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학원에 다닌지 벌써 이주일째!
요즘 민이는 모든 게 신기하고 신이 났다.
그리고 오늘은 또 첫견학을 갔다.
아직 견학이라는 말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소풍이라고 설명을 해줬더니 녀석은 얼굴이 헤벌쭉~
좋아 죽는다.
그리고 하는 말!.."엄마 소풍은 김밥 싸들고 통도사에 가는 게 소풍인거죠?"...ㅡ.ㅡ;;
올봄 어린이날에 나들이 삼아 김밥을 싸들고 가족끼리 집근처에 있는 통도사 절에 놀러갔었다.
김밥을 쌌기 때문에 나는 민이에게 소풍을 가는 것이라고 설명을 했었더랬다.
녀석은 용케 소풍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소풍 가는 장소는 오로지 통도사 절인줄 알았나보다.크헉~~
그러고보니 그동안 소풍 가자고 하면서 다른 곳에 나들이를 많이 못다닌 것 같다.
민이 아빠가 회사일로 많이 바빴고...그리고 곧 뜨거운 여름이 닥쳤고...여름이 끝나자 나자 입덧이 시작되었고....그리고 바로 가을을 맞이했나보다.
아이에게 좀 많이 미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아이에게 오늘 소풍을 가는 장소를 몇 번씩 설명을 해주었다.
어린이대공원에도 가고 교통회관에도 간다고....
대신 소풍을 갈땐 친구손을 꼭 잡고 선생님 손을 꼭 잡고 가야한다고..너혼자 마구 뛰어다니면 선생님이 힘이 들어서 안된다고...차가 올때는 옆으로 비켜서야 한다고...뭐 한 두가지 일러주다보면 노파심에 열 마디를 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아이를 처음 견학 보내는 초보엄마라 그러한가보다.
그래도 초보엄마라 그런지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음료수와 과자를 준비물로 하나씩 준비해달라라는 말에 이것 저것 음료수를 뭘로 사줘야할지? 혼자서 유심히 골라도 보고, 저녁엔 아이아빠와 아이랑 같이 과자 몇 개를 사오라고 보내놓았더니 두 남자가 들떠서 얼른 과자를 사오기도 했었다.
그리고 둘이서 가방에 과자 세 개를 넣고 지퍼를 얼른 잠근다.
내가 몰래 하나만 넣고 빼놓으면 어느새 또 과자를 또 집어넣고....ㅡ.ㅡ;;
가만보면 신랑도 아이를 처음 소풍 보내는 것에 조금은 흥분을 하고 있나보다.
어젯밤에 대충 속재료를 미리 준비해놓고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해서 김밥을 말았다.
선생님 것은 그냥 하던 방식대로(속재료가 한쪽으로 몰린게 좀 흠이지만..ㅠ.ㅠ)
민이 꼬마김밥은 일단 김을 4분의 1정도를 잘라내고 밥을 조금 떠서 그안에 속재료를 잘게 다져 뿌리면서 가지런히 놓아 아주 조그맣게 말면 끝!
속재료를 다져서 넣다보니 나중에 김밥을 썰때 많이 삐져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곳에 재료가 몰리기도 하고 어떤 곳은 재료가 없는곳도 있긴 하지만..속재료를 있는 그대로 다넣고 말려면 김밥이 아주 커진다. 밥은 적고 속재료만 큰...좀 이상한 모양의 김밥이 되는지라...지가 한입에 쏙 먹기엔 안성맞춤이다.
몇 번을 고심하다 내가 발명해낸 꼬마김밥이다..^^
내년쯤에나 재료를 있는 그대로 넣어서 말아서 넣어줘 볼까나?
김밥이랑 후식으로 방울토마토랑 물이랑 음료수랑 과자 두 개를 넣어서 챙겨주니 가방이 꽤 무겁다.
가방이 무겁다고 과자 하나를 빼자고 하니 죽어도 들고 가겠단다...ㅡ.ㅡ;;
추석빔으로 선물 들어온 옷을 입히고 넥타이를 메고 모자를 씌워서 학원차를 기다렸더니 학원차에 타고 있던 민이랑 동갑내기 딸아이 유진이가 "성민이 귀엽다~~"라고 몇 번을 말한다.
민이 얼굴을 살짝 들여다보니 녀석 좋아 죽는다..ㅋㅋ
쑥쓰러워 하면서도 좋아 죽는 좀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차를 타고서도 부끄러워서 얌전히 앉아 있는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는 아무래도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가 더 대담한 것 같다.
항상 아침에 학원차를 탈때 유진이와 누나뻘 되는 여자아이가 먼저 타고서 성민이를 쳐다보고 있으니 녀석은 딴에 엄청 부끄럽고 쑥쓰러웠던지 이틀은 차를 타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울기도 했었다.
그래서 나도 덤으로 차를 타고 학원까지 가서 혼자서 집으로 되돌아오기를 몇 번 했었다.
이젠 익숙해졌는지 여자아이들과 차를 탄다.
그래도 여전히 부끄러운지 창문에 매달려 나를 보고 손을 흔든다.
나도 몇 번을 손을 흔들어주면서 배웅을 해주는데 아직 처음이라서 그런지 솔직히 좀 재미있다.
나중엔 이것도 귀찮아져서 아이혼자 학원차를 타고 가라고 현관문에서 배웅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배웅하고 마중하는 것이 신랑을 출근시키고 퇴근시키는 기분이다.
(뭐 솔직히 신랑 출근할땐 꼭두새벽에 출근하는지라 그냥 누워자기 바쁘지만..ㅠ.ㅠ)
암튼...오늘 아침엔 전쟁과도 같은 시간이 지나갔다.
요즘엔 민이덕에 아침을 일찍 시작해서 좋긴하다.
보통 지금 이시각에 민이랑 둘이 깨어나 아점을 먹었었는데..ㅡ.ㅡ;;
이제 나도 부지런한 인간이 되려나??..ㅎㅎㅎ
오늘 날씨도 화창하여 성민이는 좋은 구경을 많이 할 수 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