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코올중독자라면 결코 하지 않을 행동
자본 권력이 조종하는 소비 사회는 결핍을 숨기기 위해서 그것을 과잉으로 포장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지만 그 결핍을 감추기보다는 오히려 전면에 내세워서 결점을 돌파하는 식이다. 뻔뻔함은 그들의 힘이다. 바나나 우유, 새우깡, 꽃게과자, 고래밥 기타 등등.
이들 과자는 부재(하는 것)를 존재(하는 것)로 광고한다. 붕어빵까지는 참았으나 엄지손가락 크기인 과자를 고래라고 우길 때에는 화딱지가 났다. 나는 오리온 본사 스낵 담당 B 공정 라인 29 블럭 가-3123 ㄴ 책임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게 고래냐 ? 찍지 마, 찍지 마. 승질나서 증말. 당신은 고래에게 모욕감을 줬어 _ 라고 고래고래 소리치고 싶었다. 강남 타워팰리스도 마찬가지다. 그곳은 궁전(팰리스)이 아니기 때문에 타워팰리스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타워팰리스는 하이테크 방제와 하이테크 보안을 자랑스럽게 광고하지만 사실 마천루는 안전한 건축 구조라기보다는 안전에 가장 취약한 건축 구조이다.
큰불의 전제 조건은 초가집이 아니라 궁궐이어야만 가능하다(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168572544). 결핍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과대 포장하는 뻔뻔한 부풀리기 전략을 기막히게 구사하는 대표 이익 집단은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자유한국당이다. 자유한국당은 자유와는 상관이 없는 집단이다. 자유총연맹, 자유민주포럼, 자유경제인연합, 자유경제원 따위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자유라는 단어가 포함된 이름을 사용하는 단체들은 대부분 자유와는 거리가 먼 집단이라 생각하면 된다. 어버이연합에 어버이 없고 엄마부대에 엄마 없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러니까 자본 소비 사회를 살고 있는 유권자는 청개구리 정신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입만 열었다 하면 나라 걱정과 나라 사랑을 외치는 놈은 팔 할이 나라를 팔아먹었던 놈의 후손이다. 같은 논리로 리얼리티 예능을 표방한 방송은 리얼리티를 강조하지만 리얼리티 예능에서 리얼리티는 없다. 카메라 앞에 선, 더군다나 방송의 생리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연예인의 말짓 마디마디 그리고 몸짓 하나하나는 모두 계산된 수작이다.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연출'이다. 예를 들면, << 우리 결혼했어요 >> 에서 가상 커플들이 오늘은 무엇을 할까, 방에서 궁리 궁리 궁리 궁리 끝에 공공 도서관 데이트를 하는 장면은 계획에 없는 즉흥적 돌발 변수가 아니라 미리 오래전부터 철저하게 계획된 시나리오'다.
방송 생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상 부부에게 향했던 카메라 목을 180도 돌려서 뒤를 돌아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화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카메라 뒤에서 우르르 몰려다니는 스텝은 최소한 10명에서 많게는 20명을 넘기도 한다. 이들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미리 관계자들에게 방송 촬영 허가를 구하기 위해 사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로케이션 헌팅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상 부부의 도서관 데이트는 이미 일주일 전부터, 혹은 한 달 전부터 제작부에서 기획된 시나리오인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시청자는 각본대로 움직이는 동선을 내 맘대로 리얼리티라고 믿는다.
리얼리티 예능 방송에서 진짜 리얼리티라고는 리얼리티가 없다는 진실뿐'이다.

녹색의 생명수 : 분술기

녹색의 생명수 : 정술기

녹색의 생명수 : 팥빙술
cctv 기능을 살린 SBS 일상 예능 프로그램 << 미운우리새끼 >> 에서 김건모는 다른 출연진과는 달리 발군이었다. < 그 > 는 일상이라는 코드와는 달리 비상한 일'만 꾸민다. 그는 소주를 마시지 못해 죽은 귀신처럼 냉장고를 소주로 가득 채우거나, 수백 병이나 되는 공병을 씻은 후 소주 병으로 트리를 만들거나, 소주 병 모양의 케이크를 만들거나, 소주를 얼려서 " 팥빙술(酒) " 을 만들거나, 소주가 분수처럼 쏟아지는 " 분술(酒)기 " 를 만들거나, 정수기에서 물 대신 술이 나오는 " 정술(酒)기 " 를 만드는 행위는 누가 봐도 일상이 아니라 기행이며 철저하게 계산된 이벤트다.
익살스러운 자막 놀이에 골몰하는 오락 방송 대본 작가들이 선택하기에 안성맞춤인 오브제(팥빙수 → 팥빙술, 분수기 → 분술기, 정수기 → 정술기 따위로 작명 센스를 돋보이게 만드는)를 김건모가 고른 것만 봐도 이 작품이 철저하게 계산된 결과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 김건모는 평소에 촬영이 아니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하면서도 그것을 늘상 하는 일상처럼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철저하게 계산된 방송인의 셈법으로 말이다( 그는 이 기행으로 소주 광고 CF를 찍는다). 그의 주량과 음주 습관을 관찰하다 보면 누가 봐도 그는 알코올중독자에 가까운데,
알코올중독자는 자신이 알코올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건모의 자랑질은 굉장히 역겹다. 연예인이 아무리 대중의 관심을 먹고사는 직종이라고는 하나 지나친 가식은 역효과를 낳기 마련이다. 그는 알코올중독자라면 결코 하지 않을 행동(더군다나 24시간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을 한다. 주정뱅이는 자신이 주정뱅이란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