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얼음틀 굿즈가 출시되었을 무렵엔
상상력이 부족하여 그 결과물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라
이걸 과연 누가 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의 북플친 님들은 죄다 사신 듯!
그러다 수하 님 페이퍼에서 고양이 얼음틀을 다시 만났을 때, 찬찬히 들여다 봤다.
어머나!
얼음이????? @.@
그 순간 사야겠다고 맘 먹고 열심히 책을 골랐다.
(이상도 하지? 알라딘에선 물건을 구입할 땐 책을 골라야 하다니?......)
며칠 뒤 굿즈를 받아들고 이 얼음 한 개를 만들기 위해 나의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게 이해되지 못하고 조금 후회하고 있었을 때,
꼬마요정 님의 얼음통에 꽉 찬 수많은 고양이 얼음을 보고 와....
난 너무 게으르고 비관론적 인간이었구나, 란 반성을 했다.
그래, 얼리자!
자고 일어나면 계속 쉼없이 얼리자!
그래서 아침에 눈 뜨면 얼음 하나 꺼내고 다시 물을 채우고
저녁에 얼음 하나 꺼내고 또 물을 채우길 반복했다.
화분에 물 준다.고 생각하니 그리 귀찮진 않더라!
근데 얼음을 얼려 시식을 하는데 입구가 좁은 유리컵엔 고양이 얼음이 안들어가 양 옆을 깨부수면서 고양이 얼굴이 다칠까봐 조심스러웠다. 어차피 입 속으로 다 들어갈 것이지만...그래도!
첫 얼음에 완전 감정이입이 됐었다. 미안해서 못 먹겠어서 녹을 때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지금은...눈코입이 잘 안보인다는 핑계로 막!!!!!
아빠가 주신 쑥미숫가루를 얻어온 게 있어 우유에 타 마시다가 한 번 얼려보자 싶어 얼렸는데 고양이 표정이 또렷하여 처음으로 아이컨택했다. 밀크티를 타 마시다가도 어? 얼려볼까? 얼렸더니 가장 맘에 드는 색깔이 나오기도...다만 만들어 놓고 이쁘고 아까워서 먹질 못하겠더라!
엄청 더운 날에 한 번 아이스 커피를 만들어 먹었다.
만들어 놓긴 했지만 나는 이도 시리고 마음도 시려 아이스 종류를 잘 못마셔 만든 의미가 있으려나? 또 비관적 마음이 덮쳤다.
하지만 엊저녁 이른 저녁을 사 먹고 후식으로 빙수도 사 먹고, 장도 보고 이동을 많이 해서 노곤하기도 하고 갈증이 좀 나던차,
집에 오자마자 남편에게 아이스 청 하나 타 줄까? 하니 좋지!! 원했다. 오호....얼음 좀 소진되겠군!
지난 달에 담아 둔 산딸기 청을 달달 긁어 마지막 두 잔의 머그잔에 채워 캐모마일 차를 우린 찻물을 부어 각얼음 몇 개 담고 고양이 얼음 두 개를 넣어 먹으라고 줬더니...남편은 내가 고양이 얼음을 직접 조각해서 만든 줄 알고 어? 하며 신기해했다.
그동안 나 잘났다고 남편한테 난 너무 완벽하다고 큰소리 뻥뻥 쳤기로서니 고양이 얼음까지 만들 실력은 못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럼 이건 어떻게 만든 거냐고 묻길래...
알라딘에서 책 사면 주는 것! 꿀팁을 알려줬는데도 남편은 으히구....한숨 뻑뻑!!!(남편은 아직도 굿즈를 얻기 위해 책을 사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큰 딸은 지나가다 고양이 얼음을 보구선 꺄악!!!!! 귀여워!!!!!!
괴성을 질러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오로지 얼음 만드는데만 열중하느라 딸들에게 고양이 얼음을 아직도 보여주질 않았나 보다.
암튼 귀여우면 이미 다 끝난 것!
좀만 기다려!
대량 생산해서 고양이 얼음 가득 넣어 귀여움이 가득한 냉국수 or 콩국수를 만들어 줄테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