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1월 셋째주....운동 약속이 있어 고속도로를 달리던중 차에서 엔진오일이 타는 냄새와 함께 엑슬레이터가 말을 듣지 않아 고속도로에서 견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선은 가장 가까운 나들목으로 나갔는데 안성,평택 나들목이었습니다. 나들목을 벗어나자마자 공업사가 있어서 차를 맡기고 제가 있는곳 까지 달려온 일행의 차를 타고 운동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 차는 바로 고칠수가 없다고 하여 이틀후에 찾았었지요. 차는 엔진으로 물이 들어가서 실린더에 물과 연료가 같이 흡입이 되는 고장으로 제법 수리비가 들어 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뭔지모르지만 엔진오일이 타는것 같은 냄새가 계속 운행중일 때 코를 자극을 하였지만, 바로 해외에 다녀와야 할 시간이 되어서 정비업소에 전화로 상태만 알려 주고는 출국을 하였습니다.
2. 주말을 맞아 대전(직장은 서울이고 집은 대전인 주말부부입니다)에 가는 길에 평택의 정비업소에 잠시 들렀습니다. 물론 차량은 이상하게도 엘슬레이터를 밟아도 가속이 되지 않아 재 점검을 필요로 해서였습니다. 정비업소에서는 요리조리 제 차를 한참 정비를 하였습니다. 특히 보조 물탱크에 물이 줄어드는것은 조금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차를 맡기고 가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조금 괴씸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정비업소에서 잘못 수리를 한 것으로 판단이 되는데 대전까지 가야 할 사람에게 차를 두고 가라니...." 라는 생각을 하고 조금은 난감하여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야할지를 생각하는데, 정비업소 사장은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것이었습니다.
3. 정비업소측에서는 제 차의 재 정비를 위하여 차를 사용하지 못하는 동안을 위하여 렌트카를 대여해 준것입니다. 그것도 지금 사용하던 차종에 맞게 말입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 해서 정비를 했습니다만, 지금처럼 물이 줄어드는것은 차량의 안전 운행에 위험을 가져오니 맡기고 다녀 오시면 고쳐 놓겠습니다.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렌트카를 하루만 사용해 주십시요..." 저는 사장님의 속 깊은 배려에 그렇게 하겠노라 말하고는 렌트카를 이용하여 집에 갔습니다.
4. 일요일인 오늘 집을 출발하여 평택의 정비업소를 향했습니다. 그런데 미리 도착할 시간을 알려주고, 또 정비가 다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전화를 해도 벨이 수없이 울려도 아무도 받지 않는 것입니다. 혹시 일요일이기에 쉬는것은 아닐까? 라는 불길한 생각까지 들기도 했습니다. 평택 나들목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운전하는 내내 궁금함뿐이었는데 나들목을 벗어나 좌회전을 하자마자 우측에 있는 이 정비업소에 제 차의 본닛이 열린 채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정비사가 머리를 숙이고 무엇인가를 살피면서 말입니다.
5. 우선은 왜 전화를 받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밖에서 차량을 정비하다 사무실에 울리는 전화를 받으러 뛰어가면 그냥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단걸음에 달려가도 조금 거리가 있다보니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지요. 그리고 오늘은 일요일이기에 쉬는 날이지만 제 차의 정비를 위하여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고치고, 또 다른 점검이 필요한곳을 살피고 정비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차를 그집에서 수리했지만, 재 정비로 두번 수리를 한 셈이고 겸하여 다른 부분에도 문제가 있어서 수리를 했다고 하는데 그 문제를 들어보니 차의 상태가 조금 나빴었던 이유를 알것 같았습니다.
6. 원래 수리했던곳이 아니고 이번에 발견된 부분의 수리에도 제법 부품이 소요되었는데도 정비업소측에서는 추가 요금을 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제가 알기로도 10여만원 정도를 줘야 합니다) 제 눈으로 확인을 해도 정비한 부분이 조금 오래되어 발생한 문제가 분명함에도 정비업소측에서는 자신들의 잘못된 정비로 인하여 망가질수 있다는 설명이며 그렇기 때문에 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렌트카라서 불편하시지나 않으셨는지요?" 라며 그들이 마련해 준 차량이용에 불편함이 없었느냐는 배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7. 평택 나들목으로 재진입한 후 상경하는 고속도로의 형편은 정체, 그대로 였습니다. 워낙 나들이 차량이 많다보니 종착지인 서울에 다가오면서 차량이 몰리는 현상이지요. 다른 날 같았으면 그냥 지루함과 무덤덤 속에서 기계적으로 운전을 하면서 짜증나는 도로사정을 탓하였으련만 오늘만큼은 이렇게 느긋하고 기분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토요일....잠시 고장원인을 찾는 동안 사장님과 말씀을 나눌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사장님은 요즘은 인터넷등을 통하여 부품가격이 다 공시가 되기 때문에 함부로 덤태기를 씌우는 사람들이 없다면서 그만큼 예전과는 달리 차량 정비업소들도 투명해졌다고 합니다. 따라서 예전의 수입보다는 수입도 많이 줄었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자신의 집을 찾아준 고객을 위해 그들이 제게 보여준 일련의 행동들은 제 기분을 좋게 만든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저에게 평택의 정비업소는 마음먹기 전에는 들리기 힘든 일이지만 이제는 차량 정비는 그 집에 맡기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제 주변에서 차량 정비를 필요로 한다면 조금 멀리 떨어진게 흠이지만 확실하고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이 정비업소를 추천하렵니다.
8. 그들은 제게 일반적인 상업과 상술이 아닌 인간적인 상술을 베풀었습니다. 언젠가 티비의 연속극으로 등장했던 보부상들의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물건을 파는것이 아니라 사람을 판다는 그 연속극... 비단 제게 베푼 그들의 친절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는 아직은 그런 업주의 친절에 익숙하지 않은 편이지요. 이런 마음을 가진 업주들이 더더욱 늘어 간다면...그리고 상대방에게 확실한 신뢰속에 정직과 믿음을 주는 사람들이라면...이들이야 말로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써 내려오면서 그 정비업소의 상호를 밝히면 오히려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 밝히지 않으려고 했습니다만, 말미에 진정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그 정비업소를 밝히렵니다. "톨게이트 카 센타"입니다. 제게 믿음을 준 그들에게 다시한번 인간성 회복의 기회를 느끼게 해 줌에 대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