐주셔야지요!!!"   "녜...그래서 제가 연락처를 남겨드렸었는데요?"     "연락처는 무슨 연락처예요? 앞집 아주머니가 보았길래 망정이지 남의 차를 그렇게 만들어 놓고 모른척 하시면 어떡해요? 아니...점잖으신분이 그렇게 부도덕 하세요??"    "아...  아주머니...제가 메모를 써 두었는데 못보셨나요?"      "메모는 무슨 메모예요? 차를 그렇게 만들고도 시침을 떼면 어떡해요?"

3.  그러고보니 추위와 함께 바람이 강했었는데 와이퍼에 끼워둔 메모쪽지가 바람을 타고 날라가버린 모양입니다. 뭐라 변명을 한들 쪽지가 없는한 저는 몰염치한 사람으로 몰릴 수 밖에 없는것이지요. 저도 오늘은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잊고 있었는데 아마 차주 되시는분이 며칠 외출을 하지 않으시다가 오늘 외출하려고 차에 가서야 긁힌 자국을 보셨던 모양으로 새벽에 와지직~ 하는 소리를 옆집 아주머니가 듣고는 창밖으로 내다 보았던 모양입니다.  일단 범퍼 전체를 새로 도색을 하시겠다기에 그렇게 하시고 계산은 제가 하겠다는 말로 겨우 파렴치범의 위치에서 벗어났습니다.

4.  그게 그렇더군요....제가 사는곳은 한층에 2개의 살림집과 2개의 원룸(실은 쓰리룸입니다만)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곳이고 입주한지도 얼마 되지않는데다가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녁 늦은 시간에 들어오니....이웃하고 얼굴 한번 마주치기 힘든 곳이지요. 그런데 보기 힘든 이웃과의 첫 대면에서 완전히 뺑소니범으로 몰려버린 것입니다. 책상앞에 앉아 "허~ 거참!!" 만 연발하고 있자니...참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남자들이 직장에 나간 다음에는 아주머니들끼리야 자주 함께하는 시간이 있었을테니 투철한 고발 정신으로 저를 고발했겠지요. 강력본드로 메모쪽지를 붙였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결국은 멀쩡한 인간이 겉만 멀쩡한 인간이고 속은 도둑놈처럼 검은 인간으로 몰린 것이지요.

5. 어디 남을 탓하겠습니까만, 그래도 왠지 조금은 섭섭하고 허전한 느낌입니다. 뭐...사람이 다친 인사사고가 아니라서 천만 다행입니다만 주위에서는 아마도 자수한 간첩이 아니라 체포된 간첩처럼 생각들을 하시겠지요...하하하...   이곳의 주차환경은 여늬 다세대주택의 주차환경처럼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히려 그런 풍경이 저는 어울어져 사는 사람들의 냄새가 베어나서 좋습니다. 그 폴폴~거리는 냄새를 즐기려면 앞으로는 주차할 때나 차량을 빼 낼때 주의를 더욱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더군다나 요즘같은 겨울철에는 유리창에 성애가 끼어 후방이 잘 안보이는데....(실은 그날도 성애가 끼었고 상대 차량은 흰색이라 잘 안보였답니다) 그나마 잘 모르고 지내는 이웃하고 처음 마주치는것을 눈쌀을 찌푸리는 싸움으로야 시작할 수 있겠습니까?  아주 아주 작은 접촉사고였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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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족을 하나 달아야 하겠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커다란 국토를 차지하는 시실리섬에는 바로 본토와 연결이 되는 철도가 있습니다. 섬과 육지사이를 다리로 연결한것은 아니지만 기차여행시 기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배를 타고 육지로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말로만 들을때는 매우 궁금했었습니다. 섬인 시실리에서 어떻게 기차를 배로 옮길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었습니다. 나폴리로 가는 침대차를 타고 그 궁금증을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까따니아 중앙역에서 탑승한 기차는 3시간 가량을 달리다 멈추었습니다. 육지와 가장 가까이 접해있는곳에서 섬의 레일은 끝이 나고 기차는 바로 도크로 들어갑니다. 총 10량의 객차를 단 기차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각 5량씩 도크로 들어가는데 객차 한량의 길이를 아무리 짧게 잡아도 20m로 본다면 5량이면 100m인데 이 객차를 배안에 싣는 것입니다. 일부러 기차밖에 나와서 배의 규모를 살펴보니...이게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배의 후미에서 앞쪽을 보니 새까맣게 보이는것이지요. 그 속에는 기차뿐만 아니라 차들도 빼곡히 들어차 있었습니다. 육지와 시실리간의 거리는 배로 30분 가량 걸리니 대천 앞바다에서 원산도보다 조금 더 가는것 같은 거리로 여겨집니다. 워낙 왕래가 빈번하다보니 아마도 이렇게 어마어마한 도하선을 만들어 운영을 하는것 같았습니다. 저는 밤에 건너서 주변을 돌아볼 여건이 아니었지만 낮에 건넌다면 주차장만한 큰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또다른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것 같습니다.

12. 이탈리아의 장터에 갔었습니다. 우리 나라나 이탈리아나 비슷하더군요. 다만 손님을 호객하는 언성이나 몸짓이 없는것이 남대문 시장등 우리네 형편에 익숙한 저로서는 침묵속의 구경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옷가지나 신발, 가방등 생필품을 옷걸이에 걸고 전시를 한다거나 생선을 좌판에 주욱 펴 둔것이나...기타 잡동사니를 좌판에 널어둔것은 우리와 전혀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다만, 재미있는것은 우리의 생선가게에서는 활어를 중요하게 여겨 냉동된 생선이나 어패류보다는 활어의 가격이 더 나가는데 이탈리아는 반대입니다. 이들은 손길이 덜 간것이 그만큼 싸게 가격 책정이 되어 있습니다. 한번이라도 손길이 더 간것에 대해서는 일종의 노동으로 보는 모양입니다. 이 나라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 물건의 흥정이 있습니다. 저도 물건 가격의 절반을 제시하며 에누리를 요구하였는데 처음에는 완강하게 안된다고 하다가 안산다고 하니 절충을 하더군요. 결국 정가대로 사는 사람은 손해를 보는 셈이됩니다. 잘하면 절반의 가격으로도 살수 있으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하여간...이탈리아의 모습은 우리네 시장판과 다를것이 없다고 아시면 될겁니다.

13. 이탈리아에서의 운전에 대해 한마디 안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미리 국제운전면허증을 준비를 했었습니다. 소형차는 일당 40에우로에 20%의 가산금(보험+부가세)을 더하면 48에우로 정도 입니다. 그런데 이 소형이라는 차종이 티코 정도의 차종입니다. 뭐 큰차를 빌리고 싶어도 큰차는 아예 렌트카의 종류에서 빠저있습니다. 운전을 하는데...이게 장난이 아니더군요...작은 차로 얼마나들 잽싸게들 달리는지 정신이 아찔할 지경입니다. 첫번째에서도 말씀을 드렸듯이 강아지처럼 틈만 나면 머리를 밀어 넣으니...그나마 한국에서는 점잖게 운전을 해온터인지라 어디 교차로라도 만나면 양보만 하다보면 하루 종일을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힘들 지경입니다. 며칠 운전을 하다보니 저도 그들과 같이 잽싼 행동으로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행중 한명이 저보고 귀국하지 말고 이곳에서 택시해도 되겠다고 할 정도로 빨리 적응이 되더군요. 그리고 이탈리아에서는 느릿느릿 운전을 했다가는 잘 알지도 못하는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게 된다는 것입니다. 보통때는 천사의 얼굴을 가졌던 사람들이 운전에 있어서는 지옥의 악마중 가장 사나운 얼굴을 한 악마로 돌변하면서 그들 특유의 빠른 언어로 뭔가 막 욕을 해 대는데...아마도 개XX 정도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한 욕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의 인상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14. 이탈리아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휘발유나 디젤은 아마 가장 나쁜 종류일것 같습니다. 일단 휘발유는 무연이 아니라 유연으로 납 성분도 제거가 안된 상태이고 매연이 검게 나오니 도로는 온통 매연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디젤은 더합니다. 그런것을 보니 우리 나라는 비교적 공해에 대해 빨리 눈을 뜬것 같습니다. 기름값은 1리터가 1에우로를 조금 넘으니 우리나라보다 조금 비싼 편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석유가 안나는지 기름값이 의외로 비싼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니 대부분이 큰차 보다는 작은 차를 선호하는것 같았습니다.

15. 이탈리아는 아직도 활화산이 있습니다. 해발 3323미터의 에트냐(Etna)화산인데 해변에서도 눈덮인 정상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장관이겠습니까? 아직도 2개의 분화구에서는 연기를 뿜고 있으며 최근에는 97년도인가? 용암을 뿜었다고 합니다. 겨울 날씨라고는 하지만 남쪽의 해안에서는 바닷물에 뛰어들 정도이고 화산 분화구 근처에서는 스키를 즐길 수 있으니 이탈리아의 시실리는 천혜의 자연을 가진 셈입니다. 이탈리아 본토 사람들도 시실리에서 관광을 하는것을 꿈으로 삼을 정도로 시실리는 낙원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 낙원이 마치도 지옥 같았습니다. 한가지 느낀것은 제주도와 흡사한 환경인데 왜? 우리 제주도는 이처럼 아름답게 개발을 못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우선은 이탈리아의 시실리는 난개발이 없습니다. 도심 전체가 아주 조화롭게 꾸며져 있어 어디 한군데라도 삐걱거림을 느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갑짜기 개발붐이 일어 땅값도 3배가량 올랐다고 하지만 결코 난개발은 아니라고 합니다. 언젠가 우리 제주도도 신혼부부가 결코 외면하지 않는 꼭 가보고 싶은 관광지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간략하나마 이탈리아에 대한 단상을 적어 보았습니다. 해외여행을 할때마다 즐기는것 보다는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는데도 잘 되지 않음은 아무래도 마음같지 않은 게으름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녀왔던 지역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더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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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3-12-17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
박물관이나 문화 관계에 계신 것 같은데, 이런쪽으로 조언하실 만한 것은 없었는지요?
'일'과 관계된 것이라 생략하신 건지? ^^

비로그인 2003-12-1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고맙습니다...그러고 보니 그쪽 분야에 대해서 전혀 언급을 못했군요...그런데....저는 그런 분야와는 전혀 다른 분야랍니다....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알려 드리겠습니다만....상상밖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제 글 ..읽어주심에 정말로 깊은 감사드립니다..
 

6. 이탈리아는 영어를 쓰는 사람을 찾기가 힘이 듭니다. 뭐...그들 말로는 한 1% 정도나 될까 한다는군요. 그 이유가 재미 있는데...알파벳의 기원이 로마글자이니 어찌 지존의 입장에서 다른나라 말을 쓰느냐는 쏘피스트적 궤변입니다. 혹여 영어를 조금 하시는 분이라도 괜히 이탈리아에 가면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아예 버리시는것이 편할것 같습니다. 결국은 국제어를 쓸 수 밖에 없었고..영어를 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상점에서 조차 바가지를 쓰기가 쉽상입니다. 국제어가 뭔지 아시지요? 온몸으로 말하는것이랍니다. 거기에 웃음까지 더한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참고로 세계 어디를 가나 늘 느끼는 것입니다만, 이곳에서도 언제나 끝맺음은 "그라치에~"입니다. "쉐쉐"나 "댕큐"나 모두 고맙다는 인사이듯이 이들의 말끝에는 늘 "그라치에~"가 따라다니는데 바로 고맙다는 말입니다. 우리 말에도 들어본 단어인데도..."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지요?

7. 이탈리아는 말 그대로 가죽제품의 고장입니다. 가격도 엄청 싼편인데, 아 글쎄...해외에 나가면 환율을 비교하는 습관이 생기는데...이 습관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죽가방이 200유로(이탈리아는 거의 대부분이 알파벳의 기본발음이기에 이탈리아 말로는 '에우로'입니다)한다면 널름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28만원 가량 되는데...한번 마음먹으렴 살 수 있겠지만, 그게 그렇지 않더라구요...물론 우리 나라의 백화점 가격은 모르기는 해도 120만원은 넘게 줘야 구할수 있는 제품이지만 말입니다. 모든 물품의 가격이 이렇듯 유로로 계산을 해 버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고 이탈리아는 자국 생산품은 무척 싼 편에 속하지만 의외로 타국의 수입품(별로 많지도 않지만)은 비교적 비싼 편입니다. 결국 40에우로짜리 혁대하나 사서는 허리에 차고 꽉 졸라메고 왔습니다. 속으로는 이게 그래도 "쩨(製)"인데 하면서 말입니다.

8. 정말 특이한것은 이탈리아에는 택시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로마나 시실리나 택시는 아주 적고 그나마 2부제로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서 운행을 한답니다. 아마도 택시는 차량이 소형화되어 있는 이탈리아의 형편상 누구나 차량을 소지하고 있기에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인지는 모르나 방문객에게는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랍니다. 더구나 손님을 태우러 다니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 콜택시 개념입니다. 그래서 불러야만 오는데 아무리 먼 거리도 부르면 오는데 이상한것은 왕복요금을 청구하는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할증료는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에 50% 정도 붙는데 보통 요금은 20분 정도에 25에우로 정도이니 상당히 비싼편입니다. 반대로 대중이 많이 이용하는 기차나 버스의 요금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랍니다. 특히 고속도로 통행료는 왜 받는지 모를 정도로 아주 저렴하답니다. 우리 나라처럼 무조건 고속도로를 잠시만 이용해도 기본요금이 1천원에 가까운것에 비하면 이곳은 정말 거저입니다. 

9. 시내 구경을 하는데 거의 모든 상점이 다 닫혀 있었습니다. 가만히 출입문에 보니 개점 시간이 알려져 있는데 오전 9~11시, 오후 5~8시 라고 되어 있더군요. 식당은 저녁 8시에 열고 12시에 닫는답니다.참 편하게 살아간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24시간 문을 열어두고 장사를 해도 살아갈 돈을 벌기가 힘들텐데 어찌 하루를 몇 조각으로 내어 장사를 하는지...더구나 배가 고파 뭐를 사먹을 식당을 찾으려 해도 일반적으로 카페나 바에서 파는 빵조각 이외에는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아 시내구경을 다니다가 식사를 거르기 일수입니다. 이러한 점은 정말 이상했었는데 그들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낮에는 모두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기에 식당이나 가게에 들릴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적인 실정에서 접대다 뭐다 해서 술자리에서 파김치가 되어서는 겨우 출근을 하고...눈도장만 찍고는 싸우나에 가 쉬는 그런 행태를 이탈리아에서는 아예 생각도 말아야 합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태어나고 생활하시는 여러분은 참 행복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것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특히 식당이 보통 저녁 8시부터 12시 까지 여는데는 또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직장이 끝나고 대부분의 이탈리아인들이 가족 중심으로 생활을 하기에 식당을 쓸데없이 일찍 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손님이 없으니 식당은 열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것도 모르고 저녘 6시경부터 밥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아 다녔던 어리석음을 생각하면...한끼 정도는 푸욱~ 굶어도 될것 같습니다. 또 이탈리아 사람들의 식생활은 저녁식사를 하러와서 지겹게도 4시간 가량을 한곳에서 보낸다는 것입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그저 밥만 먹고는 달랑 일어서서 나오는 우리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10. 이탈리아인을 대하면서 느낀 그들의 친절은 부러울 정도였습니다. 이방인이지만 얼굴이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손을 흔들거나 웃어 준다는 것입니다. 어떤 외국인이 한국인의 얼굴에는 너무 표정이 없다고했습니다만, 정말 우리도 외국인을 만나면 손을 흔들거나 웃어줄까요? 아마도 조금은 그런 행동을 헤픈 행동으로나 여기고 있는것은 아닌지 한번 반성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외국인에 대한 무언의 환영은 나그네의 지친몸과 마음을 한꺼번에 씻어주는 청량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를 찾는 외국인에게 조금이라도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작은 미소라도 보내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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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탈리아 여행이었지만 다녀온 소감을 두차레에 걸쳐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여행을 가실분들도 참고하실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 비록 보름간이었으나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무사귀환하였습니다. 이탈리아의 시실리아지방에 다녀왔는데...  우리나라로 친다면 제주도와 엇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탈리아 국민들도 시실리로 여행가는것이 꿈이라고 합니다만, 다녀온 저로서는 우선은 불편하였다는 말로 소감을 밝히고 싶습니다. 시실리 섬은 총 면적이 18만 평방킬로미터로 우리나라보다 조금 적은 면적을 가지고 있고 인구는 모두 700만 가량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한겨울의 날씨는 제주도의 서귀포보다 높은 평균 14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밍크코트를 입은 사람으로부터 반바지에 반팔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까지 개인의 취향에 따른 옷차림이 무척 다양했었습니다.

2. 일반적으로 반도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인하여 우리와 많은 것이 비슷하다고들 합니다만, 실제 이탈리아인의 성격은 우리와는 많이 다른것을 느꼈습니다. 성격이 급한것은 사실이지만 이네들은 도로사정이 우리보다 훨씬 형편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어찌나 좁은 공간을 그리 잘 빠져 다니는지 기가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어디 차량이 들어갈 구멍만 있으면 일단은 차 앞부터 집어 넣고 들어갑니다. 그래서 일정한 룰이 있나 해서 눈여겨 보았습니다만, 전혀 룰도 없이 운전을 합니다. 서구가 대부분 그렇지만 이탈리아도 우리나라의 대우 마티즈 같은 소형차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그 이유는 좁은 도로와 주차 공간부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주종을 이루는 차는 주로 피아트에서 제작한 차량이지만 이탈리아인들에게 피아트는 형편없는 차종으로 인식이 되고 있습니다. 마티즈를 비롯한 우리 나라의 수출차종도 가금 눈에 띄었는데 그들의 말로는 마티즈는 별로 인기가 없다고 합니다. 시내에 수도없이 나붙은 기아의 카니발 광고는 22,000유로라는 가격을 내걸고 있는데 불행하게도 광고만큼 차량은 많이 보지를 못했습니다.

3. 이탈리아의 음식은 주로 치즈와 햄...그리고 가지요리였습니다. 가지는 우리 나라의 가로등의 전구만해서 그것으로 여러 요리를 만들었지만, 맛은 그저 밋밋하여 별로 먹고 싶지 않은 음식입니다. 피자의 고장이라고 해서 피자를 먹어 보았으나 우리나라의 피자보다 훨씬 맛이 없었고, 스파게티도 역시 우리것이 훨씬 낫다고 하겠습니다. 시실리섬의 지리적 여건이면 많은 해산물이 있겠으나 주요 메뉴는 멸치살이고, 홍합을 좋은 음식으로 쳐주고 있었으며, 해산물은 역시 일본과 우리 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1차 익혀서 음식을 만들기에 싱싱한 횟감을 기대한다면 실망을 할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이탈리 요리는 간단한 식사부터 해물요리로 구분이 되는데 간단한 식사는 미리 말씀드린대로 가지요리 위주라서 먹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해물요리는 주로 코스로 몇가지가 나오기 때문에 비교적 다양하게 먹을수 있읍니다. 시실리아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도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음식점의 해물요리 가격이 20유로 정도이니 먹을만 하다고 하겠으며, 그에 비해 국내의 이태리 음식 전문점의 요리가 8만원선을 넘는다는것은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음식에는 지중해 기후에서 나는 포도주를 곁들이는데 포도주는 거의 6~10유로이며, 상당한 고급이 20유로 내외입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얼마 안된다고 볼 수 있는데, 그에 비하면 우리 나라의 포도주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4. 계속 이탈리아 요리만 먹다보니 나중에는 삼키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불행하게도 시실리 내에 사는 교민은 딱 한분..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마침 그 지역 시합이라 얼굴도 보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 이상했던것은 제가 다녀본 미국이나 유럽의 어느 지역이고 중국인과 일본인이 나름대로의 영역을 구축하고 살고 있음을 보았는데, 이탈리아에는 일본인이나 중국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탈리아인의 기질이 그들을 반기지 않았는지는 모르나 이탈리아 음식에 질려 다른 음식을 찾으려고 전혀 없는 한국식당은 고사하고라도 우리와 음식이 비슷한 일본 식당이나 중국식당을 찾아도 전혀 찾을길이 없었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던 3~4일만에 한번은 한식을 먹을 수 있었으나 이곳은 전혀 그럴수가 없어서 가장 고생을 많이 했던것 같습니다.

5. 이탈리아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불법취업 외국인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습니다. 주로 모로코등 아프리카인들과 방글라데시등 일부 아시아인들 때문이라고 하는데 길거리에서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방글라데시인들을 몇번 만난적이 있었는데 한국 사람을 만난것 처럼 반가웠었습니다.그들은 우리나라에서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을 살다가 자기네 나라로 돌아갔다가는 다시 이탈리아로 온 사람들인데 길거리에서 좌판을 놓고 쪼구려 앉아 물건을 파는것이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국력이 그 나라 사람을 대접받게 해 주는 현실속에서 이들의 집시같은 생활은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마저 들게 하였습니다. 그래도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을 만날 수 있다는것이 자못 신기하기까지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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