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중 - 유년동화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한길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내아이 생일선물로 이책을 부쳐주신 조선인님께 감사드리며....^^;;)
 
읽고 나면 여운이 많이 남는 그림책들이 제법 된다.
이그림책 또한 그러한 느낌인데....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여운이 크게 남음과 동시에 어쩔땐 눈물도 찔끔 나오기도 한다.

엄마를 기다리는..그리고 추워서 코가 새빨간 꼬마아이의 얼굴이 앙증맞으면서도 가슴 한 켠을 알싸하게 만들어준다.
엄마가 올시간이 되었는데도 오질 않으신겐지?
꼬마는 정류장으로 나가서 엄마를 기다린다.
지나가는 전차를 기웃거리면서 그리고 운전수 아저씨의 퉁박을 받으면서도 꼬마는 줄곧 정류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엄마를 기다린다.
한 운전수 아저씨는 혹여 꼬마가 움직이다 사고를 당하여 다치지나 않을까? 염려되었는지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한 군데만 섰거란 말에 꼬마는 요지부동 가만히 한 곳에 서서 엄마를 기다린다.
그렇게 그렇게 꼬마는 한 곳에 서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해가 져 가는데도....그리고 흰 눈이 내리는데도......

작가는 결말부분을 매듭짓지 않는다.
꼬마는 결국 엄마를 만난다는 해피엔딩의 냄새를 풍기면서...독자들에게 결말부분을 맡겨버렸지만....아무리 그림책을 읽어보아도 내겐 자꾸 부정적인 결말이 내비쳐져 마음이 많이 아팠다.
요즘 텔레비젼 프로그램 중 외국으로 입양시켜 이젠 성인이 된 자식과 상봉하는 장면들이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어서인지?...꼬마는 혹시 엄마에게 버림받은 존재가 아닐까? 라고 내식대로 상상하게 된다는 말이다...ㅠ.ㅠ
그래서 처음 이그림책을 읽고 또 읽을땐 이렇게 결론을 내려버린 책의 작가가 은근히 미웠다.
개인적으로 나는 결말부분이 흐지부지한 책이나 드라마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ㅡ.ㅡ;;

하지만....내생각은 순전히 내생각일 뿐!
내아이에게는 부정적인 견해를 심어줄 수는 없는 일!
항상 꼬마는 이렇게 엄마를 기다리다 엄마를 만나 따뜻한 집으로 들어가 저녁밥을 먹고 있으니 어느새 지붕위에 하얀눈이 소복이 쌓여있었다라고 읽어준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이그림책을 그렇게 애잔한 그림책이라고 생각을 않는 듯하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전차(아이는 지하철이라고 부른다..ㅡ.ㅡ;;)가 달려오는 풍경부분에서 신이 나 줄곧 지하철이 지날때 나는 비슷한 소리를 내느라 정신이 없다.
그장면들은 내가 봐도 신비스럽고 멋지긴 하다.
어쩌면 이그림책의 백미인지도 모르겠다..^^
그림을 그린 김동성작가는 판타지적인 느낌을 전하려 애를 썼다고 밝히고 있다.

헌데...결말부분이 영~~~ 엄마를 못만났을 것 같은 아쉬움에 마음이 좀 무거워지니.....원~~

암튼....이그림책의 가치를 따졌을때 적극권장하고픈 책이라는 느낌만은 사실이다.
옛시절 풍경들도 정겹고...수묵화의 은은한 풍경또한 참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인다.
아이들에게 이책을 자주 보여주고 읽혀준다면 좋을 듯 하다.
어린아이들은 눈이 즐겁고....큰아이들은 어떤 상념에 사로잡힐 듯한 생각이 든다.
괜찮게 잘 만들어진 우리네 그림책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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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7-2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나무님도 저랑 똑같은 실수를....
저도 이 책 처음보고요 한동안은 우리 예린이가 너무 슬퍼해서 못읽어줬죠. 끝까지 엄마가 안 나타나잖아요. 근데요 저도 다른 분 리뷰보고 알았는데요. 마지막 페이지에 열심히 눈 엄청 크게 뜨고 찾아보세요. 엄마랑 손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의 모습이 깨알만하게 그려져있어요. (깨알보다는 조금 크려나?)

책읽는나무 2005-07-26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그렇군요!..지금 금방 한참을 찾아보니 그렇네요....ㅡ.ㅡ;;
아이구~~ 이거 원~~~리뷰를 지울 수도 없고...ㅠ.ㅠ

2005-07-26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9-06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마다 그림을 그린이가 다르겠지요?
그 책에선 깨알만하게 엄마와 손잡고 가는 장면을 그려놨지만, 제게 있는 책(보*출판사)에는 그런 그림이 없어요.

근데...저는....작가가 지은 원본에서 그은 선까지만 그림을 그리는 게 더 충실하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바램이야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가 가여워 소원대로 손잡고 집에 가길 바라겠지만...그것도 그림으로 표현해 버리는 것보다 독자에게 상상과 여운으로 남겨 두는 게 더 아름다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가 와서 행복한 것보다, 엄마를 간절히 기다리는 아기의 영상이 더 예쁘고 찡하지 않아요? (고 이태준님께서는 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만약 작가라면 그림 수정해라고 버럭버럭^^;)
 

⊙제 41권

 1.??

 2.도서관

 3.헉~~ 41권째 책을 이제서야 올리다니..ㅡ.ㅡ;;;
    내가 요즘 더위를 단단히 먹었나보다.
    모든 것을 다 제쳐놓고 있으니..ㅠ.ㅠ

암튼..이책은 그나마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채 읽지도 않고 반납한 많은 책 중에서 그래도 굴하지 않고 다 읽어낸 책이다..ㅎㅎㅎ
책의 사진을 몇 장 찍어둔 것이 있어 뒤져 한 번 올려본다.




 이책이 출간된 때는 90년대!
그때는 이렇게 도서대출증을 사용하고 있었던 시절이었다.
이책의 뒷편에 얌전히 꽂혀 있는 도서 대출증!
마태우스님! 행복하시지 않으시옵니까?
시골 도서관에 이책을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는 것이!..^^;;

그리고 사진 속 님의 모습 넘 이쁘시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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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2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시옵니다요, 지두^^

2005-07-20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룸 2005-07-20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나오마나오마나!!! 이쁘시옵니다요, 지두^^

마태우스 2005-07-20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은 사람 수만큼의 적을 만든 거죠 뭐^^
어쩌나..... 이를 어쩌나...

비로그인 2005-07-20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나무 동상이 말한 도서대출증이 저거였구나..갑자기 영화 '러브레터'가 생각나는 걸..책 뒷편에 누군가의 얼굴이 스케치되어 있지 않을까..글고 저 당시에두 뽀샵질이란 게 있었던 듯 한데..(아님 말구!)

바람돌이 2005-07-21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도서대출증 진짜 오랫만에 봐요. 옛날에는 다 이거 썼는데...

책읽는나무 2005-07-2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저 책 보고 깜짝 놀랐단 거 아닙니까!..^^
소곤님..............앗! 죄송해요..ㅡ.ㅡ;;...전 그저 님의 아픈 과거를 들추어 내려고 한 것이 아니고 도서 대출증이 남발하던 옛추억을 되새겨보고픈 마음에....제 맘 아시죠?...^^
투풀님.................그죠?...^^
마태님.................전 정말 책 재미나게 읽었는뎁쇼?..그리고 책 뒷편에 밑줄도 몇 군데 그어져 있더라구요...^^
복돌님.................맞아요!..도서 대출증과 그리고 누군가의 흔적!....때론 솔솔한 재미가 있긴 했어요...^^....뽀샵질이 과연 있었을까요?..아마도 저건 사진사의 탁월한 능력으로 인한 그무언가의 재창조가 아닐까요?..아님 정말 마태님의 탁월한 미모덕!^^;;
바람돌이님........맞아요!..맞아~~^^
 
지하 정원 보림 창작 그림책
조선경 글 그림 / 보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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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고 할미>라는 그림책을 만든 조선경 작가가 만들어 낸 이그림책은 일단 받아들고 읽어본다면 절로 가슴이 훈훈해짐을 느끼게 된다.
작가의 프로필에서 작가가 뉴욕에서 그림 공부를 하던 시절, 실제 지하철 청소부인 모스라는 사람을 만나 그의 집에 들러 책장에 수없이 꽂혀 있는 책들과 수없이 많이 그린 그의 그림들과 그리고 피아노 작곡까지 하고 있는 그를 보고 많이 놀랐다고 한다...그러면서도 늦은 밤 고된 일을 성실하게 해내고...집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취미생활에 흠뻑 빠져 있는 모스에게서 큰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그시절 그기억을 되살려 작가는 이책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책의 내용 또한 가슴 찡한 내용이지만서도 이책을 만들어 내게 된 그동기 역시 더욱더 머리를 숙이게 만드는 엄숙함이 밀려온다.
책의 내용을 잠깐 옮기자면 모스라는 지하철 청소부 아저씨는 늦은 밤이 되면 자신의 일터인 지하철로 발을 옮기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모스아저씨는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지하철을 청소한다.
그러다 깊은 터널쪽에서 쾌쾌한 냄새가 새어나와 승객들 모두 불쾌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뒤 모스 아저씨는 직접 터널 안쪽으로 들어가보게 된다.
그냄새의 원인을 직접 발견한 후 모스 아저씨는 마음이 편칠 않다.
집으로 돌아온 모스 아저씨는 여전히 책이 빽빽이 꽂혀 있는 책장 옆에서 아저씨는 열심히 무언가를 적으며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후 아저씨는 터널안에 직접 들어가 날마다 조금씩 그곳을 청소한 뒤, 환기구 쪽에다 어린 나무 한 그루를 심어 그 나무를 돌봐주게 된다.
모스 아저씨가 돌봐 준 나무는 아주 오랜기간 동안  쑥쑥 자라 가지를 지상으로 뻗어 그곳 주변으로 다른 사람들이 심어 놓은 다른 나무들과 잘 어울려 도심 한복판에 시원하고 멋진 공원이 되어있었다.

 물론 작가가 실제로 만난 모스 아저씨가 실제로 저렇게 지하철 터널안쪽에 나무를 심은 건 아니지만 작가는 모스 아저씨는 그러한 일이 일어났다면 분명 그렇게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일을 했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이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프로필을 읽고 보면 모스 아저씨는 분명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나또한 믿어 의심치 않게 된다.
그리고 세상 어디에선 분명 모스 아저씨 같은 분이 여럿 있어 여러 개의 지하정원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남들이 그냥 하찮케 보아 넘기는 것을 애정과 정성을 쏟아서 새롭고 멋진 모습으로 일궈내는 일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모스 아저씨와 같이 마음 따뜻하고 훈훈한 정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책을 읽고 있으면 모스 아저씨는 지하철에만 지하 정원을 가꾸고 있는 것이 아니라..내맘속에도 정원을 가꾸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인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이미 정원을 만들어 주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직업엔 귀천이 없지만 지하철 청소부라고 해서 큰일을 해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후세에 길이 기억될만한 것을 남기려면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나 유명한 예술가가 남긴 예술작품이나 또는 유명한 발명가가 만든 발명품등을 남긴다면 몇 백년이 지나도 그이름은 영원히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며 기억하게 된다.
하지만...유명한 그들이 남긴 그들의 작품은 길이 길이 기억되겠지만 그저 교양을 쌓기 위해 단순히 암기해야만 하는 작품들이지만 모스 아저씨가 만들어 놓은 지하정원에서 사랑으로 가꾼 나무가 훗날 시민공원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모두가 다 진정 마음으로 기억하게 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곳에 대한 전설이나 민담을 들을때 가슴 뭉클함을 느끼게 되듯 모스 아저씨가 만들어 놓은 공원이 실제의 모습으로 존재하였다면 아마도 똑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모스 아저씨는 지하철 청소부 일에 평생을 바친 듯하다.
조금만 힘들면...조금만 기분 나쁘면...조금만 성에 안차면 직장을 옮기고 마는 세상에 모스 아저씨는 평생을 이일에 몸바쳐 일한다...물론 나자신도 결혼하기 전 직장생활을 할때 직장이 맘에 안든다는 이유로 몇 번 이직을 했었다...개인적으로 조금 반성되는 대목이기도 했다.
모스 아저씨의 삶이 때론 답답해 보이기도 하지만...모스 아저씨만의 삶의 철학이 엿보이는 듯하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보면 모스 아저씨는 흰머리와 흰수염을 하고서도 여전히 승강장 청소를 마치고 지하정원으로 향한다...내아이에게 모스 아저씨는 할아버지가 될때까지 일을 하러 갔다고 해주니 녀석은 그것이 꽤나 충격적이었는지 계속 묻곤 한다..."회사를 가면 할아버지가 돼요?"..."그럼 아빠도 할아버지가 돼요?"...........ㅡ.ㅡ;;;
녀석은 시간이 흘러 흘러 나이를 먹게 되어 할아버지가 되었다고 설명을 해도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 눈치다..녀석은 아마도 회사에 일하러 가게 되면 금방 할아버지가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ㅠ.ㅠ;;
녀석은 아직 어려 지하정원에 대한 감동보다도 지하철의 그림을 보고 더 좋아 줄곧 책을 읽어주는 시간내내 녀석은 지하철 소리를 내느라 지금은 정신이 없다.
하지만 한 살 더 먹는다면 모스 아저씨의 깊고 따뜻한 마음을 곧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아마 어쩌면 지금도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이해의 폭이 어느정도인지 알수는 없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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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때 미래그림책 35
트리나 샤르트 하이만 그림, 바바라 슈크 하젠 글, 이선오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집에 돈이 없어 많이 힘들어 할때를 민감하게 느끼고 있을까?
구체적으로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어렴풋이나마 엄마,아빠의 힘든 때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헌데....그 어렴풋이나마도 아이가 과연 몇 살때 느낄 수 있을지 나는 그게 항상 의문이다.
유치원 들어갈 나이가 되면 알까?
아니면 다섯 살??

얼마전에 친구를 만나 볼일을 보면서 잠깐 은행에 들러 CD기 앞에서 출금을 하느라 기계앞에 서 있으니 세 살배기 내 친구 딸아이가 내옆에 달라붙어 종이조각을 쥐고서 기계쪽에다 가만히 대고만 있었다...나는 쬐그만 요녀석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으나 하는짓이 귀여워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내가 기계앞을 나온후에도 녀석은 계속 서서 다른 어른들 틈바구니에 끼어 계속 기계쪽에다 종이를 붙였다 뗐다를 반복한다...내가 이리 오라고 불러세우니 내게 다가와서 뭐라고 뭐라고 한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어 친구에게 물어보니 "저금 많이 했다~~"라고 하는 말이란다..^^
순간 지엄마가 저렇게 저금을 하는 양을 지켜보고 저러지 싶어 딸아이에게 "니네 엄마 저금 많이 해?"
물어보다 어쩌다보니 딸아이는 갑자기 유치원에 가고 싶은데 유치원에 엄마가 보내주질 않는다고 나한테 고자질을 한다...왜 유치원에 안보내주느냐고 물으니 꼬마녀석이 앙증맞게 하는 소리가.."엄마가 돈이 없어서 민주 유치원에 안보내준다"고 대답했다..ㅡ.ㅡ;;
순간 친구와 한바탕 웃어넘겼지만....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그냥 순간적으로 돈이 없어서 유치원에 못간다고 한 말이었지만 딸래미가 저렇게 말하는 것이 어째 좀 가슴이 아프단다...웃고 있는 나였지만 친구의 사정을 잘 알기에 나또한 가슴이 많이 아팠다.
세 살배기 아이를 현재 유치원에 보낼 이유가 없지만...이번에 신랑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내친구네는 은행 대출금을 갚느라 많이 버거워 보였다.
그야말로 지금이 친구에겐 '힘든 때'인 것이다. 

그리고 나도 좀 황당한 일을 겪은 것이 우리 아들녀석이 잘 놀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나에게 물어보는 말이 "엄마는 왜 돈이 없어요?"라고 묻는 것이었다...ㅡ.ㅡ;;;
나는 그 질문을 왜 갑자기 꺼내는 것이 순간 당혹스러워 계속 유도심문을 해보았더니..녀석은 마트에 장르 보러 따라갈때 마다 장난감을 사고 싶은데 내가 맨날 했던 소리가 "엄마는 돈이 없으니 이번엔 장난감을 사면 안된다"고 일러주었던 말이 녀석은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가 보다.
매번 장난감을 사주게 되면 버릇이 나빠질 것 같고 요즘 아이들 장난감 가격이 만만치 않아 되도록이면 장난감을 사달라고 졸라도 그냥 지나치거나 아니면 고무 찰흙 같은 것을 손에 쥐어주면서 장난감이라고 속여 데리고 온다.
녀석은 마트에 가면 지장난감을 당연히 사야 되는 줄 아는지.."오늘은 무슨 장난감을 살까요?"하며 큰소리를 쳐대기도 하는데...내가 안된다고 강하게 나가니...요즘엔 꾀를 부리는 녀석의 말!
"장난감을 사지는 않고 그냥 구경만 할께요~~~"....ㅡ.ㅡ;;

 우리아들녀석은 현재 네 살이지만...내가 말하는 돈이 없다는 것이 힘든 때라는 걸 아직은 잘 모를 것이다..하긴 나도 꽤나 철이 든 후에야 돈이 없는 것과 엄마,아빠가 힘이 드는 때라는 걸 알았던 것 같다.
이그림책을 읽으면서 어린시절 철모르고 부모님께 이것,저것 사달라고 졸라댔던 시절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솔직히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는게 더 크지만...그래도 이그림책을 통해 느껴지는 마음 아픔은 더하다.
어린시절의 내모습을 보는 듯도 하고...직장을 잃어 슬퍼하는 주인공의 엄마와 아빠 얼굴의 주름이 곧 내주름같아 보이기도 한다.

 아들녀석은 이제 서서히 자라기 시작하면서 생각하는 폭도 커짐과 동시에 갖고 싶은 물건도 많이 늘어나고 있나보다...이것 저것 사달라고 조를때가 간혹 있다.
그럴때 순간적으로 내가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푸념해 보기도 한다...아마도 내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사주고 싶은 부모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사주고 싶어도 못사주는 심정은 안사주는 것과는 정말 별개의 감정이다..

 하지만 이책은 주인공 아이가 밖에서 집안으로 가지고 온 희망...즉 고양이로 인해 가족의 끈끈한 단결력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굳은 의지와 밝은 미래를 비춰주는 것을 봄으로 인해 돈보다 더 소중한 가름침을 받은 듯 하다.
자식에게 가난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 이 힘든 시기를 박차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분명 무거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책은 담담하게 그리고 세밀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힘든 때를 넘길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바로 가족간의 격려와 위로 그리고 끈끈한 정만 있다면 충분히 헤치고 나갈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제시해 주고 있다.
어두운 분위기를 밝은 희망의 분위기로 바꿔 준 결정적 매개체는 고양이이지만...식구들 마음속에는 각자 그 매개체를 다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솔직히 아이보다도 어른인 내가 더 감동스러운 그림책이었다.
아이들도 분명 이책을 읽고 나면 무언가를 느끼는 점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을 조근 조근 아이와 마주 앉아 얘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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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08 2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5-07-11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요즘 우리아들은 나를 무척 반성하게 만들어주는 주된 공급원이다.

장마가 시작되면서....아니 어쩌면 그전부터 올여름이 시작되면서....
심리적으로 뭐가 그리 초조하고..짜증스럽고...무기력해지는지......
모든 것이 다 귀찮던 차에....민이는 날이 더우면 덥다고....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자꾸 엄마를 더 찾고...
더워 땀이 나는데도 내무릎에 앉아서 놀려고만 한다.
덥다고 좀 내려앉으라고 해도 말을 듣질 않으니.....더운날 더욱더 아이에게 짜증을 부리게 되고..
자꾸 화를 내게 된다.

그래서 올여름엔 나혼자 하루에도 반성문을 몇 장씩...레포트로 작성중이다...ㅡ.ㅡ;;
잠을 자고 있는 아이얼굴을 보면 더욱더 마음이 짠~ 해지면서
이 예쁜 아이를 왜 자꾸 힘들게 만들었는지? 내마음이 더 힘들어진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착한 엄마로 돌아가야지~~ 마음을 먹지만 자고 일어나면 착한 엄마는 어디로 가 버렸는지? 다시 되풀이 되는 일상이 지치고 짜증스럽다.

아마도 서재질을 넘 게을리했던 탓이 컸었는지도??

서재질을 너무 오래하면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모자라 미안하긴 하지만....다른 알라디너분들의 글속에서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 많은 감동과 자극을 받아 나또한 그리 본받으려 노력하는 부분이 많아 착한 엄마가 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지나....서재질을 게을리하면 자극이 되질 않아 나쁜 엄마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ㅡ.ㅡ;;
서재질 영향의 장,단점이 이리도 내생활에 확연하게 나타날 줄이야.......ㅡ.ㅡ;; 

금방 민이를 재우기 전에 며칠전에 주문하여 택배로 받은 그림책을 아주 성실하게 읽어주면서 재웠다.
다시 예전의 착한 엄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면서 말이다..ㅋㅋ
불을 끄고 재우기 전 오늘 있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녀석은 나에게 이런말을 한다.
"아까 낮에 엄마 혼자서 계단을 올라가 버려서 나는 너무 화가 났어요~~"
...............ㅡ.ㅡ;;;

무슨 말인고 허니....
친구가 딸래미를 데리고 우리집에 잠깐 들렀었는데....이 두녀석들은 서로 마음이 잘 맞아 잘 놀다가도
장난감이나 책을 손에 들면 서로 상대방의 것을 탐을 내어 싸우곤 한다.
민이는 자기 장난감이어도 주로 동생에게 뺏기는 편인데....오늘은 스티커북을 동생이 뺏아가서 돌려주질 않는다고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었다.
다른 아이 같으면 자기 것을 도로 뺏아 올법도 한데...민이는 절대 그러질 못한다.
(녀석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면 녀석은 아이들에게 많이 치이는 편이다.
조금만 상대방이 건드려도 잘 운다..요즘엔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좀 강해졌는지? 잘 울지는 않는데..
그래도 공격적인 아이와 놀때는 때려도 가만히 맞고 있는 편이고...그저 "하지마!".."그러면 안돼!"라는 말만 하고 있다...그모습을 보면서 "너도 같이 때리라~~"고 가르치기도 뭣해서 '하지 말라'고 "때리지 마!'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라고 가르쳤더니 정말 가르친대로 그말만 되풀이하면서 민이는 얼굴만 빨갛게 달아올라 있다...쩝~~)
암튼....
자기가 아끼는 물건이니 동생이 가져갈까봐 화가 나는데 그걸 뺏아 오질 못하니 엄마인 나한테 구조를 요청해도 나는 그러지 말라고만 하고(친구 딸이니 내가 거기다 대고 어쩔텐가??)...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가만히 있으니 지딴엔 애가 탓을게다..그래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울고 불고....ㅡ.ㅡ;;
나는 또 동생한테 양보하지 못한다고 야단을 더 쳐댔고....민이가 내말을 듣지 않는다고 화가 났고....
친구를 배웅하려던 차에 내가 화가 나서 민이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가질 않고 먼저 계단을 성큼 성큼 내려갔었다...먼저 내려가서 잘 내려오나? 확인을 하긴 했었지만.....민이는 그것이 엄청 충격이었나보다.
몇 시간이 지난 이불속에서도 그얘길 꺼내니....이거 참~~~
나는 처음엔 이얘기가 뭘 얘길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했다.
곰곰 생각하니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한다는 걸 알았다.

녀석~~ 누굴 닮아서 저리도 소심한걸까?
물론 날 닮아서 소심하겠지만....가끔은 녀석의 소심함에 정말 깜짝 깜짝 놀란다.
그리고 지말을 듣고 보면 어느정도 일리가 있어 보여 나는 정말 지말대로 하면 나쁜 엄마가 된다.
그리고 요즘은 녀석이 나를 나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녀석이 많이 컸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으나...요즘 나의 심리상태가 영 말이 아니란 것이 바로 드러난다.

남한테 해코지 한 번 못하는 정말 착한 녀석인데....내가 너무 녀석에게 화만 내고....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하고....내생각만 하고 지낸 시간들이 괜스레 미안해지는 밤이다.


요즘 내가 저한테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하면 녀석은 지 자동차 장난감을 일렬로 세워놓고 자동차들에게 이런말을 한다.
"자동차야~~ 아빠는 좋은데 엄마는 싫어!....그지?"
.....ㅠ.ㅠ
내일부터는 정말 좋은 엄마가 되어주어야겠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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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7-08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커갈수록 아이의 요구는 엄마가 감당하기 힘든 것 같아요. 저희 시집에 조카가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인데 가끔 얘들이 우리 아이들과 놀거든요. 근데 그 모습을 보면 저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놀아줍니다. 오로지 노는데에만 전 신경을 다쓰는....이때는 아이들이 아무 불만도 없고 엄마아빠도 필요없어요. 그런데 어른은 다른 생각이 많잖아요. 청소도 해야 하고 밥도 해야 하고....그러니 아이들의 요구수준은 자꾸 많아지고... 엄마는 피곤하고...아마 다른 엄마들도 다들 비슷할거예요. 너무 자학하지 마세요^^
민이가 저리 소심한건 아마 혼자자란 첫째라서 그럴거예요. 저희집 예린이도 그렇거든요. 둘째는 아기때를 벗어나자 마자 뭐든지 뺏기면서 자라서인지 아주 씩씩하게 자기걸 주장하고, 언니꺼는 안 건드리지만 지꺼다 싶으면 언니고 뭐고 무조건 덤벼 싸워서 받아냅니다. 가끔 그 무모함에 감탄이...
예린이도 성민이와 거의 똑같았지만 어린이집을 다닌 이후로 아주 천천히지만 많이 바꼈어요. 성민이도 유치원이나 다니게 되면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바뀔거예요. 너무 걱정마세요.

sooninara 2005-07-0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동감!!!!!
민이가 단체생활하게 되고 친구맛을 알면..엄마는 쳐다도 안볼걸요
걱정마세요

조선인 2005-07-0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이라고 양보하라고 가르치는 거 절대 반대입니다. 내꺼의 소유권을 지킬 줄 알아야 남의 걸 안 건드릴줄 압니다. 민이가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요!!!

책읽는나무 2005-07-08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님의 말씀에 동감하긴 합니다만..아이들이 모두 다 자기것은 빼앗기지 않으려고 사투를 벌이다보니 매번 싸움이 일어나고..어떤 친구네 남자아이는 뻑~ 하면 민이를 밀어서 넘어뜨려 머리를 박기가 일쑤다 보니...에구~~
아이들 싸우는 걸 그냥 지켜보기도 뭣하고 해서 말입니다..그래서 주로 더 큰일만들기전에 제가 나서서 민이에게 양보하라고 시키곤 합니다..저의 노파심으로 인해 아이를 더 약하게 키운다는 것을 알긴 하는데...아이들의 싸움으로 인해 어른들끼리의 미묘하게 감정 상하는 것이 좀 그렇더라구요...ㅠ.ㅠ
뭐 가끔은 밤에 앉혀놓고 '이건 내꺼야~'라고 말하라고 시키기도 합니다만..ㅋㅋ
말만 하면 뭐하냐구요~~~ 맨날 얻어맞고 있는데...ㅡ.ㅡ;;
그렇다고 너도 걔를 때리라고 가르치긴 싫고...ㅠ.ㅠ

수니나라님.............저는 말이지요!..녀석이 친구들에게 맨날 놀림당하고 맞고 올까봐 무서워서 어린이집에 못보내겠어요...솔직히 말입니다......ㅠ.ㅠ
헌데...소심하니까 더 일찍 친구들속에 던져 놓아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래서 내년 가을쯤에 어린이집에 보내볼까? 생각중입니다......ㅡ.ㅡ;;

바람돌이님...........그럼 첫째들은 다들 소심한건가요?..친구들 2세들을 보면 첫째라도 다들 민이처럼 안 그렇더라구요..ㅡ.ㅡ;;;
자기것은 절대 안뺏기고...자기것이 아니더라도 남의 것이 더 좋아보이면 무조건 뺏고...못뺏으면 대부분 때리거나 밀거나 그러더라구요...ㅡ.ㅡ;;
맞고 있는 내자식을 볼때는 참 가슴이 미어지더이다..ㅠ.ㅠ
애가 넘 순해빠져서인지?...정말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인지??
헌데 또 저녀석이 말입니다....이중성이 있는게.....지고종사촌누나들이 방학때 내려와서 잠깐 놀아줄때가 있는데.....또 초등학교를 다니는 나이 많은 누나들인데도 지눈에 만만해 보이는지?...누나들한테는 또 지물건을 다 뺏어오곤 하더라구요..쩝~~
물론 누나들하고 놀면서도 잘 울기도 하지만..그야말로 집돌이인셈이죠!
집안에서 큰소리치고...밖에서는 깨갱깽~~~
아~~ 님들의 말씀을 듣고보니 내년에는 그냥 어린이집을 보내야겠다라는 생각이 더 강해지는군요....ㅡ.ㅡ;;

미설 2005-07-08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일 잠든 아이 바라보며 반성하고 또 그 아이가 깨면 그저 일상의 반복이고.... 그렇습니다. 알도는 내년에 유치원 보냅니다.(불끈!)

책읽는나무 2005-07-08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사진 속의 알도 엄청 많이 컸네요...^^
하~~ 저도 내년에 보내야겠어요....어째 어째 좀 더 물들지 않고 좀 더 깨끗하게 키우고 싶어 늦게 보내고 싶었는데....안되겠어요!...제 방법이 옳지 않은 것 같아요...ㅠ.ㅠ

조선인 2005-07-09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들 맘 상할까 두려워 아이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주는 게 과연 좋을까요?
민이가 자기 물건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만큼, 다른 친구들 물건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고, 민이의 친구들도 자기 물건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만큼, 민이의 물건의 소유권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내년에 어린이집을 보내실 거라면 소유권의 구별을 중요하게 가르쳐야 할 듯.
음, 글쓰다 보니, 그 광경을 구경만 했든, 몰랐든, 그 딸래미 엄마가 좀 얄밉네.
가재는 게편. ㅎㅎㅎ

2005-07-19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