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묵 의 봄 :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크레타 섬에서 태어난 이명박이 대중을 향해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_ 라고 물었을 때 우리는 그를 향했던 의혹들이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프로이트를 빌리자면 강한 부정은 곧 긍정이니까. 대운하 사업이라는 전부후무한 사기에 동참한 부역자 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은 차윤정이었다.
처음에는 동명이인이라고 생각했으나 생태과학자'란 프로필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 차 씨가 그 차 씨'라는 사실에 경악하고 말았다. 차윤정,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환경부 본부장. 저서 신갈나무 투쟁기 !!! 아, 그 차가 그 차였단 말이냐 ? << 신갈나무 투쟁기 >> 는 과학이 (인)문학적 감수성을 가진 글빨과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얻은 텍스트로 읽는 내내 밑줄을 긋느라 정신이 없었던 책이었다. 문장마다 구구절절 자연애를 담았던 자연 전도사'가 어느 날 자연 파괴에 앞장서는 전투사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그는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 영업부장이 되어 출세를 위해 자연을 팔았다.
모래무지의 귀환 이라는 글을 읽었을 때의 당혹감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4대강 사업으로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모래무지가 돌아온다고, 올봄에 태어날 강의 생명들은 새로운 강에서 어떤 설렘을 가질 수 있을까.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도 설레는 봄이다 _ 라고 매조지하는 기고문을 보면서 구구절절했던 문장이 하루아침에 구질구질한 문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씁쓸했다. 그가 6년 전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는 " 새로운 강에서 태어날 생명 " 은 모래무지가 아니라 녹조와 악취 그리고 이끼벌레가 전부였다. 강바닥을 " 헬 " 로 만들어 놓고는 천연덕스럽게 새 생명을 노래하다니 " 헐 ".
문재인 정부가 4대강 감사를 다시 진행한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인물이 바로 차윤정이었다. 공무원 1급 당선증을 얻기 위해 물고기를 떼죽음으로 내몰았던 여자. 그는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 ? 그에게 조너선 밸컴의 << 물고기는 알고 있다 >> 라는 책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