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입니다


 

 

 

 

 

                                                                                            - 빠의 탄생을 두고 썰이 분분하다. 오빠와 아빠에서 빠순이가 파생되었다는 설과 구라파 유흥주점 형식인 바(bar)에서 일하는 여성 바텐더에서 빠순이라는 단어가 파생되었다는 설이 있다.

좌표는 다르지만 여성을 비하할 목적으로 타겟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빠순이는 세상물정도 모르면서 기생오라비 같은 연애인(이나 운동선수) 뒤꽁무니나 졸졸 따라다니는, 호의를 주면 몸도 주는 쉬운 여자를 조롱하는 신조어'였다.  그러니까 김치녀와 된장녀 이전에 빠순이가 있었던 것이다. < 빠-순이 > 가 대한민국 문화 부흥기'였던 90년대 여성을 비하한 단어였다면, < 공-순이 > 는 공업 부흥기에 해당되는 7,80년대식 김치녀'였다. 순이라는 이름은 대중 문화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호출되었다. 나훈아의 < 18세 순이 > 는 살구꽃이 필 때가 되 돌아온다는 말 한 마디만 남기고 도시로 떠난 순이를 그리워하는 노래라면,

송대관이 < 우리 순이 > 에서 기억하는 순이 모습은 " 갸날픈 몸매에 새까만 눈 /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여자요 / 가난했다는 그 한 가지 이유로 서울 간 순이 "  다.  그렇다면 그때 그 사람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 18세였던 순이는 성장하여 드라마 << 명랑소녀 성공기 >> 에서는 양순이, << 굳세어라, 금순아 >> 에서는 금순이, << 내 이름은 김삼순 >> 에서는 삼순이, << 장밋빛 인생 >> 에서는 맹순이로 등장한다. " 순이's " 는 보통의 평범한 여성(노처녀, 과부, 주부)으로 등장하지만 하나같이 허술하고 빈틈이 많은 캐릭터 - 들'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똑같은 질문을 던져볼까 ?

양순이, 금순이, 삼순이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  << 굳세어라, 금순아 >> 의 프리퀄 prequel 이 빠순이와 공순이었다면 << 굳세어라, 금순아 >> 의 시퀄 sequel 바로 노 빠(순이)'다.  살구꽃이 필 때면 돌아오겠다고 떠난, 갸날픈 몸매에 새까만 눈동자를 가진, 아무것도 모르는 가난한 18세 순이가 결혼하여 금순이란 이름으로 억척스러운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노무현이라는 정치가의 빠순이'가 되어 돌아왔다. 먹고사는 문제가 결국은 정치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보통 여성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최초의 정치 덕후 - 질'이다. 평소, 여성의 팬 문화를 비판했던 남성들도 노빠에 편입되면서 그들은 노란 풍선을 들고, 비명을 지르며, 팻말을 들고, 율동에 맞춰 떼창을 한다. 

이들 노빠는 고스란히 문빠로 편입된다. 하지만 문빠는 노빠와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노빠에게는 없지만 문빠에게는 있는 것,  그것이 바로 < 한 > 이라는 정서'다.  2009년 5월 23일의 하루를,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다급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와 리모컨을 켰을 때 속보로 전송되는 화면과 암막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열었을 때 환하게 밀려오던 햇살의 속도를 아직도 기억한다. 낮술에 취해 노제를 다녀왔고, 밤새 속초 동명항 방파제 포자마차에서 술을 마셨다. 아마도 내가 그날 경험한 일상은 다른 이들도 모두 경험했던 동일한 일상이었을 것이다.

여기저기서 문빠가 극성스럽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한경오 기자들마저 덤벼라, 문빠들 _ 이라고 뾰족한 말풍선을 띄운 것을 보면 문빠가 극성스러운 것은 맞는 지적이다. 하지만 나는 이 극성을 비난할 생각이 없다. 사실 그것은 극성이 아니라 불안에서 오는 강박일 뿐이다. 노무현의 죽음 같은 비극은 두 번 다시 재현되어서는 안된다는 그런 간절함 말이다. 21세기 정치 문화는 좋든 싫든 노무현의 죽음이 만든 세계'다. 가끔 노무현 생각이 난다. 그는 사람을 울컥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사람이었다. 사랑하는 순이 생각에 통곡한 적은 여러 번 있었으나 한 남자 때문에 통곡한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5월의 밤바다. 속초 동명항 방파제'에서 나는 12월에 내리는 눈처럼 펑펑 울었다. 그립다, 노무현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5-25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6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침    묵     의             봄   :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크레타 섬에서 태어난 이명박이 대중을 향해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_ 라고 물었을 때 우리는 그를 향했던 의혹들이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프로이트를 빌리자면 강한 부정은 곧 긍정이니까. 대운하 사업이라는 전부후무한 사기에 동참한 부역자 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은 차윤정이었다.

 처음에는 동명이인이라고 생각했으나 생태과학자'란 프로필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 차 씨가 그 차 씨'라는 사실에 경악하고 말았다. 차윤정,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환경부 본부장. 저서 신갈나무 투쟁기 !!!  아, 그 차가 그 차였단 말이냐 ?  << 신갈나무 투쟁기 >> 는 과학이 (인)문학적 감수성을 가진 글빨과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얻은 텍스트로 읽는 내내 밑줄을 긋느라 정신이 없었던 책이었다.  문장마다 구구절절 자연애를 담았던 자연 전도사'가 어느 날 자연 파괴에 앞장서는 전투사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그는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 영업부장이 되어 출세를 위해 자연을 팔았다.  

모래무지의 귀환  이라는 글을 읽었을 때의 당혹감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4대강 사업으로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모래무지가 돌아온다고, 올봄에 태어날 강의 생명들은 새로운 강에서 어떤 설렘을 가질 수 있을까.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도 설레는 봄이다 _ 라고 매조지하는 기고문을 보면서 구구절절했던 문장이 하루아침에 구질구질한 문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씁쓸했다. 그가 6년 전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는 " 새로운 강에서 태어날 생명 " 은 모래무지가 아니라 녹조와 악취 그리고 이끼벌레가 전부였다. 강바닥을 " 헬 " 로 만들어 놓고는 천연덕스럽게 새 생명을 노래하다니 " 헐 ".



문재인 정부가 4대강 감사를 다시 진행한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인물이 바로 차윤정이었다. 공무원 1급 당선증을 얻기 위해 물고기를 떼죽음으로 내몰았던 여자. 그는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 ?  그에게 조너선 밸컴의 << 물고기는 알고 있다 >> 라는 책을 추천한다 ■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5-24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7-05-24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투~ 저도 젤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저 당시때 배신감 장난 아니였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5-24 15:01   좋아요 0 | URL
이 책 읽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죠... 개인적으로 식스센스를 뛰어넘는 반전이었습니다..

2017-05-24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5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7-05-24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 전도사의 환경파괴 검투사로의 트랜스피겨레이션,
케리건의 칼날여왕 변신에 버금가네요.

모래무지의 귀환이란 기사 링크를 따라가 보니 뉴데일리!!!

<물고기는 알고 있다> 마침 도서관에 비치 중이네요.
빌려다 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5-25 11:43   좋아요 0 | URL
전 그 캐리어 보고서 깜놀했는데... 그렇게 잘 굴러가는 캐리어도 있나요 ?
아무래도 손을 좀 본 듯.. ㅎㅎ.


물고기는 알고 있다.. 이 책 재미있습니다. 많은 새로운 정보도 많아서 신선하기도 합니다..

글샘 2017-05-24 1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그래서 사대강, 천안함, 이런 어용 학자들 아작을 내놔야 합니다.

곡학아세라고... 교수자리를 팔아서 권력에 아부하는 세상은,

개돼지를 짓밟는 세상이겠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5-25 11:45   좋아요 0 | URL
다들 나름 학자의 지위에서 밥 먹고 사는데 걱정은 없었던 양반들인데
욕심이 지나치게 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와같다면 2017-05-24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자신의 영혼을 팔아버리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05-25 11:46   좋아요 1 | URL
쪽을 팔면 입이 호화로워지는 법이죠..

cyrus 2017-05-24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윤정씨보다 이유미씨가 더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 분이 쓴 책 《우리 나무 백가지》는 정말 유명하죠. 이유미씨가 최초의 여성 국립수목장입니다. 이 분은 한결같이 꽃과 나무를 연구하고, 보존 관리에 힘써왔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5-25 11:46   좋아요 0 | URL
우리나무 백 가지는 저도 읽었습니다. 이유미 님이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이었군요..

표맥(漂麥) 2017-05-24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도저의 임무는 자연을 인위적인 것으로 만드는 거였다지요... 음...

곰곰생각하는발 2017-05-25 11:47   좋아요 1 | URL
강을 직선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병신같은 발상이죠. 강의 기본은 구불구불입니다..
 

 

 

 

 

 

 

 

 

 

 

 

 

입말의 장관 :

 

 

 

                                                                                                      여럿이 모여서 속담으로 말 잇기 놀이'를 하면 돌고 돌아 열 순은 돌릴 수 있다. 교양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도 속담 열 개 정도 암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시구(詩句)로 말 잇기 놀이를 하면 첫 순부터 막힌다. 나름 교양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라 해도 시 전문은 고사하고 시구 한 문장 암기하는 이도 보기 힘들다. 이상하다, 어차피 짧은 속담 한 문장과 시구 한 문장은 잠언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는데 말이다. 하지만 출생의 비밀을 파고들면 속담과 시는 전혀 다른 족속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속담은 " 나랏 말쌈이 듕국과 달라 서로 사맛디 아니해서 스무 네 글자 " 를 만들기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속담은 문자로 다듬어진 것이 아니라 문맹 사회에서 저잣거리 입말로 다듬어진 것이다. 그것은 5000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는 동안 퇴고에 퇴고에 퇴고를 거듭한 결과로 군더더기가 삭제되어 압축미가 일품이다. 속담을 보면 쓸데없는 품사가 붙어있지 않다. 또한 말과 말을 연결할 때 발음상 충돌이 일어나는 현상을 최대한 피했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니까 간장 공장 공장장 따위의 충돌 현상이 없다는 것이다. 간결하며 외우기 쉽고 발음하기에도 편하다. 그것이 바로 속담이라는 입말(구술성)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반면 시는 文章의 형식(문자성)을 중요시한다. 기표와 기의, 행과 행 사이에 보이지 않는 행간도 읽어내야 하는  내공을 길러야 비로소 시를 이해할 수 있다(속담을 이해하는 데에는 문해력이 필요 없지만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높은 문해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속담의 문학적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보기에는 속담은 문학보다 뛰어난 문학성을 갖췄다. 매해 쏟아지는 글쓰기 작법서'가 요령이랍시고 알려주는 팁(좋은 글을 쓰는 요령)은 대부분 속담이 5000년 동안 퇴고에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여 완성한 문장 구성과 일맥상통한다. 문장이 길어지면 지저분하다는 지적은 작법서의 단골 레퍼토리가 아니었던가 ! 속담은 쓸데없는 접속사나 품사를 남발하지 않는다. 속담은 저잣거리 입말의 형태로써 문자로 기록되어 다음 세대에 전해지는 것과는 달리 구전에 의하여 전해지다 보니 단순하고 명료할 필요가 있었다. 만연체로 쓰여진 속담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이다. 또한 속담은 문자 이전부터 존재했던 말투여서 번역투를 대표하는 문장으로 뽑는" ~의, 적, 성 " 이 없다. 이래저래 속담이 오염되지 않은 문장의 모범인 셈이다. 하지만 속담이 좋은 문장의 모범이라고 해서 좋은 문학의 형태라고 할 수는 없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혹은 소설)가 반드시 좋은 시(혹은 소설)라고 할 수는 없다. 문학과 철학은 본질적으로 下學이 아니라 上學의 영역이니까. 이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독자는 철학 - 책'이 어렵다고 투덜대는 인간이다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7-05-23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7-05-24 0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저는 요즈음 나오는 시와 소설을 읽기가 어렵더군요 ㅎㅎㅎ 그래서 요즘은 독서와도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가독성이 높은 책이면 신파나 감상의 늪에 빠진 경우가 많으며, 가독성이 낮은 책이면 저자가 자의식이 너무 비만해서 소통의 여지가 협소해 보이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5-24 14:03   좋아요 1 | URL
어디에서 정체기는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저도 그토록 영화를 좋아했는데.. 이젠 좀 시큰둥해지더라고요...
 

 

 

 

 

덤벼라, 문빠 !

 

  

                                                                                                       한때 때묻지 않은 시골 여자를 대표하는 이름이 바로 " 순이 " 였다.  순이는 시골에 거주하면서 남성보다 학력이 낮고 세상물정 모르는, 하지만 마음 착한 시골 처녀를 상징했다. 순이는...... 코리안 뮤즈'였다.

불알후드의 성적 판타지가 투영된 여성상인 셈이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의 여인이라기보다는 다루기 쉬운 여자에 대한 상상에 가까웠다. 순이라는 고유명사가 보통명사化를 초월하여 접미사(-순이)로 쓰이기 시작한 때는 시골 여성이 도시로 진출하는 때와 맞물린다. 공순이는 그렇게 해서 탄생한 신조어'였다. 공순이가 " 공장 + 순이 " 가 합성된 합성어로 시골에서 도시로 생활 터전을 옮긴 도시 노동자(여성)에 대한 경멸을 담고 있다면,  빠순이는 " 오빠 + 순이 " 를 합성한 단어로 열 일 제쳐 두고 할 일 없이 운동선수나 연애인'을 쫓아다니는 여성을 낮잡아 부르는 용어'다.

또한 빠순이는 고급 술집인 서양식 술집(bar)에서 일하는 여성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 < - 빠 > 가 본격적으로 활용된 것은 " 노빠 " 가 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노무현을 지지하는,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을 조롱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으나 그들이 노빠라는 월계관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커밍아웃하며 전면에 등장하자 정치 현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노빠는 존재하지만 노빠보다 열 배는 극성스러운1) 박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박근혜를 찍겠다는 박사모는 있지만 박빠는 없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 

​한경오 비판은 바로 그 질문과 맞물리게 된다. 왜냐하면 노빠라는 경멸적 프레임은 조중동은 물론이고 한경오도 즐겨 사용했던 프레임이었던 반면에 이빠박빠 프레임은 조중동은 물론이고 한경오도 사용하지 않은 프레임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 - 빠(순이) " 가 되거나 " - 사모(님) " 이 되는 것이다. 근본적인 의문을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여기에 한겨레 21 기자가 페이스북에 < 덤벼라 문빠 > 라는 문장을 남기자 논란은 일빠만빠 확산되었다. 덤벼라 문빠 논란을 지켜보면서 떠오른 것은 노무현의 말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이제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습니다. "

지금까지 진보 진영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한 부류는 뉴스 소비자가 아니라 뉴스 생산자'였지만 이제는 이 권력이 시민으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정보 접근성, 팩트 파인딩과 체크 따위는 언론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었지만 이제는 뉴스 소비자인 시민 사회에서도 쉽게 검증할 수 있는 항목이 되었다. 좋은 예가 오마이뉴스 김정숙 씨 호칭 논란이 대표적이다. 오마이뉴스가 김정숙 여사라고 쓰지 않고 김씨'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호칭에 대한 비난이 거셌는데 오마이뉴스 측은 오랫동안 유지한 신문사 편집 방침'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합리화했지만 곧바로 거짓으로 판명났다.

시민들이 김윤옥 여사라는 호칭을 남발한 오마이뉴스 기사를 증거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한경오가 착각하고 있는 지점은 언론 권력이 시민 사회로 넘어가고 있는 과도기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빠가 한경오를 비판하는 부분은 팩트라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다. 이제 시민은 더이상, 그들의 계몽주의 아래에서 움직이는 학력 낮고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순이'가 아니다. 한겨레 안수찬 기자가 호기롭게 덤벼라, 문빠 _ 라고 말하면 주눅드는 시대는 지났다. 시대가 변했다. " 깡순이 " 는 있지만 " 우리 순이 " 는 없다

 

 

 

 

 





 

​                                  

 

1) 노빠는 적어도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가 나라를 팔아먹을 때에는 지지를 철회할 정도의 분별력은 가지고 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곰곰생각하는발 2017-05-2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성된 글응 아니어서 다듬ㅇㅇ 어야 할 글이나 쓰던 글이 날아갔던 악몽 때문에 일단 저장부터 하고 본다..

2017-05-22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2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3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소하게, 독서중독 - 낮에는 양계장 김씨로, 밤에는 글쓰는 김씨로 살아가는 독서중독자의 즐거운 기록
김우태 지음 / 더블:엔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이면 날마다 찾아오는 독서 담론  :

 

 

 

 

 

 

 

 

이 약 한 번, 좝셔봐봐

 

 

 

 

                                                                                                          일요일 정오, 도서관에 갔다. 빌린 책을 반납만 하고 나오려다 마음이 허전하여 주마간산으로 서고에 갇힌 책을 훑었다. 책등만 구경하고 나오리라. 아, 등짝만 봐도 훈훈한 마음. 그때 눈에 띠는 책을 발견했다. << 소소하게, 독서 중독 >> .  당일, 모 알라디너가 이 책에 대해 언급한 글을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연이 있나. 호기심이 생겨서 서서 읽기 시작했다. 1, 3, 5, 7, 9.    띄엄띄엄 열 꼭지 정도 읽다가 책을 덮었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고백하지만 이 책은 독서를 빙자한 자기계발서1)에 불과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땡중 꼴이다. 그가 독서를 통해서 감탄하는 지점은 " 지적 탐구 " 가 아니라 " 책을 팔아서 성공한 사람 " 에 대한 선망이었다. 독서를 빙자한 자기계발서가 위험한 것은 독서 행위를 만병통치약으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이런 상투적 목적어는 저잣거리에서 이 약 한 번 좝쉐봐봐 _ 라고 외치는 장돌뱅이 약장수 멘트와 다를 것이 없다. 그들은 항상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을 내뱉는다. 독서가 내 삶을 변화시켰어요 !                                    정말 그럴까 ?  삶에 있어서 변곡점이 되는 요소는 독서 말고도 많다. 유감스러운 지적이지만, 책(독서 행위)는 당신의 삶에 있어서 많은 부분, 긍정적 변화(혹은 부정적 변화)를 주지 못한다. 설령, 변화를 주었다고 한들 그 효율성과 효용성은 미미할 뿐이다. 한의학에 의하면  :  사상 체질에 따라 약효가 제각각이듯이 독서 행위가 사람에게 미치는 효능도 제각각이다. 누군가에게는 독서보다는 여행이, 운동이, 음악이, 덕질 생활이 힐링과 소울로 작용한다.  사막을 경험한 사람은 쉽게 폐허에 대해 말하지 않고, 바다를 본 사람을 강을 보고 경탄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독서에 내공이 깊은 사람은 쉽게 " 독서 중독 " 운운하며 독서 예찬을 하지 않는다. 저자는 책을 통해 얻을 게 많다고 주장하지만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허세와 엄살이 심하고 지식의 깊이가 얕다. 김병완이나 이지성 같은 자기계발서 위주의 저자를 볼 때마다 깨닫게 되는 것이지만 그들은 지식을 사랑한다기보다는 지식을 상품화해서 얻을 수 있는 이윤을 사랑하는 것 같다. 그것이 이런 책이 가지고 있는 한계이다 ■ 

 

 

 

 

 

 

 

 

 

 

 

 

​                              

 

1)      자기계발서의 성서이자 수학정석이며 성문영어'라 할 만한 << 시크릿 >> 에서 주장하는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마음이 만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주문은 허경영이 내 눈을 봐라 보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리와 다를 것이 없다. 자기계발서는 팔 할이 쓰레기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5-22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2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3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nne 2017-05-24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초 기본 종합 다 지금도 나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5-24 14:17   좋아요 0 | URL
정말 이 양반 책 한 권 써서 떼돈 버는군요..

sonne 2017-05-24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양반 돌아가신 거 아시죠? 송성문씨요.

양손잡이 2017-06-1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다 읽었습니다. 1장 책과 독서에 관련된 에피소드는 공감이 많이 돼서 재밌었습니다. 사람마다 책읽기 에피소드는 비슷하면서도 달라서 항상 재밌습니다. 이런 류의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 뒤로는 재미없습니다. 전형적인 독서론의 나열이고 저자가 문학류를 기피하기에 피해야 하는 것도 소개하더군요.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 이 책이랑 비슷한 느낌이네요.
알라딘 서재에서도 평이 상당히 좋던데 아마 에피소드에 대한 공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당.

곰곰생각하는발 2017-06-11 21:50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런 글을 왜 굳이 책을 통해 읽어야 하나, 그런 의문이 듭니다. 이런 내용은 그냥 블로그 글감으로는 좋은데 책이라는 범위에는 못 미치지 싶습니다.

홍대리.. 이런 독서론을 빙자한 자기계발서의 특징은 어릴 때 내가 책을 얼마나 안 읽는 놈인가를 구구절절하게 읍소하는데 이 책도 그런 전략을 구사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읽으나 마나한 책이었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