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방학이 끝났건만,
나의 셰프놀이는 끝날 길이 없는 듯.
며칠 전부터 개학날 일찍 마칠 것 같으니
친구를 데려와 놀이터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면서
놀고 싶단다.
어쩐다?고민 되었다.
작년부터 아래층 이웃집과 층간 소음 문제로 약간의
마찰이 있어 왔다.
아랫집은 음악감상이 취미인 듯 한데
이것이 문제를 일삼았다.
음향기기를 어찌나 크게 틀고 듣는지
한 번씩 그집에서 취미생활을 할때
소음도 소음이지만
우리집 바닥이 둥둥 울릴 정도다.
지진을 겪은 후로 조금이라도 바닥이 흔들리는걸 느낄때면 짜증과 불안이 솟구쳤는데
한 날은 삼일 째 밤 11시 넘어서도 계속 음악을
틀길래 관리실에 전화를 걸어 제지를 시켜 달라고 했었다.
그집의 행태를 지켜 보았을때 한 번 음악을 틀면 기본
서 너 시간이었기 때문에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잔적이
여러 번 이었다.
그 후,
아이들 방학이 돌입했고,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 발소리를 조심 시킨다고 늘 주의를 줬지만
한 낮에 잠깐이라도 쿵쿵 소리가 나면 똑같은 방법으로
인터폰으로 경비 아저씨의 주의를 두 번 정도 받았다.
그래서 한동안 아이들에게 친구를 데려 오지 못하게 했고 아이들은 또 그게 불만이었다.
더군다나 바로 엊저녁 5시 30분 부터 듣기 시작한
음악소리가 밤 9시가 넘었어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인터폰을 해달라고 민원을 넣었었다.
물론 지난 번처럼 아랫층은 인터폰은 받진 않았지만
눈치가 느껴졌는지 음악은 중단 시키더라만!!!
낮에 친구들을 데려온다는 아이에게 늘
거절하기가 좀 미안해서
알았다고 대신 집안에서 쿵쿵거리고 노는건
안된다고 허락했는데
아뿔싸!!
울집은 애들이 제곱이었지!!
처음엔 두 명,나중에 한 명이 더 붙고,
또 두 명이 더 붙어 다섯 명을 데리고 왔었다.
다행히 오자마자 놀이터로 나가줘서 고마웠는데
배고프대서 간식 먹이는 동안엔 애들이 신이 나
이동하는걸 보니 간이 조마조마 했다.
그래도 애들이 컸다고 덜 분잡해서 다행이었다.
울집 애들 먹는 양을 생각하고 닭강정을 만들어 줬더니
애들이 양이 모잘라 보여 프렌치 토스트를 급하게
만들어 주니 그것 또한 금새 먹어 치우더라!!
˝잘 먹네?˝ 인사말 해주니
울집 막내 ˝우린 이제 6학년이에요!˝
6학년도 이제 1일 이면서 친구들 앞이라고
목소리에 힘 들어간게 허세를 부리는 듯 하다.
살짝 째려봐 줬더니 싱글싱글~~~
나중에 친구들과 집을 나가기 전에 살짝 내 곁으로 와
맛있게 잘 먹었다고 소곤거리며 고백하고 쌩 돌아서 나갔다.
고백할만 하지!!
평소 수제 간식 잘 안해주는 나인지라
한 번 마음 내킬때 해주면 아이들 입이 귀에 걸린다.
더군다나 오늘 해준 치킨은 윤식당에서 스페인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바로 그 닭강정을 흉내내서 만들어 줬으니까!!
음식 잘하지 못하는 내가 내 손으로 닭강정을!!!!
소스의 비법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하겠구나!하면서 늘
윤식당표 음식을 한 번 먹어 보고 싶다는 강한 식욕을
느끼곤 했었는데 어?? 네이버 박사님이 여러가지 비법을 알려 주시는게 아닌가??
검색만 하면 다 나온다.
소스 먼저 만들어 놓고 냉동 팝콘 치킨 튀기고
한데 버무려 다시 볶고 마지막에 땅콩,아몬드 갈아놓은
견과류를 솔솔 뿌려 놓으니 제법 그럴싸 해보인다.
나는 내가 너무 뿌듯해서 음식 할때마다
인증샷을 남겼다.
인증샷을 찍으면서 음식을 하면 이상하게 힘이 난다.
하기 싫은 요리가 좀 재미나게 느껴지는게
이상하다만......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 주니 기분 좋다.
셰프의 기분이란게 이런 것이겠지!!
암튼,
아랫집과의 분쟁이 때론 좋은 핑계가 될 수 있긴 한데
저렇게 매일같이 간식을
나는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분기별로 한 번씩 해주면 모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