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공포
비비안느 포레스테 지음, 김주경 옮김 / 동문선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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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잃어버린 삶



 

 

                                                                                                       대한민국은 저녁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장년이 퇴근을 미루고 야근을 하면 " 열심 " 히 일하는 사람이 되고, 청년이 퇴근을 미루고 야근을 하면 " 열정 " 이 되며, 소년이 방과 후 학원을 유령처럼 배회하다가 아빠보다 늦게 집에 오면 " 열공 " 이 된다.

과부하에 걸린 노동 사회를 열심, 열정, 열공 따위로 선전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일 리 없다. 한술 더 떠, 이런 사회를 역동적'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시부럴 놈들, 뭐가 중헌지도 모른 채 국가 브랜드 이미지 광고는 온통 " 다이나믹 코리아 ! " 란 구호만 넘쳐났다. 노동자 계급에게는 "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 " 라고 말하는 현대 카드 광고 카피'는 머나먼 쏭바강 얘기처럼 들린다. 박근혜는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지만 " 슬퍼할 시간 " 마저 없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슬퍼한 시간이 많은 사회일수록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이다.

한국인 모두가 슬퍼할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쁜 것은 아니다. 죽도록 일만 하는 노동자 계급이 있는가 하면, 죽도록 한가한 유한 계급(有閑階級)도 있다. 남는 것이 시간과 돈이다 보니 독서 대신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며 여가를 즐긴다. 반대로 무한계급(無閑階級)은 만화책 읽을 시간도 없다. 미국이 1인당 한 달에 책을 6.6권, 프랑스 5.9권, 중국 2.6권인 반면에 한국은 1.3권으로 최하위권(166위)에 속한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성인의 35%는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소리는 결국 10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국민 독서량이 OECD 국가 중 꼴찌인 이유는 " 근성의 문제 " 로 접근하기보다는 " 근로의 문제 " 로 이해하는 쪽이 합당할 듯하다. 책을 읽지 않는 국민을 반기는 쪽은 지배계급이다. 그들은 맑스나 푸코 서적처럼 읽고 나면 말랑말랑한 마음을 딱딱하게 만드는, 석고 반죽 같은 책보다는 고통을 완화시키는 히로뽕 같은 " 최루성 신파 이빠이 감성 졸라 에세이 " 를 읽으라고 주문한다. 최근, 이기주의 << 언어의 온도 >> 가 장기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은 비극이다. 지배 계급은 피지배 계급의 " 경제적 공포 " 를 이용하여 자신이 속한 계급에게 유리한 제도와 정책을 유지하려 든다.

좋은 예가 원전 마피아들이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며 내세우는 논리이다. 그들은 그동안 원전 정책으로 인해 값 싼 전기료를 공급했는데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전기료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경제적 공포를 유포시킨다. 쉽게 말해서 별 탈 없이 무탈하게 돌아가는 원전 시설에 대해서 지나치게 과잉 대응한다는 소리이다.  하지만 위험 시설에 대해서는 < 늑장 대응 > 보다는 차라리 < 과잉 대응 > 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모두 다 공감한다. 엎질러진 물보다는 엎질러지기 전에 컵을 치우는 것이 합리적이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는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손보는 게 합리적 대응이니까.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괴담도 지배 계급이 피지배 계급의 경제적 공포를 이용한 사례이다.

국민 기본 소득 정책을 위한 전 단계인 최저 임금 7530원을 두고      :       언론이 자영업자의 몰락, 또는 공장 6곳 중 3곳 폐쇄 검토 운운하며 경제적 공포를 유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전이 폐쇄되면 전기료가 상승된다고 걱정하기 전에 대기업에게 무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공급되는 국가의 전기 정책을 상기할 필요가 있고, 최저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국가 세금 4조 원을 투입하는 것을 걱정하기에 앞서 국가가 대기업에 투입되는 세금 126조가 형평성에 어긋나는 지나친 특혜가 아닌지 재검토하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  자신에게 주어지는 특혜는 당연한 것이고 서민 정책에 투입되는 예산은 포퓰리즘인가 ?

슬퍼한 시간조차 없는 사회보다는 슬퍼한 시간이 주어지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며, 일하지 않고도 빌어먹을 권리를 주장하는 사회가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고 말하는 사회보다 더 빌어먹을 사회에 가깝다. 일하지 않고 빌어먹을 권리만 주장하는 것이 염치의 문제라면 일하지 않고도 빌어먹을 권리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정치의 문제이다. 그리고 경제적 공포를 주장하는 놈일수록 배부른 놈일 가능성이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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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7-21 17: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입니다. 이 날에 공연 보러 가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날이 평일인데다가 야근에 매달리는 사람들은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7-22 15:46   좋아요 0 | URL
문화가 있는 날.... 이거 올해 7월까지만 적용되는 것이죠 ? 문화가있는날은 아마도 박근혜가 만든 문화 혜택일 겁니다..

cyrus 2017-07-22 16:20   좋아요 0 | URL
‘마지막 주 수요일‘에서 ‘마지막 주 모든 요일‘로 확대 적용된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법이 바뀌게 되었군요.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

양손잡이 2017-07-23 00:53   좋아요 0 | URL
문화의 날이 그렇게 바뀌는군요!! 동네 도서관은 마지막주 수요일에 대출한도를 두 배로 늘려주던데 그럼 매일 14권을 빌릴 기회가 있는 걸까요 ㅎㅎ 어차피 그만큼 못 읽지만요...

표맥(漂麥) 2017-07-21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부하에 걸린 노동 사회를 열심, 열정, 열공 따위로 선전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일 리 없다... 공감 백배...^^

곰곰생각하는발 2017-07-22 15:47   좋아요 0 | URL
ㅈ긋지긋하죠. 뼈빠지게 일해야 일한 것으로 취급하는... 정상적으로 법적 테두리 안에서 노동을 하면 빈둥빈둥 노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회.. 참 문제죠..

2017-07-24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4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4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나무 2017-08-2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이낳지 않는 사회, 과음하는 사회.놀이문화가 없는 사회..이 불행한 현상과 일맥상통하느 거라고 봅니다.
 
음악 혐오 - 공쿠르상 수상 작가 파스칼 키냐르가 말하는 음악의 시원과 본질
파스칼 키냐르 지음, 김유진 옮김 / 프란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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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리는 미묘한 공포를 선사한다




                                                                                                          이기주의 << 언어의 온도 >> 는 이기주의 " 감성 에세이 " 라기보다는 " 감성 이기주의 " 에 가깝다. 대중 감성에 호소하는 문장이 대중을 향할 때에는 호소력을 얻을 수 있지만, 오로지 자기 이익을 위해 달달한 언어로 대중적 감성을 자극하면 구질구질한 문장이 된다. << 언어의온도 >> 는 후자'에 속한다.

이런 책을 두고 " 인문 에세이 "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에세이라는 장르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 싶다.  에세이라는 장르를 두고“ 거의 모든 것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말하는 문학적 장치1) ” 라고 해서 어중이떠중이-들, 누구나 가볍게 쓸 수 있는 장르'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품격을 갖춘 에세이를 경험하고 싶다면 프랑스 에세이'만큼 좋은 것도 없다. 파스칼 키냐르의 인문 에세이 << 음악 혐오 >> 는 교양의 넓이와 사유의 깊이가 돋보이는 걸작이다.  << 섹스와 공포 Le Sexe et l'effroi (1994년) >> 에서 키냐르는 성이 공포와 저주로 변주된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스 철학, 성서 텍스트를 해독할 뿐만 아니라 고대 희랍어와 라틴어의 어원과 변형을 통해 자신의 논증을 증명한다. 이 과정이 화려하다. 읽다 보면, 무릎 관절통으로 고생하는 간서치(看書癡)도 키냐르의 넓이와 깊이 앞에서 무릅쓰고 무릎 탁, 치며 아, 하게 된다. 음악과 공포를 다룬 << 음악 혐오 >> 가 그로부터 2년 후에 출간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은 << 섹스와 공포 >> 의 거울쌍이자 연작 에세이처럼 읽힌다. 파스칼 키냐르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신호로써의 소리)이 공포와 저주로 변주된 것2)을 증명하기 위해서 전작인 << 섹스와 공포 >> 에서 그랬던 것처럼 각종 신화와 철학

그리고 어원과 그 변형을 통해서 자신의 논증을 증명한다. 넓은 교양과 깊은 사유에 버금갈 만한 기똥찬 문장력은 덧거리(덤)이다. 그는 메두사 신화를 언급하면서 공포(돌처럼 굳게 하고) 뒤에 오는 침묵 현상에 주목한다. 그가 보기에 이 침묵은 " 그 자체로 결핍에 의한 노래 " 이며 " 내가3) 겪었던 무언증은 일종의 부재의 노래 " 라고 언급한다. 처음에는 대대로 걸출한 음악가를 탄생시켰던 집안에서 자랐고, 그 스스로 첼리스트이자 작곡가였던 이가 음악을 혐오한다고 하니 의문투성이였지만 그가 내세운 인문학적 사유와 논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수긍하게 된다.

침묵이 그 자체로 결핍에 의한 노래라는 키냐르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그때부터 이 텍스트는 술술 읽히게 된다. 사실, 공포 영화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은 침묵이 강요되는 장면들이 아니었던가. 침묵 뒤에 오는, 그러니까 공포 영화에서 침묵을 깨는 사운드(갑작스런 효과음-들)은 공포라기보다는 서프라이즈에 가깝다는 점에서 침묵이라는 노래야말로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인 것이다. 좋은 독서는 고정된 사고 틀을 깨고 외연을 확장하는 경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이 책은 매우 훌륭하다.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무릅쓰고 무릎 탁, 치고 아, 할 만한다 ■

 

 

 

 

 

덧대기 ㅣ 독자가 책값 가지고 설왕설래하는 꼴이 우습기는 하지만 << 음악혐오 >> 와 << 언어의 온도 >> 의 책값 차이가 4000원밖에 안 난다는 사실이야말로 진정한 혐오가 아닐까 싶다. 좋은 책은 강철로 만들고 나쁜 책은 스티로폼으로 만든다. 하여, 좋은 책인지 나쁜 책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물에 빠트려 보는 것이다. 무게 있는 책은 가라앉고 경박하고 가벼운 책은 둥둥 뜬다.









​                                


1) 올더스 헉슬리

2) 음악과 공포. 이 두 단어는 영원히 결속된 것만 같다. 비록 그 기원과 시대가 어긋난다 할지라도 ( 13쪽 )

3) 키냐르는 어린 시절에 무언증mutisme 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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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7-20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읽은 비문학 서적 가운데 최고 으뜸이라고 자부한다.
 

 

 

 

 

 

 

 

 

 

 

 

 

 

 

 

 

 

 





전문가들의 사회



 



                                                                                                          옛날에는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 - 꾼 " 이라는 접미사를 부여했다. 살림을 잘하면 살림꾼이 되었고, 소리를 잘하면 소리꾼이 되었으며, 씨름을 잘하면 씨름꾼이 되었다.

그런데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한국 사회는 일 잘하는 사람에게 부여했던 < - 꾼 > 이라는 접미사를 밀어내고 < 프로 - > 라는 접두사를 수입했다. 씨름 대회는 어느새 " 프로씨름 "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배구, 농구, 축구 같은 운동 종목 앞에도 프로'라는 입간판을 달기 시작했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한다 _ 는 표어는 시대 정신이 되었다. 부하의 일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사는 항상 아마추어처럼 왜 그래 ? _ 라는 뾰족한 말풍선을 날리기 일쑤였다. 프로답게 행동하라 _ 는 말은 댁의 사정은, 난 모르겠고.....  어찌되었든, 일처리는 깔끔하게 마무리하슈 _ 라는 주문이었다.

예를 들면 언론은 소녀시대 멤버 중 한 명의 다리뼈가 부러졌는데도 무대 위에 올라 공연 일정을 소화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진정한 프로 의식을 보여줬다는 식으로 기사를 작성한다. 또한 수습이라는 이름으로 밤새워 일하는 인턴 사원을 두고 프로 정신이 빛나는 열정 페이'라고 설레발을 친다. 쉽게 말해서 프로 정신은 사장님 마인드로 노동자에게 주문하는 과정은 내 알 바 아니고 결과만 보여다오 - 정신'이다. 이명박의 천박한 말투를 흉내 내자면 프로라는 외래종은 비즈니스 프랜들리한 용어인 셈이다. " 프로 " 라는 서구 자본주의의 근로정신이 수입되면서 전문가라는 직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철학과 문학을 중심으로 한 지식인이 당대를 비평하고 세태를 논했다면, 지금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텍스트 해독의 결정권을 독차지한다. 소비자인 시민은 육아 문제는 육아 전문가, 부동산 재테크를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 비만 문제는 다이어트 전문가, 심리 문제는 심리 상담가, 원전 문제는 원전 전문가, 정치는 정치평론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문제는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티븨 앞에 나타난 그들이 진짜 전문가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문재인 정부가 최저 임금을 상향 조정하면서 4조원을 최저 임금 보전에 투입하겠다고 발표를 하자 자칭타칭 정치평론가와 경제평론가

그리고 언론인들은 개인의 가난을 국가가 보전할 수는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전문가다운 전문 용어를 써가며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모순이 있다. 가장 가난한 계층에게 국가 예산 4조가 투입되는 것을 걱정하며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들면서 정작 국가 세금으로 대기업에 투입되는 돈이 126조(대기업 특혜, 연구 개발 보조, 비과세 감면, 각종 보조금 혜택, 장기 저리 대출, 무상이나 다름 없는 에너지 사용)라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 가장 가난한 계층의 최저 생계를 위해 투입되는 4조가 깨진 독에 물 붓기라면, 가장 부유한 대기업에게 혈세 126조를 투입하는 것은 ?

이 글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전문가는 전문가가 아니다 라는 주장이 아니라 전문가와 지식인을 같은 등가 관계로 인식하지 말자는 것이다. 과거의 지식인이 정치적 연대 의식을 통해 실천을 고민했던 부류라면 티븨에 나와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현대의 전문가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지나치게 잘 적응한 외래어종 베쓰다. 그들이 내뱉는 말의 팔 할은 쓸모없는 잔소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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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07-19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들만의 리그에서 신나게 뛰노는 전문가들에게
자신들의 진짜 전문성을 보여 줘야하는 분야에
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발톱을 숨기는
탁월성에 그만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재벌 대기업 특혜 126조 VS 서민 4조

기가 막힐 노릇이네요.

나라 곳간 거덜난다고 목소리 키우는 전문가들
이 꼭 봐야할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9 18:02   좋아요 0 | URL
대기업 이 개새끼들
전기료가 워낙 싸니깐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죠. 기름으로 기계 돌리면 비싸니까..
대기업 창고에 100조가 넘게 돈이 쌓였다는데
왜 매년 126조를 국가 돈으로 지원할까요 ?

사실 한국만큼 대기업이 장사하기 좋은 곳도 없습니다..

2017-07-19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9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7-07-19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언주 같은 인간이 나온 것을 보면 착찹합니다. 현실의 노동이 뒤받침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으니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9 18:04   좋아요 0 | URL
언주 생명 끝났죠.. 아무리 생각해도 안철수 탈당해서 국민당 만든 것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신의한수인 것 같습니다..

syo 2017-07-19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ㅈ문가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9 21:49   좋아요 0 | URL
자신있게 좆문가라고는 말씀을 못하시는군요..ㅎㅎ

syo 2017-07-19 21:51   좋아요 0 | URL
ㅈ문가들...

syo 2017-07-19 21:51   좋아요 0 | URL
ㅗ문가들...

syo 2017-07-19 21:51   좋아요 0 | URL
ㅈ문가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9 21:53   좋아요 0 | URL
ㅇㅣㅇ
 
[블루레이] 히말라야 : 초회 한정판 (2disc)
이석훈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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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picture)는 그림(picture)이다.



 

 

 

 

 


 


 

                                                                                                        국영수'를 포기하고 도덕에 올인하면 수포자'가 된다. 반면에 도덕을 포기하고 국영수에 올인하면 우등생'이 된다. 안타깝게도 친구는 도덕에 올인한 경우였다.

타인에 대한 연민과 불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성정 고운 친구였다. 친구 아버지는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이셨는데, 친구는 방학이 되면 항상 새벽에 일어나 아버지의 수레를 밀었다. 친구 또한 없는 살림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방과 후 신문을 돌리던, 불의를 보면 정의를 외치던 친구였다. 그러면 뭘하나, 1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 !  친구가 사람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면 나는 차가운 시선으로 꼬라보았다. 노동은 신성하다 _ 라거나 정의는 반드시 승리하리라 _ 따위를 믿지 않았기에 국영수는 물론이요, 도덕까지 포기했었다.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과목은 미술이었다(그렇다고 재능이 출중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어린 자식이 미술에 재능을 보일라 하면 질색을 하셨다. 기름칠로 밥 벌어 먹는 것에는 관대하셨지만 뺑끼칠로 밥 벌어 먹는 것에는 부정적이셨다. 네 아버지를 보거라 !                                     그래서 그랬을까 ? 나에게 배당된 크레파스, 수채화 물감, 포스터 물감은 모두 12색 세트 묶음이었다. 반면에 도덕을 포기하는 대신 국영수에 올인했던, 제일은행 연희동 지점 지점장 외아들이었던 짝꿍은 64색 세트를 자랑했다. 뚜껑을 열면...... 아, 알록달록한 크레파스가 색색이 ! 그렇지만 신은 공평한 법. 짝꿍에게는 미술적 재능이 제로'여서 완성된 그림은 항상 개 발바닥과 새 발바닥이 되곤 했다.

국영수는 물론이요, 도덕까지 포기했던 나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짝꿍에게 말하곤 했다. 너는 산수화를 그리라고 했더니 동물화를 그렸구나 ?                      말머리가 길었다. 영화 << 히말라야 >> 는 64가지 수채화 물감(화려한 출연진의 목록을 보라)이라는 훌륭한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밋밋한 영화가 되었다. 산악 영화에서 주인공은 산의 설경인데, 감독은 64가지 수채화 물감으로 산수화나 풍경화 대신 인간 군상의 인물화를 그렸다. 인간들만 바글거리니 정작 주인공인 히말라야 산은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설경을 그리는 대신 개 발바닥과 새 발바닥만 그린 꼴이 되었다.

여기에 한국 영화 특유의 최루성 신파'가 더해지면서 구질구질한 영화가 되었다. 감독은 유화 물감과는 달리 덧대면 덧댈수록 색의 형질을 잃어버리는 수채화 물감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늘상 하는 소리지만    :    가수가 슬픈 발라드를 부를 때 객석보다 먼저 울면 안된다. 휴먼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감성이 지나치면 질척거리게 되는 법. 영화 속 사나이들은 자꾸 우는데 관객인 나는 자꾸 욕만 나오게 된다. 좋은 영화는 대사보다는 상(象)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형편없는 영화는 상보다는 대사로 이야기를 관객에게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 히말라야 >> 는 후자'다.

착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마다 연기 실력이 형편없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황정민은 느닷없이 활동사진 변사가 되어서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관객에게 줄거리를 요약해서 들려준다. 영화라는 장르는 국어 수업보다는 미술 수업에 가깝다. 대사가 (영화 속) 상황을 설명하는 순간, 그 영화는 실패한 영화가 된다. 감독이 그림(picture)을 그려야지 소설을 쓰면 안된다는 말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


















덧대기 ㅣ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중요한 말을 해야 될 때 정작 침묵을 지키는 장면 - 들이다. 낸시 사보카 감독이 연출한 <<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 Dogfight, 1991 >> 가 좋은 예이다. 이 영화의 라스트씬은 간결하고 조용하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우여곡절 끝에 두 남녀는 다시 만난다. 할 말이 얼마나 많을까, 멜로드라마의 화룡점정은 재회 장면이 아닐까 ?  눈물이 곧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감독이라면 이 눈물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겠으나,  낸시 사보카는 눈물점이 도달하기 전에 영화를 끝낸다. 눈물 없이,  말 없는 포옹으로 끝나는 장면은 쓰빽따끌하며 씨끌뻑쩍한 재회 장면보다 감동적이다. 허세 작렬하는 활동 사진 연사의 말투를 흉내 내자면   :   만약에 당신이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불행으로 점철된 당신의 생에서 한가닥 남은 유일한 행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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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7-07-18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에는 황정민 같은 경우는 양아치나 악인의 역할(예컨대 ˝신세계˝의 정청)에 잘 어울리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착한 역할(˝국제시장˝이나 ˝너는 내운명˝, ˝검은집˝ 등)을 너무 많이 맡는 것 같아서, 자꾸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으려 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9 14:24   좋아요 0 | URL
황정민은 강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 연기 좀 하지, 착한 캐릭터를 연기하면 정말 닭살 돋죠..
외연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배역을 맡고 슾은가 본데, 영 어색한 연기들이죠..

나와같다면 2017-07-19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보니 ‘곡성‘ 에서의 황정민은 흡입력 있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9 18:44   좋아요 0 | URL
확실히 황씨는 쎈 캐력터 연기할 때 제대로 된 연기가 나옵니다..
 
국제시장 : 일반판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윤제균 감독, 김윤진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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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어버이




                                                                                                      이 자리를 빌려 고백하자면   :   심형래 감독이 연출한 << 디워, 2007 >> 가 촌스럽고 엉성하며, 서사가 빈약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비판할 생각은 없다. 나름 상업적 미덕을 갖춘 영화라는 판단이 든다.

물론, 이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좋은 영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나쁜 영화라고 단정하는 것은 비약'이다. 낙제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그 학생이 질이 안 좋은 나쁜 학생은 아니니까, 같은 이유로 우등생이라고 해서 좋은 학생이라는 근거도 없으니까(우병우, 김기춘, 안철수를 보라). 굳이 이 영화에 대한 10자평을 남기자면, 괴랄하다 ! 반면에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 국제시장, 2014 >> 은 " 질(이) 낮은 " 차원을 떠나서 " 질(이) 나쁜 " 영화'이다. 질이 낮은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질이 나쁜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영화 << 디워 >> 가 < 품성 品性 > 의 문제라면,

<< 국제시장 >> 은 < 성품 性品 > 의 문제이다. 즉, << 국제시장 >> 은 윤리적 측면에서 문제가 많은 영화라는 것이다. 레니 르펜슈탈 감독이 연출한 << 의지의 승리, 1934 >> 가 히틀러에게 바치는 프로파간다 영화였다면, 윤제균 감독이 연출한 << 국제시장 >> 은 노골적으로 박근혜 정권'에게 아부하는 프로파간다 영화'이다. 감독은 " 아버지 세대 " 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말했지만 내 눈에는 " 어버이 연합 " 에게 바치는 노래 같다. 덕수 아버지(정진영 분)가 흥남부두에서 휘날리는 눈보라를 뚫고 가족을 지키려 했다면, 덕수는 베트남에서 총알이 빗발치는 사선을 뚫고 아이를 구한다. 그는 작은 영웅이다. 이 장면은, 대한민국 군인이 가족이 보는 앞에서 여자를 윤간하고 임산부의 배를 갈랐다고 진술했던,

베트남 피해 여성의 진술과 오버랩되면서 분노하게 만든다. 과거에 대한 반성은 없고 오로지 향수와 미화를 강요하는 감독의 성품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만약에 당신이 이 영화를 옹호한다면 일본군 군인이 전쟁터에서 한국 위안부 여성을 구해 영웅이 되는, 휴머니티 졸라 쩌는 영화'에도 엄지척을 해야 한다. 파독 간호사와 광부를 다룬 독일 에피소드'도 경악할 만한 수준이다. 이 영화에는 간호사인 영자(김윤진 분)가 환자의 똥(설사) 묻은 엉덩이를 닦는 장면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의문이 든다, 가족 영화를 표방한 영화에서 굳이 여과없이 이 장면을 연출할 필요가 있었을까 ?

히려 이 장면은 파독 여성 노동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 감독은 간호(인)와 간병(인)의 차이를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 그 > 에게 중요한 것은 여성의 품격이 아니라 남성의 " 다이하드 " 이다. 이 장면은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 화장, 2015 >> 에서 감독이 리얼리티'라는 이유로 똥물이 흐르는 아내의 몸과 성기를 그대로 노출시키는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임권택은 여자 배우의 아랫도리를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폭로하면서 남자 배우의 아랫도리는 하얀 시트로 가려주는 검열을 통해서 늙고 추레한 남성을 배려한다는 점에서 꽤나 비열한 측면이 있다.

재현에서 중요한 것은 서사의 핍진성이지 사물의 폭로가 아니다. 윤제균과 임권택은 모두 " 재현의 윤리적 책임 " 에는 둔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이 휴머니티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국제시장 >> 은 수컷에 대한 지나친 자기 연민 때문에 눈살을 찡그리게 만들뿐만 아니라 권력에 아부하는 프로파간다 영화처럼 보인다. 연민이란 그 방향이 타자를 향할 때는 박애가 되지만 자신을 향하게 되면 구질구질한 변명이 된다. 이 영화는 애국을 강조하지만 내 눈에는 분기탱천하는 좆만 보인다. 이 영화에 대한 내 10자평은 다음과 같다. 이 영화 참... 좆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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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7 1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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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15: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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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14: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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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15: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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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17: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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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9 14: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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