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어떻게 그림지도를 할까
도리이 아키토시 지음 / 대교출판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두 달 전이었나?
내아이와 함께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녀석과 함께 서로 크레용을 잡고서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끄적거리다가 녀석은 나에게 "엄마! 사과 그려주세요~~" 하며 부탁을 한다..사과 쯤이야!...쓱쓱 그리고 위에 꼭지도 그려 넣고..사과 표면 오른쪽 귀퉁이에 잘 익어서 햇빛에 반사되는 형체까지 그려 넣는걸 잊지 않고 그려줬다.
그러자..녀석은 배도 그려달라..수박도 그려달라..포도도 그려달라..엄마도 그려달라..성민이 자기 얼굴도 그려달라...눈사람을 그려달라..항아리를 그려달라....요구가 엄청 많아진다.
그렇게 녀석의 스케치북은 녀석이 요구하는 사물을 죄다 내가 다 그려준것들 뿐이다.
녀석은 내가 그려준 그림들을 감상하며 조목 조목 짚어가며 그림 설명하기에 바쁘다.

매번 스케치북을 펼쳐들면 저자신이 그리기 보다는 엄마에게 그려달라고 매달리는 녀석의 요구를 매번 들어주면 안될것 같아 한번은 야단을 쳤다.
너 스스로 그려보라고 하면서 말이다.
엄마의 화난 표정을 보면 매번 울음을 터트리는 녀석...예상했던대로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왜 우냐고 물으니 엄마가 화내서 운단다.
많이 당혹스럽고...사실 짜증도 많이 났었다.
나는 녀석이 이젠 저 스스로 그림을 그렸으면 하는 마음에 저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녀석은 그렇게 받아들이질 않는다.
하긴....아직 세돌도 채 안된 아이에게 내가 너무 큰것을 바랬던것부터 무리가 아닐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그림이란걸 잘 못그리니까 나만의 컴플렉스로 인해 아이에게 강요를 하고 있는건 아닐까? 란 자괴감에 빠져 있던 차에 일년전에 사다놓고 아직 읽어보지 못한 이책이 순간 눈에 띄어 얼른 빼내어 읽었다.
읽는 내내 나는 내아이에게 많이 미안했었다.
그간 내가 아이에게 행했던 언행들이 아이를 많이 주눅들게 했으며...일순간의 내욕심으로 인해 아이를 다그쳐 온 결과밖에 되질 못했다는것이 실로 말문을 막히게 했다.
내아이 앞에서 난 정말 할말이 없었다.

며칠 이책을 읽고 많이 고민한뒤 이젠 생각을 바꾸어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린다.
녀석이 다섯살이 되면 미술학원을 보내볼까? 생각했었는데...그생각을 몇년 더 뒤로 미루기로 하며..
며칠전에 아예 새 스케치북을 몇권 샀다.
이젠 이스케치북은 내아이의 자유로운 그림들로만 가득 채우리란 다짐을 굳게 한뒤...첫장을 펴고서 아이에게 말한다.
"민아!..오늘 방기할아버지(아이의 외할아버지) 병문안을 갔다 왔지?...할아버지가 아파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민이는 어땠어?...할아버지 주사도 맞았는데 많이 아팠겠지?...우리 할아버지 빨리 낳으시라고 그림을  그려볼까?"
그랬더니...아이는 눈을 반짝 반짝 빛내면서 쓱쓱 그림을 그린다.
많이 신기하고 놀라웠다...바로 얼마전의 녀석은 "안돼! 민이는 못그리겠어~~ 엄마가 그려줘!"만 반복하던 녀석이었는데....^^

물론 녀석이 그린 그림은 그림이 아니다.
이상한 모양의 동그라미랑 길쭉한 네모가 있고...더 길쭉한 선도 있다.
이그림들은 녀석의 설명을 다 들어보아야만 이해 가능한 그림들이다.
위에 동그라미 두개는 할아버지 눈이고...거대한 네모는 할아버지 배란다.
아주 길쭉한 선은 주사란다.
거대한 네모 앞에 또 조그만 무언가가 달팽이집처럼 그려져 있다..이건 무어냐고 물으니 할아버지 앞에 앉아 있는 자기 자신이란다.
실제로 녀석은 친정아버지의 탈장 수술로 인해 병문안을 갔었더랬는데...친정아버지 앞에 앉아 아버지 팔에 꼽힌 링거와 간호사 누나의 주사 놓는걸 아주 겁먹은 표정으로 유심히 바라보았었다.
병원을 다녀온뒤로 녀석은 주사라고 하면서 화면 가득 기다란 선을 그어댄다.
그것도 색깔별로...ㅡ.ㅡ;;

그렇게 새 스케치북은 녀석의 그림들로만 서너장이 채워졌다.
엄마와 버스 타고 은행 갔다온걸 그린것과...택시를 탄걸 그린것과....아빠와 기차놀이를 한걸 그린것등!
녀석에게 사과를 그려달라고 하는것보다 녀석이 금방 직접 경험한것을 그려달라고 하니 그림이 더 풍부해지는 듯했다..그림이 이렇게 아이의 상상력과 흥미를 부추기는 놀이가 될수 있다는걸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녀석이 그린 그림을 보고서 빼먹지 말아야 하는 일이 바로 감탄스러운 표정을 지어주는 일!
손뼉을 쳐주면서 잘했다고 정말 대단하다고 멋지다고 한마디 해주면...녀석은 그야말로 용기백배의 위상으로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는 표정이다.

왜 빨리 이러한 책들을 읽지 못하여 괜하게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만 했는지...나의 무식함과 나의 게으름을 많이 탓했다...하지만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며...녀석이 마음껏 자신의 상상의 세계를 펼칠수 있도록 옆에서 오버액션을 취하며 너무 멋진 그림을 그렸다고 많이 많이 칭찬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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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5-02-2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도도 다 그려달라고 해서 저를 곤란케 하는데요... 가끔은 혼자 그리기도 하지만 저도 어떻게 해주어야 하나 많이 고민했어요.. 사실 알도에겐 아직 안 통할 것도 같지만 저도 한번 해볼랍니다...

책읽는나무 2005-02-27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도 그림 그리다 막히면 엄마가 그려줘~~ 하며 크레파스를 나에게 건네 주는데 계속 지 스스로 그리도록 유도하고 있어요...그냥 저냥 지가 그린 그림에 대해 정말 잘 그렸다고 칭찬을 남발해주니 신기하게 그려달라고 하지 않고...저 스스로 그림 그리는 재미에 빠지는듯 하더이다..^^
단 그림을 그려보라고 할때 사과를 그려보라~ 기차를 그려보라~ 단정적으로 말을 하면 아이가 난감해 하는것 같아 자꾸 엄마에게 그려달라고 하는것 같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현재 지가 제일 자신있는 눈 두개 그려넣고 찍찍 색칠 비슷하게 이상한 선으로 사람 몸을 그려 넣는 사람을 그려보라고 합니다..삼촌이랑 컴퓨터 하던 장면을 그려보라든지...할아버지한테 업혀 잠을 잤었는데 그걸 그려보라든지...버스를 타던 장면을 그려보라든지...좀 행동을 일삼는 구체적인 사물을 제외하고 그날 민이가 했던 행동들을 떠올려 그려보라고 하니 그런대로 눈 두개 달린 외계인을 엄마라고 하면서 그리더라구요!...내방법이 옳은것인줄은 잘 모르겠지만...일단 어른의 잣대로 아이를 맞추지 않는다는 그방식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같이 화이팅 하자구요..^^

icaru 2007-08-26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이제 좀 볼까하는데... 늦으셔서 맘 아프시다뇽~ 땡스투요!!!
 

⊙제 16권

  1.2월 25일

  2.판다님께 빌린 책

  3.이책도 판다님께 빌려 읽은 책 중 미술 관련 서적이다.
    꽤나 오랜시간동안 읽었다.
    작년 6월인가? 7월인가? 여튼 지난 여름에 받아서 봄이 오려 하는 길목에 읽었다니...나도 참~~~~~ㅡ.ㅡ;;

그래도 나는 판다님 덕분에 명화에 대한 상식을 제법 쌓을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알찬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그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것도 처음 알았다.
그림을 못그려 그다지 미술에 대한 관심이 없는줄 알았더니...
눈으로 보는건 무척 즐기는 주의였나보다..^^

이책은 이석우라는 역사학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명화 해설책이다.
다른 명화관련 책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덕분에 역사에 대한 흥미진진한 얘기를 수박 겉 핥기 식으로나마 알게 되어
이쪽 분야에 대한 책을 읽어싶게끔 유도하는 듯 하다.

하나의 책을 읽으면 그에 관련한 또 다른 책을 읽어야만 하는 사슬 고리 같은 관계가 바로 책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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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5-02-25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올해는 진행이 순조롭군요..
올해는 꼭 100권 도전 성공하세요.

책읽는나무 2005-02-25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할지는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요..ㅋㅋㅋ
 

⊙제 15권

 1. 2월 20일

 2. 알라딘서 구입

 3. 내가 그림을 잘 못그려서인지 그림에 대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내아이에게 은근히 그림을 잘 그렸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굴뚝 같아지니 말이다.
     특히나 검은비님의 성이를 보면 한없이 더 부러워지니....ㅡ.ㅡ;;
     성이는 화가인 엄마를 두어서 더 좋겠단 생각을 많이 가졌었다.

이책은 구입한지 수십개월이 훨씬 지난 책이다.
이책을 이제서야 펼쳐들었다니 참~~~
나자신이 한심하단 생각이 든다.
미리 진작 펼쳐들었더라면 그리 쓸데없는 컴플렉스를 가지지 않았어도 될터였는데..ㅠ.ㅠ

이책의 지은이가 도리이 아키요시라는 일본 사람인데....간혹 일본 아이들의 정서와 우리 아이들의 정서가 맞아떨어질까? 의심스럽긴 하지만....그래도 어린 아가들에게 어떤 형태를 그려주며 이것과 똑같이 그려보라는 무리한 강요없이 그저 아이 스스로 원을 그리든...선을 긋든...점을 찍든...과감한 자신의 방식대로 자유스럽게 그림을 그리도록 만들라는 의도는 마음에 많이 와 닿는다. 

역시 엄마는 그저 앉아서 떨어지는 감을 받아 먹는 자리가 아니란걸 다시 한번 더 실감한다.
내아이가 화가로 자라길 기대하는 바가 아니니까~~
내아이가 음악가로 자라길 기대하는건 아니니까~~
라는 소극적인 생각이 어쩌면 아이의 하고 싶어하는 놀이를 제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무작정 아이에게 이것 해라~ 저것 해라~ 는 의도로 원치 않는 것을 억지로 시키라는 말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아이가 성장해 가는 단계에 걸맞게 자신이 표현할수 있는 놀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가히 나쁘지 않다고 본다.

아이들은 누구나 그림을 그려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 한다.
그림에 재능이 있는 아이든 재능이 없는 아이든 다 똑같다고 본다.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보면 다 그려보거나 휘갈겨 보려고 한다는것을 보면 알수 있다.
그행동이 강요가 아닌 자신의 자유와 상상력으로 표현하는것을 도와주는것
그것이 바로 엄마의 자세가 아닐까?

나는 그렇게...
이 얇은 책이지만 이책을 통해서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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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2-25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아이에게 무엇인가 바란다는 것이 좀 그렇더군요.
미술을 한 일년 일주일에 한번씩 배우기는 했는데 그저 엄마랑 논다는 기분으로 배웠습니다. 색깔을 알아가고 줄긋기를 배우고 ..가위 쓰는 법을 배우고..
그러다보니 손놀림도조금씩 나아지고..
그리고 지금은 혼자서 가위질 그림도 그림니다. 하지만 아무도 알아볼수는 없지요.
풀칠도 하고 스카치 테이프도 가지고 놀지요..
온 방안을 스카치테이르로 도배를 하기도 하지요..
선생님은 그림을 그릴때 엄마의 생각을 넣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냥아이의 생각대로 아이 마음대로 그리게 하면 된다고..
얼굴을 그리면서 눈코입을 안그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눈 코입을 그리는데 어느날은 눈코입이 얼굴 밖으로 나가기도 해요.
정말 웃시는 일인데
우리는 잘했다고 난리를 치지요..
그리고 크레파스를 여러가지 색을 칠해서 까맣게 해버리면 또 책을 읽은 기억이 있는지 불꽃놀이도 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색이랑 친해지고 그림을 배우는것 같아요.
전문적인것은 아니지만 이런 무슨 이야기를 이리 길게도 했는지 ..횡설수설하다 갑니다,

nemuko 2005-02-25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가 치우기 싫고 귀찮아서 아이가 맘대로 노는 걸 못하게 막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해요.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겠지만 뭔가 보는게 있고 스스로 이것저것 해봐야 늘텐데. 그저 나중에 학원 보내면 되겠지 하는 멋대로의 자위만 했던게 아닌가 싶어 반성합니다.

책읽는나무 2005-02-2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님이 말씀하신 내용이 이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듯 하네요..^^
전 아이가 매번 나한테 그려달라고 해서 계속 그려줬거든요!
사과,엄마,민이얼굴....그런데 자꾸 그려달라고 하고 스스로 그리려고 하질 않더라구요!...ㅡ.ㅡ;;
그것때문에 고민이 많았었는데...이책을 읽고 조금 가닥을 잡았습니다..^^

이젠 스케치북을 던져주고.."오늘 할아버지 만나고 왔는데..할아버지를 한번 그려봐~~".."오늘 버스 타고 은행 갔다와는데..버스를 한번 그려볼래?" 그랬더니 지가 그날 행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정말 그림 같지 않은 그림을 그려서 버스라고 하기도 하고 할아버지라고 하기도 하더군요..ㅋㅋㅋ
근데 그걸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할아버지 같기도 하고..버스 같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ㅋㅋㅋ

님의 말씀 전 무척 감사해요..^^

네무코님......저도 이책을 읽고 좀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녀석은 스스로 못그리겠다고 못한다고 자꾸 엄마한테 그려달라고 하니 어떤날은 짜증이 많이 나서 화를 내어버리기 일쑤였고..아이는 화내는 엄마가 원망스러워 울어버리기 일쑤였고...ㅠ.ㅠ
저도 내년쯤에나 미술학원에 보내볼까? 생각중이었는데...몇년 더 뒤로 미루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그렇다고 내가 그만큼 잘해줄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하지만요...ㅡ.ㅡ;;

울보 2005-02-26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하고 계시잖아요..
......님 화이팅!전 다음주 부터 찰흙배워요..
아이랑 손놀림이 좋은 아이가 똑똑하다고 해서.....(실은 친구따라 강남간것임)
제가 열심히 배우고 와서 이야기 해드릴 게요..

책읽는나무 2005-02-26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제가 님의 페이퍼를 이제부터 유심히 보고서 활용을 해야할것 같아요..^^
그동안은 검은비님것을 보고 많이 따라했더랬는데...^^

며칠전에 민이와 제가 지점토를 가지고 조물락 거린게 있는데....저도 그거 색칠해서 완성하면 보여드릴께요..솜씨는 없지만..ㅋㅋㅋ
 
봄은 언제 오나요 (CD 2장 + 악보집) - 이원수 동시에 붙인 노래들
이원수 노랫말, 백창우 작곡, 김병호 그림 / 보림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이원수 선생님의 동시에 백창우님이 곡을 붙여 만든 창작 동요 CD음반이다.
<봄은 언제 오나요>의 1편과 <완두콩 여덟 식구>란 제목의 2편...이렇게 두장의 CD가 들어있다.
동시에 곡을 붙여서 그런지 노랫말이 단아하고 예쁘다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원수 선생님은 일찌기 <고향의 봄> 동요로도 유명하신데..비록 이세상의 빛을 못보시지만..현재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태어나셨다는 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우리나라에서 빼놓을수 없는 아동문학가중의 한분이시니 어찌 영광스럽지 않으랴!..^^

노래중에 귀에 익은 <겨울나무>동요도 포함되어 있는데..곡은 백창우님이 새롭게 편곡하셨다.
같은 동요라도 듣고 있자니 아주 색다르게 들린다.
그외의 곡들은 거의 다 생소한 노랫말들이다.
하지만 계속 동요를 듣고 있노라면 친근함이 느껴진다.
동시가 뭐랄까.. 어른들을 대상으로 동시를 지은게 아닐까! 란 생각이 들정도로 향수감에 젖어드는 곡들이 몇개가 들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ㅡ.ㅡ;;

<다릿목>이란 제목의 노랫말은 영이가 이사를 가서 헤어진건지는 알수 없으나 다릿목에서 영이와 헤어진 그풍경과 함께 영이가 그리우면 혼자서 다릿목을 지난다는 아련한 추억을 노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시골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더랬는데..학창시절동안 도시에서 전학을 오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반면 도시로 전학을 가버린 친구들이 제법 많았었다.
내가 많이 좋아하고 아끼던 친구가 이사를 가는통에 혼자서 집에 돌아와 엉엉 울어버리기가 일쑤였는데...걔중에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항상 그남자아이랑 짝꿍 해봤으면? 하고 속으로 기도를 하며 관심을 쏟은 그남자아이도 전학을 가버려 또 속으로 울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전학가버린 그아이의 동네를 지나칠땐 항상 가슴이 아팠더랬는데...이노래를 듣고 있자니 옛생각에 혼자서 취해 피식 웃음이 났다.

<아버지>란 제목의 노랫말도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향수에 젖어들듯한데...
동네 구경터가 생기면 키가 작은 나를 위해 항상 아버지는 무등을 태워 구경을 시켜주시고 어두운 밤 무서운 길을 앞장서 가슴에 품어 주시던 아버지를 닮아 내자신이 기운이 세어졌지만...그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다...아버지는 무덤속에 있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괜시리 쓸쓸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자전거>란 제목의 노랫말은 오빠가 달밝은 학교 마당에서 자전거 타기 연습을 한다는 내용이다.
그냥 자전거 연습을 하나보다~~ 했더니 뒤에 이어 부르는 노랫말은 <중학교 못가는 우리오빠는 어제부터 남의 집 점원이 되어 쏜살같이 심부름 다닌다고 달밤에 자전거를 배운답니다>라고 이어진다.

<군밤>의 노랫말은 겨울저녁 길거리에서 풍겨오는 고소한 군밤냄새에 사먹을까 말까 몇번을 망설이는 모습을 노래한다..하지만 사먹지 않고 행길 모퉁이를 못본척 지나친다..왜냐하면 언니가 아침부터 저녁 늦도록 고생해 벌어서 주신 돈이라 공책 한권 사가지고 달음질을 치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이노랫말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무척 궁금해지긴 하지만...그궁금증에 앞서 내가 이미 이동요에 흠뻑 빠져들어버린듯 하다.
이세가지 동요는 충분히 어른들이 빠져들만하다고 본다.
나머지 곡들에서는 아이들이 반복하여 듣기에 노랫말이 이쁘고...내용 또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부추길수 있는 좋은 곡들이 많이 있다.
개인적으로 동요의 내용이 아이가 무한하게 상상할수 있는 그러한 동요를 좋아하는 편이다.
우리가 무심히 그냥 입에서 나오는 대로 부르는 노래라도 아이들은 분명 그내용을 생각하고 상상할수 있을것이란 생각을 하면 흐뭇해진다.
특히 이동요에서는 여러가지 악기 소리가 귀에 생생하게 전해 오는데...해금,대금,소금등 전통악기의 소리가 아주 인상적이다...우리것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려고 많은 생각을 담고 있다는것이 강하게 느껴온다.
우리네 악기소리를 친숙하게 들려줄수 있다는것이 개인적으로 더욱 반갑게 생각된다.

음악만큼 아이의 마음을 흥겹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것이 없다고 보는데...음악 종류중에서도 동요가 가장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파고드는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동요를 자주 들려주고 그리고 못부르는 솜씨지만 자주 불러주곤 한다.
아이에게 동요를 불러줄땐 주로 알고 있는 동요를 불러주는데...때론 창작동요를 듣고 있노라면 또 그만의 장점이 돋보이는듯 하다..그래서 창작동요를 혼자서 따라불러보면서 다시 아이와 놀면서 흥얼거리듯 불러준다..그러면 아이는 CD플레이어에서 무심히 듣던 노래를 엄마의 입을 통해서 듣는 노래라서인지 제법 종달새처럼 흥얼 흥얼 따라부른다...그리고 다시 CD음악을 들으면 귀에 쏙쏙 박혀 들어오는지 눈을 반짝 반짝 빛내며 가사를 다 외우지는 못하지만 특징적인 부분을 흥얼거려보는듯 하다...
내아이는 아직 연령이 어려서일까? 무엇이든 엄마인 내가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여 유도하여야만 따라오는 타입이어서인지 조금 힘들긴 하지만...그래도 기분 좋다...나를 믿고 따라오는 아이의 눈은 한없이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이노래의 제목이 <봄은 언제 오나요?>인데...지금 나와 내아이의 마음과 똑같다.
어서 따뜻한 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라고 수십번을 생각하고 있는데...이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더욱더 봄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 간절한 마음으로 한번 더 이노래를 들으며 따라불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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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권

 1. ? ~ 2월 16일

 2.판다님께 빌린 책

 3.그림에 대한 문외한인으로서....명화를 보는 눈 또한 많이 거시기 하여 부끄러울때가 종종 있다.
판다님 덕분에 개인적으론 귀중한 공부가 된 셈이다.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책을 읽다보니 도대체 이책을 몇달만에 읽어치운건지 계산이 잘 서질 않는다..ㅡ.ㅡ;;
갑자기 많은 분량을 읽어버리면 화가 이름과 명화 제목이 분명 뒤죽 박죽이 될것 같아 나누어서 읽었건만...내 예상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서 읽다보면 앞에 읽었던 부분들이 그냥 모두가 다 백지화가 되었다...ㅠ.ㅠ
어쩌겠는가!
이젠 그냥 내머리속의 한계를 믿을수밖에..^^

이책을 또 한권 마스터하면서 느낀건...
미술관련 서적을 더 접하면서 공부를 더 해야만 한단 생각뿐이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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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2-18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미술은 알면 알수록 더 공부할 게 많더군요....

책읽는나무 2005-02-18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를 해야할것이 어디 미술뿐만이겠습니까만.....미술계통은 기억을 못하면서도 그래도 재미있네요..^^
공부라고 적고보니 엄청 거창해보이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