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1~3권 세트 - 전3권 - 개정신판 열하일기 (개정신판)
박지원 지음, 김혈조 옮김 / 돌베개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훌 륭 한   울 음 터 로 다   :

 


 



 

 

 

 


하하하, 성탄 전야



 




                                                                                            성탄 전야, 근심이 가득한 하루였다. 거제도에서 보낸 택배가 도착했다. 사과상자 두 개를 병렬로 놓은 듯한 택배 상자를 보자 그 크기만큼 근심이 쌓였다. 설마...... 상어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겠지 ?  대방어였다. 대두 자랑이라면 어디 가서도 꿇리지 않는 나이지만 대방어의 대가리 역시 무시무시한 크기여서 눈앞이 캄캄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호호호.  할렐루야, 아멘, 주님의 은총이 !  거제도 권사님은 은혜로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크기가 작은 생선이라면 걱정은 나중에 하고 일단 냉장고 안에 넣어두면 되지만 대방어는 크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을 수가 없어서 먼저 손질부터 해야 했다.

인터넷을 뒤지고 칼을 쓰는 몇몇에게 알음알음 물어보며 대방어 해체 작업을 했다. 사시미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무딘 식칼로 생선을 손질한다는 게 이만저만 이제 그만. 아, 그만하고 싶다고 ! 무엇보다도 칼을 다루는 칼잡이가 내게 방어사상충을 골라내야 한다고 말했을 때에는 충격이었다. 기생충인데 고래회충과는 달리 살속을 파고들어서 눈에 띄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눈 부릅뜨고 골라내쇼. 기생충이 단백질 덩어리여서 먹어도 상관은 없소만........     나는 촛불 대신 칼을 들고 생선을 해체하며 기생충을 골라내는 일로 성탄 전야를 보냈다. 블러드 크리스마스 !

성탄 전야, 영화를 무려 5편이나 봤다. 첫 번째로 본 영화는 영화에서 여자가 가장 호탕하게 웃을 수 있는 장르는 바로 소복 입은 귀신이 나오는 영화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 월하의 공동묘지, 1967 >> . 소복 입은 귀신이 어찌나 호탕하게 웃으시던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두 번째로 본 영화는 << 여곡성, 1986 >> 이었다. 이 영화에서도 소복 입은 여자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병에 걸린 사람처럼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원한이 사무쳐서 저승에 가지도 못하고 이승에서 피맺힌 복수를 하는 사람이 왜 이토록 크게 웃는 것일까 ?

세 번째 영화는 << 돼지꿈, 1961 >> 이었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본 장면은 소주잔이었는데 그때에는 소주잔이 지금 유통되고 있는 소주잔보다 크기가 2배나 컸다. 소주잔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서 크기가 작은 맥주잔 같았다. 네 번째 영화는 << 엽문 4 >> 와 마지막 영화는 << 범죄도시 >> 였다. 뭐, 그럭저럭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흥미로운 영화는 아니었다.  나는 옛날 한국 영화가 재미있다. 그 시대 풍속과 세태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사회학 책을 읽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옛날 영화가 미시사회학를 다룬 서적 같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귀신은 숨 넘어 갈 사람처럼 웃어 젖히는 것일까 ?

바로 이 지점에서 역설이 발생한다. 연암 박지원은 열하를 여행할 때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는 요동 벌판을 보고 호곡장(好哭場)이라고 말한다. 울기 좋은 장소, 울음터'라는 뜻이다. 연암은 << 열하일기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발췌문이 조금 길지만 연암 박지원의 사상을 꿰뚫는 명문이니 꼭 읽어보시길. 열하일기의 화룡점정이다).



 

말을 세우고 사방을 돌아보다가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이마에 얹고서 말하였다. “좋은 울음터로다. 울만 하구나.”  정진사가 말했다. “이런 하늘과 땅 사이의 큰 안계()를 만나서 갑자기 다시금 울기를 생각함은 어찌 된 것이오?" 내가 말했다.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오. 천고에 영웅은 울기를 잘하고 미인은 눈물이 많다 하나, 몇 줄 소리 없는 눈물이 옷소매로 굴러떨어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네. 소리가 천지에 가득 차 마치 금석()에서 나오는 것 같은 울음은 아직 들어보지 못하였네. 사람들은 단지 칠정 가운데서 오직 슬퍼야 울음이 나오는 줄 알뿐 칠정이 모두 울게 할 수 있는 줄은 모르거든. 기쁨이 지극하면 울 수가 있고, 분노가 사무쳐도 울 수가 있네. 즐거움이 넘쳐도 울 수가 있고, 사랑함이 지극해도 울 수가 있지. 미워함이 극에 달해도 울 수가 있고, 욕심이 가득해도 울 수가 있다네. 가슴속에 답답한 것을 풀어버림은 소리보다 더 빠른 것이 없거니와, 울음은 천지에 있어서 우레와 천둥에 견줄만하다 하겠소. 지극한 정이 펴는 바인지라 펴면 능히 이치에 맞게 되니, 웃음과 더불어 무엇이 다르리오?  사람의 정이란 것이 일찍이 이러한 지극한 경지는 겪어보지 못하고서, 교묘히 칠정을 늘어놓고는 슬픔에다 울음을 안배하였다네. 그래서 죽어 초상을 치를 때나 비로소 억지로 목청을 쥐어짜 ‘아이고’ 등의 말을 부르짖곤 하지. 그러나 진정으로 칠정이 느끼는 바 지극하고 참된 소리는 참고 눌러 하늘과 땅 사이에 쌓이고 막혀서 감히 펼치지 못하게 되네. 저 가생()이란 자는 그 울 곳을 얻지 못해 참고 참다 견디지 못해 갑자기 선실()을 향하여 큰 소리로 길게 외치니, 어찌 사람들이 놀라 괴이히 여기지 않을 수 있었겠소.” 정진사가 말했다. “이제 이 울음터가 넓기가 저와 같으니, 나 또한 마땅히 그대를 좇아 한 번 크게 울려 하나, 우는 까닭을 칠정이 느끼는 바에서 구한다면 어디에 속할지 모르겠구려.” 내가 말했다. 갓난아기에게 물어보시게. 갓난아기가 갓 태어나 느끼는 바가 무슨 정인가를 말이오. 처음에는 해와 달을 보고, 그 다음엔 부모를 보며, 친척들이 앞에 가득하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오. 이같이 기쁘고 즐거운 일은 늙도록 다시는 없을 터이니 슬퍼하거나 성낼 까닭은 없고 그 정은 마땅히 즐거워 웃어야 할 터인데도 분노와 한스러움이 가슴속에 미어터지는 듯 한다오. 이를 두고 장차 사람이란 거룩하거나 어리석거나 간에 한결같이 죽게 마련이고, 그 중간에는 남을 허물하며 온갖 근심 속에 살아가는지라 갓난아기가 그 태어난 것을 후회하여 먼저 스스로를 조상하여 곡하는 것이라고들 말한단 말이지. 그러나 이는 갓난아기의 본 마음이 절대로 아닐 것일세. 아이가 태속에 있을 때는 캄캄하고 막힌 데다 에워싸여 답답하다가, 하루아침에  넓은 곳으로 빠져나와 손과 발을 주욱 펼 수 있고 마음이 시원스레 환하게 되니 어찌 참된 소리로 정을 다해서 한바탕 울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있겠소? 그런 까닭에 마땅히 어린아이를 본받아야만 소리에 거짓으로 짓는 것이 없게 될 것일세. 금강산 비로봉 꼭대기에 올라 동해를 바라보는 것이 한바탕 울 만한 곳이 될만하고, 황해도 장연()의 금사산()이 한바탕 울 만한 곳이 될만 하오. 이제 요동벌에 임하매, 여기서부터 산해관()까지 일천 이백 리 길에 사방에는 모두 한 점의 산도 없어 하늘 가와 땅 끝은 마치 아교풀로 붙이고 실로 꿰매 놓은 것만 같아 해묵은 비와 지금 구름이 다만 창창할 뿐이니 한 바탕 울 만한 곳이 될만 하오.”


 

-『열하일기()』 중 「도강록()」의 7월 8일자 일기.

 



열하일기의 호곡장 부분을 읽은 사람이라면, 우리는 저승에서 돌아온 소복 입은 귀신이 이승에서 왜 그토록 호탕하게 웃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울음이 웃음과 무엇이 다르오 _ 라고 묻는, 웃음과 울음이 본질이 같다는 열암의 통찰을 생각하면 귀신이 한 평 남짓한 관속처럼 " 캄캄하고 막힌 데다 에워싸여 답답하다가 하루아침에 넓은 곳으로 빠져나와 손과 발을 주욱 펼 수 있었으니 "  그가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 울다가, 다시 웃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리 생각하면 귀신의 한바탕 웃음이 애처롭다.

눈물은 때로는 마른 웃음으로 표출되기도 하고 마른 웃음은 또 때로는 젖은 눈물로 환유 되기도 한다. 즐거운 크리스마스에 소복 입은 귀신이 나오는 옛날 영화를 보는 것은 꽤 근사한 일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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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2017-12-2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편으로는 웃음이 공포를 극대화하는데 쓰이기도 하는 것 같아요.
여인네가(귀신이더라도) 흐느끼면 무슨 곡절이 있어 저리 슬피 우는지 자못 궁금할 수 있지만 막무가내 웃음이란 공감보다 오싹한 맛이 먼저 오지 않을까요?
특히 남성에게 여성의 이유를 알 수 없는 호탕한 웃음이란 ... 에코까지 넣어서 웃음이 퍼지는데다 점프컷으로 여기서 웃고 저기서 웃고 웃음으로 남자 주인공을 포위하는 공포요. 하하하핳하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5 10:59   좋아요 0 | URL
웃음이라는 게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 어떤 도구 없이도 들을 수 있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 영화에서 이 효과음이 공포의 도구로 널리 쓰이는 이유는
우리가 일상에서 이렇게 호탕한 여성의 웃음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다는 데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굉장히 생경스러운, 힘있는 웃음이잖아요.. 그래서 기괴하게 들리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표맥(漂麥) 2017-12-26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도 생선 손질은 잘 안한답니다. 그 곤난함... 느낌이 팍팍~ 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7 09:08   좋아요 0 | URL
엄청 곤란하죠.. 정말 생선은 돈을 더 주더라도 손질된 생선을 사야 합니다..

에로틱번뇌보이 2017-12-27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하일기의 호곡장 부분은 언제봐도 명문인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7 12:36   좋아요 0 | URL
열하일기의 화룡점정이자 박지원이 왜 천재적 문장가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부분 읽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최고예욧..
 

 

 

 

 

 

 

 

 

 

 

 

 

 

 

                                      

 

 


 

 


 



정치와 의상


​                                                                                                                                                                               나이가 들다 보니 새 영화를 본다는 것은 그만큼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필요로 한다. 장면 하나하나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투지와 함께 문맥을 해독해서 전체 맥락을 빠르게 이해해야 한다는 시네필로서의 사명감이 발동하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큰 탓이다.

그래서 나는 봤던 영화를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보는 취미가 생겼다.  재관람은 영화를 보다가 한눈을 팔아도 되고 딴청을 부려도 되니까.  장이모우 감독이 연출한 영화 << 국두, 1990 >> 는 천을 염색하는 염색공장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데, 이 영화를 보다가 문득 역사 시간에 선생이 우리 민족을 가리켜 백의민족이라고 말하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설레발을 쳤던 기억이 났다. 옛 조상이 흰옷을 즐겨 입은 이유는 순수, 순결, 평화를 사랑했기 때문이라나 ?!  지금도 여전히 견고하게 유통되고 있는 역사 국뽕 설레발이다. 그런데 우리 조상은 정말로 흰색이 좋아서 백의'를 즐겨 입었을까 ?

영화 << 국두 >> 에서 묘사하고 있듯이 무명 천에 색을 입히는 염색 과정은 매우 고된 일이기에 색을 입힌 천은 그만큼 품값이 많이 들고 비쌌다.    우리 조상이 백의를 즐겨 입은 이유는 미적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문제가 핵심이었다.  백 번 양보해서 옛 조상이 순결, 순수, 평화 따위를 사랑해서 흰색을 사랑했다면 왜 돈 많은 양반들은 화려한 비단 옷을 입었을까 ?  바로 이 맛에 봤던 영화를 다시 본다. 영화에 집중하지 않고 삼천포로 빠질 수 있는 여유가 생기니 영화를 볼 때마다 다른 생각에 빠지게 된다.

<< 국두 >> 에서 여주인공(공리)은 주로 노란색 옷을 입고 등장한다. 염색한 천을 말리기 위해 걸어둔 횃대에는 주로 노란색 천과 붉은색 천이 걸린다. 이처럼 노랑은 빨강과 함께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색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삼천포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 옛날 국사 선생이 백의(민족)를 두고 과도한 의미와 해석을 부여했듯이 언론은 외교 순방 중인 박근혜 패션을 놓고 입에 거품을 물며 용비어천가를 읊었던 기억이 났다. 중국 방문 기간 3일 동안 입은 패션 스타일이 7종이란다. 밝고 화사한 컬러는 국민 행복을 늘 주장하시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엿볼 수 있다고. 어디 그뿐인가. 

언론은 중국 방문 기간 중에 박근혜 대통령 각하 님께서는 7벌의 투피스와 2벌의 한복을 입으시었다 _ 고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언론은 외교를 쁘레따뽀르떼로 생각했는지 다음과 같은 북한 억양이 깃든 보그병신체를 선보인다.  

대한 영도쟈 박근혜 대통령 각하 님께서는 v넥이 강조된 비비드한 컬러가 돋보이는 바이올릿 재킷에 더해 엣지 있는 팬시퍼플한 목걸이와 세트인 브로치를 왼쪽 가슴 위에 포인트로 달아 남다른 패션 센스를 보여주시었다. 그리고 꾸뛰르적인 디테일을 선보인 엘레강스한 옐로우 재킷은 황제의 부와 권위를 상징한다고 믿는 중국인에게 프렌들리한 스킨십을 전달하는 동시에 정상으로서의 품격을 지킨 남다른 패션 열정이 돋보이시었으니 가히 세기의 퍼스트레이디프리지던트로 부상할 조짐이 아닐 수 없다.

이랬던 언론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180도 달라졌어요 !                  문재인 혼밥론과 홀대론을 부각하더니 어느 언론사는 중국 경호원이 한국 기자에게 폭행을 나눌 때(도리돌림할 때) 김정숙은 스카프를 나눴다는 기사도 작성되었다.  이 정도면 보도 참사'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기자들은 맞은 기자를 옹호하며 " 맞아도 싸다 " 라는 시민 반응에 " 맞아도 되는 기자는 없다 " 고 하소연하지만,  언제부터 < 맞아도 싸다 > 는 표현이 < 맞아야 한다 > 는 표현과 동일한 것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그런 식의 비약이 가능하다면 < 오, 죽여주는데 ! > 라는 표현은 < 죽이겠다는 살의 > 를 내포한 것인가 ?

흔한 말이어서 나중에 관용구처럼 사용되는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고 있는 기자의 국어 실력은 보그병신체를 남발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어느 정도 가름이 가능하다. 크리스마스에 이런 표현이 부적절하긴 하지만 기자들의 자기 연민, 참 징글벨징글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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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전쟁










옛날에는 프레임을 언론사 데스크나 여의도 정치판 쪽에서 만들었다. 말이란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어서 프레임을 < 아 > 로 설정하느냐 아니면 < 어 > 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주장과 입장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  미국이 이라크 사태에 개입하자 보수주의자는 " 이라크 전쟁 " 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워서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한다는 주장을 했고, 진보주의자는 " 이라크 점령 " 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워서 미련 없이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에 이 프레임 맞짱 배틀'에서 전쟁이라는 키워드가 우위를 점하면 사내새끼들이 가오가 있지,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지 _ 라는 여론이 형성되겠지만,

반대로 점령이라는 단어가 우위를 점하면 전쟁터에서 발을 빼는 것은 비겁한 짓이 아니라 정의로운 행동이 된다. 정치의 본질이란 결국 " 말싸움 " 이다. 양아치들이 편을 나눠 서로 칼싸움을 하는 집단이라면 정치인은 편을 나눠 말싸움을 하는 집단이다. 그렇기에 정치인에게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실천하라는 주문은 정치의 본질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말싸움에서 이기면 행동은 행정부가 하면 된다. 정치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행동 실천이 아니라 말의 우위이다. 유감스럽게도 수구 보수 언론과 흘레붙은 한국 보수는 밥만 먹고 하는 짓이 이 짓이라 이 짓을 아주 능수능란하게 잘하짓. 아따, 징허게 잘한다잉. 씹새들.

설령 여의도배 프레임 맞짱 배틀에서 졌다고 해도 이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특정 이슈를 덮는 방법은 그 이슈보다 더 강력한 이슈로 뉴스를 뉴스로 덮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속한 조직에게 불리한 뉴스A가 발생하면 그 뉴스를 덮을 수 있는 보다 더 강력한 뉴스 B로 덮는다. 여기서 B는 본질을 왜곡하기 위해 사용되는 팩트이다. 이것을 모멘텀(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꾸는 장면)이라고 한다. 이 기술도 수구 보수 언론과 흘레붙은 한국 보수가 특허를 내놓은 상태이다. 그런데 이상한 조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저잣거리에 프레임을 찍어내는 공장(언론사)에서 만든 상품이 아닌

짝퉁이 유통되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 기레기 " 라는 프레임 상품이다. " 기자는 쓰레기다 " 라는 말을 줄여서 만든 상품명이니 수구 주류 언론사에서 만든 상품은 아니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 기레기 > 라는 상품은 이명박근혜 9년 동안 길거리에서 만들어졌다. 누군가 기레기라고 외쳤고, 어느새 누구나 기레기라고 소리쳤다. 그 절정은 세월호 보도였고 기레기라는 프레임은 힘이 커졌다. 문재인 중국 외교 방문 중에 발생한 한국 기자 폭행 사건을 두고 문재인 지지자들이 차가운 시선으로 돌아선 데에는 기레기라는 프레임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수구 보수 주류 언론이 만든 홀대론 프레임에 대한 저항이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중국 외교 방문 언론 보도가 공정했는가 _ 라는 질문에 대해 불공정했다는 응답이 67.9%(매우불공정 42.4%,대체로 25.5%)이었고 공정했다는 응답은 20.9%(매우공정 6.4%, 대체로 14.5%)에 불과했다. 조중동은 물론이고 종편이 홀대론 프레임을 융단 폭격하듯 쏟아냈는데도 불구하고 시민은 응답하지 않은 것이다. 프레임 생산 공장 프레스 공장장 입장에서 보면 공포를 느낄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여론 조사 내용을 세세히 살펴보면 더더욱 공포를 느낄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이고 자유한국당 지지층,

국민의당 지지층, 바른정당 지지층에서도 공정했다는 응답보다는 불공정하다는 응답에 높았다(자유한국당지지층 불공정 67.3% 공정 23% / 국민의당지지층 불공정 55.5% 공정 32.9% / 바른정당지지층 불공정 51.2% 공정 26%). 놀라운 점은 자유한국당 지지층이자 보수층이자 TK이자 PK이자 60대 이상에서도 문재인 홀대론 프레임 보도가 불공정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프레임 생산 공장 프레스 공장장이 만든 프레임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명징한 증후이다. 그 변화의 힘은 1인 미디어 시대(sns, 트위터, 페이스북, 유투브, 팟캐스트)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중국 경호원에게 맞은 한국 기자를 동정하지 않고

문재인 홀대론 프레임에도 등을 돌린 원인은 무엇일까 ? 간단하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높은 편인데 언론에 대해서는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기레기 프레임이 강력하게 발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 기자가 중국인 경호원에게 폭행당한 사건을 두고 사람들이 맞아도 싸다라는 반응을 보인 데에는 문재인을 향한 열혈 지지자의 묻지마 " 맹신" 때문이 아니라 한국 언론에 대한 묻지마 " 불신 " 때문이다. 그렇기에 서민 교수의 문빠 진단은 틀렸다. 핵심은 문빠의 문재인을 향한 맹신이 아니라 시민의 언론 불신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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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4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4 11:21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 시절 기자들이야 말로 기자 하면 떠오르는 모범적 답안인데
지금은 뭐... 거의 뭉가졌다고나 할까요. 기레기 프레임 꽤 오래 갈 겁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자들에게는 생명과 다름없는 노트북을 박근혜가
가지고 오지 말라고 하니깐 놓고 오는 것 보십시오... 그래서 기레기라는 소릴 듣
 


 

                                          


서 민 의   문 빠 는   미 쳤 다   :



 

 

 

덤벼라, 문빠 2

  

 

 

                                                                                                       한때 때묻지 않은 시골 여자를 대표하는 이름이 " 순이 " 였다.  순이는 시골에 거주하면서 남성보다 학력이 낮고 세상물정 모르는, 하지만 마음 착한 시골 처녀를 상징했다. 도시 노동자(男)에게 있어서 순이는...... 코리안 뮤즈'였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의 여인이라기보다는 다루기 쉬운 여자에 대한 불알후드의 잠자리 상상에 가까웠다.

순이라는 고유명사가 보통명사化를 초월하여 접미사(-순이)로 쓰이기 시작한 때는 시골에 살던 순이가 도시로 진출하는 때와 맞물린다.  < 공순이 > 와 < 빠순이 > 는 그렇게 해서 탄생한 신조어'였다.  공순이가 " 공장 + 순이 " 가 합성한 단어로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에 대한 경멸을 담고 있다면,  빠순이는 " BAR + 순이 " 를 합친 단어로 호스테스 직종에 대한 경멸을 담고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 열 일 제쳐 두고 할 일 없이 운동선수나 연예인'을 쫓아다니는 여성을 낮잡아 부르는 용어'로 변질되었다. < - 빠 > 가 본격적으로 활용된 것은 노무현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노빠의 탄생이다. 


조중동은 물론이고 한경오마저 노빠라는 경멸의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국 언론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사실은 노무현을 지지하면 " 빠BAR순이 " 가 되지만 박근혜를 지지하면 " 사모님 " 이 된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박사모는 있지만 박빠는 없다. 왜 ??!          그루피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측면이 있다.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서 누구는 호스테스나 호스트가 되고 누구는 사모(님)가 되는 것이다. 이거 왜 이래 ! 나, 김치 먹고 귀하게 자란 ●씨 가문 18대손 불광동 휘발유야 !         기계적 중립을 그토록 강조하던 언론은 왜 박빠 대신 박사모를 고집했을까 ?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노빠 대신 노사모라고 써야 하는 것 아닐까(돌이켜보면 이명박을 지지한다고 해서 이빠라는 프레임을 사용하는 곳도 없다. 이씨가 오씨였다고 상상하면 닭살이 돋는다)며칠 전, 서민 교수가 << 문빠는 미쳤다 >> 라는 글을 올리자 논란이 이빠만빠 퍼졌다. 친애하는 이웃이자 그에게 책 선물도 잔뜩 받은 나로서는 유감이다. 그는 문빠라는 프레임을 사용해서 문빠와 박빠를 동일선상에서 취급하지만 문빠와 박빠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은 박근혜를 숭배해야 되는 대상으로 인식하지만,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은 문재인을 수평적 관계로 인식한다.

전자는 노예의 복종이고 후자는 친구의 우정에 가깝다. 그렇기에 문빠와 박빠를 동일한 서정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는 중국 경호원에게 맞은 한국인 기자 폭행 사건을 < 고슴도치 내 새끼 - 프레임 > 을 앞세워서 문빠를 비난하지만 그가 한국인이라고 무조건 내리 사랑을 강요하는 것은 포데기 신파요,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 구닥다리 서사'다. 나는 가족주의보다는 아나키즘에 가까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그 기자가 내 새끼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이 사건에 대하여 열불을 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무엇보다도 이명박근혜 9년 동안 언론이 보여줬던 냉정한 태도를 생각하면 오히려 천불이 난다. 설령, 한국 기자가 중국인에게 맞았다고 해서 열불이 난다고 해도 천불 앞에서는 꺼진 불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이가 냉소적인 이유이다. 서민 교수는 글에서 : " 내가 놀란 것은 조교수 말에 동조하는 문빠들이 무지하게 많았다는 점이다. " 가이드라인은 왜 넘었대요 ? " " 기자가 어떤 행동을 했기에 뚜까 맞았을까 ? " 같은 댓글처럼 " 이라며 문빠를 비난하지만 정작 내가 놀란 것은 그가 정신병의 증세로 인용한 댓글이 내 눈에는 매우 합리적인 의문 제기처럼 보였다는 데 있다. 네 가지 질문을 던져 보자.

① 어떤 결과에 대해서 그 이유와 원인을 묻는 것이 과연 정신병적 증후일까 ?    ② 오히려 결과만을 내놓고 이유와 원인을 설명하지 않는 기사'가 이상한 것이 아닐까 ?    ③ 이명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 기자간담회 때 정부 쪽에서 주는 시나리오 외에는 그 어떤 질문도 하지 못한 채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질문 없는 뉴스 생산자와 이것저것 많은 질문을 던지는 뉴스 소비자 중에서 누가 더 병적일까 ? ④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와 질문을 많이 하는 사회 중 어느 쪽이 더 건강할까 ?

서민 교수가 열거한 두 개의 댓글(러)은 지금 기자에게 WHY와 HOW를 묻고 있는 것이다. 기사 작성에 있어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기본 조건(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을 묻는 것은 뉴스 소비자로서 합리적 의문 제기이다.  이제 뉴스 소비자는 기자들이 글을 쓰면 무조건 믿고 따르던 순둥이들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헤게모니를 장악한 부류가 뉴스 소비자가 아니라 뉴스 생산자'였지만 이제는 이 권력이 시민으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정보 접근성, 팩트 파인딩과 체크 따위는 언론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었지만 이제는 뉴스 소비자인 시민 사회에서도 그것을 쉽게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중국 : 문재인과 유타오

 베트남 : 오바마와 쌀국수 

 

오바마가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서민 식당에 들어가 쌀국수와 함께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뉴스로 내보내며 대국의 소탈한 쌀국수 외교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한국 언론은 동일한 배경과 목적을 가진 문재인의 유타오 외교에 대해서는 혼밥 프레임으로 광탈하는 이중 잣대는 한국 언론의 운동장이 얼마나 많이 기울어졌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식의 팩트 체크는 나 같은 무지랭이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수작이 되었다. 


 

 

최근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중국방문을 다룬 언론보도가 공정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70%에 가까운 응답자가 불공정했다고 답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서민 교수는 한국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한 네티즌의 신경질적 반응을 단순히 돼먹지 못한 문빠 탓으로 돌리지 말고 불공정한 언론 환경에 따른 대중의 불신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명박근혜 9년을 지내면서 시민들은 언론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팩트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으니 언론에 대해 냉소적인 것은 당연하다. 그것을 두고 당신은 왜 맞고 쓰러진 기자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느냐고 묻는 것은 기괴한 강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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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3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3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4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4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12-2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 2017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이제는 저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프레임에 갖혀 있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속에서 희망을 보게 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3 22:48   좋아요 1 | URL
프레임이라는 게 사실 전적으로 여의도 정치꾼들과 언론이 만드는 무기잖습니까.
그런데 기레기라는 프레임은 그들이 아닌 시민 사회가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권력의 이동 현상이죠. 기레기 프레임이...
기레기라는 것은 사실 기득권 편집실이나 여의도 전략본부실 따위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정확히 말하자면 길거리 집회에서 만들어진 프레임이기에
이게 매우 강고하도고 느껴집니다.시대가 전환되어
이제는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단발머리 2017-12-24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줍은 문빠입니다. 이 글 바로 전에 올리셨던 글의.... 몇몇 문단 몇몇 구절에 깊이 동감합니다.
저 역시 서민 교수님 좋아하는데, 형국이 계속 이렇게 험난해지고 있어 참 안타깝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3 22:49   좋아요 0 | URL
저도 서민 교수님 팬입니다. 그가 이명박근혜 정권 때 용기 있게 쏟아냈던 지식인은 그가 유일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번은 좀 과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저는 여전히 서민 님 지지합니다만..
 

 

 

 

 

 

 

 

 

 



나는 문빠다.


 

 

 

 

 

 


                                                                                         나는 문빠다. 내가 문빠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계기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만 보면 방그레 웃게 된다는 점이었다. 일단, 웃게 된다. 뿌듯하기도 하고 그의 뒷모습을 보다가 울컥하기도 한다. 내 한몸 앞가림도 못하는 주제에 가끔 그를 지켜줘야 한다는 사명감도 가지고 있으니 이 감정..... 참 묘하다.

 

하여튼, 잘은 모르겠으나 이러한 지지는 전적으로 이명박 때문에 생긴 반작용임은 틀림없다. 이명박이라면 뼛속까지 증오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 적이 있다. 이토록 다크하고 바이올런스한 감정의 골은 깊이가 아득하여 오죽했으면 입고 다니던 청바지에 쥐가 불에 타 죽는 그림을 그려서 입고 다니고 이명박은 XXX라는 문장을 썼을까. 나중에는 들고 다니는 가방에도 이명박 XXX 라는 문장을 새겨서 탑골공원 가스통 할배 무리로부터 다구리를 당할 뻔도 했다. 집회 때문에 경찰서에 끌려간 적이 있었는데 형사가 나를 보더니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 혹시..... 뭐하시는 분이세요 ? "

 

서민 교수가 문빠는 미쳤다라는 글을 썼을 때 묘한 감정이 들었다. 나는 우르르ㅡ 몰려다니며 문재인을 비판하는 기사나 그 무리를 적폐라며 적개심을 드러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저 마음 속으로만 문재인을 지지할 뿐이니 유령 문빠인 셈이다. 무조건 옹호하지도 않는다. 비판할 거리가 있으면 비판해야 하니까. 하지만 맞은 놈보다 때린 놈을 옹호하는 극렬 문빠에 대한 서민의 지적은 조금 어설프다. 그는 “ 미운 내 새끼라 해도 남에게 맞으면 화가 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문빠들은 도대체 왜 우리나라 기자의 폭행에 즐거워하는 것일까 ”라고 썼지만 맞은 기자를 동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문빠가 기자의 폭행을 즐거워한다는 논리는 지나친 비약이다.

 

때린 놈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렇다고 맞은 놈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별로 들지 않는다. 맞을 짓을 했다는 소리는 아니다. 평소 언론이 행했던 짓을 생각하면 동정은 들지 않는다. 서민은 중국에서 맞은 기자를 내 새끼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나는 아나키스트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남의 새끼처럼 보였다. 한국 기자 폭행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폭발적인 울분을 보면서 자기 연민에 함몰된 기득권 논리를 보게 된다. 기자의 고슴도치 외사랑을 보면서 정작 세월호 때에는 왜 그토록 침착했을까 _ 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그 이중적 태도가 경멸스러웠다.

김훈의 말투를 흉내 내자면  :  광분하는 기자라는 직종을 가진 부류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 통곡을 금한다. 자기 연민이 지나치구나 ! " 하여튼 서민 교수가 문빠를 미쳤다고 하고 정신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내가 문빠라는 사실이 하나도 부끄럽지가 않아서 이렇게 커밍아웃을 한다. 나는 문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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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7-12-22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로 의아한 요소가 많으나. 세월호 사건당시 서민 교수의 박근혜 옹호 쉴드발언에서 소름이 돋았는데, 이분 요새 왜 이렇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2 15:24   좋아요 0 | URL
그분이 반어법을 즐겨 사용하다 보니 오해가 생길 겁니다. 박근혜를 옹호한다기보다는 일종의 반어법일 거예요. 즐겨 쓰시는 문법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7-12-22 1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어법을 즐겨쓰는 것을 아는데, 문제는 그것이 대다수 사람에게 안먹히는 것을 두고, 너는 왜 그것도 모르느냐 라는 식의 은근한 엘리트의식이 역으로 오해를 사게 되니 글을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2 15:44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 저는 서민의 반어법을 이해하는 편이어서 알쏭달송하지는 않더군요. 저도 사실... 반어법으로 디스하는 글이 많잖습니까.. ㅎㅎㅎㅎ

sslmo 2017-12-22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제 리뷰에도 반어법이라고 댓글을 다셨었죠. 그책은 서민 독서였고 안철수 관련 꼭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2 15:45   좋아요 1 | URL
저도 전혀 몰랐는데 만애비 님 비판을 들으니 반어법은 정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sslmo 2017-12-22 15:51   좋아요 0 | URL
네, 반어법이라고 정확하고 일관성이 있어야죠~^^

http://blog.aladin.co.kr/745144177/9683409
리뷰 링크 합니다.
묘하게 제 리뷰를 읽어주십사 하는 꼴이 됐는데,
제 리뷰의 서민 님 ‘댓글‘이 일품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3 05:18   좋아요 0 | URL
잘 읽었습니다.
역시 의도는 반어였는데
사람들이 직유로 받아들여서 난처했겠씁니다.. 허허..

잠자냥 2017-12-22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민의 그 글을 읽다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왜 기자 편을 안들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건 문빠라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 기자들이 ‘기레기들‘이라고 불릴 짓들을 너무나도 많이 해왔기에 국민 정서가 싸늘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것 같더군요. 그걸 문빠들의 정신 이상으로 몰아간 걸 보니..... 이 사람, 참 국민 정서 모르는구나 싶더라고요. 심지어 ‘미운 내 새끼‘라고 표현했던데, 그 구절 읽는 순간 저부터도 웬 내 새끼? 하면서 코웃음쳤습니다. (참고로 전 문빠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서민 눈에는 기자편 안든 국민은 다 문빠로 보이겠죠? ㅋㅋㅋ)

더더군다나 그 일과 관련해서 기자들이 또 얼마나 악질 기사 써댔습니까? 그 꼬라지 보니 더 에라이 기레기들아, 욕만 나오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3 05:17   좋아요 0 | URL
리얼미터에서 이번 중국방문 언론 편향 조사를 했는데
공정했느냐는 질문에
70%는 공정한 언론이 아니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런 것은 기사로는 잘 안 내보네죠...
이게 지금의 언론 환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포스트잇 2017-12-2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분이 이 글과 댓글들을 보면 시름이 더 깊어지시겠네요.
문빠들의 정신상태가 진짜로 심각하다고 생각하실 게 틀림없습니다. 멘탈 강하시다니 전의를 더 불태우시는 쪽으로 나가실테죠. 앞으로 문빠와의 더욱 가열찬 전쟁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어허,,,,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3 05:15   좋아요 0 | URL
댓글이 길어질 것 같아서 아예 포스팅을 했습니디ㅏ.
저는 진짜 이명박근 9년 동안 언론의 민낯을 봐서
애정이라고는 거의 없고... 일단 무조건 믿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레삭매냐 2017-12-22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민 교수의 발언도 좀 그렇긴 하지만,
서민 교수의 비판을 가지고 이것 봐라 하고
부화뇌동해서 소설 써대는 조중동 하는 짓
거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또 어떻게 보면 지선을 앞두고 위기를 정확
하게 보고 있구나 싶구나 하는 마음에 측은
하기도 하구요.

그런 건 또 언론이라고 주장하는 세력들이
정치한다는 한량들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
이 들기도 하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3 05:14   좋아요 0 | URL
신난거죠. 서민 교수님에게는
악감정은 없습니다(그가 이명박근혜 때 실명으로 그들 졸라 깐 것도 그분이었으니)

조중동이 써먹기에 좋은 재료를 선물했다는 점에서는 안타깝습니다.

시이소오 2017-12-2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청바지는 아트입니다. 아. 쥐새끼 설칠때 왜 저는 저런생각을 못했는지 한스럽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3 05:12   좋아요 0 | URL
지금 다시 보니.. 그때 남대문 경찰서 형사가 진심을 다해서 저에게 뭐하시는 분이냐고 걱정하던 그 눈빛이 이해가 가네요. 그때 제가 약간 돌았나 봅니다..ㅎㅎ

2017-12-22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3 05:12   좋아요 0 | URL
제 말이요. 제말이 그 말입니다. 이 시부랄 놈들... 기자들 보면 진짜 특권 의식에 쩔어가지고..
그 시절에 쏟아낸 기사를 보십시오. 뭐, 패션 외교 ? 지랄한다 생각했죠...
이런 거야 말로 용비어천가 아닌가요. 니미 무슨 외교를 옷가지고 한답니까..

이게 한국 언론의 현주소에요. 그런데 지금 와서... 는 마치 용맹하고 정의로운 것처럼 행동하는 게 졸라 역겨울 뿐입니다..

syo 2017-12-2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선후보 토론때가 생각이 납니다.
심이 문을 좀 깠더니 정의당 홈피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지지 철회니, 기껏 비례만들어 줘놨더니 깝친다고 다음 총선에서는 국물도 없을 줄 알라느니 그런 댓글이 폭주했었지요..... 그럴 때 보면 좀 심한 구석도 전혀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건 비판이라기보단 비난이니까요. 심이 기레기들마냥 문 지지자들에게 욕 먹을 만한 짓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았는데. 그때 좀 울컥했던 기억이.....

그래도 서민교수님의 글은 여러모로 의외네요. 지지자들이 화낼만 합니다. 조씨 이야기는 정말 아무 의미도 재미도 없는 헛발질이구요. 과욕일지요. 저도 개그 욕심을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3 05:10   좋아요 1 | URL
어느 조직이나 극성은 있죠. 저도 심상정 욕하는 그들 보며 학을 뗐습니다.하지만 그들의 문빠의 핵심은 아니잖습니까. 소수의 극렬주의자가 있을 뿐인데도 문재인을 지지하면 문빠다 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서민은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근혜 때 이름 걸고 신랄하게 까신 분도 그였으니 말ㄹ입니다. 그래서 저는 서민의 저 글은 비판하지만 비난은 하지 않겠다고 이자리에서 선언합니다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