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8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종길 옮김 / 민음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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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받던 그 남자가 지키고자 했던 불멸의 사랑이 꺼져 버리니 줄곧 폐인의 삶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어릴 때는 오로지 불륜의 어둡던 연애소설로 각인되었었는데 지금은 무모한 사랑으로 읽힌다. 하지만, 무모하되, 격정적인 사랑은 역시 <폭풍의 언덕>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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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2-12-20 22: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폭풍의 언덕만 잡으면 잔단 말이죠ㅜㅜ 왜 초반의 그 칙칙함을 못 넘기는 지 모르겠어요. 앞장만 주구장창 읽다가 딴 책 잡고...ㅠㅠ 엄청 재밌을 것 같은데 왜 그럴까요? 저 격정적 사랑 완전 사랑하는데!!! 다시 도전해 보겠습니다!!
책읽는 나무님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2023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scott 2022-12-21 11:34   좋아요 3 | URL
요정님

황유원 번역본으로 읽어 보세요
언덕위로 부는 바람 소리까지 느껴질 정도로 유려합니다

분명 작품 속 인물들 전부 정상에서 벗어나서
영화도 보고 나면 불편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12-21 20:54   좋아요 2 | URL
요정님...저도 그랬어요^^
초반에 몇 번을 졸다가 일어났어요ㅋㅋ 고전소설은 거의 대부분 초반을 넘기는 게 힘든 것 같아요. 한 중반은 넘어서야 진도가 확 빠지는 것 같아요. 전 다미여 소설 대부분 초반엔 꾸역꾸역 참고 읽었어요. 사실 인물 관계도 기억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기도 하구요.
격정적 사랑!! 아마도 언덕 위에 부는 폭풍의 영향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다미여에선 히스클리프와 캐서린과 한 몸으로 생각하고 있대서 전 정말 놀랐어요. 소설의 모든 면들이 은유라 읽으면서 눈이 띠용~ @.@
폭풍 언덕 읽고, 다미여 읽음 잠은 안 오네요ㅋㅋㅋ
그게 그런 뜻이었어? 하게 되더군요.

요정님도 서달 축하드리구요.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작년 이맘 때도 요정님 잘 부탁드린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럼 우리 친구 해도 되나요?
우린 여적 친구 사이가 아녔더라구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2-21 20:58   좋아요 1 | URL
스콧님....황유원 번역이면 어느 출판사인가요?
소설 속 인물들이 죄다 근친상간에, 얽히고 설켜 이게 뭔가? 싶었고, 그리고 왜 다들 병약해서 일찍들 죽는지?? 이상하다?? 싶었었는데 다미여 책을 읽으니 좀 이해가 갈 듯 하더군요.
영화가 두 편이나 있던데, 소설 읽고 나니 폭풍 언덕 영화는 이상하게 좀 꺼려져 아직 안 보고 있었어요.
연말 지나가면 그때나 봐야겠군요^^

꼬마요정 2022-12-21 21:02   좋아요 2 | URL
우리가 친구가 아니었어요??? ㅋㅋㅋ 우린 늘 친구였던 것 같은데 형식상 친구가 아니었나봐요 ㅎㅎ
스콧님 추천인 황유원 번역이 이번 흄세더라구요. 다시 도전해보렵니다!!

scott 2022-12-21 23:36   좋아요 2 | URL
휴머니스트 출판사 입니다

제가 앞장만 번역 비교를 해 보았는데 나무님,요정님 참고로 읽어 봐 주세요.
[원문- 1801.—

I have just returned from a visit to my landlord—the solitary neighbour that I shall be troubled with. This is certainly a beautiful country! In all England, I do not believe that I could have fixed on a situation so completely removed from the stir of society. A perfect misanthropist’s heaven: and Mr. Heathcliff and I are such a suitable pair to divide the desolation between us. A capital fellow! He little imagined how my heart warmed towards him when I beheld his black eyes withdraw so suspiciously under their brows, as I rode up, and when his fingers sheltered themselves, with a jealous resolution, still further in his waistcoat, as I announced my name.]

[김종길 번역본-1801년 - 집주인을 찾아갔다가 막 돌아오는 길이다. 이제부터 사귀어가야 할 그 외로운 이웃 친구를. 여긴 확실히 아름다운 고장이다. 영국을 통틀어도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이렇게 완전히 동떨어진 곳을 찾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람을 싫어하는 자에겐 다시없는 천국이다. 더구나 히스클리프 씨와 나는 이 쓸쓸함을 나누어 갖기에 썩 알맞은 짝이다. 멋진 친구! 말을 타고 다가가는 나를 보고 그의 시꺼먼 두 눈이 눈썹 아래에서 미심쩍게 찌푸려지는 것을 봤을 때, 그리고 내가 이름을 대자 그의 손가락들이 잔뜩 경계하며 조끼 속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갔을 때, 내 가슴이 얼마나 그에게 호감을 품었는지 그는 상상도 못 했으리라.]
[김정아 번역본-1801년. 방금 주인 양반 댁에 다녀왔다. 이제 그는 내가 신경 써야 하는 유일한 이웃이다. 경치 좋은 시골인 것이다! 영국 땅을 전부 뒤져본들, 이다지도 완벽하게 세속잡사에서 동떨어진 곳이 어디 있으랴. 더할 나위 없는 염세가의 천국이로구나. 적막강산을 반씩 나누어 가질 히스클리프 씨와 나는 너무나도 어울리는 한 쌍이로구나. 대단한 친구다! 내가 말을 세우자 의심이 가득한 그의 검은 눈은 눈썹 뒤편으로 움푹 들어가고, 내가 이름을 댔는데도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는 그의 손은 조끼 안쪽으로 더욱 깊이 파고 들어가니, 그는 상상도 못했겠지만 나는 그에 대해 적잖이 호감을 느꼈던 것이다.]
[유명숙 번역본-1801년. 집주인을 방문하고 오는 길이다. 나를 성가시게 할 유일한 이웃인 셈이다. 정말이지 아름다운 고장이다! 잉글랜드를 통틀어 세상의 소란에서 이보다 더 동떨어진 곳을 골라잡을 순 없었을 것 같다. 염세가(厭世家)에게는 다시없을 천국인 듯. 더구나 히스클리프와 나는 이러한 적막감을 함께 나누기 딱 알맞은 한 쌍이다. 멋진 친구다! 내가 말을 타고 다가가자 검은 두 눈이 의심쩍다는 듯 눈썹 뒤로 물러서고, 이름을 밝히자 손가락이 단호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조끼 속으로 더욱 깊숙이 숨어드는 것을 보고 얼마나 큰 호감이 솟아났는지 그는 짐작조차 못할 것이다.]
[황유원 번역본-1801년, 방금 집주인을 만나고 돌아왔다. 앞으로 나를 성가시게 할 유일한 이웃인 그를, 이곳은 정말이지 아름다운 고장이다.! 영국 전역을 뒤져본들 이보다 더 세상의 소란으로 부터 완벽히 동쩔어진 곳을 찾을 수는 없으리라. 염세주의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천국이다. 더군다나 히스클리프 씨와 나는 이러한 황량함을 나누어 갖기에 참으로 어울리는 한 쌍이다. 아주 멋진 친구가 아닌가! 말을 타고 다가가자 그의 검은 두 눈이 몹시 의심스럽다는 듯이 눈썹 뒤로 푹 꺼지고 내가 이름을 대자 그의 손가락이 단호한 경계심을 보이며 조끼 속으로 더욱더 깊이 숨어드는 것을 보고 내가 얼마나 마음이 끌렸는지 그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책읽는나무 2022-12-22 08:41   좋아요 2 | URL
아침에 눈 떠서 번역본 읽어봤어요.
느낌이 좀 다르군요?
전 민음사걸로 읽었는데 장황하여 책이 두꺼웠던 건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황유원씨 번역이 좀 깔끔해 보입니다.
김정아, 유명숙씨 번역은 조금 시적인가? 싶기도 하구요.
읽으면서 문장이 좀 어지러우면 이해가 좀 힘들기도 하더라구요.
전 당분간 폭풍 언덕은 읽긴 힘들겠지만, 요정님은 살펴보시고, 맘에 드는 번역가님 책으로 선택하셔서 즐독하세요^^

scott 2022-12-21 11: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서재의 달인

굿즈 요정 ^^

책읽는나무 2022-12-21 20:47   좋아요 2 | URL
요정???
요정이라면 다~~ 좋네요^^
늙은 요정도 요정 범주에 속할 수 있는 거죠?ㅋㅋㅋ

mini74 2022-12-21 14: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모하고 격정적인 사랑....에 끌려 한때 꿈꾸곤 했지요. 그러고보면 소설 속 남주 인기투표하면 상위권인거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2-12-21 20:46   좋아요 2 | URL
언제 인기 투표 했대요?^^
히스클리프가 상위권이었다니..ㅋㅋㅋ
로체스터도 의외로 상위권이 아녔을까? 싶기도 하네요^^
히스클리프는 다미여에서 캐서린과 한 몸이래서 깜놀했습니다.

독서괭 2022-12-23 1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폭풍의 언덕> 재독 시작했는데 넘 재밌어요. 결론을 아는데도 재밌다니 참 신기합니다 ㅎㅎ 캐서린과 히스클리프가 한 인물이라니 그런 해석은 받아들일 수 없따.. ㅠㅠ

책읽는나무 2022-12-23 13:27   좋아요 2 | URL
이 책 저도 의외로 재밌더군요?
앞부분에선 좀 졸았지만요ㅋㅋ
어릴 때 동화로 읽었을 때는 뭔가 음산하면서 히스클리프 엄청 무섭고 히스클리프가 뭔가 불륜과 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읽어보니 나의 기억이 왜곡되었었고, 불륜이 아닌 근친상간이 문제였더군요?
히스클리프도 알고 보니 불쌍한 인간!!ㅜㅜ
이거 읽고 에밀리 브론테부분 다미여 읽어 보세요. 오잉? 할거에요ㅋㅋ
캐서린과 히스클리프가 한 몸 분신같은 존재라고 하던데 억지스러워 보이는데도 또 맞는 말 같기도 하구요?
해석하기 나름이긴한데 저렇게도 해석이 되는구나!! 신선했었어요^^

은하수 2022-12-23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재독까지 했었는데 그것도 너무 오래전이네요
다미여 읽기 전에도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한몸일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시 또 읽으래도 재밌게 읽을수 있어요 정말!^^
삼독하고 다미여 읽고 싶어져요
 

히스클리프의 번뇌가 좀 측은하기도....
에혀~

첫째로, 그 녀석은 놀라울 만큼 죽은 캐서린을 닮아서 녀석을 보면 무서울 정도로 그녀가 연상된단 말이야. 그런데 내 상상력을 가장 강하게 끌리라고 넬리가 생각할지 모르는 바로 그것은 사실 전혀 그렇지 않아. 내 눈에 그녀와 관련되지 않은 것이 뭐가 있겠어? 무엇 하나 그녀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 있어야 말이지! 이 바닥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그녀의 모습이 깔린 돌마다 떠오른단 말이야! 흘러가는 구름송이마다, 나무마다, 밤이면 온 하늘에,
낮이면 눈에 띄는 온갖 것들 속에, 나는 온통 그녀의 모습으로 둘러싸여 있단 말이야! 흔해 빠진 남자와 여자의 얼 - P539

굴들, 심지어 나 자신의 모습마저 그녀의 얼굴을 닮아서 나를 비웃거든, 온 세상이 그녀가 전에 살아 있었다는 것과 내가 그녀를 잃었다는 무서운 기억의 진열장이라고!
제기랄, 헤어튼의 모습은 내 불멸의 사랑, 내 권리를 지키겠다는 무모한 노력, 나의 타락, 나의 자존심, 나의 행복, 그리고 내 고뇌의 망령이었어.
이러한 내 생각을 넬리에게 되풀이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미친 짓이지. 다만 왜 내가 언제나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그와 함께 있는 것이 고맙다기보다는 지금 겪고 있는 끊임없는 괴로움이 심해질 뿐인지는 알 수 있을 거야.
내가 그 녀석과 그 사촌이 어떻게 어울리건 무관심해진 것도 한편으론 그런 생각에 원인이 있는 거지. 나는 더 이상그 애들에게 신경을 쓸 수가 없게 됐어."
"그런데 다가오고 있는 변화란 무엇을 말하는 거지요.
히스클리프 씨?" 저는 그의 태도에 놀라 말했어요. 제 생각에 그는 정신을 잃을 염려도 없고, 죽을 것 같지도 않았으며, 아주 힘있고 건강해 보였답니다. 그리고 그의 근본성격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는 어렸을 때부터 어두운 생각에 잠기기를 좋아했고, 기묘한 공상을 즐겼답니다. 죽은 애인의 일에 대해 너무나 외곬으로 파고들었는지 모르지만 그 밖의 다른 점에서는 그의 생각도 저와 마찬가지로 이상한 점이라고는 없었지요.
"변화가 생길 때까지는 나도 알 수 없을 거야. 지금-다만 어렴풋이 의식하고 있을 뿐이야." - P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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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는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타입이었던 건가?

"집사람은 잘못 생각하고 그러한 집과 가족을 버린 거지. 나를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상상하고는 내가 기사처럼 헌신적으로 무엇이든 바라는 대로 해주리라고 기대한 거야. 이사벨라는 이성을 가진 사람으로는 볼 수가 없어. 그렇게도 끈질기게 나라는 사람에 대해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고 그릇된 인상을 가지고 행동했으니 말이지. 그런데 드디어 나라는 사람을 알기 시작한 것 같아. 처음 내 비위를 거스르던 그 싱거운 웃음이나 찡그리는 얼굴을 이제는 볼 수 없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이사벨라가 우쭐대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며, 그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주어도 내가 진심으로 말한다고는 생각지 못하던 그 무분별함도 - P245

이제는 보이지 않거든. 영리하지 못한 이사벨라로서는 내가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리기까지 참으로 대단한 노력이 필요했지. 나도 한때는 무슨 짓을 해도 이 사람은 모를 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야! 그리고 지금도 잘은 모르고있어. 내가 실제로 자기로 하여금 나를 미워하게 하는 데성공했다는 걸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는 듯이 이야기하니 말이지! 그건 확실히 헤라클레스의 노력에 필적하는 거야!
만약 그것이 성공했다면 나는 감사할 만해. 당신이 말한 것이 틀림없겠지. 이사벨라, 나를 정말 미워하고 있는 건가? 내가 한나절만 당신을 혼자 내버려 둔다면 다시 한숨을 쉬고 다정한 말을 걸면서 내게로 오는 것 아냐? 이사벨라는 아마 당신 앞에서는 내가 아주 다정한 체해 주었으면 싶을 거야. 이렇게 진실을 폭로하면 자존심이 상할 테니까. 하지만 그쪽에서 내게 몸이 달았다는 것을 누가 안대도 나는 상관없어. 그 점에 대해서는 이사벨라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으니까. 단 한 번이라도 마음에도 없이 좋아하는 척했다고 나를 비난할 수는 없을 거야. 그 집에서 나와서 내가 맨 처음 해 보인 것은 이사벨라의 조그만 개를 매단 거였어. 그리고 이사벨라가 그 개를 풀어주라고 말했을 때, 내가 한 첫마디는 한 사람을 빼놓고는 그 집안 사람은 모조리 목을 매다는 게 소원이라는 것이었어. 그 예외인 한 사람을 아마 이사벨라는 자신으로 알았을 거야.
그러니 이 사람은 내가 아무리 잔인한 짓을 해도 예사로 생각했거든. 자기에게 소중한 사람만 다치지 않는다면. 아마 선천적으로 잔인한 짓을 좋아하는 모양이야! 저렇게 가 - P246

없고 노예 같은 비굴한 계집이 내 사랑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는 게 그지없이 어리석고 어이없는 일 같지않아? 넬리, 내 평생에 이 사람처럼 비열한 인간은 처음 보았다고 당신 주인에게 말해 주고 싶어. 저런 사람은 린튼 집안의 수치야. 아무리 심한 짓을 해도 참고 여전히 창피하게 매달려 오는 통에 나로서는 정말로 골려줄 묘안이 떠오르질 않아서 때로는 더 시험해 보지도 못하고 그만두는 수밖에 없을 때가 있었어! 그러나 린튼에게는 오빠로서 그리고 치안 판사로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줘.
나는 엄밀히 법률의 한계 내에서 그러는 것이니까. 지금까지는 이사벨라에게 이혼을 요구할 여지는 조금도 주지 않았어. 게다가 누가 우리를 떼어놓는대 봤자 이사벨라는 고마워하지도 않을 거야. 만약 나가고 싶다면 나갈 수도 있지. 골려주는 것도 재미는 있지만 옆에 있어서 귀찮은 일이 오히려 더 많으니까!"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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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동기지! 다른 동기는 내 변덕을 만족시키는 것들이었고, 에드거를 위해서도 만족할 만한 거야. 하지만 이것은 에드거나 나 자신에 대한 나의 느낌을 몸소 이해해 주는 사람을 위한 것이거든.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당신이든 누구든 자기를 넘어선 삶이 있고, 또는 그런삶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만약 내가 이 지상만의 것이어야 한다면 이 세상에 태어난 보람이 무엇일까? 이 세상에서 내게 큰 불행은 히스클리프의 불행이었어. 그리고 처음부터 나도 각자의 불행을 보고 느꼈어, 내가 이 세상에 살면서 무엇보다도 생각한 것은 히스클리프 자신이었단 말이야. 만약 모든 것이 없어져도 그만 남는다면 나는 역시 살아갈 거야. 그러나 모든 것이 남고 그가 없어진다면 이 우주는 아주 서먹해질 거야. 나는 그 일부분으로 생각되지도 않을 거야. 린튼에 대한 내 사랑은 숲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돼서 나무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세월이 흐르면 그것도 달라지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어.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애정은 땅 밑에 있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눈에 보이는 기쁨의 근원은 아니더라도 없어서는 안 되는 거야.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까지나,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어. 나 자신이 반드시 나의 기쁨이 아닌 것처럼 그도 그저 기쁨으로서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그러니 다시는 우리가 헤어진다는 말은 하지 마. 그것은 있을 수 없는일이니까. 그리고……….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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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언어를 향한 꿈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37
에이드리언 리치 지음, 허현숙 옮김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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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나요.‘(185 쪽)
고요하지만 단호하고 처절하게,
여성 시인이 바라본 여성들의 삶과 생각을 일깨워주는 시집.
어렵지만, 역시나 고요하고, 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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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12-16 10: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대는 100자평 달인!

책읽는나무 2022-12-16 13:48   좋아요 2 | URL
100자평 좋아하시는 sui님도 달인!!

억울한홍합 2022-12-16 11: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자들이 없으면 대한민국은 멈출 것이어요 ㅋ;;

책읽는나무 2022-12-16 13:49   좋아요 2 | URL
그죠? 여자들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여자들 없는 대한민국도 상상할 수가 없죠!!
암만요~^^

그레이스 2022-12-16 1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집을 어떻게 리뷰하지 했는데, 백자평 너무 좋네요^^ 저도 앞으로 시집은 백자평으로?

책읽는나무 2022-12-16 13:54   좋아요 2 | URL
시집 리뷰가 정말 어렵네요?
에밀리 디킨슨 시집을 어떻게 써보려고 했는데, 시간 지나면 읽은 시 다 까먹고, 완전 새로운 시가 되어 있고,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나 좀 헷갈리고...계속 미루기만 하다가 오늘은 에이드리언 리치님의 리치한 시집은 권해드리고자 백자평 썼는데...이건 아닌 것 같은데? 생각 들지만, 그럼 우리 시집도 백자평으로 가봅시다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12-16 13: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믿고 보는 나무님의 백자평^^

책읽는나무 2022-12-16 13:57   좋아요 4 | URL
이 시집은 믿고 읽으셔도 될 것 같아요. 에이드리언 리치님의 시집은 에밀리 디킨슨 시집과는 좀 다르네요? 이 시집도 무척 어려운데 여성들을 위해 쓴 시집이어 약간의 울림은 분명 있어요. 어려운데도 울림 있어서 저도 이게 맞나? 싶긴 하지만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