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필리핀으로 날아가고 있을 내친구때문에...
오늘은 결국 울고 말았다..ㅠ.ㅠ
9월에 결혼을 하여 한두어달동안 시댁의 행사때문에 시댁과 친정을 왔다,갔다하면서
이것,저것 준비를 한뒤 신랑이 근무하는 필리핀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두어달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것에 반가웠지만..
나는 내심 친구의 신랑에게 시집가지 말았으면~~ 하고 바랬었다...ㅡ.ㅡ;;
멀어도 넘 먼곳으로 시집을 간다는것이 영 못마땅했다..
그래도 지가 가겠다는데~~~ 별수 있나!..ㅡ.ㅡ;;
내가 서재질이 뜸했던 이유중의 하나도 아마 이친구한테 정신이 쏠린탓도 있을께다..
이렇듯 내가 이친구를 무지 좋아했다...아니 좋아한다...^^
고등학교때 만나 고2때부터 수업시간에 짝을 하면서
내가 이친구에게 욕심을 많이 냈었다.
친구의 이미지는 탁구선수 현정화나 가수 신해철같은 이미지를 풍겼는데..
짧은 상고머리 헤어스타일을 자주 했더랬다..
그러니 중성이미지가 강하여 남학생보다도 친구는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후배들도 지나치면서 고개를 돌려 다시 친구를 쳐다볼정도로 목을 매는 후배도 몇몇 있을 정도였다.
나는 다른 아이들이 내짝에게 다가오는것이 너무 싫었고..
나만 친하고팠다...ㅡ.ㅡ;;
내가 워낙 욕심이 많은 아이인지라 유치하기 찬란한 트집을 친구에게 잡았고..
쌀쌀맞게 대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결국은 나의 이상한 행동에 친구가 속이 상해 울어버리기도 했었다..
큰언니집에 숨어 있는 친구를 찾아가 정말 미안하다고 사죄를 한뒤 다시는 그런 유치한 행동은 하진 않았지만...그래도 나는 속으로 나하고만 친하고픈 친구로 은근히 질투를 많이 했었다..
그때 철없던 그시절엔 내가 그랬다..ㅠ.ㅠ
그냥 그친구앞에 서면 모든게 마냥 좋아 다리에 힘이 빠지는듯 했고..
친구가 좋아하는 모든것이 나도 좋았고..
친구의 스타일을 따라해보기도 했고...
친구가 아무리 나를 욕하고 구박해도 기분 좋았고..(내가 더 많이 구박했지만..^^)
나보다 더 어른같은 모습도 좋았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받기직전까지의 신호음을 듣는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순간마저도 있었다.
(이정도면 거의 레즈비언 수준으로 치닫을정도의 심각한 증상이구먼...ㅡ.ㅡ;;)
암튼....그런 친구가 필리핀에 넘어가 그곳에서 몇년을 산다고 하니..
어찌 그리 속이 상하고...서운하고...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다...
친구가 안쓰럽게 여겨지는게 무엇인고 허니..
가끔 부부싸움을 한다면 친구를 만나 신랑욕이라도 해대면 스트레스라도 풀릴터인데..
내친구는 그럴수가 없다는게 많이 안쓰럽다..
당장엔 그곳에서 말이 통할 사람이 없을께니..말동무가 없을터인데...
신랑이 출근하고 난뒤의 낮시간엔 뭘 하면서 지낼꼬?...
이생각,저생각으로 많이 안쓰럽게 여겨진다..
물론 나의 기우에 불과한 여러가지 잡생각에 괜한 시간낭비를 하고 있단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많이 섭섭하고 허전한 기분은 어쩔수가 없다..
친구의 싸이홈피에 잘가라고 메세지를 남기면서 등록된 음악을 귀로 듣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톡 떨어진다..
한참 분위기를 잡고 있는데...옆에서 성민인 나보고 당근쏭을 틀어달라고 난리다...ㅡ.ㅡ;;
아침부터 기분이 심란한탓에 정신을 딴곳으로 쏟아서인지 낮에 잠깐 은행에 공과금을 낸다고 나갔다가
성민이가 뛰어가다 넘어지는것을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우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일으켜세워보니 얼굴이랑 이마가 시멘트바닥에 냅다 갈려 있다..
볼때기엔 핏자국이 세줄 그어져 있다..ㅠ.ㅠ
민이에게 약발라주고 괜찮다고 일러주긴 했지만...
속으론 오늘 내가 왜 이러나? 싶다...에휴~~~
정신을 차려야겠군!......ㅡ.ㅡ;;
암튼.....친구의 결혼생활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