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크리스마스가 뭐다냐?
요즘 해를 거듭할수록 별세계의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날이 바로 크리스마스가 아닐런지?
무엇이든 기다리는 그순간이 가장 행복한것 같다..
막상 닥치면 별것 아니고 시시하기 이를데 없는데..기다릴땐 잔뜩 기대에 부풀어 가슴이 터질듯하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철딱서니가 없어서인지~~~
이런날들이 더욱더 가슴설레이면서 기다려진다..ㅡ.ㅡ;;
하지만....아들녀석이 감기기운이 완전히 가시질 않아 우리세식구는 방콕이었다..
헌데..도저히 힘이 없어 참질 못하여 동네 근처 고기집에 가서 고기를 몇점 주워먹고 나니 이제사
숨통이 트이는듯했다..
단식에 들어가신 마로아빠를 생각하면 참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운일이 아닐수없다..ㅠ.ㅠ
고기를 먹고 그옆에 있는 마트에 잠깐 들러 민이가 싼타할아버지께 받고 싶어하는 과자선물을 사러 들어갔다...헌데~~ 이녀석!..어느순간 장난감코너에서 무언가를 발견하여 눈을 반짝반짝 빛내더니 떡하니 잡고 안놓는다...무언고? 하며 살펴보니 미니자동차 30종 세트짜리란다..헉~~
집에 널려있는것이 장난감이라 이젠 더이상 너저분하여 장난감 구입 일체금지령을 내렸건만...이녀석이~~
이젠 30개를 널어놓겠다고?..=3=3
어떻게 어떻게 꼬드겨 그걸 놓게 하려고 수단방법을 다 동원해도 지는 안된단다..
자동차를 사야만 한단다..ㅠ.ㅠ
같은 돈이면 좀 폼나는걸로 다른걸 사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 우리부부는 또 민이를 꼬드겼다..
거들떠 보지도 않더니만 녀석은 그것도 자동차다보니 조금 마음이 동하나보다..
예전엔 자동차에 별 관심 없었고..오로지 여자아이마냥 인형에만 관심을 가지더니 요즘엔 건설장비쪽 자동차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다..누가 노가다맨 아들래미 아니랄까봐!..ㅋㅋㅋ
얼마전에 레미콘차를 한대 샀건만....암튼 아들래미 고집때문에 리모콘으로 자동차 조정을 할수있는 미니 스포츠카를 지손에 쥐어줬다..그랬더니 그걸 안고서 신나서 매장안을 마구 달린다..
"민아! 너 자동차 샀으니까 나중에 싼타할아버지한테 과자선물 안받아도 되겠네?" 물었더니..
"안돼요!!!!"한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란다...
할수없이 과자세트로 짜여진게 있어서 그걸로 고르니 옆에 어떤 아저씨는 우리부부를 보고 웃는다..
그렇게 과자봉지를 민이가 볼새라 몰래 숨겨서 사들고 집에 왔는데...녀석은 집에 오자마자 자동차를 찾았다...헌데 자동차가 없다..헉~~
알고봤더니 민이아빠가 민이는 항상 볼때뿐이라서 안볼때 물건을 놔두고 오면 찾지 않을것이라 생각하여 자동차를 몰래 빼놓고 왔단다...어쩐지~~계산할때 뭔가 좀 이상하더라니~~
민이가 갑자기 울상이 되어 징징거리기 시작한다..
요즘은 나이먹었다고 이방법도 안통하나보다..
민이아빠 다시 마트 문닫을새라 달려가서 할수없이 그자동차를 사가지고 왔다..
녀석은 리모콘 조정도 잘 못하면서도 자동차가 좋단다.
나중엔 리모콘이 아주 거슬렸던지 내팽겨치고 자동차를 수동으로 돌린다..ㅋㅋ
우리가 리모콘을 누르면 아주 기겁을 하고서 하지말랜다..그러면 이걸 왜 샀냐고요?...ㅡ.ㅡ;;
암튼...그날밤은 자고 새벽에 민이아빠가 출근하기전에 성민이 머리맡에 과자봉지를 올려놓고 갔었다.
눈을 떠 민이에게 "싼타할아버지가 민이 과자선물 주고 갔네!"했더니...녀석 눈알을 굴리면서 또 무슨 생각중이다...그러고 내뱉는말.."싼타할아버지가 어제 마트에서 과자 사서 띡~~(계산대에서 계산 치를때 나는 소리!)하고 사서 선물준거에요!"한다..허걱~~~
분명 저몰래 과자를 샀기때문에 녀석은 모르는 일인데~~~~
녀석은 싼타를 믿는것 같으면서도 싼타와 엄마,아빠랑 혼동을 하는것 같다..
우리가 싼타가면을 만들어 싼타흉내를 자꾸 내보였더니 아마도 그런 혼동을 하는지도?
암튼..민이 말은 맞는 말이다..우리가 마트에서 사가지고 온 과자였으니까!..ㅋㅋㅋ
그렇게 나이먹어갈수록 내겐 아주 시시한 크리스마스가 되어가고..
아이들에겐 자꾸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어가나보다...
예전에 나어릴적에도 크리스마스때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동생들과 나란히 과자봉지 세개가 놓여 있었더랬다...그때 과자중에 꼬깔콘이랑 빠다 코코넛 과자가 있었는데...나는 어렸을적 그런 과자를 엄청 싫어했었더랬다...엄마한테 투덜투덜~~~ 싼타할아버지는 내가 싫어하는 과자를 넣었다고 징징거렸더니...엄마가 슈퍼가서 바꿔먹으랜다..헉~~~ 싼타할아버지가 준건데 그렇게 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엄마는 괜찮다고 바꿔먹으랜다..싼타할아버지가 그렇게 해도 된다고 했단다..좋아라 맛난걸로 바꿔오면서 동생들과 나의 의심은 그때부터 시작됐다..그해였던가? 동생들과 싼타를 만나볼 욕심으로 안자고 기다리다 나는 곯아떨어져 잠을 잤는데 내바로 밑의 동생이 끝까지 안자고 지켰나보다..다음날 선물을 뜯으면서 즐거워 하는 나를 보면서 싼타의 비밀을 몰래 알려줬다...으으~~~~ 그때 느꼈던 배신감과 억울함!..그리고 밀려오는 허무함과 절망!
그래서 또 한해를 기다리면서 일부러 동생들과 함께 텔레비젼을 보고 계시는 아빠앞에서 "너는 싼타할아버지한테 뭘 받고 싶은데?..나는 연필이랑 공책이랑 지우개랑~~~~~"뭐 이러면서 학용품 세트를 전부다 불렀더랬다...지금 생각하면 더 좋은걸 부를껄~~ 왜 학용품따위를 불렀을까나??
그다음날 눈을 떴더니...진짜 학용품세트가 놓여져 있었다....ㅡ.ㅡ;;
요즘 아이들이 영악하다고 하지만...알고보면 우리또래들도 영악했던게 아닐까? 싶다..
울친정아버지는 우리가 다 알고 있었는데도 신나서 머리맡에 놓고 주무셨으니!!
그래도 내새끼들 크리스마스선물을 고르는 재미와 머리맡에 몰래 놓고 새끼들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명 행복하셨겠지?..^^
지금 나처럼!!
올크리스마스는 방콕하여 별 흥은 안났다만....그래도 처음 싼타가 된 기분은 무척 행복했다..
울신랑말처럼 크리스마스가 무슨 날이냐며 별거냐고 멋없는 말을 내뱉어 나한테 잔소리를 된통 얻어먹었다만....신랑말이 맞는듯!!
크리스마스가 별거냐?...내새끼들 즐거워하는 모습만 보는걸로도 행복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