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 돌 이 가    뭐 가    나 빠  :

 

 

 

 

 

 

 

 

 

 

 

나는 오늘부터

             문빠가 되기로 했습니다

 

 

 

 

 


 

 

 

                                                                                                                                                                                         내 지인은 환갑이 넘은 노인으로 관상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 얼굴을 척 보면 다 압니다아아아 "  그에게는 시집 안 간 외동딸이 있는데, 선을 보고 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퇴짜를 놓는 모양이다.

그럴 때마다 관상가는 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 사람 얼굴 보고 판단하면 못 쓰는 겨어, 이것아 ! " 얼굴 보고 판단하는 직업을 가진 그가 얼굴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고 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으니, 얼굴 보고 판단했던 딸은 평소 얼굴 보고 판단하는 아비가 얼굴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말을 하니 혼란스럽다. 나는 사람 얼굴 보고 판단하면 못 쓴다는 그럴듯한 훈계를 그닥 신뢰하지 않는다. 첫인상, 그러니까 직관의 힘을 믿는 편이다. 얌체처럼 생긴 사람은 얌체일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높고, 정직하게 생긴 사람은 정직한 사람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내 경험만 놓고 보면 말(혹은 글)보다 얼굴을 믿는 쪽이 득이 되었다. 얼굴이 형이상학이라면 말이나 글은 형이하학이다. 여기서 말하는 얼굴은 얼굴이라는 신체 부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관상가는 타인의 면상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뿐만 아니라 모발 상태, 상처, 손발의 형상, 특이 거동도 참고한다. 그뿐만 아니라 음성, 동작에 있어서도 호흡, 걸음걸이, 앉은 모양, 누운 모양, 먹는 모양도 관찰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관상학은 동양 철학이며 통계를 바탕으로 한 행동심리학이기도 하니 이 사실을 알면 함부로 사람 얼굴 보고 판단하면 못 쓴다는 소리를 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문재인의 동성애 발언에도 불구하고 지지를 철회하지 않은 데에는 말이 주는 무게보다 얼굴이 주는 무게를 믿었기 때문이다. 그의 얼굴은 " 정직하게 살아온 날들의 총합 " 이다. 관상이란 그 사람이 < 살아온 날 > 을 통해서 앞으로 < 살아갈 날 > 을 예측하는 통계학이다. 정직한 마음이 정직한 얼굴을 만드는 것이지 정직한 얼굴이 정직한 마음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내가 문재인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 오래 전, 작은 기사 하나 " 였다. 기사 내용은 청와대 근무 시절에 문재인은 하루도 빠짐없이 청와대 내 직원 식당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다는 내용이었다.

공무원 비리'가 대부분 룸 있는 식사 자리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가 사전에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위가 탁 트인 직원 식당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는 상대적으로 직위가 낮은 수송부·시설부·조리부·관람부 소속인 기술직 직원들과 직원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갖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나는 그 행위가 쇼맨심(-心)이 아니라 본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에게 손수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식사를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인 것이다. 노제에 걸린 사진을 보며 노무현의 깊은 주름을 볼 때마다 주류의 칼날에 의해 난도질당한 흉터처럼 보여서 후회가 몰려왔던 기억이 난다. 

하여,  나는 오늘부터 문빠가 되기로 결심했다. 조건 없는 환대로, 내 마음의 文을 열어 당신을 지지한다. 부끄럽지 않다. 그게 빠돌이의 숙명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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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5-13 0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내면은 결국 외면을 통해서 발현되거든요. 행동.말씨..솜씨.과거의 행태등이 얼굴에 적혀 지거든요. 제가 문크리트 할려구요....결코 외롭지 않게 손을 내밀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3 01:58   좋아요 1 | URL
어쩌다 한번 하는 쇼맨십은 어색하기 때문에 들통이 나기 마련이지만
문통은 얼마나 자연스럽습니까 ? - 문빠 선언 이후 최초의 댓글 1호입니다..

2017-05-13 0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3 0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포스트잇 2017-05-13 0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곰곰동지, 어찌된거요?
얼빠로 돌아서다니...ㅜ
...... 하긴 나도 요새 웃고 다니니 뭐라 할말은 없소만, 이대로 주욱-- 그랬으면 좋겠소^^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3 09:32   좋아요 1 | URL
포포동지 반갑소..
오늘도 하루는 문라이트로 시작합니다. 그게 우리의 임무요 !

돌궐 2017-05-13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뭐 하다가 이제 왔소?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3 09:47   좋아요 1 | URL
방황 좀 했습니다..

잠자냥 2017-05-13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대통령 현재까지의 행보로는 빠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하하- 전 고민고민하다 심언니 찍었는데 좀 후회되더라고요. 하하하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3 10:32   좋아요 1 | URL
전 심빠, 문빠 둘 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쿼크 2017-05-13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그래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3 16:00   좋아요 1 | URL
이제 우리는 동지입니다.


˝ 쿼 동지님 !!!! ˝

한서민 2017-05-14 0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빠선언 반가워요^^ 나라를 팔아먹어도 지지한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라를 팔아먹지 않는한 끝까지 지지한다는 맘으로 문빠하려구요. 5년동안 문대통령 비난할 사람들은 우리 아니라도 널렸으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4 12:30   좋아요 0 | URL
한동지님 !!! 반갑습네다. 요즘 뉴스가 마치 정치 휴먼 드라마처럼 읽힙니다...

그렇게혜윰 2017-05-14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홍영감탱이의 말은 그저 얼굴을 거들 뿐이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4 12:31   좋아요 0 | URL
누군가 그러더군요. 영감탱이가 친근할 때 쓰는 용어라면
호로자식도 친근할 때 사용하는 단어라고...

2017-05-15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5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댓글저장
 
촛불시위의 사회적 비용
조경엽 외 지음 / 한국경제연구원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와  따  시  와     대  따     좋  아   :

 

 

 

 

 

 

 

 

 

 

 

제 옷은 제가 벗겠습니다

 

 

 

 

 

                                                                                                                                                                                                                                                                                                                 일 열심히 하라고 대통령 뽑아줬더니 알고 보니 사람이 아니라 공기청정기였던 모양이다. 청와대 주인이 바뀌자 같은 하늘 아래이지만 공기부터가 다르다.

으스대지 않는 타자에 대한 배려'가 좋은 환경을 만드는 모양이다. 자신이 앉았던 의자를 직접 탁자 밑으로 밀어넣는 장면(과 제 옷은 제가 벗겠습니다 _ 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의 좋은 성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그것은 쇼맨십이 아니라 습속이다. 가는 길에 영광 있으라. 설령 미세 먼지 주의보가 발령된다 한들 박근혜 정부 시절 때 졸라 쾌청하던 날보다도 청명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누가 오바마 코스프레하냐며 비판하는 이가 있길래 돼지 발정제 코스프레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받아쳤다. 또한 그 행위가 오바마 코스프레이면 어떠랴. 박근혜는 그런 변검술을 써본 적이라도 있던가 ? 

목공소에 가면 503본드'를 판다. 공사판에서는 " 오공삼 " 으로 불린다. 503본드 제품 주의사항을 살펴보면 코로 직접 냄새를 맡지 말라는 경고문이 적혀 있다. 503은 몸에 해롭습니다아.        주의사항을 읽다가 경기도 변두리 가막소 독방에서 독수리도 아니면서 독수공방하시는 수인 번호 503호가 생각났다. 밥은... 먹고 다니는지........   503호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나는 나즈막히 속삭였다. 오갱끼데스까 ? 여기는 와따시와 대빵 좋아 !                     한국경제연구원이 << 촛불 시위의 사회적 비용 >> 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내놓은 적이 있다.

이 책은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의 피해 비용을 추산한 것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뜬구름 잡는 셈법이 골때린다. 참가자의 노동 생산 손실, 공공 지출, 제3자 손실 등 직접 피해 비용을 6,685억으로 잡고,  손에 잡히지 않는 비용으로는 사회 불안정과 국정 과제 지연으로 1조 9,000억의 국가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모든 잘못은 시위에 참가한 시민과 파업에 동참한 노동자라는 논조'다. 그런 식으로 계산하자면 : 2008년 광우병 시위 때보다 규모나 시위 기간 모두에서 압도했던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시위에 들어간 사회적 비용은 얼마나 될까 ?   대략 10조의 사회적 비용이 들었다고 치자. 

만약에 박근혜가 일찌감치 석고대죄하여 스스로 물러났다고 가정하면 적어도 사회적 비용을 9조 정도는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론은 10조라는 사회적 비용 손실은 박근혜 한 사람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회적 비용의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는 당선되었고 문재인은 낙선했다. 이틀 뒤, 한진중공업 최강서 노동자가 자살한다. 회사 측에서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크다며 파업을 주도한 노조를 상대로 158억 손배액을 청구한 것이다. 빚 때문에 근심이 쌓인 최강서 노동자는 박근혜가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절망 끝에 숨을 거두어들인 것이다.

박근혜 당선 소식은 날 벼린 칼날이었으리라. 이때 문재인은 최강서 노동자의 빈소를 찾아간다. 그때 문재인은 굳은 결심을 했다는 후문이다. 패군지장(敗軍之將)으로서 최강서의 죽음에 일말의 책임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도 가능하다. 파업으로 인해 생긴 회사 측 손실을 노동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면 박근혜 때문에 촛불을 든 시민은 박근혜에게 대략 10조의 손배액을 청구할 수 있다. 우리는 당신 때문에 촛불을 들었으니까. 다시 한 번, 503호의 안위를 걱정하며 외친다. 오갱끼데스까 ? 여기는 와따시와 대따 좋아 ■

 

 

 

 

 

 

 

 

 

 

덧대기 ㅣ 사진 두 장

 

 

 

-  " 제 옷은 제가 벗겠습니다 ( 시계 방향 ) "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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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2017-05-12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거 끝나고 부터는 뉴스가 디따 보고 싶어져요
이렇게 기분좋은 뉴스를 ...여길 틀어봐도 저길 돌려봐도 . 시간이 갈수록 자꾸 기분좋은 뉴스만 나와요.

트럼프.시진핑.아베. 김정은 .....니들 모두다 동작 그만!!!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2 10:41   좋아요 0 | URL
요즘 뉴스가 휴먼 드라마 같습니다. 꽃미남-들 나오는 드라마 같다고나 할까됴..

트, 시, 아, 김 지도자보다 문 지도자의 비주얼이 압도적이네요...

akardo 2017-05-12 0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앞부분 읽으면서 전여옥이 박근혜에게 우비 모자 씌워주라고 주변에서 말 들었다고 한 거 떠올랐는데 딱 그 사진 올리셨네요. ㅋㅋㅋ 정수기 물 자기가 떠먹은 것 가지고 못말리는 근혜님 어쩌고 한 게 생각납니다. 대박 웃겼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2 10:40   좋아요 0 | URL
문통, 국민의당 당사 찾아가서 10분 면담하고 끝나자 지원은 벌떡 일어나 나갔는데 재인은 자기 의자는 물론이고 지원 의자까지 의자를 정돈하더군요. 습관인 거죠.. 이런 매너가 말입니다..

새아의서재 2017-05-12 0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제 지인분들 정치가 유쾌해졌는데 이젠 비주얼까지 최강이라면서... 무슨 아이돌 그룹도 아닌데...뉴스보면서 왤캐 흐뭇하답니까.. 순간 유시민에서 조국으로 팬심을 옮겨야하나 살짝 고민도.. 여기까진 진실을 포함한 농담이고. 계속해서 국민의 감시의 눈 작동해야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2 10:39   좋아요 2 | URL
저도 재인, 조국, 종석시 원탁에 있는 모습 보니.. 이거 뭐, 화보를 찍어도 될 것 같은...
근혜, 경환, 병우 있던 그 시대 모습 연상하니.. 격세지감을 느낌니다..

사람은 얼굴 보고 판단하지 말라 하는데 사실은 얼굴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게 제 평소 지론임..

붕붕툐툐 2017-05-12 0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기청정기˝ 대통령이 바뀌고 난 후의 느낌을 어쩜 그리 잘 포착하셨을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2 10:38   좋아요 0 | URL
뭔가 속이 확 뚫리는 기분입니다.. 박하사탕 깨물었을 때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포스트잇 2017-05-12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히 503본드 아, 이런...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2 10:37   좋아요 0 | URL
냄새 고약하죠.. 오공삼을 사용하면 반드시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라고 합니다. 안 그러면 독가스 때문에 속이 울렁거립니다.. 오공삼 박근혜 보고 싶네요... 얼굴이라도 좀 봤으면... 무척 걱정됩니다. 한여름에 보일러 놔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2017-05-12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2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10조는 2017-05-12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용이 아니라 경제효과아닌가요? 10조어치만큼 비용을 쓰고 누군가는 수익으로 가져가고 그럼 다시 지출로...
진짜 촛불살돈 없는 사람은 시위에도 안나갔을테니 결국 전체 경제엔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을듯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2 20:05   좋아요 0 | URL
셈법이 워낙 형편없기도 하지만, 님 말씀대로 다른 방향으로 보자면 비용이 아니라 경제 효과에 가까운 듯합니다... 내로남불이라고 한국경제원 이거 워낙 보수 재벌 쪽 경향이라서..
댓글저장
 

 

 

 

 

 

 

 

 

 

 

 

 

 

 

 

 

 

스토리-텔링의 조건

 

 

 

 

 

 

 

 

 

 

                                                                                                   사전 선거를 치르던 날, 작은 사고가 있었다. 어느 여성이 한눈 팔고 길을 걷다가 달리는 오토바이와 부딪힐 뻔했다. 내가 그녀의 팔목을 잡아당기지 않았다면 사고가 났을 것이 분명하다. 다행히도 작은 상채기를 제외하고는 멀쩡했지만, 접속 사고인 만큼 사후 처리를 위해 피해 여성은 내 연락처를 물었다.

어제 그 여성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사례금이라도 준다는 것일까 ? 약속 장소에 나가 보니 그녀 옆에는 아버지로 보이는 노인이 있었다. 흰 수염이 멋진 노인이었다. 그가 말했다. 나, 계룡산 봉자골 산신령이오 ! 자네가 내 딸을 구했다고 ? 오, 오오. 축복이로다. 소원을 말해보게나. 뭐든 들어주겠소. 안철수가 4차 산업 혁명을 입술이 부르트도록 외치는 마당에 산신령이라. 나는 농담처럼 말했다. " 모건 프리먼의 목소리와 베컴의 턱선, 브래드 피트의 양미간, 말론 브란드의 눈빛, 탐 크루즈의 짙은 눈썹을 닮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 산신령은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알았노라. 오늘 밤 집에 가서 푹 자거라. 새날이 오면 어제와는 다른 네 모습을 보리라. 그날 밤은 달콤한 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맙소사.......  

 

 -

 

한국 방송은 " 드라마 천국 " 이다. 시간대와 관계 없이 티븨 채널을 돌리면 어디서나 다양한 드라마를 볼 수 있다. 한국인이 유독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한국 사회가 문자문화(literacy)보다는 구술문화(orality)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문자로 구성된 책보다는 입말의 장관으로 이루어진 영상에 반응하는 사회라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식자력(識字力)은 높지만 문해력(文解力)은 낮은 편이어서 독서 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채 영상 문화가 우위를 점한 상태'이다. 좁은 의미로 " 스토리텔링 " 을 음성이나 행위를 통해 소비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한다면, 한국인을 지배하는 서사는 스토리텔링'이다.

상품성이 뛰어난 스토리텔링의 조건은 드라마 << 다모 >> 에서 탤런트 이서진이 한 말에 압축되어 있다. " 아프냐 ? 나도 아프다. " 즉, 드라마 속 주인공의 아픔에 시청자가 공감할 때 시청률은 오른다. 반대로 성품성이 떨어지는 스토리텔링은 조용필이 부른 노래 가사에 담겨 있다.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그러니까 주인공과 시청자가 따로 노는 서사'가 상품성이 떨어지는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은 비단 드라마나 영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살아온 날-들도 하나의 스토리텔링'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는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캐릭터다. 육영수와 박정희의 피살,

독재 정권의 몰락 그리고 청와대에 재입성하기까지 그녀가 살아온 날-들(스토리텔링)은 흥행성을 갖춘 서사'였다. 유권자가 독재자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 같은 " 최루성 신파 휴먼 드라마 " 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두 팜므파탈의 " 삥땅 프로젝트 필름 느와르 장르 " 였으니 환불 소동이 일어날 수밖에. 이처럼 스토리텔링은 뛰어나나 각각의 요소가 이질적으로 조합하다 보면 이상한 영화가 탄생한다. 각각의 요소를 적재적소에 나열하는 것이 연출의 힘이다. 문재인도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간직한 인물이었다.

노무현과 문재인의 브로맨스도 훌륭했고 그가 살아온 날들도 훌륭했다. 스토리텔링이 뛰어나다 보니 굳이 자극적인 연출이 필요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문재인이 웃으면 관객도 따라 웃기 시작했다. 서로 공감한다는 의미이다. 그는 성공한 드라마다.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거울을 들여다본 나는 비명을 질렀다. 배컴의 목소리와 탐 크루즈의 키, 모건 프리먼의 왕코, 말론 브란드의 머리숱. 시바......  지금 나는 거울을 통해 최상의 요소로 최악의 조합을 이룬 스토리텔링을 보고 있다. 나는 낮게 소리쳤다.  내 이놈의 영감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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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5-11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울이 잘못된건지도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2 10:42   좋아요 0 | URL
거울이 잘못되었나 화장실 거울도 보았으나.. -_-

3시 2017-05-12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선균을 맹글어 달라고 했으면 성공했을것을.아까비~
큰 키에 목소리 멋지고 잘 생기고.
영감탱이가 바다건너 이방인을 어찌알겠소!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2 10:4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전 개인적으로 이선균 목소리에 그닥 흥미를 가지지 않는 1인이라서요..
목소리 하면 좀 굵직해야죠. 모건 프리먼 목소리가 짱입닛닷..ㅎㅎㅎ
댓글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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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아, 얼큰한 순두부 찌개를 다오  :











홍준표라는 올드 보이



친구가 마지막으로 선보인 음식은 딤섬'이었다. 짬뽕으로 승부하기에는 경쟁이 치열해서 고급화 전략'으로 딤섬 요리 기술'을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며 내놓은 것이다. 내가 만두'라고 했더니 그는 화를 냈다. " 그, 그그그그것은 딤섬에 대한 모독이야 ! " 딤섬을 點心'이라고 적는단다.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이름이 시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 올드보이 > 에서 최민식이 질리도록 먹었던 군만두'는 서비스 메뉴'였을 것이다. 이런저런 추론을 해보면 유지태는 최민식을 사설 감옥'에 보내면서 날마다 밥값을 지불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밥값은 사설 감옥 직원들의 공돈으로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대신 서비스'로 나온 군만두를 주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 그러니깐 최민식은 15년 동안 직원들이 점심을 시켜 먹고 남은, 서비스로 나온 만두만 먹다가 속 터져버린 이야기다. 만약에 최민식에게 군만두 대신 딤섬을 點心 으로 내놓았다면 그토록 비극적이지는 않았으리라. 짬뽕이 맵고 자극적이었다면, 김이 모락모락나는 딤섬'은 담백하고 순한 맛있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젊을 때는 자극적인 것을 탐하다가 늙으면 순한 맛에 매료된다.

 

- 보수란 무엇인가, < 짬뽕과 딤섬 > 中

 


                                                                                                 소 뒷걸음질하다가 쥐 잡은 꼴이지만, 홍준표 득표율이 25% 가 될 것이라는 내 예측이 얼추 맞아떨어졌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단순한 계산법을 동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각하 님 탄핵 반대 여론이 25%였다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둘째,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준표에게 준 표 25%는 일종의 심리학적 인지부조화로 " 콩코드 효과1) " 에 해당된다. 박근혜의 잘못을 인정하고 지지를 철회한다는 것은 그를 믿고 따랐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되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심리적 인지부조화가 작동을 하게 된다. 그동안 박근혜에게 투자했던 열정이 말짱 도루묵이 될 판이니 못 먹어도 고 _ 를 외치는 것이다. 정치적 지지도 감정이 투자되는 일이기 때문에 열성 지지자들은 지지를 철회해야 마땅한 사태가 전개된다고 해도 지지를 철회하기는커녕 더욱 광신적인 지지를 보낼 수 있다.

그간 쏟은 노력과 정열이 아깝고 억울해서다2). 그러니까 25%는 비싼 돈을 주고 옷을 샀는데 어울리지 않을 때 발생하게 되는 심리적 딜레마와 유사한 것이다. 버리자니 아깝고 입자니 부끄러워서 장롱 속에 처박아둔 철 지난 밍크 코트 같은 심정이리라. 그런 마음이 모이고 모여서 만든 것이 25%이다. 홍준표 입장에서 보면 챙길 것 다 챙겼으니 아쉬울 것 없는, 성공한 결과이다. 그가 목표로 삼은 득표율이 25%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홍준표식 선거 전략은 매우 쉬운 전략이다. 박근혜 지지자를 군만두를 먹고 싶은 유권자로 치환해서 설명하자면 홍준표는 선거 내내 군만두 이야기만 꺼낸 것이다. 

일식집에 가서도 군만두 이야기, 베트남 쌀국숫집에 가서도 군만두 이야기, 자나깨나 군만두 이야기. 군만두가 최고예욧 !  하지만 사람 입맛이란 다양해서 떡볶이와 순대를 먹고 싶은 사람이 있고, 또 누군가는 짜장면을 먹고 싶은 사람도 있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것이 바로 선거 전략이다. 하지만 홍준표는 떡볶이와 순대를 먹고 싶은 사람과 짜장면을 먹고 싶은 사람은 배제하고 오로지 군만두만 먹고 싶은 유권자를 겨냥했으니 그들에게 지지를 받는 것은 쉬운 일이지 않을까 ?  홍준표식 전략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전술이다. 하나만 계속 먹다 보면 나중에는 질리기 때문이다.

여기 군만두만 먹다가 속 터진 캐릭터가 있다. 바로 영화 << 올드 보이 >> 이 오대수(최민식)이다. 그는 사설 감독에서 군만두만 먹다가 질린 나머지 복수를 다짐한다. 이 놈들아, 얼큰한 순두부 찌개를 다오 !  홍준표와 25%는 오대수를 닮았다. 특이 식성을 가진 그들에게 어줍잖은 충고 한 마디 하자면 이 세상에는 군만두보다 맛있는 음식이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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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69년 프랑스와 영국이 합작 투자한 콩코드(Concorde) 비행기가 탄생해 1976년부터 상업 비행을 시작했다. 콩코드는 최고 속도가 마하 2.2로 마하 1에 못 미치는 기존 보잉기보다 2배 이상 빨라, 파리-뉴욕 간 비행 시간을 종전 7시간에서 3시간대로 단축했지만, 높은 생산비, 기체 결함, 소음과 대기 문제 등으로 전망은 매우 어두웠다. 가망이 없는데도 계속 투자하다가 총 190억 달러를 쏟아부은 끝에 2003년 4월에서야 운행을 중지했다. 남은 건 ‘콩코드 효과’라는 말이다. ‘콩코드 효과’는 학술적으론 ‘매몰 비용 효과(sunk cost effect)’라고 한다. 매몰 비용은 이미 매몰()되어 버려서 되돌릴 수 없는 비용으로 ‘함몰 비용’이라고도 한다. 우리 인간에겐 돈이나 노력, 시간 등을 일단 투입하면 그것을 지속하려는 강한 성향이 있는데, 이를 가리켜 매몰 비용 효과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낭비를 싫어하고 또 낭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걸 싫어하는 동시에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자기 합리화 욕구 때문에 발생한다. 경제학적 인지 부조화 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매몰 비용 - 왜 헤어져야 할 커플이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가? (감정독재, 2014. 1. 9., 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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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5-10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거가 끝나고, 프사도 바꾸고 났는데 뭔가 허탈합니다. 이제까지 딱히 뭘 한 것도 없지만, 이제부터 대체 뭘 해야 할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0 16:22   좋아요 0 | URL
안철수 계속 씹어야죠..

syo 2017-05-10 16:26   좋아요 1 | URL
그 껌은 너무 씹었는지 이제 단물이 안나오는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0 16:35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런가요. 전 아직도 이언주, 고연호, 김유정, 박지원 이런 분들 용서가 안 됩니다.

syo 2017-05-10 16:38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턱이 쉴 틈이 없겠네요.... 정치인들땜에 사각턱됨....

만화애니비평 2017-05-1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의 킥은 멈추지 않아~!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1 13:28   좋아요 1 | URL
마애비 님 요즘 왜이렇게 뜸하십니까 ? 뭔일 있었수?

만화애니비평 2017-05-1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친구가 생겨서 그렇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1 13:44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렇군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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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도 아니면서 서슴없이 :




맹주에서 맹추로




 


                                                                                                                                                       문재인은 성공했다. 과반 득표에는 실패했다지만 5자 대결 구도에서 과반은 애초에 미션임파서블한 목표이다. 오히려 2위 후보와 557만 표 차이로 이겼으니 " 압도적 승리 " 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보수 언론이 과반에도 못 미치는 득표 - 프레임으로 네거티브하면 2위 후보와의 압도적 표 차이 - 프레임으로 포지티브하면 되니 절묘한 결과이다. 2위인 홍준표 입장에서도 잃을 것 하나 없는 결과였다. 민주공화제 대신 돼지발정제를 세우려 했던 홍준표의 선방을 놓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세계 어딜 가나 수구 꼴통을 지지하는 세력은 대략 20% 정도는 있는 법, 프랑스의 르펜을 보라. 유승민도 실보다는 득이 많은 결과였다. 싹을 심었으니 뿌리를 내리길 바란다. 다만, 꽃은 피우지 마시길 !  심상정 후보도 진보 정당 후보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해서 기쁜 날이었다. 그렇다면 3위인 안철수는 ?!

좆됐다. 선거 결과만 놓고 보자면 문재인은 대상, 유승민과 심상정은 아차상, 안철수는 울상인 셈이다.  참고로 홍준표는 연구대상. 주역으로 안철수의 괘를 보니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왔다. 득은 없고 실만 가득하니 가는 길에 똥이나 밟아라.                          흥미로운 괘'라 더 살펴보았다. " 호남의 맹주 " 라고 자부했던 이가 쾌남아와 싸워 급전 급락할 운이니 앞으로 " 호남의 맹추 " 가 될 팔자로다.                      무릎 탁 _  치고 아 _ 했다.  주역 점괘가 신통방통하구나. 양다리 걸친 플레이보이의 최후라고나 할까. 절묘하구나. 맹주에서 맹추가 된 기분은 어떨까 ? 

누굽니꽈~ 라는 이상한 종결 어미로 판을 뒤집으려다 후라이팬에서 쏟아져 땅바닥에 떨어진 빈대떡 신사가 된 남자.  실물 정치학에서 新자승자박 네거티브 전략( 내가 mb아바타입니까, 내가 갑철수입니까 ? ) 을 구사해서 대선 때만 되면 방송에서 두고두고 회자가 될 남자.  입만 열면 국민만 보고 정치한다면서 정작 입만 열면 문모닝만 했던 남자.  초록은 똥색이라고 국민의당'도 빈대떡 신사가 될 팔자'다.  문재인과 " 프리허그 " 한 여성 유권자에게 " 간택 " 이란 표현을 사슴도 아니면서 서슴없이 내뱉던 고연호나, 세월호 단식 때 문재인의 폭식 의혹을 제기하며 사자도 아니면서 죽자 사자 하며 물어뜯었던

김유정이나, 기린도 아니면서 수렴청정이라는 그림을 기린(그린) 박지원도 이제는 앞날이 개똥밭이 되었으니 그들 모두 토끼도 아니면서 토껴야 할 판이다.  걱정도 팔자라고 내가 화려한 그들의 험난한 앞날을 걱정한다. " 불광동 오팔자 님이 신청하신 곡입니다. 한복남 씨가 부릅니다. 빈대떡 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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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5-10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준표의 득표율은 높고, 심상정의 득표율은 낮을 것이라는 곰곰발 님의 예상이 맞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0 11:11   좋아요 1 | URL
예상은요, 어디서 다 주워들은 거죠..
전 홍준표가 25%에 근접하는 득표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박근혜 탄핵 반대 여론이 25%였으니까요. 홍준표가 처음부터 목표치를 설정한 기준은 그 25%였으니 홍준표 입장에서는 잃을 것 하나 없는 결과죠.

마립간 2017-05-10 11:52   좋아요 0 | URL
모든 판단은 첩보와 정보(, 쉽게 이야기하면 주워 들은 것)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통찰을 적용한 것이죠.

곰곰발 님의 글로 표현되었다는 것은 ; 헛되고 왜곡된 첩보와 정보 중에서 취사선택하고 옳게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탄핵 반대가 25%였어도 그 표의 대부분이 ‘홍준표‘로 쏠린 것은 의외로, 트럼프 따라하기가 우리나라에서도 통할 줄 몰랐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0 12:01   좋아요 0 | URL
전 프랑스 극우 르펜이 결선 전에 20% 이상의 지지율이 나오는 거 보고 세계 어디에서 극우는 20%는 존재하는구나 했습니다. 자유당의 기준으로 보자면 프랑스는 좌익 빨갱이 새끼들이 사는 나라거든요.. 탄핵 반대 25%나 돼지발정제 홍준표 지지율 24%도 다 그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7-05-10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0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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