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철은 누구 신지 ?



 




                                                                                                        어릴 때는 싸움에서 승패의 기준이 코피였다. 카운트 펀치와는 상관없이 코피를 흘리면 패자였다. 반면에 어른이 되면 싸울 때 승패의 기준은 눈물이었다.

눈물을 흘리는 놈이 지는 놈이었다. 그래서 캔디는 지지 않기 위해서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 캔디는 사람들에게 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참고 참고 참고 참다가 결국에는 참치가 된 최초의 참치 인간이었다. 울지 않겠다는 다짐은 어른이 되어가는 징표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할 때 패자는 언제나 여자였다. 나는 울지 않았고 여자는 울었다. 하지만 크게 울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완전한 승리라기보다는 불완전한 승리였다. 1승, 2승, 3승, 4승......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떠나는 여자 앞에서 대성통곡했다.

박연폭포 같은 눈물과 콧물을 흘리고 나서야 비로소 이 기나긴 싸움의 완벽한 패자는 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달을 맨바닥에 누워 끙끙 앓았으니 완벽한 KO패였다. 자존심이 상했다. 이제 다시는 울지 않으리라. 하지만 나이가 들다 보니 테스토스테론보다 에스트로겐이 내 몸에 침투하여 영화를 보다가 우는 날이 많아졌다. 영화 << 변호인 >> 을 보았던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송강호가 국밥을 먹으면서 울먹일 때 나도 먹먹해서 우럭처럼 울었다. 품위 있는 눈물이어서 불만은 딱히 없었다. 볼락이나 쏨벵이 혹은 꼴뚜기처럼 울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송강호만큼 울방(먹으면서 우는 장면)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도 없다.

극장 밖을 나왔을 때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교통이 지체될 만큼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버스 안에서 오도가도 못한 채 강북삼성병원 언덕길에서 창밖의 풍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수라장이었다. 수천 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경향일보 사옥 앞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다. 길 위에서 경찰, 기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로 뒤엉켰다. 대한민국 역사상, 공권력이 최초로 민노총 사무실을 강제 진압하는 현장에 내가 있었다. 불끈. 노동자인 나는 불의를 보면 절대 참지 못하는 투사적 성격이어서 겉으로는 침묵한 채 속으로만 외쳤다. 독 ! 재 ! 타 ! 도 !


영화를 보고 나면 별점을 매긴 채 시니컬한 글을 쓰는 게 취미인데 << 변호인 >> 은 노무현, 박근혜, 민노총 공권력 개입 사건 따위와 맞물리면서 이 영화에 대한 평을 제대로 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던질 것이다. 이 인간아, 이 영화 보고 펑펑 울었다며 ?                           쉽게 납득이 가지는 않겠지만, 내가 어떤 영화를 보고 울었다고 해서 그 영화가 반드시 좋은 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다. 타인의 불행과 죽음 앞에서 운다는 것은 그 불행에 대한 연민과 죽은 자에 대한 예의일 뿐이지

그 사람의 인생 혹은 그 영화에 대한 지지는 아니다. 캡사이신이 잔뜩 들어간 떡볶이를 먹고 매워서 눈물이 났다고 해서 그 요리가 훌륭한 맛은 아니지 않은가. 칭찬은커녕 잇속에 눈이 멀어서 손님의 똥구멍은 생각도 않은 채 독극물에 가까운 캡사이신을 대량 투하한 주인장을 욕하기 마련이다. 나는 영화 << 7번 방의 선물 >> 을 보고 눈시울을 붉혔지만 이 눈물이 영화에 대한 지지는 아니었다. 이 영화의 신파는 캡사이신 잔뜩 들어간 떡볶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영화 << 변호인 >> 도 마찬가지였다. 익숙한 신파였기에 따분한 신파였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은 채 지지하는 글을 썼다. 내가 지지한 것은 영화가 아니라 죽은 노무현이었으니까. 삼성 반도체 노동자 피해 사건을 다룬 << 또 하나의 약속 >> 도 같은 이유였다. 이 영화는 만듦새가 조악했지만 이 영화를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지지한 것은 영화가 아니라 반도체 노동자였다. 한때 누구와 싸워도 지지 않던 내가 이제는 누구와 싸워도 진다. 쪽팔리다.

- 혁오는 천재다.

 

 

 

 

 

 

 

 

 

덧대기 ㅣ 올해는 알라디너 한수철과 신지 님를 모시고 술 한 잔 마시는 게 내 목표다. 의심이 쌓이면 불화만 높아지는 법. 그래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두 분을 초청합니다. 두 분이 운우지정을 나눌 만큼 서로 존경하는 사이이니 내가 술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두 분 몸만 오십시오, 모든 비용은 제가 내겠습니다. 댓글 남겨주세요. 그나저나 날마다 일기처럼 글을 올리시던 한수철 님이 어제는 글을 올리시지 않아서 걱정에 태산 같다. 공교롭게도 한수철 님이 쉬는 날에는 신지가 글을 올리시네. 참..... 절묘한 타이밍이다. 두집살림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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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0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09:25   좋아요 0 | URL
우럭우럭하게.. 요 표현 좋은데요... ㅎㅎㅎㅎ 자주 써먹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신조어 만드는 재미로 글 씁니다.. ㅎㅎ

2017-12-30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30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30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09:28   좋아요 1 | URL
마자요. 아무리 카운트 펀치를 많이 날려도 일단 코피 터지면 지는 겁니다. 그땐 왜 그 기준이 적용되었는지... ㅋㅋㅋ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언젠가 가카 감옥하면 기념으로 술 한 잔 하자구요 ~

다스는누구겁니까 2017-12-3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터졌어용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10:13   좋아요 0 | URL
빵도 아니시면서 ㅋㅋ

다스는누구겁니까 2017-12-30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두집살림에서 빵 터졌어용 원래 바람둥이는 부지런해야 한다잖아요 게으르면 바람도 못 핀다고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1 14:11   좋아요 1 | URL
마자요.

표맥(漂麥) 2017-12-30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언젠가 한수철은 신지다... 뭐 이런 글들이 있었던 듯... 그 결론이 어쨌는지... 몰겠지만요... 음...^^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1 12:2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전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좀 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타입이라...
참.. 표맥 님 올 한해 표맥 님 때문에 많이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도 건강하십시오..

소심한 문빠 2017-12-31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소심한 문빠입니다. 신지 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1 14: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7-12-31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분의 글 안좋아하시는 건 알겠는데 전 그 두 분과 다 아는사이거든요. 몇 번 직접 뵙기도 했구요. 물론 따로따로요. 이거 말씀 드렸던 것 같은데 아직 못받아들이셨나봐요.
유언비어를 자꾸 퍼뜨리시는 것 같아 사실 교정을 위해 덧글 답니다. 두 분 다른 사람 맞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1 12:37   좋아요 0 | URL



유언비어라니요 ? 저는 두 사람이 한 사람인 것으로 강력히 추정된다...... 의심이 간다는 차원입니다. 이 의심을 해소하는 방법은 매우 평화롭잖아요. 두 분이 서로 다른 분이라면 미안한 마음에 내가 술을 사겠으니 두 분을 한자리에 모시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저는 포 님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포 님에 대한 신뢰가 1%도 없어요. 오히려 그렇게 반복해서 같은 논조의 글을 올리셨는데 그렇게 나오시니 궁금하여 더욱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포 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때 내 얼굴에 침을 뱉고 따귀를 때리셔도 됩니다. 기대할게요.. 만약에 포 님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만약에 포 님의 이 댓글이 거짓말로 판명이 나면 지금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것은 그쪽입니다.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저의 명예가 지금 이 순간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기 바랍니다.



다락방 2017-12-31 20: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지금 이 글과 댓글 모두 곰발님이 포님을 향해 비난하신 그대로를 행하는 글이네요. 술자리에서 할 말이 있고 안할 말이 있다면 이렇게 글을 쓸 때는 더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매우 유감스런 글이네요. 그리고 신지님과 한수철님은 다른 사람입니다. 저에게도 신뢰가 없다며 안들으신다면 사실 그건 누군가의 신뢰에 대한 문제라기 보다는 듣고 싶은 걸 듣고자 하는 사람의 본성이 작용한 게 아닐까 합니다. 곰발님, 이 글은 좀 더 신중하게 쓰여졌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1-01 10:55   좋아요 0 | URL
님에게 묻습니다. 신지와 한수철이 동일인물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지금 그 말 책임 지실 수 있으신지요 ? 정확한 정보가 아니시라면 이번 일에 참견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다락방 님에게 유감이 없습니다. 또한 포 님을 향한 비난에 유감이시라면 이 논의를 확대해서 공론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유감스러운 글이라고 말씀하시지 말고 공익 제보 글이라 생각하십시오. 지금 님은 피해자 우선이 아닌 가해자 우선 염려하는 발언을 하시는 겁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다시 댓글을 다시면 이번에는 그냥 댓글 하나 달았지만 반론 차원에서 정식적으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포 님인 한수철과 신지를 둘 다 본 적이 있다고요 ?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면 할복하겠습니다.. 지금 포 님은 유언비어를 유포해서 내 명예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스윗듀 2018-01-01 11:12   좋아요 1 | URL
오잉??????? 이 댓글에 한수철은 뉘신지님이 뭐라고 답글을 다실지 매우 궁금했는데... 똑같은 말이네요??? 동일인물이라면 어떻게 하겠냐는?? 책임질 수 있냐는?? 그렇다면 한수철은 뉘신지님은 다락방님이 포님을 옹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그렇다면 저의 댓글도 다락방님을 옹호하기 위한 댓글로 보이려나요? 흠..... 본인은 추정 혹은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거의 확신하고 계신 걸로 보이네요. 그래서 갑자기 그 예수님의 제자 중 한 사람이 생각났어요.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절대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겠다고 한 사람 있잖아요. 엄마께 여쭤봤더니 토마스래요.... 근데 토마스 앞에 예수님이 나타나시니 이번엔 옆구리의 상처에 손을 넣어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라고 말하지 않았나요? 저 근데 정말로 궁금한데, 한수철님이랑 신지님이랑 동일인물인지 아닌지에 천착하시는 이유는 뭐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1-01 11:31   좋아요 0 | URL
억울하실 겁니다. 다락방 님도 그렇고 포 님도 그렇고 말이죠. 답은 하나잖아요.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 한수철과 신지입니다. 두 사람이 동일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면 저는 미련없이 속죄의 의미로 여길 떠나겠습니다. 그러니 저의 의심을 너무 서운해 하지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그저 저의 의심이 진실이라는 사실을 알고 싶을 뿐이고 그 열쇠는 신지와 한수철에게 있습니다. 간단하잖아요.

하여튼 다락방 님과 스윗듀 님 새해부터 험한 이야기해서 미안하고요.. 하여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

지나가던 페미니스트 2018-01-02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면 참견하지 않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껴들지마라의 완곡한 표현이군요. 지금 곰발님은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에게는 허위사실 유포‘의 멍에를 씌우거나 참견하지 말라며 배제시키고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는 수많은 추종자들과만 신나고 재미있는 댓글놀이를 즐기고 계시군요. 내말이 맞으니까 너희들은 나를 믿고 따라와‘ 곰발교주네요. 그나저나 Forgettable.님과의 성병검사 논란은 끝나셨나요? 글이 지워진 걸 보니 어느 한 쪽은 거짓말을 했나보군요. 어느 쪽이었나요? 결론이 났나요? 많은 알라디너에게 영향력을 가지신 분이 서재에 글도 쓰고 하셨으니 결론이 어떻게 났는지는 알려주셔야죠. 그리고 다락방님은 곰발님 댓글보고 공포에 질리신 건 아닐지 걱정되네요. 정중한 말투 안에 깔린 협박이 무시무시해보이거든요. 당신이 내가 Forgettable.까는 것에 유감이면 당신을 포함시켜 공론화하겠다, 다시 댓글을 달면 정식적인 포스팅을 하겠다? 이 말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다시는 여기에 댓글달지 말라는 뜻인가요? 게다가 할복하겠다니... 그 말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물으시면서 책임질 수 없는 말을 마구 하시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1-03 08:22   좋아요 0 | URL
제가 좀 교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은 지우지 않았습니다. 뒷담화의 피해당사자와는 상관없는 논란에 그가 소환되어서 뺐을 뿐입니다. 그게 저의 결론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어느 한쪽은 거짓말을 했죠. 그것도 진실입니다.
 

 

 

 

 

 

 

 

 

 

 

 

 

 


 

 

                                     

 

알 파 벳  H 는  의 성 어 다  :

 

 

 

 

 

 


 


덕혜옹주와 레 미제라블




 


                                                                                                      명성 황후를 민비'라고 말했다가 교양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한 적이 있다. " 에이치 ! " 재채기를 할 때마다 알파벳 H 소리가 나서 H가 의성어가 아닐까 라는 의심을 하게 만드는 목소리를 가진 H씨가 나에게 " 일본놈이 명성 황후를 낮잡아 부르는 말이니 민비라는 명칭 대신에 앞으로는 명성 황후라고 해야 해요. " 라고 따끔한 지적을 했다.

그런데 나는 명성 황후라는 이름이야말로 시대착오적 근성이란 생각이 들어서 대화 내내 끝까지 민비'라는 칭호를 사용했다. 민비가 말입니다, 그러니까 민비가...... 처음에는 나를 교양 없는 사람으로 취급했던, 재채기를 할 때마다 에이치라고 소리쳤던 H씨는 급기야 나를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되는 양 쏘아보기에 이르렀다. 무능해서 나라를 망친 왕족에게 황후 ?! 박근혜 뒤에 무녀 최순실이 있었다면 민비 뒤에는 무녀 진령군1)이 있었다. H씨의 주장은 마치 나라를 망친 박근혜에게도 예우 차원에서 박근혜 각하 _ 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나는 박근혜에 대한 예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근혜야, 보고 있니 ?

그들은 < 나라를 위해 싸운 왕족 > 이 아니라 오로지 < 나를 위해 싸운 왕족 > 에 불과했다. 그들이 나라를 팔아먹으면서 맺은 한일병합조약 조문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불운의 구한말 왕실이라는 코스프레가 얼마나 혐오스러운가를 알 수 있다. 그들은 나라가 망해도 나라를 걱정하지 않았다. 하물며 백성은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자기 가문의 안위에만 관심을 가졌다. 조선 왕실이 일본 측에 요구한 것은 다음과 같다. 한일병합조약 제 3조는 이렇다. 황제, 황태자, 후비, 후예에게 상당한 존칭, 위엄 및 명예를 향유하게 하며, 또 이것을 유지함에 충분한 세비를 공급할 것을 약속한다.

여기에 덧대어 제 4조는 왕실과 그 후예들이 품위 있게 살 수 있도록 든든한 연봉을 요구한다. 그러니까 나라가 망하든 말든 일본 측과 연봉 협상에 올인한 것이다. 회사는 망해서 구조 조정이 한창일 때 사장이라는 놈이 자신의 연봉을 높게 책정하려고 수작을 부리는 것과 같다. 실제로 조선 왕실은 일본에서 주는 은사금으로 넉넉한 삶을 살았다. 일본 정부는 일본 천왕 왕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세비를 조선 왕실에게 주었다. 그뿐인가. 영친왕은 일본이 패망하자 일본 장관에게 읍소했다고 한다. “내 지위는 어떻게 되는 것이오 ?  아무쪼록 지금과 똑같은 대우를 해줄 수 없소 ? ”라고 물었다고 한다. 

 

​한일병합조약 전문


한국 황제 폐하와 일본국 황제 폐하는 두 나라 사이의 특별히 친밀한 관계를 고려하여 상호 행복을 증진시키며 동양의 평화를 영구히 확보하자고 하며 이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면 한국을 일본국에 병합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확신하고 이에 두 나라 사이에 합병 조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를 위하여 한국 황제 폐하는 내각 총리 대신(內閣總理大臣) 이완용(李完用)을, 일본 황제 폐하는 통감(統監)인 자작(子爵) 사내정의(寺內正毅, 데라우치 마사타케)를 각각 그 전권 위원(全權委員)으로 임명하는 동시에 위의 전권 위원들이 공동으로 협의하여 아래에 적은 모든 조항들을 협정하게 한다.

  1. 한국 황제 폐하는 한국 전체에 관한 일체 통치권을 완전히 또 영구히 일본 황제 폐하에게 양여함.
  2. 일본국 황제 폐하는 앞조항에 기재된 양여를 수락하고, 완전히 한국을 일본 제국에 병합하는 것을 승락함.
  3. 일본국 황제 폐하는 한국 황제 폐하, 태황제 폐하, 황태자 전하와 그들의 황후, 황비 및 후손들로 하여금 각기 지위를 응하여 적당한 존칭, 위신과 명예를 누리게 하는 동시에 이것을 유지하는데 충분한 세비를 공급함을 약속함.
  4. 일본국 황제 폐하는 앞 조항 이외에 한국황족 및 후손에 대해 상당한 명예와 대우를 누리게 하고, 또 이를 유지하기에 필요한 자금을 공여함을 약속함.
  5. 일본국 황제 폐하는 공로가 있는 한국인으로서 특별히 표창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대하여 영예 작위를 주는 동시에 은금(恩金)을 줌.
  6. 일본국 정부는 앞에 기록된 병합의 결과로 완전히 한국의 시정을 위임하여 해당 지역에 시행할 법규를 준수하는 한국인의 신체 및 재산에 대하여 전적인 보호를 제공하고 또 그 복리의 증진을 도모함.
  7. 일본국 정부는 성의충실히 새 제도를 존중하는 한국인으로 적당한 자금이 있는 자를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한국에 있는 제국 관리에 등용함.

본 조약은 한국 황제 폐하와 일본 황제 폐하의 재가를 받은 것이므로 공포일로부터 이를 시행함.

위 증거로 삼아 양 전권위원은 본 조약에 기명 조인함.

융희 4년 8월 22일 내각총리대신 이완용

메이지 43년 8월 22일 통감 자작 데라우치 마사타케 

 

 

영화 << 덕혜옹주, 2106 >> 를 보다가 뚜껑이 열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구한말 왕실을 극단적으로 미화하는 영화를 보며 눈물이나 흘리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친일파가 아닐까. 우리는 왜 실패한 왕의 얼굴에 침을 뱉고 목을 베지는 못할 망정 그들을 숭배하고 그리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대한민국은 왕정이 아닌 공화정 체제이지만 공화정 시민 일부는 여전히 왕정복고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박정희는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가진 권력자였지만 사실은 왕이었고 박근혜는 왕비'였다. 그리고 박사모는 구한말 황국 신민이다. 그들은 공화정에 살고 있으나 왕정을 그리워하는 집단인 셈이다.

박근혜 정권 내내 박빠를 비판했던 서민 교수는 문재인 정권에서는 문빠를 공격한다(항간에 떠도는 " 서민은 박사모 회원 " 이라는 소문은 말 그대로 억지다. 그는 누구보다도 박근혜 정부 내내 박근혜를 비판했던 인물이다. 내가 그를 비판하지만 비난하지는 않는 이유이다). 박빠와 문빠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인 것 같다. 하지만 박빠와 문빠는 성질이 다르다. 박빠는 왕정을 복원하려는 자의 욕망이 반영된 집단인 반면에 문빠는 공화정 시민으로서 공화 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집단이다. 문빠는 문재인을 동료, 동지, 친구, 멘토와 같은 수평적 관계로 인식할 뿐이지

그를 섬겨야 할 왕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빠가 왕정의 유령 집단이라면 문빠는 공화정 시민이 뭉친 집단이다. 19대 대선 때 문재인 낙선 후, 뮤지컬 영화 << 레 미제라블 >> 이 한국에서만 유독 흥행에 크게 성공한 이유는 문빠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공화주의에 가깝다는 데 있다. 나폴레옹 3세가 집권하자 왕정의 폭압을 피해 20여 년 동안 망명과 추방 생활을 반복했던,  철저한 공화주의자였던 빅토르 위고가 쓴 걸작이 << 레 미제라블 >>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개봉 당시 대한민국에서 흥행에 크게 성공한 뮤지컬 영화 << 레 미제라블 >> 은 낙담한 공화주의자인 문빠-들을 향한 위로이자 선물이었다.

 

서민의 진단은 틀렸다. 대한민국은 공화정이지 왕정 국가가 아니다. 그렇기에 공화 시민이 공화정을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광기가 아니며 정당한 의사 표현이다 ■

 

 



 



​                                              


 

1)      진령군은 임오군란을 맞아 혼란과 공포에 빠진 명성황후에게 접근해 앞날을 예언하는 이능을 보여주며 홀렸던 무당이다. 이후 명성황후는 그에게 크게 의지해 국가적인 사안을 비롯한 모든 의사결정에서 그의 의견을 주로 참고했다. 무당에게 '진령군'이라는 군호가 내려졌다는 정식 기록은 없지만 당대 조선인들은 무당을 가리켜 진령군이라고 불렀으니, 무당이 스스로를 진령군으로 칭했으며 왕과 왕비가 그것을 묵인했음은 분명하다. 당시 천민으로 취급받던 무당은 물론이고 여성이 수양대군이나 안평대군과 같이 왕족이나 받을 수 있었던 군호를 자칭했던 사례는 조선 역사에서 진령군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파격적으로 신분이 상승한 진령군은 명성황후를 뒤에서 조종하며 국정을 농단했다.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의 '재조지은'을 기리기 위해 한양에만 두 군데나 관왕묘가 생겼음에도 다시 북쪽에 진령군이 모신다는 관우의 사당이 새로이 세워졌다. 왕실에서는 굿판이 끊이지 않았으며 고대 중국의 영웅을 향해 현재 조선의 안녕을 기원하는 아이러니한 풍경도 벌어졌다. 국가의 방향을 책임져야 하는 고종의 뒤에는 명성황후가 있었고, 명성황후의 뒤에는 진령군이 있었던 것이다( 『 조선을 홀린 진령군 』  책소개 글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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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9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9 10:0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댓글은 저만 비밀글로 읽는 게 아쉽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0번 옳은 소리이십니다.
나라를 패망시킨 놈은 동정 따윈 필요 없어요...

살인자는 한 놈만 죽였지, 저런 이들은 백성 전채를 죽인 겁니다.

2017-12-29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9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7-12-29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왕가李王家가 적극적인 친일의 길로 나섰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서 긍정적 효과를 주었다는 생각도 합니다. 만일 이왕가의 유력 인물(예컨대 영화에서 어처구니없이 미화한 덕혜옹주?)들이 애국과 반일의 행보를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다면, 해방 이후 황실 복권을 지향하는 여론과 세력이 상당한 지분을 얻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하지만 이왕가가 일제로부터 수십 년 간 특권과 혜택을 누렸기에 해방이 된 뒤에도 중요한 정치적 문제는 좌우의 이념 갈등이었지, 군주정 복귀와 관련된 사안들은 제기될 수조차 없었고 제기하는 사람도 ‘사실상‘ 없었지요. 이승만이 친일/부일 세력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았던 것(반민특위 해산, 친일 경찰과 군인 중용 등등)은 두고두고 흠잡힐 일이긴 합니다만 그가 이왕가의 재산(경복궁, 창덕궁, 각종 토지 등등)을 국고로 환수시킨 것은 얼마큼 잘한 일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왕가는 존경과 추앙의 대상이 아니라 민족 반역자 모리배들과 동급으로 취급받아야 마땅한 부류들일 뿐입니다.

2017-12-30 0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07:03   좋아요 0 | URL
구한말 이왕가 왕실에 대한 존경을 내보내는 사람을 저는 이해할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 왕정을 몰아내고 공화정을 세운 나라들 보면...
왕족을 다 몰살하거든요. 이게 역사적 흐름인데
아직까지 덕혜옹주 같은 미화 상품이 유통되는지 이해가 블가합니디ㅏ..

표맥(漂麥) 2017-12-30 1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공감하는 글입니다... (전 이렇게 대놓고 비판할 용기가 없다는게...) 어쨌거나 곰발님과 몇 분의 글 읽는 재미로 알라딘에 붙어(?) 있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12:10   좋아요 1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 표맥 님... 표맥 님이 있어기에 표류하지 않고 이렇게 명맥을 유지하며 살았습니다..
 

​                                          


역   시   나        메   로   나   :



 



조윤선 피부가 경악 !

 



                                                                                                        조윤선은 구속이 될까 ?  궁금하여 찾아 보니 " 역시나 메로나 " 였다.  노파심에서 하는 소리이지만 " 역시나 메로나 " 가 무슨 뜻이냐고 묻지는 마라. 그 말은 " 너는 파나마에서 파는 파나 마나 한 파나마 모자 장수처럼 태평스럽구나 " 라는 뜻과 같다. 아무 뜻도 없다는 것이다. 울분을 삭이다가 우연히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  서울대 캠퍼스 퀸이었던 조윤선, 피부가 경악 !  " 

​지난날, 조윤선이 석방되던 날에 국민일보가 사진과 함께 내보낸 사진 보도 제목이다.  조윤선을 옹호할 생각은 0.00001%도 없지만 내가 이 기사를 접하고 느낀 것은 < 조윤선의 민낯 > 이 아니라 < 언론사의 민낯 > 이였다. 악인의 몰락에 대하여 저잣거리 구경꾼들이 통쾌한 마음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서정이지만 언론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이 사진 보도 기사는 누구보다도 인권 감수성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직종인 언론사 기자가 알 권리라는 이름으로 자행한 무자비한 폭력이다. 화장을 하지 않은 조윤선의 낯빛을 따지는 것이 언론 보도 자유이며 국민이 알 권리 ?!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는 화색이나 안색 따위나 살피다가 끈 떨어지자 정색을 하며 피부 톤으로 병색을 이야기하니 이런 씹색......  기레기라는 프레임은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의 민낯을 부정적으로 보는 태도는 라스베이거스나 코펜하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갈라파고스나 과테말라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 문화에서 가장 고약한 것 중 하나는 " 타인의 몸에 대한 과도한 관심 " 이 아닐까 싶다. 좋게 표현해서 관심이지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이요, 지적질이다.

특히, 얼굴에 대한 지적질 대상은 여성에게 집중할 뿐만 아니라 지적질 대상이 여성일 경우는 남성인 경우보다 더 가혹한 평가를 내리기 일쑤다. 남자는 얼굴 가지고 먹고사는 족속은 아니지만 여자는 얼굴 가지고 먹고살아야 할 족속이라고 믿는 까닭이다. 한국 남성들은 " 얼굴이 예쁘세요 ! " 라는 표현을 여성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에티켓'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얼굴이 예쁘다는 표현과 매력 있다는 표현은 뉘앙스가 다른 말이다. 전자는 얼굴이라는 부분만 보는 것이고 후자는 전체를 고려한 말이다). 그러다 보니 택시 기사가 처음 본 여성 승객에게 " 예쁜 공주님이 주말에도 일을 하세요 ? " 라고 묻는 것이다.

그런데 여성 입장에서 보면 내 얼굴이 남성들에 의해 품평회 대상으로 소비되는 것에 대해 불쾌할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꼴값하고 자빠졌네 _ 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모 알라디너가 모 알라디너에게 얼굴 품평회를 하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은 적이 있다. 그는 특정 여성에게 저 여자, 귀엽지 않나요 _ 라고 말했다. 그는 이 말이 젠더 폭력이라는 사실을 잘 몰라서 갯벌에서 뒹구는 망둥이처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곤 했다. 모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가부장 장남 불알후드의 불알 같은 DNA이기 때문이다. 이런 작자가 문학 타령을 하며 교양인 행세를 하고 자빠졌으니 이런 잰 차로 서로 사맛디 아니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 너는 장차 커서 안으로는 민주 번영에 이바지하고 밖으로는 세계 평화를 위해 그 한몸 바치거라. 흔히, 인사말처럼 쓰이는 말들 : 얼굴이 예쁘세요, 귀엽게 생기셨어요, 살 빠진 것 같네요, 얼굴이 푸석푸석하네요, 얼굴 보니 잠을 잘 못 자나 봐요,  얼굴이 부은 것 같아요,  화장하면 예쁜 얼굴이네요 _ 는 타자의 얼굴을 유심히 관찰한 후 내놓은 표현들이다.  그런데 사람 얼굴 가지고 가타부타 따따부따, 흥이야 항이야 하는 꼴은 지나친 관심이 아닐까 싶다.  말 그대로 나의 꼴값을 왜 너희들이 평가하냐는 것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구 사회는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의 얼굴이나 몸에 대해서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성이 여성의 얼굴을 보고 꼴값을 매기는 행위가 매우 무례하다는 사실을 교육을 통해 배우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의 얼굴 품평회 문화에서 자유롭다는 소리는 아니다. 나 또한 가부장 장남 불알후드 DNA를 가진 남자이다 보니 부지불알간에 튀어나오고는 한다. 하지만 스스로의 검열을 통해서 의식적으로 표출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한다.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불알후드여, 타인의 얼굴에 대해 꼴값을 매기는 짓은 하지 맙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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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8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8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2-28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지영이 투표 독려 사진을 찍었을 때 변희재가 그녀의 쌩얼을 가지고 시비를 건 적이 있었죠. 본인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 외모까지 트집 잡는 꼴통다운 모습이 치졸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8 12:48   좋아요 0 | URL
전 가끔 변희재 이런 분들은 세상 살기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이 바뀌어도 딱히 이런 분들은 차별 받지 않잖아요. 박근혜 때 진보 진영 문화인들 차별 받은 거 보면.... 그래서 박사모 계열은 더욱 365일 지랄하시는 듯합니다..

2017-12-29 0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9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12-29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뜩이나 감기때문에 몸도 힘든데--;;

조윤선 구속되는 거 보고 자겠다고 새벽 2시까지 잠도 못자고 버틴거 생각하면 울화통이..

곰곰생각하는발 2017-12-30 07:04   좋아요 0 | URL
조윤선 때문에 잠 설친 분들 많으시더군요... ㅋㅋ
 

 

 


 





당신이 알코올중독자라면 결코 하지 않을 행동




 



                                                                                                       자본 권력이 조종하는 소비 사회는 결핍을 숨기기 위해서 그것을 과잉으로 포장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지만 그 결핍을 감추기보다는 오히려 전면에 내세워서 결점을 돌파하는 식이다. 뻔뻔함은 그들의 힘이다. 바나나 우유, 새우깡, 꽃게과자, 고래밥 기타 등등. 

이들 과자는 부재(하는 것)를 존재(하는 것)로 광고한다. 어빵까지는 참았으나 엄지손가락 크기인 과자를 고래라고 우길 때에는 화딱지가 났다.  나는 오리온 본사 스낵 담당 B 공정 라인 29 블럭 가-3123 ㄴ 책임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게 고래냐 ?  찍지 마, 찍지 마. 승질나서 증말. 당신은 고래에게 모욕감을 줬어 _ 라고 고래고래 소리치고 싶었다. 강남 타워팰리스도 마찬가지다.  그곳은 궁전(팰리스)이 아니기 때문에 타워팰리스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타워팰리스는 하이테크 방제와 하이테크 보안을 자랑스럽게 광고하지만 사실 마천루는 안전한 건축 구조라기보다는 안전에 가장 취약한 건축 구조이다.

큰불의 전제 조건은 초가집이 아니라 궁궐이어야만 가능하(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168572544). 결핍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과대 포장하는 뻔뻔한 부풀리기 전략을 기막히게 구사하는 대표 이익 집단은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자유한국당이다. 자유한국당은 자유와는 상관이 없는 집단이다. 자유총연맹, 자유민주포럼, 자유경제인연합, 자유경제원 따위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자유라는 단어가 포함된 이름을 사용하는 단체들은 대부분 자유와는 거리가 먼 집단이라 생각하면 된다. 어버이연합에 어버이 없고 엄마부대에 엄마 없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러니까 자본 소비 사회를 살고 있는 유권자는 청개구리 정신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입만 열었다 하면 나라 걱정과 나라 사랑을 외치는 놈은 팔 할이 나라를 팔아먹었던 놈의 후손이다. 같은 논리로 리얼리티 예능을 표방한 방송은 리얼리티를 강조하지만 리얼리티 예능에서 리얼리티는 없다. 카메라 앞에 선, 더군다나 방송의 생리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연예인의 말짓 마디마디 그리고 몸짓 하나하나는 모두 계산된 수작이다.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연출'이다.  예를 들면, << 우리 결혼했어요 >> 에서 가상 커플들이 오늘은 무엇을 할까, 방에서 궁리 궁리 궁리 궁리 끝에 공공 도서관 데이트를 하는 장면은 계획에 없는 즉흥적 돌발 변수가 아니라 미리 오래전부터 철저하게 계획된 시나리오'다.

방송 생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상 부부에게 향했던 카메라 목을 180도 돌려서 뒤를 돌아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화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카메라 뒤에서 우르르 몰려다니는 스텝은 최소한 10명에서 많게는 20명을 넘기도 한다.  이들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미리 관계자들에게 방송 촬영 허가를 구하기 위해 사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로케이션 헌팅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상 부부의 도서관 데이트는 이미 일주일 전부터, 혹은 한 달 전부터 제작부에서 기획된 시나리오인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시청자는 각본대로 움직이는 동선을 내 맘대로 리얼리티라고 믿는다.

리얼리티 예능 방송에서 진짜 리얼리티라고는 리얼리티가 없다는 진실뿐'이다.

녹색의 생명수 : 분술기

녹색의 생명수 : 정술기

​녹색의 생명수 : 팥빙술

 

cctv 기능을 살린 SBS 일상 예능 프로그램 << 미운우리새끼 >> 에서 김건모는 다른 출연진과는 달리 발군이었다.  < 그 > 는 일상이라는 코드와는 달리  ​비상한 일'만 꾸민다.  그는 소주를 마시지 못해 죽은 귀신처럼 냉장고를 소주로 가득 채우거나,  수백 병이나 되는 공병을 씻은 후 소주 병으로 트리를 만들거나,  소주 병 모양의 케이크를 만들거나,  소주를 얼려서 " 팥빙술(酒) " 을 만들거나,  소주가 분수처럼 쏟아지는 " 분술(酒)기 " 를 만들거나,  정수기에서 물 대신 술이 나오는 " 정술(酒)기 " 를 만드는 행위는 누가 봐도 일상이 아니라 기행이며 철저하게 계산된 이벤트다. 

익살스러운 자막 놀이에 골몰하는 오락 방송 대본 작가들이 선택하기에 안성맞춤인 오브제(팥빙수 → 팥빙술, 분수기 → 분술기, 정수기 → 정술기 따위로 작명 센스를 돋보이게 만드는)를 김건모가 고른 것만 봐도 이 작품이 철저하게 계산된 결과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  김건모는 평소에 촬영이 아니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하면서도 그것을 늘상 하는 일상처럼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철저하게 계산된 방송인의 셈법으로 말이다( 그는 이 기행으로 소주 광고 CF를 찍는다).  그의 주량과 음주 습관을 관찰하다 보면 누가 봐도 그는 알코올중독자에 가까운데,

알코올중독자는 자신이 알코올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건모의 자랑질은 굉장히 역겹다. 연예인이 아무리 대중의 관심을 먹고사는 직종이라고는 하나 지나친 가식은 역효과를 낳기 마련이다. 그는 알코올중독자라면 결코 하지 않을 행동(더군다나 24시간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을 한다. 주정뱅이는 자신이 주정뱅이란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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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7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7 09:45   좋아요 0 | URL
제 말이 그말 아닙니까. 오랜 무명 가수가 기회가 와서 저렇게 하면 제가 이해합니다.
먹고 사는 데 전혀 지장 없는 사람이 굳이 주정뱅이 코스프레로 저렇게 오버를 떨 필요가 있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좀 질리더군요. 꼭 이렇게 해야 하니.. 이런 거...
저건 리얼리티가 아니라 쇼죠.. 버라이어티 쇼입니다..

꼬마요정 2017-12-27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능을 정말 잘 안봐서요. 보면 잠이 오더라구요. 저는 그냥 드라마가 더 재밌어요. ‘술‘을 가지고 안 저러면 좋을텐데요... 술 때문에 피해 보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 설마 저 프로그램에서 김건모가 ‘운전‘하는 장면은 안 나오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7 14:27   좋아요 0 | URL
제가 술을 좀 마셔봐서 아는데 주정뱅이는 절대 저런 식으로 드러내지 않죠. 어느 미친 놈이 소주 분수 만들어서 놉니까.. 저걸 일상 예능 다큐라고 말하는 제작진이 진짜 뻔뻔한 거죠.. 주작이에요 주작..

cyrus 2017-12-27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팥빙술은 처음 봅니다. 정술기, 분술기 편은 봤습니다. 저도 술은 좋아하지만 저걸 방송 소재로 써야하는지 의아했습니다. 태양열로 라면 끊이는 편도 어이없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7 14:25   좋아요 0 | URL
저는 유투브로 김건모만 나오는 방송만 봤는데... 진짜 좀 그렇더라고요.
이거 너무 가식적인 거 아니야...

귀뚜라미 사건은 진짜 주작이더군요. ..

마립간 2017-12-27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얼리티라는 이름으로 그런 가식적인 상황을 보고 있는 시청자의 심리는 뭘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8 09:03   좋아요 0 | URL
우리의 일상은 참 재미없는데 저들의 일상은 재미있으니 보는 것이 아닐까요..

마립간 2017-12-28 10:43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김건모의 (가식, 오버, 주작 또는) 뻘짓도 시청자(, 즉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버라이어티 쇼를 한다. 이런 결론도 가능하겠군요. 저는 이렇게 이해하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8 10:50   좋아요 0 | URL
리얼리티가 아니라 쇼‘죠. 어느 누가 소주 공병 300개를 깨끗하게 씻어서 트리를 만듭니까.. ㅋㅋ
버라어이티 쇼입니다.
 



 



​소리 없는 것들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과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불행한가를 두고 어머니와 썰전을 펼친 적이 있다. 어려운 선택은 아닐 것이다. 십중팔구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한 표를 던질 테니까. 나 또한 十中八九派(십중팔구파)에 소속된 사람이어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더 불행하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十中一二派에 소속된 어머니는 말을 못하는 사람이 더 불행하다고 강조했다. 

​"    으째쓰까, 으째 앞 못 보는 사람이 더 불쌍하다고 함부로 씨부리냐잉. 니맹키로 한 치 앞만 보면 그런 말 헐 수 있제. 근데 그게 아니여.  이눔아, 말 못하는 거시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거시여.  할 말 못하고 사는 거시 을매나 서러운 거신 줄 아냐.  세상 살다 보면 볼 거 못 볼 거 다 보고 살아야 허는디,   눈 멀면 안 볼 거 안 보니 을매나 편하냐. 그냐, 안 그냐.  니맹키로 이명박이 꼴도 보기 싫어하는 놈은 차라리 앞 보는 것이 낫당께(참고로 어머니는 충청도 분으로 서울 말씨를 사용하지만 글맛을 위해 전라도 사투리로 번역한다. 전라도 사투리야말로 입말의 장관이요 국무총리감이다)     "

40년 동안 거리에서 교회 전도 생활을 하셨던 어머니는 사람 마음을 휘어잡는 교묘한 마력을 가지고 있어서 " 니맹키로 명박이 싫어하는 놈은 차라리 앞 못보는 게 맴이 편한겨 ~ " 라고 지적하자 나는 설득당했다. 그래, 이명박이나 박근혜 상판대기 보느니 차라리 안 보는 게 낫지. 그 길로 십중팔구파를 떠나 십중일이파로 소속을 옮겼다. 그때부터 말 많은 사람보다 말수 적은 사람을, 말소리 큰 사람보다는 말소리 작은 사람을, 포효하는 사자보다는 밟으면 꿈틀거리는 지렁이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지하게 되었다. 그렇다, 집에서 지렁이를 키우게 된 계기도 그들의 소리 없는 삶에 대한 지지였다. 

처음에는 징그러워서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몸서리를 쳤으나 기른 정이 있다 보니 내 새끼 같더라. 소리 없는 것이 이렇게 순하구나. 그래서 나는 해물탕집에서 펄펄 끓는 육수에 산 낙지를 넣는 장면을 보면 참을 수가 없다. 더군다나 살이 익어가는 고통 앞에서 침이 고이는 식객을 보면 화가 난다. 이건 아니쟈냐, 이건 아니쟈냐, 이건 아니잖아. 수산 시장에서 활어를 잡아 그 자리에서 바로 살아 있는 물고기를 바로 해체하는 모습도 볼 수가 없다. 살은 잘려 나가고 내장도 떨어져 나가는데 꼬리를 바들바들 떨고 있는, 아. 말 없는 저 짐승을 보고 있으면 우럭도 아니면서 울컥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물고기는 고통을 느끼지 못해서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짐승으로 알고 있지만 물고기들이 고통을 느낀다는 실험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그러니까 당신 팔이 잘라나갈 때 느끼는 고통과 물고기의 몸통이 잘려나갈 때 느끼는 고통은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자세한 내용은 조너선 벨컴의 << 물고기는 알고 있다 >> 를 읽어보시라. 엄지 척! 이 책, 매우 탁월한 자연 과학서이다). 만약에 소리 없는 것들이 소리를 얻어 소리를 지를 수 있다면 지금처럼 펄펄 끓는 해물탕 육수 속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낙지를 보며 침이 고일 수 있을까 ? 

문어가 나오는 꿈을 꾼 적이 있다. 꿈이란 이상한 장르여서 인간과 문어 사이에 대화가 가능했다. 나는 문어에게 말했다. " 이것아, 다음 생에는 인간보다 더 씨뻘건 피를 가진 짐승으로 태어나라잉. 그래서 해물탕 냄비 속에서 죽을 때에는 검은 먹물 대신 시뻘건 피를 토하고 죽어라잉. 그래야 인간은 비로소 너의 고통을 이해하고 죄책감을 느낄 것이여. 타인의 고통 앞에서 침이 고이는 식욕을 부끄러워할 거시여 "  문어는 흐느적거리는 다리를 끌고 나에게 다가와 포옹을 했다. 히마리 없어서 흐느적거리며 다가오는 문어를 보자 히마리 없는 하빠리 주정뱅이의 소프트바디가 생각났다.

 

끈적끈적하고 촉촉한 다리의 촉감이 내 살갗에 와 닿자, 아 !  나는 우럭도 아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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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7-12-26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지만, 바뀐 프로필 사진도 좋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7 09:07   좋아요 0 | URL
프필에 관심을 가지신 분은 라로 님이 최초이십니다.. ^^

라로 2017-12-28 12:28   좋아요 0 | URL
진짜요?? 안 믿겨요~~~.ㅎㅎㅎ
저는 언제 기획 있으면 얘기해야지 했는데 제 칭찬이,,,좀 허접하죠???ㅎㅎㅎㅎ
하지만 언제나 곰발 님 프로필 개성있고 독창적이라 좋아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8 12:46   좋아요 0 | URL
동생이 쇼핑몰 하다가 장가 갔는데 장비를 두고 갔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심심할 때마다 사진을 찍곤 하는데 어디 써먹을 데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프로필을 자주 바꿉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