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두고두고 읽을 세 권의 책

 

 

                                                              

 

 

                                                                                            청하 출판사에서 출간된 << 두이노의 비가 /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한기찬 번역 >> 를 읽었을 때 전율했다. 한글로 번역된 시집을 감동 깊게 읽었다는 것이 민망하기는 하지만 어쩌랴, 내가 외국어 까막눈인데 말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 두이노의 비가 >> 는 백 번 넘게 읽었다. 십 년 동안 이 책은 하루도 빠짐없이 내 가방 속에 들어 있어서 시도 때도 없이 읽은 기억이 난다. 종이가 바스러져서 가루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한 책이기도 하다. 우여곡절 끝에 청하에서 출판된 한기찬 번역본을 구해서 다시 읽고는 있으나 이 책도 가루가 되어 사라질 날이 오리라(아는 사람은 다들 아는 이야기이지만 나는 책을 읽을 때 아이보리 비누로 손을 씻는 버릇이 있다. 즉, 책을 험하게 보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자주 읽다 보면 이렇게 그지 같은 책이 된다).

 

내가 릴케를 전공한 문학도도 아니니 릴케 시의 깊은 뜻을 어찌 알겠는가마는(변학도가 춘향의 깊은 뜻을 모르듯이) 그의 시를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캄캄한 우주에 홀로 버려진 미아가 된 듯해서 << 그래티비 >> 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두이노의 비가 9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 행복이란 다가오는 손실에 앞선 이득일 뿐이니 " 이 시집은 한 번도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그 내용이 깊고 오묘하다. 만약에 당신이 이 시집을 아직 읽지 않았다면 그것은 신이 당신에게 내린 행운이다. 이처럼 곁에 두고 두고두고 읽는 책이 또 한 권 있다. 롤랑 바르트의 << 사랑의 단상 >> 이다.

동문선이라는 그지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지만 진흙 속에서도 진주는 빛을 발하는 모양이다.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는 버릇이 있거나 종이를 접는 습관이 있는 이라면, 이 책을 읽을 때에는 그 모든, 그 모오오오든 버릇을 버려야 한다. 첫 행부터 페이지 마지막 끝 행까지 끊김 없이 줄을 긋는다는 것은 밑줄의 효용 측면에서 보자면 밑줄을 모욕하는 행위에 속하며 페이지마다 종이 끝을 접는 행위도 마찬가지이다. 독자인 당신은 밑줄과 종이접기를 모독할 권리가 없다. 두 작품은 모두 황홀할 만큼의 미문으로 작성된 문장이지만 처절하다는 점에서 겉만 번지르르한 문장과는 사뭇 다르다.

울 때에는 통곡할 줄 아는 촌스러운 신파도 겸비한 작가들이다. 웃을 때 예쁘게 웃는 사람을 싫어하는 이는 없겠지만, 나는 울 때마저도 예쁘게 우는 사람을 보면 징그럽다. 왜냐하면 울 때마저도 예쁘게 우는 얼굴은 가짜이기 때문이다. 연기자는 울 때에도 예쁘게 우는 법을 훈련받은 사람들이다. 그것은 가짜로 꾸며낸 격정일 뿐이다. 울 때에는 못생긴 얼굴로 쏟아내도 된다. 그런 얼굴처럼 그런 문장이 좋은 문장이라 생각된다. 페르난도 페소아의 << 불안의 책 >> 을 완독한 상태는 아니지만 곁에 두고 두고두고 읽은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데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다.

문학이란 행복하지 않은 자가 누릴 수 있는 몇 안되는 특권이 아닐까 싶다. 릴케는 비가 9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어찌 삶이라는 시간은 시작부터

사라져 가는 걸까. 주위보다 좀 어두운 음영 드리우고

모든 잎새 가장자리마다 잔물결 일으키고 있는

월계수처럼(바람의 미소 같이). ㅡ 또 어찌하여

삶이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것인가 ㅡ 운명을

피하면서 그리워한다는 말인가......


오오, 삶이 행복해서가 아니다,

행복이란 다가오는 손실에 앞선 이득일 뿐이니.


- 비가 9


페소아는 이렇게 고백한다. 나에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행복을 저주할 수 있는 글을 쓴다. 그것은 무죄다. 행복한 자가 행복을 저주하는 글을 쓰는 것은 오만이지만 불행한 자가 행복을 저주하는 것은 용서 가능한 독설이다. 올해의 끝은 << 불안의 책 >> 으로 마무리할까 한다. 문학적 표현을 빌리자면 : 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기분이, 그러니까, 음... 기분이 째지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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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3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3 18:03   좋아요 1 | URL
오 그렇군요. 두이노의 비가는... 정말.. 뭐라 설명할 도리가 없습니다.
솔직히 원문도 아닌 번역된 시 좋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무식하다고 말해서 꾹 참고 있었으나
번역된 시도 좋은데 어찌합니까.. 진짜루 읽다 보면 캄캄한 우주에 홀로 미아가 된 듯한 산드라 블룩처럼 처량한 신세가 됩니다..

2017-12-13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3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12-13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위편삼절‘ 고사의 실사판을 봤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3 20:24   좋아요 1 | URL
사전찾아봤습니다. 위편삼절이 무슨 뜻인가 하고.. ㅎㅎ
새 책을 사고 싶으나 절판된 책이라 찾을 방도가 업습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다른 번역본이 나오긴 하는데
아.. 못 읽겠더라고요.
생각해 보세요. 닳고 닳을 때까지 읽어서 익숙한 문장이
다른 조사와 배열로 되면.. 그것은 정말 못 읽겠습니다.
댓글저장
 



​                                      


윤 종 신 은   죄 가   없 지  :











조은희, 그 사람 솔직히 견디기 버거워 !









                                                                                                      A는 괴롭다고 했다. 형, 괴로워 !  걸음을 멈춘 A는 귀를 막고 낮게 소리쳤다. 저 노래가 나를 미치게 만든다고...... 명동 패션몰 건물 야외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요즘 뜨겁다는 윤종신의 << 좋니 >> 였다. 한 남자가 헤어진 여자를 그리며 부르는, 흔하디 흔한 유행가. A가 최근에 사귀던 애인과 헤어졌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이런 유행가에 마음이 무너질 녀석은 아니어서 내가 말했다. " 네가 언제부터 이런 감상적인 노래를 들으며 질질 짰니 ? " 나는 축 쳐진 녀석의 어깨를 토닥이며 날이 추우니 걸음을 재촉하자고 말했다. 그때 내 뒤통수 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을 흘려듣다가 그 녀석이 우울한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조은희, 사랑해서 사랑을 시작할 때♪♩...... 조은희, 그 사람 솔직히 견디기 힘들어♬♪♩.... 조은희.... 조은희.... 조은희♬♪♩..... 나는 그가 최근에 사귄 애인의 이름이 조은희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A가 흐느끼면서 말했다. 윤종신, 씹때끼.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른 채 A에게 말했다. 윤종신이 무슨 죄니. 제발, 유난 좀 떨지 마......





- 손바닥 소설





이제 괜찮니 너무 힘들었잖아
우리 그 마무리가 고작 이별뿐인 건데
우린 참 어려웠어
잘 지낸다고 전해 들었어 가끔
벌써 참 좋은 사람
만나 잘 지내고 있어
굳이 내게 전하더라

잘했어 넌 못 참았을 거야
그 허전함을 견뎌 내기엔
좋으니 사랑해서 사랑을 시작할 때
네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그 모습을 아직도 못 잊어
헤어 나오지 못해
니 소식 들린 날은 더

좋으니 그 사람 솔직히 견디기 버거워
네가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진짜 조금 내 십 분의 일 만이라도
아프다 행복해줘

억울한가 봐 나만 힘든 것 같아
나만 무너진 건가
고작 사랑 한번 따위 나만 유난 떠는 건지
복잡해 분명 행복 바랬어
이렇게 빨리 보고 싶을 줄

좋으니 사랑해서 사랑을 시작할 때
니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그 모습을 아직도 못 잊어
헤어 나오지 못해
니 소식 들린 날은 더

좋으니 그 사람 솔직히 견디기 버거워
너도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진짜 조금 내 십 분의 일 만이라도
아프다 행복해줘
혹시 잠시라도 내가 떠오르면
걘 잘 지내 물어 봐줘

잘 지내라고 답할 걸 모두 다
내가 잘 사는 줄 다 아니까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너무 잘 사는 척
후련한 척 살아가

좋아 정말 좋으니
딱 잊기 좋은 추억 정도니
난 딱 알맞게 사랑하지 못한
뒤끝 있는 너의 예전 남자친구일 뿐
스쳤던 그저 그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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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3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3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7-12-13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이런 단순한 글자개그에 당하다니....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3 13:06   좋아요 0 | URL
광화문 촛불집회 때 울려퍼진 게 박근혜는 태진아랑(퇴진하다) 이었잖아요. 같은 이치죠..ㅎㅎ

데미안 2017-12-13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밌어서 재미있을 미!

데미안 2017-12-13 18:58   좋아요 0 | URL
요즘 유행하는 독서체.! 라고 하죠.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3 20:26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런가요. 너무 흥미로워서 흥미로울 흥 ! 뭐.. 이런 뉘앙스인가요 ? ㅎㅎㅎㅎ

데미안 2017-12-13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울 흥이 있었군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3 21:30   좋아요 0 | URL
흥미로울 흥 ! 요거 많이 써먹어야 겠습니다..ㅎㅎ

시이소오 2017-12-13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종신 씹때기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3 21:29   좋아요 0 | URL
제 유머의 화룡점정을 정확히 찝어내시는군요. 소오 님 !
댓글저장
 

 

 


 


                                       

 불  편  을     예  찬  하  며   :


 


 



냉장고와 화폐




 


 


                                                                                                          선풍기와 에이컨 둘 다 성능이 비슷한 가전제품이라고 말하면 누구나 동의한다. 그런데 내가 냉장고와 화폐도 그 성능이 비슷합니다 _ 라고 말하면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화폐의 효용을 곰곰이 따지고 보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화폐가 없던 옛날을 생각해 보자.  어부가 그해에 많은 생선을 잡았다고 해서 일년 내내 먹을거리 걱정에서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걱정 없이 잡은 물고기를 배 터지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은 고작 며칠이 전부이다. 물고기는 살이 물러서 쉬이 썩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생선을 잡았다고 해도 그것을 식량으로 소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생선 보관을 늘리기 위해 고안한 것이이 염장(鹽藏) 저장 방식'이다.  염장은 보관 기간을 최대한 늘려주기 때문에 " 저장(저축, 축적) " 이라는 최초의 경제적 개념을 탄생시켰다.

냉장고(냉동고)는 먹을거리를 보관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늘린다는 점에서 차가운 염장 저장 기계'이다. 최근 실험에서 일반 가정집 냉장고에 가득 찬 음식을 다 소비하는데 드는 기간은 평균 3개월이라는 통계값이 나온 적이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냉장고에 3개월치 식량을 보관, 저장, 축적, 저축하며 오늘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두고 고한다. 화폐도 마찬가지다. 화폐를 가진 사람은 굳이 생선을 잡을 필요도 없고 잡은 생선이 썩을까 봐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으며 그것을 보관할 음식 창고도 필요없다. 필요할 때 그때그때 화폐와 생선을 교환하면 되니깐 말이다. 화폐를 쌓아둔다는 것은 썩을 걱정 없는 생선을 쌓아둔다는 것과 동일하다.

문제는 다가울 미래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너무 많이 쌓아둔다는 데 있다. 평생 먹어도 다 못 먹을 음식을 냉장고 속에 꾸역꾸역 보관하면서도 신선한 생선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냉장고는 유통 기간이 지나지 않은 싱싱한 생선으로 다시 채워진다. " 얼어 죽을 동태 " 보다는 " 죽은 척하는 생태 " 가 더 맛있는 법이니까. 그렇다면 얼어 죽을 동태들은 어떻게 소비되고 있을까 ?  아마도 오랫동안 냉동고에서 방치되었다고 결국에는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질 것이다. 마치 군둥내가 나기 시작하면 버려지는 늦봄의 김장 김치처럼. 이런 식으로 버려지는 음식(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생산된 식량과 유통 기간이 지난 식품)이 전체 식량 생산의 40%에 육박한다고 한다1).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죄악에 가까운 소비 습관인 셈이다.  냉장고야말로 자본주의 욕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냉장고는 진화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요리 레시피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냉장고가 생산되고 있다.  그 광고를 볼 때마자 징그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저런 삶이 편리(편안)한 것인가 ? 편리(편안)해서 행복한가 ?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불편한 것을 나쁜 것으로 인식한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인간은 불편한 도구를  즐기는 존재이다. 우선 자판 배열 구조 자체가 불편하도록 만들어졌다. 자판기 제조업자가 그 사실을 모른다고 ?

천만에, 그들은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의도적으로 그 자판 배열을 고수한다. 그리고 기타도 악기를 연주하기에는 불편한 구조이다. 그뿐이 아니다. 여행만 해도 그렇다. 여행의 본질은 불편함에 대한 예찬'이다. 산속에서 캠핑을 해본 사람은 그 불편함이 주는 짜릿한 오르가슴을 알고 있다. 우리가 즐겨보는 드라마나 문학, 영화 따위도 대부분은 불편한 설정으로 관객의 흥미를 유도한다. 인간은 타인의 불행에서 행복을 느끼는,  좐인하안 ~ 족속이다. 사람들은 편안한 관계가 좋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을 조금은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상냥한 표정과 친절한 말투로 우리 편하게 지내자 _ 라고 말하면 나는 시니컬한 표정을 짓고는 이렇게 말한다. 조까세요. 난 조금은 불편하게 좋아요. 꼰대들은 항상 당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편하게 있어 _ 라거나, 내가 한 살 위이니까 말 편하게 할게 _ 라거나, 우리 회사는 가족 같은 분위기이니 편하게 일해 _ 라거나, 내 딸같이 편하게 생각해서 너의 젓가슴을 터지도록 만졌어 _ 라고 말한다. 가족 같은 분위기는 대부분 회사가 족같을 때 그것을 감추기 위한 전략이다. 그 말속에 숨은 행간을 읽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굳이 이 말속에 숨겨진 꼰대의 하대 정신을 들먹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나는 불편함을 찬양한다.










​                                  


1) 대형 곡물 유통 기업들은 곡물이 과잉 생산되면 엄청난 양을 바다에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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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2-12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김치를 오래 먹으려면 최소 김치 냉장고 한 대로 부족해요. 김치 냉장고가 일반 냉장고의 냉동실 기능까지 하니 요리 재료 보관에 고민하는 주부라면 안 살 수가 없어요. 먹을 게 많은 것도 단점이 있어요. 먹을 것이 많아지면 보관 장소가 부족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2 21:24   좋아요 0 | URL
하긴 제 집도 냉장고가 대형으로 3개였습니다... 일반 대형 양문냉장고 2개에 김채 초대형 한 개....
개인적으로는 이해불가능.. 김장의 80%는 먹지 못해서 나중에는 버리고...
비싼 생태는 떨이로 한 상자당 싼 가격에 사서 무조건 냉동실로... 결국 1년 후에 동태 몇 마리 먹다가
냉동실 냄새난다고 버리고...
전 이런 것을 너무 많이 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법으로 냉장고 용량을 줄일 겁니다..

2017-12-12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2 21:32   좋아요 0 | URL
8대라는 것 자체가 신기할 뿐만 아니라 더 막장은 열쇠를 채웠다고 하잖아요. 누가 훔쳐 먹는다고... ㅎㅎㅎㅎㅎ
냉장고 한대에 3개월치 식량이 들어 있다면 8대면 2년치 식량이 있다는 것인데....
이게 진짜 얼마나 끔찍한 식량 호더 기질입니까... ㅎㅎㅎㅎㅎ


편하게 있어 ! _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역설적이지만
막상 그 사람이 거리낌없이 편하게 있으면 불쾌해합니다.

예를 들어

내 집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있어. 나 나이 많다고 유세 떠는 놈 아닐세.. 허허..

라고 말하는데 그 자리에서 담배를 피면 어떻게 될까요. 속으로 괴심한 놈미라 생각할 겁니다..ㅎㅎ

ㅎㅎㅎ

똑같은 예로 시어머니가 갓 결혼한 며느리에게
친정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있어.. 나 까탈스러운 시어머니 아니란다..

이 말에 갑자기 며누리 쇼파에 누워서 어머니 물 좀 갔다 주세요.. 라고 말한다면...
불같이 화낼 겁니다..

2017-12-12 2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2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댓글저장
 

 

 

 

 

 

 

 

 

 

 

 

 

 

                                        

 

소비  습관을  바꿔야  할 때  :



 

 

 


 


바깥은 여름


 


                                                                                                      자본주의 사회에 살다 보니 우리는 누구나 " 소비자 " 가 된다. 위험한 발상처럼 보이겠지만   :   이 사회에서 돈을 주고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횡단보도 앞에서 교통 법규를 지키는 준법보다 중요하다.

무단 횡단하는 사람은 경범죄로 처벌하면 문제는 해결되지만 소비자들이 대동단결하여 일시적으로 소비 행위를 중단하면 국가는 파산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준법을 지키지 않는 행위보다 나쁜 쪽은 소비 행위를 멈추는 것이다. 소비자 주권이니 손님이 왕이라는 소리는 신소리가 아닌 것이다. 이렇다 보니 상품을 구매할 능력이 없는(상대적으로 구매 능력이 떨어지는) 계급은 천대받기 쉬운 구조가 바로 자본주의'다. 사람 대접을 받으려면 법을 지키는 것보다는 돈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소비자로서의 덕목이 꽤나 부족한 사람에 속한다.

돈을 12월에 내리는 눈처럼 펑펑 쓰고 싶은 욕망은 있으나 현실은 시궁창이어서 사마귀 오줌 싸듯 찔끔찔끔 소비할 뿐이요, 이것저것 가성비 따지며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도 아니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F학점'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성능보다는 디자인에 혹하는 나쁜 소비 습성을 가지고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을 신뢰하는 쪽이어서 책을 고를 때에도 같은 값이면 표지 디자인이나 타이포그래피'에 신경을 쓴 책을 선호하게 된다. 정성을 들인 레이아웃은 책을 만드는 사람이 그만큼 그 텍스트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람을 볼 때에도 마음보다는 얼굴을 먼저 보게 된다.

여기서 얼굴을 본다는 말은 미추를 평가하겠다는 소리가 아니라 관상(비스무리한 것)을 본다는 뜻이다. 문학을 평가할 때에도 외모(스타일)을 중시해서 미문에 혹한다. 서정주가 운문으로 쓰인 최고의 미문이었다면 김훈의 << 칼의노래 >> 는 산문으로 작성된 최고의 문장들이었다. 그런데 이명박근혜 시대를 관통하면서 아름다운 문장에 대해 믿음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나쁜 나라에서 듣기 좋은 말이나 아름다운 문장만을 구사하는 것은 문학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아닐까 _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디오피아 난민 여러분 ! 과식은 건강에 해롭습니다아.     

부정부패로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에서 과식이 몸에 좋지 않으니 소식을 실천하자는 말은 현실의 괴리를 떠나서 당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오류다. 일제 강점기 때 낙엽을 태우며 커피 향을 생각하며 목욕물 데우는 일에 즐거움을 가지는 이효석의 탐미 정신을 볼 때마다 목욕이라는 사치조차 제대로 누릴 수 없었던 기층민의 곤경과 대비되면서 탐미가 당대의 고민과 연결되지 않으면 기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불행한 시대에 지나치게 낭만을 강조하거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불행한 시대에 절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다.

내가 혜민이나 김난도 그리고 이기주 따위를 경멸하는 이유이다. 이기주 작가 같은 경우는 내 블로그를 구독한 경우이니 그가 성실한 이웃이라면 이 글을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노파심 하나 투척하련다. << 언어의 온도 >> 는 쓰레기예요. 기분 나쁘라고 하는 소리이니 기분 나쁘셔도 됩니다(그러니까 왜 이웃을 맺고 그러세요).

언제부터인가 김애란의 예쁜 문장이 거북해지기 시작했다. 너무 깔끔하게 다듬은 양파라고나 할까 ?  겉껍질만 제거하면 되는데 지나치게 한 겹, 두 겹, 세 겹을 제거하다 보니 백혈병 환자처럼 창백한 홀쭉한 마늘 모양의 양파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김애란 씨이 ~ ,  양파 껍질을 너무 깠어요. 문장 작법서에서는 불필요한 요소는 남김없이 제거해야 좋은 문장이 완성된다고 강조하지만  지나치게 청결한 문장을 보다 보면 가끔은 질리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불순(물)이 순도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적당한 비문은 완벽한 정문(正文)보다 나은 경우도 있다.

문창과 문체가 고리타분한 이유이기도 하다. 언어의 본질은 순결이 아니라 오염이다. 언어는 외부 침입으로부터 끊임없이 오염되고 사라지고 다시 부활하기도 한다. 섣부른 판단이기는 하지만 이제 김애란에 대한 애정은 접어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내 소비 습관을 바꿔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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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조 2017-12-11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애란의 문장을 두고 ˝너무 깔끔하게 다듬은 양파˝라고 하다니요? 세월호 비극 이후 작가의 글을 봤다면 이런 말 함부로 못할텐데, 아쉽네요. ˝피멍이 담긴 문장˝입니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그 문장, 그리고 소설은 그 시절에 무엇에 비할 수 없는 것이었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2 10:40   좋아요 0 | URL
이야기 소재로 세월호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함부로 비판하면 안된다는 발상은 지나치게 교조적인 것이 아닐까요. 비판의 영역에서 금기가 어디 있습니까 ?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군함도 비극도 함부로 비판하면 안되는 소재입니까 ? 중요한 것은 소재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작가의 기술이겠죠.

페스트 2017-12-12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어의 본질은 순결이 아니라 오염이다. 잘 차려진 언어는 오염의 무질서를 가려버리고, 잘 깍아진 언어는 순결한 오염으로 받들어지기 쉬운거 같아요. 피멍이 담겨진 언어가 있다 칩시다. 피멍의 순결함이라는 절제된 과잉이 오히려 염려되는데요. 오염된 세상을 들여다보는데 정돈된 언어로 보여지는 풍경은 어떠할까. 어 너무 공감되. 고개가 끄떡여지는 그런 언어도 필요하기는 하지만 나는 문학의 언어는 자신도 오염되어 있어야 한다는 주의라서 그런지 정돈된 것을 보면 알레르기가 돋드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2 12:30   좋아요 0 | URL
이기주 같은 책을 보세요. 용산의 노동자가 불에 타 죽고,
아이들은 세월호 밑바닥에서 숨을 참아야 하는 고통 때문에 손톱이 다 빠지도록
닫힌 철문을 긁고
물대포에 죽은 농민은 사인이 지병이라고 말하는 세상에서
말랑말랑한, 철저하게 계산된 정돈된 문장으로
아름다운 문장을 쏟아내는 것은 기만이죠.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애란의 문장은 너무 정돈되었어요. 너무 청결하다고나 할까요. 채소는 적당히 다듬어져서 내놓아야 보기도 좋고 보관도 오래할 수 있지 아주 속까지 벌겨벗기면 깨끗하긴 한데 보기에는 좀 그렇죠..

수다맨 2017-12-14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애란 소설이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웰 메이드‘ 같아서 거부감이 들더군요. 김애란의 솜씨가 섬세한 수공예품(단편)을 만드는 데에는 빛을 발하지만 거대한 벽화(장편)를 그리는 데에는 언제나 실패하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4 16:5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잘만들어진 월메이드 제품 같다는 느낌. 프로의 냄새가 나긴 하지만... 뭔가 좀 결여된 듯한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두근ㄷ근에서 크게 실망한 탓인지... 바깥은 여름도 그닥 크게 동요되지는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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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뱅이 클럽 모임 후기



 


1

어제 모임에서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다. 7시간 동안 떠들었는데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단 하나. 목소리가 훌륭하세요. 목소리 괜찮네 _ 가 아니라 목소리가 훌륭하다니. 녹음된 내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서 전율하는 내게는 예상치 못한 럭키 펀치'다. 물론 (주거나 받거니 하는 칭찬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이기는 하나) 불치병 환자에게 주는 가짜 환약이지만 어찌 되었든!  압니다, 알고요.


 

2

그 많던 택시는 어디 갔을까 ? 도로에 빈 차는 보이지 않았다. 날은 춥고 기다리다 지쳐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낮에는 꼴뚜기처럼 나왔는데 새벽이 되자 오징어로 둔갑하여 걷는데 자꾸 흐느적거리게 된다. 나중에는 오징어에서 문어가 되었다. 왜 항상 꼴뚜기로 나가서 문어가 되어 거리를 방황하는 것일까. 꼴뚜기, 오징어1), 문어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소리지만 셋 다 생김새는 비슷한데 오징어(烏賊魚)나 문어(文魚)는 어류를 뜻하는 접미어 魚로 끝나는데 왜 꼴뚜기는 한자가 아닌 순우리말인 " - 기 " 로 끝나는 것일까 ?   한자어 魚로 끝나는 물고기 이름과  순우리말인 물고기 이름, 예를 들면 물텅벙이(아귀) 갈치 멸치 넙치 개복치 볼락 우럭 쏨뱅이 쏘가리 송사리 미꾸라지 망둥이 가자미 따위의 생김새를 서로  비교 평가하면 답은 나온다.  초등학생에게 물고기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그려지는 그림의 형태2)를 간직한 물고기는 대부분 - 魚 로 끝난다.  그 옛날에 한자를 독점했던 기득권 - 양반 - 남성 계급 - 어르신'이 보기에 생김새가 예쁜 물고기에는 한자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모양이 궤궤하지 못하고 기기하거나 기괴하게 생긴 물고기(너무 크거나 너무 작거나)는 한자 작명을 거부했다. 그렇기에 최초의 이름인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물고기는 한자의 공습으로부터 오염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문어와 오징어는 ?  꼴뚜기와는 달리 이 녀석들은 양반을 상징하는 먹물이 나오잖아.                          참...... 먹물스러운 태도다.  예쁜 것만 보면 환장하는 버릇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됐고 !       충무로에서 서대문 로터리까지 행군했다. 다행히 빈 차를 발견하여 구조되었다. 얼추, 1시간 정도는 걸었던 것 같다. 택시 기사님이 백마 탄 왕자님처럼 보이기는 처음이었다. 거스름돈은 통 크게 기사님에게 쏘았다.



3

어제는 노포(老鋪) 두 곳을 들렀다. 한 곳은 50년째 한자리에서 영업 중이고 다른 한곳은 30년 된 곳이다. 나이가 들다 보니 같이 늙어가는 점포만 찾게 된다. 노포라는 단어 조합이 마음에 든다. 늙을 老, 가게 鋪. 정확한 쓰임새라면 " 가게 " 는 무생물이니 老가 아니라 古 가 되어야 하지만 이 단어는 허름하고 오래된 가게에 생명을 부여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맛은 사실 허구의 세계이다. 눈을 가린 채 코를 막고 (사과라고 속이고) 양파를 주면 피실험자는 그것을 사과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씨 없는 사과라며 맛있게 먹는다. 같은 수작으로 수분을 뺀 수박을 주면 소고기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맛있단다. 내가 노포를 찾는 이유는 맛 때문이 아니라 장소애(topophillia) 때문이다. 필동해물에서 모듬 해물이 맛있는 이유는 싱싱한 해물이 아니라 초라하게 늙어가는 가게에 있다. 그것은 일종의 늙어가는 것에 대한 지지이며 초라한 것에 대한 응원이 아닐까.


 

4

지능이 5세 수준이었던 오세훈이 서울시장이었을 때 한 짓은 피맛골을 정비하는 일이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그가 내놓은 변명이 꽤나 아름다웠다. 피맛골은 길이 좁고 구불구불해서 불이 나면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습니다 ! 오세훈 뜻대로 구불구불한 피맛골은 직선으로 정비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노포가 아니라 대나무였다. 죽순도 아니면서 죽순처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고층건물을 보니 우후, 개에게 죽순 꼴 !  피맛골이 개발되면서 그곳을 떠났던 노포를 찾아 알음알음 종로 어느 빌딩에 있다는 가게를 찾은 적이 있다.  그때 먹은 음식은 이때 먹는 음식과는 달랐다. 30년, 한결같이 같은 맛을 냈던 주인의 손맛은 변함이 없었으나 신기하게도 맛은 변해 있었다. 당연히 그 많던 손님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이 가게는 문을 닫았다(고 전해진다).



5

도시 미화 사업이라는 이유로 구불구불하고 좁은 골목들은 사라졌다. 이제 서울이라는 도시는 직선만 남은 세계가 되었다. 바둑판 도시는 아름답습니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자연친화적 환경에서 멀어지게 된 이유는 바로 직선이 난립한다는 데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곡선의 소멸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니까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하자면 서울은 곡선은 없고 직선만 난립하는 도시다. 자연에서 곡선은 속도는 늦추는 역할을 담당한다. 경사진 산길이 대부분 구불구불거리는 형태인 것도 속도를 늦춰서 추락의 위험을 감소하기 위한 전략이다. 강도 마찬가지다. 곡선은 물 흐름을 늦춰서 강 밑바닥이 깊게 파이는 것을 방지한다. 직선이 악셀레이터 역할을 담당한다면 곡선은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서울이라는 도시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와 같다. 곡선을 담당했던 골목이 사라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런 도시에 사는 도시인은 걷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 속도는 도시인의 자발적 선택은 아니다. 도시인이 지방으로 내려가 그곳에서 살면 서서히 보통의 걸음으로 돌아온다. 그러니까 도시에서 걷는 속도는 비정상적이다.




6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러니까 이 글의 핵심 요약을 20자로 줄이자면 이런 말이다. 페루애의 목소리는 훌륭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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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징어라는 말은 까마귀를 잡아먹는 고기라는 의미인 오적어(烏賊魚)에서 온 말이다. 정약전은 << 자산어보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징어는 까마귀를 즐겨 먹어서 까마귀를 잡기위해 매일 물위에 떠 있있다가 날아가는 까마귀가 죽은 고기인줄 알고 먹을려고 내려와 쪼을려고 하면 열개의 다리로 까마귀를 감아서 물 속으로 끌고 들어가 잡아 먹으므로 오적어다. 그런데 정약전의 해설은 뻥이다. 오징어는 까마귀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 자산어보 >> 에는 터무니없는 정보가 수두룩하지만 잘못된 정보가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내가 애정하는 오래된 고서는 두 권이다. 한 권은 정약전의 << 자산어보 >> 와 이덕무의 << 청장관전서 >> 이다. 그중에서 이덕무의 << 청장관전서 >> 는 끝내준다. 절판되기 전에 사지 못한 것을 두고 두고 후회할 뿐이다.
 

 

2) 초등학생이 그리는 물고기 그림에 가장 부합하는 물고기는 ' 숭어 ' 일 것이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속담이 있다. 전형적인 외모 비하다. 숭어는 수어에서 숭어가 되었는데 수어에서 수는 빼어날 수 秀다. 다들 지레짐작하시겠지만 숭어는 숭배할 숭(崇)을 쓴다. 얼굴이 예쁘다고 숭배까지 할 줄이야. 이제 우리는 외모로 평가하는 양반에게 뾰족한 말풍선으로 공격해야 한다. 시바, 망둥이는 좀 뛰면 안 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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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12-10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도시인문학 책을 읽는 느낌이네요.
자꾸 이런 식이면 곰발님 1일 1만취를 부탁드릴 수 밖에 없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1 12:21   좋아요 0 | URL
1일1만취하면 저 죽습니다..ㅎㅎ

수다맨 2017-12-1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피맛골 와사등에서 곰곰발님과 대야에 담은 막걸리와, 고갈비를 먹었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그때도 지금처럼 겨울이었습니다.
그저께 귀가하실 때 차를 못 잡으셔서, 아무래도 애를 먹으셨던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2-11 12:22   좋아요 0 | URL
그날따라 차가 없더군요. 다음에는 만나는 시간을 좀 당겨서 차 끊기기 전에 나서야 겠습니다. 연말은 정말.. 차 잡기가 쥐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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