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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ㄱ ㄴ ㄷ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7
박은영 글.그림 / 비룡소 / 1997년 4월
평점 :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그림책중의 베스트셀러다..
하지만 나는 정작 서점에서 책장을 넘겨보곤 약간의 실망감을 안고서 한동안 구입하기를 뒤로 미루었던 책이다...내가 베스트셀러라 하여 큰기대를 가졌었던가?..ㅡ.ㅡ;;
그래도 은연중에 내아이가 이책을 통하여 글자를 깨우쳤으면 하는 바램이 없지 않았나보다..
그러다 몇달후 이책을 알라딘에서 떡 하니 구입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들은 엄마의 마음을 금방 눈치챈것일까?
구입한 이후로 책을 거들떠보질 않는다..ㅠ.ㅠ
몇번을 읽어주려 시도해보았지만 계속 딴짓만한다..
녀석도 나처럼 이책에 실망했나보다..ㅠ.ㅠ
그래서 나도 같이 책꽂이에서 몇달을 묵혀버렸다..
그러다....두석달전부터 어느순간 녀석이 이책을 들고와서 읽어달랜다..
아마도 녀석은 몇달전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기차의 그림이 이제서야 눈에 들어왔나보다..
이책의 앞표지엔 빨간기차의 정면이 보이기 때문이다.
책의 글이 짧고 간략하여 더하고 보태는것 없이 그냥 그대로 술술 읽으면서 책장을 넘겼다.
"기역..기다란 기차가..니은..나무옆을 지나..ㄷ....."이렇게 큰소리로 읽었더랬는데..
지난달에 잠시 친구네집에 아이를 데리고 갔었다.
마침 친구네집엔 자음,모음의 자석 글자판 놀이기구가 있었다..자음을 칠판에 붙이면서 ㄱ,ㄴ,ㅁ등 두세글자를 직접 읽는것이다..내친구는 지켜보면서 장난삼아 놀라는척 해줬지만...나는 진짜로 깜짝 놀랐다..
그냥 무심코 읽어줬던 책인데..녀석은 이책을 통하여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정말 엄마들은 아이가 책을 안보는것 같아도 열심히 읽어주라고 옆에서 하는 말들이 맞단걸 실감한다..
분명 눈여겨 보는것 같지 않았더랬는데.....ㅡ.ㅡ;;
암튼...그래서 이책은 다시 민이의 베스트셀러 책으로 승급했다..^^
순간 내친김에 글자를 가르쳐줘볼까? 궁리도 해보았는데...아직까진 그냥 이대로 물흐르듯이 흘러가는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이렇게 자연스럽게 스스로 글자를 익혔으면 하는 바램이 더 많다..
이생각도 언제 바뀔지 모르겠지만.....ㅡ.ㅡ;;
이책의 큰 장점은 일단 작가가 국내작가로서 무엇보다도 책의 정서와 흐름이 우리들에게 자연스럽고 친근감있게 파고들며...그림도 처음엔 많은것을 바란 나같은 사람에겐 다소 실망스러웠지만...아이들에겐 긴장감을 풀어주는듯한 그림이라고 생각한다..딱딱 각에 맞춘 기차가 아니라 흐느적 흐느적 춤을 추는듯한 형태로 기차는 달려간다..더군다나 노란 별들을 가득 싣고서!
마지막 장엔 날이 저물어 밤이 되었는데..싣고간 별들을 하늘속에 뿌려놓은듯이 별들이 초롱초롱 빛난다..
글속에 담긴 낱말또한 아이들이 평소에 접할수 있는 쉬운 단어들만을 골라서 잘 담아 놓았다..그리고 은연중에 한글의 자음을 스스로 눈에 익힐수가 있다..
그리고 주인공은 아이들이 좋아하고 선망하는 기차다..타는기구 중에서 아마도 기차가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주인공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어른들도 그림책의 기차를 아이와 같이 보면서 기차여행을 하고 싶은 충동을 받을수 있을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