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 이유를그 이유를 찾지 못했다. 난 최신우의 자살을 막을수가 없다.
네가 죽으면 내가 너무 괴로워.
나는 괴로워도 괜찮고?
죽지 마. 아깝잖아. 너무 아까워.
죽으면 어차피 없는 인생, 뭐가 아까워.
너는 잘 살수 있어.
잘사는게 뭔데.
너는 행복할 수 있어.
다들 행복하려고 안달이지. 난 그게 끔찍해.
신우야, 죽지 마. 일단 살아. 그럼 다 잘될 거야.
무책임한 소리. 형이 내 미래를 알아?
너도 모르잖아. 모르는데 왜 죽어.
난 알아.
어떻게 알아. 뭘 알아. 네가 신이야?
형은 보면서도 모르지. 인간 진짜 징그러워.
수없이 상상한다. 상상 속에서 나는 늘 신우에게 진다. 신우를 설득하지 못한다. 신우는 확고하고, 내가 모르는 말을 한다.죽고자 마음먹은 자에게 죽지 말라는 말이 무슨 소용 있는가.사람은 특별하거나 다르지 않다.고양이나 물고기나 화분, 장난감이나 청소기처럼 높은 데서 떨어지면 깨진다. 길을 걸을 때면 나는 매번 그런 상상에 시달린다. 사람들이 높은 건물 여기저기서 뚝 뚝 뚝 뚝 추락한다.경쟁하듯 추락한다. 상상을 떨쳐 낼 수 없어 미칠 것 같다.
한 번도 말한 적 없지만 나는 최신우를 무척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