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울세식구는 민이외갓집에 놀러와서 여지껏 눌러앉았다....
민이아빠회사가 친정이랑 가까운 탓도 있고....혹시 민이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가 민이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할까봐서...오랫동안 외손주를 보여준다는 뜻에서....우리는 친정에 오면
이렇게 일주일을 버티다 간다.....^^
이모든것은 타인을 배려한......(타인의 선에서 보면 별로 배려라고 생각할수 없겠지만...)
자의의 선의의 행동이다....^^
그래서 지금 민이는 좀 신난것같은 기운은 돈다....
녀석은 부산아파트집에서 제대로 밖에 나갈기회가 없었으며...나간다하여도 별로 구경할만것이
주위에 없어서 좀 심심했을터인데..(아니...구경할게 없다는것이 엄마인 내가 더 심심했다...)
여기 외갓집은 도시도 아니고 시골도 아닌...중간경계지점의 시골동네로서....단독주택이니...
현관문을 나서면 바로 앞마당이요....대문밖에 있는 길을 따라 몇발자국을 걸어 올라가면 바로
논두렁이요..밭두렁이다....윗동네로 조금 더 올라가면 마트며..아파트며..미장원...음식점..노래방
없는게 없지만..이상하게 우리동네의 대문이라고 해도 무색할 지점에 있는 동네이건만....우리집
근처는 큰 발전이 없다....그래서 덕분에 몇마지기 남지 않은 논이랑 밭을 구경할수가 있다...
그리고 민이는 계속 지친구(?)를 만나러 나간다....옆집의 강아지 두마리랑 닭,오리들이 지친구다.
누런 삽살개는 별로 컸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는데...하얀강아지는 제법 많이 컸다...으르렁 대는
소리도 제법 살기가 느껴진다...안그래도 동물을 무서워하는 나는 계속 뒷걸음질을 치면서...
반가운 인사를 살짝 하고 얼른 민이를 데리고 집으로 오기 바빴다....^^
그렇게 한번 밖에 나가면 집으로 들어오지 않으려는 민이는 제법 새까맣게 탔다...
가을볕은 딸에게 쬐게 하고...봄볕은 며느리에게 쬐게 한다고.....봄볕은 하루만 밖에 나갔다와도
금방 탄다.....무섭다.....지아빠가 아주 까만 피부라서 지아빠 닮아 새까매질까봐 좀 두렵다..^^
민이는 신났지만....나는 반대로 좀 심심하다....서재폐인의 대열에 뒤늦게 합류한 나는....
잠을 자도 서재의 꿈을 꾸기도 하고....항상 내입에선 서재인들의 이야기들이 계속 새어나오기도
할정도로....상당히 내삶에 저돌적으로 서재의 공간이 자리잡혀 있다고 생각했다...
친정에 컴이 고장나....지난번에 왔을때도 일주일동안 서재에 들어오지 못했는데.....이번엔 막내
동생이 컴을 새로 장만을 하였다....반가워서 으음~~ 했었는데....이거 원~~ 컴앞에 앉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막내동생이 야간업무로 인해 낮동안 계속 컴앞에 앉아 있어...."나도 좀 하자!!"
한마디하면.....싫다고...내가 컴앞에 앉으면 나올 생각을 않는다는 동생은 저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겜을 계속 하고 있다.....혹시나 컴자리가 비었다 싶어 또 기회를 잡을라치면 울친정아부지가
바둑겜을 하신다.....친정아부지 자리에 앉으시면.....동생이나 나나....아부지께 "나오십시오~~"
하기가 좀 뭣해하고 있다....
또 밤에는 이방에 울친정엄니가 주무시니.....따닥따닥 키보드 두드리기에도 좀 뭣하다....
그래서 내서재를 며칠 제대로 들어오질 못하다가.....오늘 들어왔더니....이거 느낌이 아주
요상시럽다....울집에서 서재에 들어올땐 내서재에 내가 들어온게 맞는데.....장소가 바뀌니....
꼭 남의 서재에 들어온듯한 느낌이다....너무도 어색해서 뭘 적어야할지도 갈피를 영 잡을수가
없다....
암튼.....서재를 텅텅 비워둔다는것이 단골손님들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일어....지금 나의 상황이
이러합니다~~ 라고 변명할겸 몇자 적었다.....
나중에 울집으로 가게 되면.....본격적으로다 페이퍼에다 글좀 남기고...책읽기도 시작하여야겠다
장소가 바뀌니 책도 잘 안읽힌다.....지금 은희경의 '새의 선물'책을 가져와서 읽고는 있는데...
책내용은 재밌는데....속도가 좀처럼 나가질 않는다....
진정으로 책읽는 사람은 시간,장소를 따져서는 안된다하는데....나는 산만한 장소에서는 책이
절대 안읽힌다.....쥐죽은듯이 조용해야 머릿속에 들어오기 때문이다..그래서 주로 아이 재워놓고
새벽에 읽는데....이새벽은 또 나도 잠들어야하는 시간이니....연신 책에다 인사를 하기 바쁘다...
체력이 안따라준다.....^^.....특히나....나는 또 책을 아주 늦게 읽는다....그래서 내가 제일 부러워
하는 자들은 책을 빨리 읽는 사람들이다....어찌하면 나도 저들처럼 빨리 좀 읽을수 있을까???
아무리 노력하여도 잘 안된다....물론 책을 열심히 읽다보면 절로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고 하나!!
나는 그게 진짜 잘 안된다....더욱더 내공을 쌓아야할듯!!!..ㅠ.ㅠ
암튼...올해 책100권을 읽겠다던 나의 다짐들이 아무래도 다 못지켜질듯하다....나의 이속도로
가자면 분명 그럴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감돈다.....
하지만...지금은 아직 초반이니....주로 내가 읽고 싶었던 책들 위주로 읽는 재미를 맘껏 누리고
싶다.....^^.....얼른 우리집으로 가서 정지되어 있었던 내시간들과 내자리에 앉고 싶다...
이래서 내집이 편하다고 하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