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잠이 - 머리끝에 오는 잠 : 전래 자장가 모음집
Various Artists 노래 / 보림(음반)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예전부터 개인적으로 자장가에 대한 노래에 애착을 많이 가졌었다.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절로 누그러지고 살포시 잠이 어리는게 신기하고도 또 신기하였더랬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엔 자장가만한 노래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자장가에 관한 음반을 찾아보려고 해도 마음에 드는 음반이 없었다.
거의 대부분 클래식에 맞춘 자장가 그러니까 클래식의 곡속에 '섬집 아기'나 모짜르트의 자장가 등을 끼워넣은 좀 많이 아쉬운 음반이 있을 뿐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섬집 아기'노래를 무척 좋아하긴 한다.
내아이가 뱃속에 있을때부터 매번 불러주었던 노래가 바로 '섬집 아기'였었다. 그리고 학창시절에 배웠던 모짜르트의 자장가 노래도 얼핏 노래가사가 기억이 나 부르다 보니 입에 익어 자주 불러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노래들은 좀 뭐랄까?
깊은 맛이 없다라는 아쉬움이 남아 많이 허전한 노래들이다.
그리고 '섬집 아기'노래는 왠지 구슬퍼 노래를 부르고 들을때마다 괜스레 서러운 마음이 들어 애잔하다.

 그러던 차에 딱 내가 찾는 스타일의 이음반을 발견하였다.
발견하기는 꽤 되었으나 아이에게 다른 그림책을 구입해주기에 바빠 이 전래자장가 '자미잠이'음반구입을 자꾸 뒤로 미뤄두었던 것 같다.
음반을 받아들고 줄기차게 듣고 있는 음반은 바로 이 '자미잠이' 인데 왜 빨리 구입하지 못했을까? 후회마저 들 정도다.
아이도 항상 '자미잠이'를 틀어달라고 하고...요즘엔 잠자리에 누우면 항상 '섬집 아기'를 불러달라고 조르던 녀석이 "자미잠이 자장가 불러주세요~~"라고 주문을 한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머리끝에 오는 잠' 과 '충신동이 효자동이' 와 '단 젖 먹고 단잠 잔다'를 불러주고 녀석은 이젠 자기가 부를 차례라고 '별 하나 뚝 따' 를 얼추 비슷하게 부르면서 한참을 노니다가 잠이 든다.
'별 하나 뚝 따'를 부르면서 녀석에게 별을 하나씩 따서 행주로 닦는 포즈를 취해주고 망태에 넣는 포즈와 문에 거는 형상 그대로 재연해 주니 녀석은 그게 꽤나 재미있었나보다..단번에 이곡을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듯하다. 

 우리아이들은 대부분 이전래자장가 가락에 꽤나 익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네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아이들을 재울때 노랫말은 틀려도 비슷한 음감으로 자장가를 부르면서 재우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옆에서 그모습을 지켜본 우리네들도 알게 모르게 또 똑같은 자장가를 부르며 아이를 재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어렸을 적에 수없이 듣고 자라온 바로 그자장가를 우리의 아이들에게 불러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되었어도 아가때 엄마가 잠을 재우면서 불러주던 자장가 노래를 다 기억을 한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다.물론 노랫말은 기억을 못하지만 그음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나또한 아주 어릴때 듣던 자장가를 기억하고 있다. 자장가의 뒷부분은 기억못하지만 앞부분은 확실히 기억한다. 내겐 할머니란 존재가 없다. 친할머니는 친정엄마가 시집오시기전에 이미 돌아가셨었고 외할머니도 내가 돌쯤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래도 자장가를 기억하는 이유는 외갓집 윗집에 사시던 동네할머니께 매번 업혀서 할머니의 자장가를 듣고 잠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연년생으로 태어난 나이기에 가끔씩 장녀인 내가 외갓집에 자주 맡겨지게 되었는데 그럴때면 항상 윗집 할머니집에 놀러가곤 했었나보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노안으로 앞을 잘 못보시는 할머니등에 업혀 우리외갓집을 내려다보며 하얀 옥양목을 발로 밟으시며 "자장 자장 우리애기, 잘도 잔다 우리애기,삽살개야 짖지마라 우리애기 잠깰라~~"하시며 자장가를 불러주셨다. 그러면 잠이 쉬이 왔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나기도 한다.

 나는 지금도 내아이에게 그할머니가 불러주시던 자장가를 기억나지 못하는 노랫말은 내가 짜맞춰 부리긴 하지만 그래도 어릴적 그할머니의 초가집과 하얀 옥양목과 할머니의 하얀 저고리 한복에서 나던 냄새가 나는 것같은 착각에 빠지며 그자장가를 불러주곤 한다.
그러면 내아이를 어느새 쉽게 잠에 빠져들게 만드는 자장가는 바로 우리네 할머니들이 불러주시던 전래자장가인 것 같다.항상 전래자장가를 불러주면 금방 눈을 감고 잠이 든다.
우리네 전래자장가의 가락과 음 그자체가 달콤한 수면을 쉽게 불러오는 그무언가가 있는 게 아닐까? 항상 생각하곤 한다.   
또한 이음반의 노랫말을 읽어보면 하나, 하나 옹골차고 구성지며 또한 안예쁜 말이 없다.
'얼굴 솜솜 예쁜 엄마'등의 자장가는 정말로 사랑하는 아이를 안고서 토닥토닥 잠을 재우고 있는 예쁜 아기엄마의 얼굴모습이 떠오르게 한다. 또한 '머리끝에 오는 잠'이란 노래는 '머리끝에 오는 잠 살금살금 내려와 눈썹밑에 모여들어 깜빡깜빡 스르르르~ 귀밑으로 오는 잠 살금살금 내려와, 눈썹밑에 모여들어 깜빡깜빡 스르르르~~'라는 노랫말이 아가의 얼굴에 잠이란 녀석이 살금살금 다가와 아이의 눈썹을 살짜쿵 감기게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실제로 나또한 이음악을 들으면서 먼저 잠이 들기도 한다.
잠이 안올 수가 없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런 마음을 가득담은 자장가를 달콤하게 불러주는데 잠이 안온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엄마들이 우리아이들에게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있도록 자장가를 많이 불러주었으면 한다.
실제로 우리아이는 자장가를 불러주어 토닥이며 재웠을때와 그냥 스스로 잠이 들었을때 수면을 취하는 한밤중에 차이가 많이 난다.
스스로 잠이 들었을 경우엔 안좋은 꿈을 꾸는지 보채면서 잠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루에 있었던 인상적인 일이 꿈에 나타나 보채거나 울면서 일어나는 경우를 보면서 걱정스러워 항상 그다음날 잠이 들적엔 "좋은 꿈을 꾸거라~"하며 자장가를 불러주면 아이는 그날밤은 편안하게 잠을 자는 듯하다. 자장가의 최면은 실로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잠을 잘 이룰수 있게, 좋은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어주는 최면이라면 강하게 중독되어도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엄마들이 아이들의 잠자리에 머리를 쓰다듬고 가슴을 토닥여주며 행복한 꿈을 꾸며 잘 자라고 최면을 자주 걸어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최면술에 가장 빨리 빨려드는 것은 바로 우리네 전래자장가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엄마가 직접 불러주는 자장가가 최고다.
그러러면 엄마는 이렇게 좋은 음반을 많이 들어 얼른 노랫말을 외워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바쁘다.
'자미잠이' 전래자장가를 외우느라.....ㅡ.ㅡ;;
그리고 내아들도 옆에서 같이 노랫말을 외우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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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5-10-1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건 음반만 있는거군요..
전 책이 함께 있는 것을 샀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책 내용도 마음에 들고..
그리고.. 이 자장가 정말 좋아요... 자꾸 듣다보면.. 가사도 너무 재미있고..
애보다 제가 더 좋아했을정도...^^
남편하고 서로 같이 불러주고.. 참 좋더라구요.

책읽는나무 2005-10-13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저 님이 이음반 구입했을 그당시 저도 갖고 싶어 혼쭐이 났었지요..^^
몇 번씩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반복하였더랬는데 다른 그림책에 밀려 자꾸 뒤로 밀려나게 된 불쌍한 음반이었지요..ㅠ.ㅠ
책이 함께 있는 음반도 괜찮지 싶어요!...하지만 이것도 조그만 가사집이 다 있어 가사를 외우기에는 별무리가 없더군요!..저 맨날 가사표지를 들고 다니다보니 민이도 표지가 뭔가 있는줄 알고 지가 뺏어가지고선 저한테 주질 않아요!ㅠ.ㅠ
이음반은 아이도 아이지만 아무래도 어른들이 더 좋아할 듯한 음반이지 싶어요^^
저도 흠뻑 그매력에 빠졌습니다.
울신랑은 게을러서 아직도 가사를 다 못외워 맨날 민이에게 한소릴 듣고 있다지요
ㅋㅋㅋ

ceylontea 2005-10-1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있던 책은요.. 물론 가사도 있지만.. 왜 우리 음악을 들려줘야 하는가에 대한 글이 있었어요... 참 유익한 책이었답니다.. ^^

책읽는나무 2005-10-1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요?
아무래도 책자가 있는 것이 더 나을 듯도 하군요^^
 

⊙제 45권

 1.9월

 2.알라딘

 3. 이책은 아마도 작년?..아니 제작년쯤?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하하아빠 호호엄마의 즐거운 책 고르기"라는 책을 구입하면서 덤으로 받았던 책이지 싶다.
 계속 책꽂이에 쟁여 놓았다가 시댁을 방문하면서 가방에 쏙 들어가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눈에 잘 들어오는...중간에 책을 놓았다 다시 집어들어도 흐름이 끊기지 않을만한..여러가지의 목적에 딱 들어맞는 책이 어디 없을까? 하며 쭉 훑어보다 이책을 집어들었다.
잭 캔필드의 책이라면 뭐~~ 내마음을 정화시켜야하는 시점에서 좀 필요한 책이기도 했다.

 그래서 추석명절때 가볍게 잘 읽었다.
읽을때는 가벼웠지만..마음속에 자리잡은 것은 아주 크게 와닿은 느낌의 책이다.
읽다보니 이거 뭐 딱 태교용 책이라고 해도 무방할만한 책이란 것에 깜짝 놀랐다. 
사실 영혼의 식탁이란 책의 내용이 어떠한지 잘 모르고 있었던터라 나는 잘 참고 있다가 임신하는 순간 이책을 집어들었다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지금 나의 상황에선 적절한 시기에 참 잘 읽었다고 생각하는 책이다.

 느낌도 괜찮아 1권을 더 주문해볼까? 검색해보니 품절이란다.
잭 캔필드의 책을 좋아하고...아이를 키우는 부모 또는 아이를 기다리는 예비부모들이 읽어보면 참 좋을 듯한데...품절이라서 좀 아쉽다.
그럼 대신....닭고기 스프인가 하는 시리즈를 읽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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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권

 1. 9월
 
 2.네무코님께 빌린 책 

  3.

   길거리에서 이 조그만 책을 읽고 가슴에 꼭 껴안고 마침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정신없이 읽기 위하여 나의 방에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던 그날 저녁으로 나는 되돌아가고 싶다. 나는 아무런 회한도 없이, 부러워 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열어 보게 되는 저 낯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라고 까뮈는 말했었다.
그래서 이책의 첫장을 여는 손이 조금은 떨렸었다.
까뮈가 극찬한 이책을 읽게 되는....그리고 까뮈가 부러워했을 그사람들 중에 나도 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가슴을 설레게 하고 두근거리게 만들었었다.
헌데....나의 독서력이 부족한 탓인지?....아니면 나의 감수성이 풍부하지 못한 탓인지?
정신없이 한달음에 읽혀지진 않았다.
그냥 편안하게 읽혀졌다는 것!
편안해도 너무 편안하게 읽었다는 것!
그것만이 남았는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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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0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 글자가 넘 쬐꼬만허군, 책나무 동상.

책읽는나무 2005-10-03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눈엔 아래글자가 엄청 크게 보여 글자크기를 줄였었는데...넘 작나요?
글자크기가 왜 이렇지??

水巖 2005-10-0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바뀌었군요.

마태우스 2005-10-0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네무코님하고 친하신가봐요. 저 앞으로 잘하겠다고 전해 주세요!

책읽는나무 2005-10-03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아마도 이책은 오래되어서 그럴 것입니다...지금의 책이 최근의 책이 아닐까? 싶군요..^^

마태우스님.........님은 항상 잘하고 계시잖아요!..^^.....무어 잘못하신 게 있으신가요??
 

 입덧 때문에 지난 한 달간 거의 친정에서 쭉 눌러있다 지난 주말에 집으로 돌아왔다.
민이는 집에서 엄마와 단 둘이 있는 것이 심심해 죽으려고 한다.
친정에 있는 동안 친정엄니가 민이를 데리고 나의 초등학교 동창네 집으로, 마을회관으로 마실을 댕기셨다.
친정은 반시골인지라 초등학교 동창들 집은 거의 다 이사를 안가고 그집이 그집이다.
특히 남자아이들은 장가를 가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도 있는데...우리동네 유일한 청일점이었던 이친구도 장가가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내친구는 장가들어 딸을 낳았다...나이는 세 살!
헌데 친구의 형들도 결혼하여 조카들을 낳았는데...큰형네랑도 함께 사는지? 초등학교를 다니는 여자아이 둘과 두 살짜리 남자아이도 있는데 친구 어머님이 직장 다니는 며느리들 때문에 손주 넷을 돌보고 계셨다.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손주는 아무래도 나이가 제일 어린 두 살짜리 손주와 내친구 딸인 세 살짜리 손녀이지 싶은데....성민이는 외할머니 손잡고 매번 이아이들과 노는 재미에 빠졌었다.
한 번 가서 놀면 저녁이 안되었다고 집에 오지 않으려고 한단다.
손주들이 낮잠이 들어 놀수 없을땐 마을회관 옆에 있는 경로당에 들어가 할머니들하고 놀기도 했다는데...할머니들과의 놀이는 매번 거기서 거기였던지...마을회관에는 가지 않으려 하고 매번 친구네 집으로 엄마손을 끌고 갔었나보다.
그렇게 한 달여를 또래 아이들과 놀고...하긴 그전에는 고종사촌누나들이 방학이라고 시댁에 내려와 있을때도 거의 한 달여를 누나들과 같이 논 경력도 있긴 했다.
암튼....민이는 그렇게 또래 아이들과 노는 재미에 흠뻑 빠져버려 집에 있는 것이 영 갑갑했나보다.

 나 또한 쌍둥이라서 그런지? 배가 빨리 불러져오고 아직 입덧이 가시지 않고 하니 몸이 무겁고 힘에 겨워 성민이를 데리고 매번 밖에 나가서 놀아주지도 못하는 형편인지라 안되겠다 싶어 우리집에 오자마자 이번주 월요일에 집근처에 있는 미술학원을 알아보았었다.
유치원은 아직 나이가 너무 어린 것 같고...미술학원은 세 살부터 받아준다고 적혀 있었고...녀석도 그림 그리고 색종이 오리고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놀 수 있기엔 안성맞춤이 아닐까? 싶어 미술학원쪽으로 알아보았다...되도록 아이들 수가 적은 곳으로 하는 것이 민이가 낯설어하지 않을 것 같아 이리 기웃,저리 기웃거리다 집근처의 공원에 산책하다 눈여겨 봐두었던 곳으로 무작정 들어가보았다.
원장샘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아이들 수가 무척 적었다..거기다 성민이가 그곳서 청일점이다..이왕이면 남자친구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성민이를 포함하여 다섯 명!.(적다 적다 해도 넘 적은 것 아닐까?)..암튼....선생님은 반색을 하며 이것 저것 자신의 교육방침을 설명하면서 곧바로 학원 가방을 안겨주시는 것이었다...학원 가방에 뿅~~ 눈이 멀어버린 심성민!
바로 그학원을 다니겠다고 큰소리를 친다.

 그래서 화요일부터 민이는 아끼고 아끼는 학원가방을 메고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하였다.
보통 엄마와 떨어져 그런 곳에 다닐때는 첫날부터 기본 일주일은 안다니겠다고 울고 버티며..심할땐 한 달여를 버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그래서 아이도 부모도 모두 힘이 들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헌데 민이 이녀석은 얼마나 친구들과 놀고 싶었으면 학원을 나간 첫날부터 바로 적응!
오히려 마치고 오후에 데리러 가는 순간이 힘들다.
집에 오지 않겠단다...더 놀고 오겠단다...ㅠ.ㅠ
그동안 내가 그렇게 못놀아주었던가?....반성 많이 했다......ㅡ.ㅡ;;
첫날 아침에 데려다주었을땐 녀석은 엄마와 함께 미술놀이를 하는 줄 알고 나보고 어딜 가느냐고 쫓아왔다...그래도 선생님이 "달팽이 보여줄께..달팽이 보러가자!"이 한 마디에 바로 등을 돌리고 선생님을 따라갔다...안심을 하면서도 못내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오늘로서 사일째!
오늘 아침엔 이런말을 했다.
학원 앞에 데려다주고 신발을 벗기니 "엄마 또 어디 가?"
"엄마 집에 가서 청소 하고 두 시에 데리러 올께^^"
그랬더니 녀석은 "엄마는 청소를 왜 그렇게 오래 해?"
어제 오후에도 데리러 갔더니 녀석 하는 말 "엄마는 왜 이렇게 늦게 왔어?..어디 갔다 온거야?".ㅡ.ㅡ;;
재미가 있긴 해도 내심 엄마가 왜 이렇게 안오나? 기다리긴 했나보다.
앞전에 문화센터를 삼 개월 다닌적이 있었는데 그땐 엄마와 함께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으니 녀석은 계속 그것과 동일한 수업이라고 착각을 하나보다.
"엄마랑 같이 미술놀이하면 좋을텐데~~"라고 내뱉긴 한다.
미술놀이도 미술놀이지만....나는 녀석에게 친구들과 많이 놀라고 학원에 보내준건데...ㅡ.ㅡ;;

 내가 집에 줄곧 있기 때문에 나는 녀석을 오랫동안 옆에 끼고 있다가 늦게 늦게 유치원에 보내려고 마음을 먹었었다...여섯 살이나 일곱 살쯤에 유치원을 보내려고 생각했었는데...막상 아이가 자라니 엄마인 내가 미처 못해주는 영역이 자꾸 늘어남을 깨닫게 된다.
더군다나 엄마는 동생을 가지게 되어 몸이 힘들어지게 되고...내년에 동생들이 태어나면 더욱더 저한테 신경을 못써줄터인데...그렇게 되면 아이는 더욱더 외로움을 타게 될 것 같은 걱정에 지금 이상황에서의 최선의 방책은 아이를 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결정을 내렸다.
민이가 미술학원에 적응을 잘하니 다행스럽다.
더군다나 원장선생님도 살뜰하게 신경을 써주시니 더욱더 안심이 된다.
매일 매일 민이 도시락통에 노란쪽지에 긴 글을 남겨주신다.
오늘은 무슨 놀이를 했으며 점심메뉴는 어떤 것을 먹였으며..민이가 많이 먹은 반찬과 먹지 않은 반찬까지 체크해서 적어주신다.
아직 다닌지 얼마 안되어 각별히 신경을 써주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내심 안심이다.

 가끔은 나 스스로 몸이 힘들어져 아이를 밖으로 몰아내 것은 아닌지? 죄책감이 일기도 하지만 학원에서 다녀오면 그 죄책감으로 인해 아이에게 살을 부비게 되니 어쩌면 지금 이상황이 더 다행스러운지도 모를 일이다...내몸이 힘들어 아이에게 많이 짜증을 냈었는데....이번주일은 아이에게 짜증을 내기 보다 미안하고 안쓰러워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예뻐해준 것 같다.

 민이가 학원에서의 네 시간동안 많이 즐겁고 기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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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30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는 즐겁게 잘 지낼거에요. 님 아직도 입덧을 하신다니 걱정입니다... 건강!!

미설 2005-09-30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 잘 적응하고 있군요. 안간다고 버팅기는 것보다 훨씬 낫지요. 대개는 36개월 지나면 떨어지는 것은 좀 수월하다고 들었어요..
두 동생이 한꺼번에 생기는 덕에 더욱 의젓해지는 것 같네요..
남자친구가 없기는 해도 일단 처음이니까 소수정예반에 들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직은 손이 많이 가는 나이니까요. 알도반은 7명인데 조금 많은듯도..해서 걱정도 되지만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모양이에요.
그리고 원장 선생님도 살뜰하시네요. 일주일에 한번 소식지 같은거 오면 얼마나 신기한지요 ㅋㅋ
그리고 저도 마찬가지로 알도가 돌아오면 예전보다 더 안아주고 신경쓰게 되니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민이도 님도 얼른 편해지셨으면 좋겠네요..

마냐 2005-09-30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각별히 신경써주시네...정말 좋네요. 전 저렇게 세심하지도 않고, 말도 안 통하는 유치원에 둘째를 보내놓고, 오후 5시에나 데리러 간답니다. -.-;;;

글구 나무님, 입덧 그만하시구...맛난 거 많이 드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람돌이 2005-10-01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는 정말 적응을 잘하는거예요. 우리집 예린이는 처음 어린이집 보냈을 때 그 큰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왔답니다.
그나 저나 빨리 입덧이 끝나야 맛난 것도 많이 드시고 할텐데....

책읽는나무 2005-10-0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우리모두 건강..^^
미설님............알도도 적응을 잘한다니 다행이에요..^^...우리의 첫아이들이 부디 태어날 동생들때문에 치이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데....잘 될까요?..ㅡ.ㅡ;;
마냐님............각별한 신경을 써주시는건가요?..전 처음 보내는거라 어떤건지 감이 잘 오질 않아서말입니다..ㅡ.ㅡ;;..그리고 입덧도 차차 괜찮아지겠죠..^^
바람돌이님.............적응을 잘하는거라고 저도 생각은 합니다만..이녀석 첫날부터 저렇게 나오니 그래도 내심 섭섭하긴 하더라구요...ㅠ.ㅠ
엄마의 마음이란게 참~~~ㅡ.ㅡ;;
 

      아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아이의 말 속에서 아름다움과 기쁨을 발겨나기 때문이다.....H.F. 아미엘

 

 내가 넷째아이를 출산했을 때 남편은 세 아이를 병원에 데려왔다. 아이들은 산부인과 병동 복도를 지나면서 엄마들이 아기를 안고 있는 광경을 봤다.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내 병실에 들어와서, 새로 태어난 사내 동생을 소개했다.
 다섯 살인 큰애는 아기의 빨간 머리를 쓰다듬었다.  작은 발과 작은 귀를 매만지며 귀엽다고 말하더니, 아기의 팔에 입을 맞췄다. 그러다가 큰애가 갑자기 입맞춤을 멈추었다.
 큰애는 뒤로 물러서더니, 아기 손목에 채워진 비닐 팔찌(아기 이름표)를 손짓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엄마, 이것 봐! 가격표를 안 뗐어!"

---영혼의 식탁2의 케롤 맥카두 레임의 글

 

*** 네 다섯 살인 아이들의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정말 박장대소할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아이들에겐 분명 아주 심각하고 아주 고민스러움을 표출하는 것이지만 어른인 우리가 듣기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을때가 종종 있다...그럴땐 웃어야지! 어떻게 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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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9-3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책읽는나무 2005-09-3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죠??...아이의 그놀란 표정이 떠올라 더 귀엽고 재밌는 것 같아요..^^

물만두 2005-09-3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 님이 이번이 다섯번짼가 했다는=3=3=3

진/우맘 2005-09-3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격표!!!!! ㅋㅋㅋㅋ
그나저나 나무님, 나 반갑죠? ^^

책읽는나무 2005-09-3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헉~ 다섯째까지 낳으려면...전 계속 임신소식만 알려드려야겠군요..
ㅋㅋ

진우맘님..........어머나~~ 누구십니까??...어째 이리도 뜸하셨답니까?
너무 너무 반가워요..^^
전 브리핑에서 님의 앞글만 대충보고 누구시길래 반갑다고 하지? 하면서 들어와보니 님의 아리따운 자세의 사진이 있었군요...^^
잘 지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