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성의 사내 필립 K. 딕 걸작선 4
필립 K. 딕 지음, 남명성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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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것 이   < 알 > 고    싶 다   :

 

 

 

 

 

 


쩨깐한 세계



                                                                                                                                                                                                                     옛날에는 짜장면 위에 올려진 고명(데커레이션 ?)으로, 짜장 짜잔  ~   " 채 썬 오이 " 와 " 메추리 알 " 이 올려져 나왔다. 검은 춘장 위에 올려진 하얀 메추리 알의 대조적 비주알visual이 강렬했던 탓일까 ? 

짜장면에서 메추리 알이 점점 사라질 때마다 나는 짜장면에 대한 식탐을 버렸다.  21세기가 메추리 알을 버리다니 용서할 수 없다.                                  그깟, 쩨깐한 새알이 뭐라고 미주알고주알 왈왈거리냐 _ 라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메추리 알 없는 짜장면은 별사탕 없는 건빵과 같아라. 쩨깐한 새알의 양은 말 그대로 쩨깐해서 간에 기별도 안 갈만큼  먹으나 마나 한 것이겠지만,  사실 짜장면에서 메추리 알은 다크한 세상을 밝힐 한 줄기 빛이니 짜장면이라는 그림을 완성시킬 화룡정점이다(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메추리 알은 짜장의 우주이닷). 딱 그만큼의 존재 이유.

간에 기별도 안 가서 간에 기별이라도 하라며 메추리 대신 달걀 한 개를 통째로 넣어준다고 해서 새알에 대한 허기가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문학이나 영화도 마찬가지'다. 서사의 파이를 쓰빽따끌하게 키운다고 해서 그 작품-들이 웅장해지는 것은 아니다. 본편에서는 마을을 지키던 보안관이 속편에서는 국가를 지키는 영웅이 되고, 지구를 지키는 영웅이 되고, 우주를 지키는 영웅으로 확장될 때 그 서사는 망한다. 차이 밍량의 그 유명한 금언1)을 살짝 비틀자면 나쁜 서사는 먼 미래를 걱정하고 좋은 서사는 나의 내일을 걱정한다. 내가 필립 딕의 SF 소설에 대하여 뜨거운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립 딕'은 당대 너머 미래를 다룬다기보다는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다룬다. 그렇기에 웅장한 스페이스 오페라'를 기대했던 독자는 한입도 안 되는 쩨깐한 새알의 세계에 당황하게 된다. 필립 딕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영웅이라기보다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생활인에 가깝다. 읽다 보면 초라한 얼라들이다. 우람한 강철 페니스를 상상했는데 아담한 번데기를 보고 있는 느낌. 그러니까 쩨쩨한 쓰빽따끌의 SF 세계에 경악하게 된다. 맙소사, 초라한 에쓰에쁘의 세계라니 !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 매끄럽지 못한 흠집 많은 결이 묘하게 감동적이다.

그것은 담배와 위스키로 숙성한 썩은 음색과 가창력으로 아슬아슬하게 엇박자를 벗어나는 탐 웨이츠의 그것이다. 또한 삑사리는 결격 사항이 아니라 자유로운 예술혼을 높이는 품격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 높은 성의 사내, 1962 >> 도 쩨쩨한 세계이자 쩨깐한 메추리 알이며, 딕(DICK) 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고추-들의 세계'에 속한다. 소설 속 주요 무대인 " 아메리칸 예술 공예품 상사 " 는 말이 좋아 골동품 가게이지 고물상에 가깝다. 채소 즙으로 염색한 염소털 깔개 따위가 무슨 얼어죽을 예술품인가 !  이 허수룩하며 쩨깐한 무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스페이스 오페라이다보니 규모가 웅장할 리 없다.

다른 SF 작가들이 우주 미래를 걱정하며 우주 전쟁을 펼칠 때,  필립 딕은 소설을 빗대서 신경쇠약에 걸린 자신의 불안과 망상을 고백한다.  바로 그 점이 필립 딕 세계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필립 딕 소설은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매우 훌륭한 결과를 도출한다. 짜장면 위에 올려진 쩨깐한 새알의 우주, 딱 그만큼의 스펙타클이 바로 필립 딕 소설이 가지고 있는 소박한 스페이스 오페라이다. 하여, 나는 다음과 같이 주문한다. 주문 !  짜장면 위에 올려진 새알을 무시하지 마라. 너는 누군가의 허기를 채워줄 한입이었나 ■



 




​                                                    

 

1) 나쁜 영화는 먼 미래를 걱정하고 좋은 영화는 내일을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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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2017-04-02 0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이 없길래 걍 ㅎ
모두가 잠든시간이라서...쫌 기다리면...댓글 달리면 이거 지우께요.
쩨깐해서 간에 기별도 안 간다는 말은 울 엄마 전용언어인줄 알었는데
오랫만에 들으니 피식 웃음이 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2 10:50   좋아요 0 | URL
3시의 알라디너답게 역시 3시 즈음에 댓글을 다셨군요... ㅎㅎ
댓글 안 지우셔도 됩니다, 3시 님..

겨울호랑이 2017-04-02 0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메추리알이 든 찌장을 본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2 10:51   좋아요 1 | URL
그렇죠 ? 언제부터인가 짜장면에 메추리알이 사라졌어요.

samadhi(眞我) 2017-04-02 0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째깐하고 째째하고 별 볼 일 없는 게 저랑 닮아 매우 땡기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2 10:50   좋아요 0 | URL
취향 타는 작가여서 딱히 권하지는 않습니다. 호불호가 분명한 작가죠..ㅎㅎ

2017-04-02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02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4-02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짜장면에 메추리알 넣던 시절이 있었군요. 처음 알았어요. 횟집에 가거나 생선회를 주문하면 메추리알 주잖아요. 어른들은 그걸 껍질째 씹어 먹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2 12:11   좋아요 1 | URL
저 옛날에 꿈을 꿨는데 냉면집에서 냉면을 시켰는데 달걀 반쪽 대신 메추리 알이 나와서 막 화를 내다가 꿈에서 깬 적이 있습니다...



요즘도 중국집에서 짜장 시키면 메추리 알 고명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습니다..

북깨비 2020-07-06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고전에 꽂혀서 이리저리 헤매던 중에 3년 전 짜장면 대화에 끼어들어 봅니다. 짜장면 고명은 채썬 오이밖에 본 적이 없지만, 간짜장 고명으로 계란 후라이를 좋아했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20-07-06 12:48   좋아요 0 | URL
필립 딕 문학 어떻습니까 ?
 

 

 

 

 

 

 

 

 

 

 

 

 

 

 

                                         

 

아 임 파 인 탱 큐 엔 드 유  ?  : 

 

 


 

영어의 몸


 

                                                                                                         말할 때마다 버,   버버버버버버버버버버번역기를 돌려야 했을 만큼 국어에 재능이 모자랐던 버버킹 박근혜가 드디어 영어를 사용하기로 한 모양이다. 

영애에게는 불행한 일이고 우리에게는 행복한 일이지만,  英語가 아니라 囹圄(감옥 영, 감옥 어)다. 구치소 ( 口 ) 안에 나 ( 吾 : 나 오 ) 가 갇힌 구조'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올림머리처럼 하는 일마다 승승장구하던 행운도 이제는 내려올 모양이다. 나는 머리카락이 아무리 가볍다한들 중력의 짜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목격하고 싶다. 머리카락 한 올도 무게를 가진 신체발부의 편린'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바람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구치소 수감 입소 전 신체 검사 과정에서 그는 실핀을 뽑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임파인탱큐엔드유 ?                      

박근혜의 핀 헤드 pin head(올림머리)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영어가 있다. 오타다,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연출한 << 현기증, 1959 >> 이다. 이 영화에서 일인이역을 연기하는 킴노박의 머리 모양이 박근혜와 똑같은 올림머리 스타일인 탓이다. 할리우드 헤어 아티스트들이 한 올 한 올 쌓아올린 금발의 나선형 올림머리가 얼마나 황홀했던지.......   이 올림머리는 단순하게 분장 차원을 떠나서 영화 서사를 전체를 작동시키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로 작동한다. 주인공 스카티 퍼거슨(제임스 스튜어트)은 매들린과 주디가 동일 인물(킴 노박)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왜냐하면 매들린의 헤어 스타일은 올림머리이고 주디의 헤어 스타일은 내림머리이기 때문이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무지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우리는 올림머리를 한 핀헤드 박근혜와 푹 삶은 시금치처럼 축 쳐진 내림머리를 한 독거수 박근혜를 구별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영어에 갇힌 영애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  햇살 속 궁전에서만 살다가 창살 속 감옥에 살게 된,   헤어/메이크업을 하지 않고서는 사람을 대면하지 않았다는 그에게는 치욕이리라.   익명의 엉덩이들이 앉았다 떠난 불결한 화장실 변기에 앉아 똥을 싸고 그 옆에서 콩밥을 먹고 시팔을 닦았으리라.

오타다, 정정한다. 익명의 엉덩이들이 앉았다 떠난 불결한 화장실 변기에 앉아 똥을 싸고 그 옆에서 콩밥을 먹고 식판을 닦았으리라. 한겨레 기사에 의하면 그가 사용하게 될 영어는 1.9평인 공간으로 매트리스, 관물대, 티븨, 1440원짜리 밥이 제공되는 공간이다. 무상 급식을 반대하던 당신이 무상 급식의 중요성을 곱씹으며 살아갈 날들을 생각해본다. 아, 당신 머리는 백 개의 형광등과 백 개의 핀으로 만들어진 이미지 메이퀸. 그런 당신에게 나는 앵글로색슨족이 사용하는 영어로 잉글리쉬하게 묻겠다. 아임파인탱큐엔드유 ?  

 

 

 

-

 

 

 

 - 구속 결정이 난 순간, 수감되기 전에 스스로 실핀을 뽑고 얼굴을 씻었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이날 법원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가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더 이상 전직 대통령이 아닌 ‘미결 수용자’ 처지가 됐다. 경호지원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 받던 의전은 구치소 앞에서 끊겼다. 31일 법무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여자수용실 독거방에 수용돼 있다. 방 크기 등은 알려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독방은 6.56㎡(약 1.9평)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방에는 접이식 매트리스와 관물대, 텔레비전, 1인용 책상 겸 밥상 등이 갖춰져 있다. 1440원짜리 식단이 하루 세끼 제공되고, 독방에서 혼자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한 뒤 식판을 반납하게 된다. 수면 시간도 정해져 있어 오전 6시에 일어나, 오후 8시에 취침을 해야 한다. 운동시간은 하루 45분 주어진다. 영치금 사용 한도는 1일 최대 2만원이지만, 비싼 침구나 약품, 도서 등의 구입비용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 구치소 먹거리는 훈제닭, 과자류, 우유, 빵, 과일, 김, 장아찌류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색조 화장품은 사용할 수 없지만, 로션, 스킨, 영양 크림, 선블록 등은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일반 매점처럼 직접 수용자가 가서 고르는 게 아니라 구매 리스트를 보고 신청서를 제출하면 영치금에서 물건 값을 치른 뒤 물건이 수용자 방으로 배달된다. 앞서 이날 새벽 4시45분 서울구치소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신입수용자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입소절차’를 거쳤다. 박 전 대통령의 입소절차는 다른 미결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신상기록카드를 작성하고 건강검진, 신체검사를 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휴대전화 등 외부에서 가지고 있던 소지품은 영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올림머리를 할 때 사용했던 실핀을 반납했다. 박 전 대통령은 목욕을 한 뒤 ‘수인번호’가 새겨진 수의로 갈아입고, 수용기록부에 들어갈 사진을 촬영했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이름표를 들고 키를 측정하는 눈금이 표시된 자 옆에 서서 ‘머그샷’이라고 불리는 사진을 찍는 것이다. 이후 구치소 규율 등 안내를 받은 뒤 식기, 칫솔, 치약, 비누, 수건 등 수용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용품을 받아 독방으로 이동했다.

 

- 한겨레,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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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3-3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필귀정이 너무나 힘들었네요. 한 발 내딛은 촛불시민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31 14:14   좋아요 0 | URL
요즘은 눈만 뜨면 일단 뉴스 기사부터 훑게 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ㅎㅎ

samadhi(眞我) 2017-03-31 14:20   좋아요 0 | URL
탄핵정국 피로감이죠. 온 국민을 시사전문가(?)로 만든 그네의 공로.

곰곰생각하는발 2017-03-31 14:23   좋아요 0 | URL
덕분에 법정 용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헌법의 중요성도 함께 말이죠..

samadhi(眞我) 2017-03-31 14:37   좋아요 0 | URL
제 나라 사람들이 헌법을 잘 아는게 당연한 것인데 우리가 여태 무관심했던 거겠지요. 전 아직 잘 모르지만요. ㅋㅋ 헌법을 달달 읊는 김제동 보고 깜딱 놀랐는데 나라 굴러가는 형편에 관심을 가지면 그렇게 되는가봐요.

2017-03-31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31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7-03-31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는 초반에 잉그리드 버그만의 <가스등>과 헷갈렸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31 15:34   좋아요 0 | URL
wjeh 저도 가스등은 보긴 봤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안개 낀 가스등 이미지가 가득합니다..

cyrus 2017-03-31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 미래의 후손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그들은 뒤늦게 공개된 박근혜의 머그샷을 볼 수 있으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1 14:27   좋아요 0 | URL
머그샷 정말 보고 싶네요. 누가 교화원 해킹 해서 박 머그샷 훔쳐왔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싶음..

2017-03-31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01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03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03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03-31 2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추운 광장에서 구호를 외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 과연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의심과 의혹에 불안해하던 그때가 떠 올랐습니다

박근혜는 구속되고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한 세월호는 마지막 항해를 마쳤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1 14:25   좋아요 0 | URL
고백하자면 저도 광화문에서 항상 덜덜 떨면서 이 짓해서 과연 성공할 수 있나.. 이런 생각 참 많이 했습니다.
반신반의했는데 이런 결과가 올 줄은 솔직히 생각 못했ㅅ븝니다..

포스트잇 2017-04-0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도 저정도로 순순히 받아들였다는 데에 놀랐네요.
막장 저항, 뻗대기 할 줄 알았거든요.
그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라해야 하나...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1 14:26   좋아요 0 | URL
옛날 같았으면 군 동원했을 텐데..
그나마 옛날에 비하면 대한민국도 나름 민주화가 된 모양입니다...
 

 

 

 

 

 

 

 

 

 

 

 

 

 

                                      

 

똥인지  된장인지  모를 때  :

 

 




희망고문

 

 


 

                                                                                                                                                                                                     존 워터스 감독이 연출한 영화 << 핑크 플라밍고 >> 를 봤을 때의 충격은 영화 << 스타워즈 >> 에서 다스베이더가 내가 네 애비다, 이눔아 ! _ 라고 고백하는 장면을 능가했다. 사실, << 스타워즈 >> 에서 써먹은 " 출생에 얽힌 비밀 " 따위는 대한민국 막장 드라마에서는 흔한 서사적 장치'여서 신선하다기보다는 익숙한 충격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까이거 - 대충 - 막 - 후뚜루마뚜루 만든 것처럼 보이는 << 핑크 플라밍고 >> 는 문화적 충격에 가까웠다. 만듦새가 훌륭하다는 말이 아니다. 이 영화는 일 주일만 배우면 존 워터스만큼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당신에게 심어줄 만큼 영화적 완성도는 밑바닥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1)이다. 예술혼을 불태워 만든 영화도 박자가 틀리면 배탈이 나기 일쑤인데 날로 먹어도(대충 만들어도) 배탈이 나기는커녕 예술이 될 수 있다니 말이다. 드랙 퀸(여장 남자 게이)이었던 배우 디바인이 거리에서 개가 싼 똥을 실제로 먹는 엽기적인 장면 때문에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부르주아를 향한 삐딱한 퍽유 정신과 완도에서 잡힌 전복도 아니면서 전복인 척하는 볼티모어産 불온한 전복성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영화 미학에서 핍진성은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에서 사실적 재현은 종종 윤리적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실화를 다룬 영화에서 성폭행이나 살해 장면을 지나치게 리얼하게 재현할 경우 타인의 고통을 " 스펙타클한 볼거리 " 로 전락시키는 비윤리적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타인의 < 고통을 체험하는 것 > 과 < 고통에 공감하는 것 > 은 다른 차원이다. 전자는 스포츠(의 종류 : 극한 체험, 익스트림 스포츠) 영역'이지 에티카'가 아니다.

 

다음은 세월호 참사 이미지를 재현한 노동식의 < 희망고문 > 이란 설치 작품에 대한 최황 미술평론가의 반론 중 일부이다.




세월호의 침몰 장면, 그것도 마지막에 비현실적 희망으로 에어포켓이라는 개념이 전 국민에게 설명되던 그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을 넘길 수 없다. 이 이미지 내부에는 수장되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분명하게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작업을 본 관객들이 그들의 죽음과 관계된 수많은 장면들을 병렬하며 감상할 수밖에 없다. 이 이미지는 그저 그 죽음만을 향해 뻗어가는데, 작가의 의도나 다른 조형적 장치들은 '죽음의 이미지' 앞에서 맥없이 매몰된다. 이 작업의 문법이 포르노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포르노는 오직 하나의 이미지-감각만을 위해 발단과 전개는 물론 결말에 이르는 연출 전체를 의미 없이 깔아 놓는다. 포르노 내부에 놓인 장소, 시간, 출연자는 사실 '사정을 위한 이미지'를 위해 매장된 것들이며, 여기엔 아무 의미가 없다. 포르노의 장르 구분, 그러니까 어떤 포르노들이 특정 취향을 조준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그 취향 지향의 목적 역시 사정을 위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으므로 전혀 특별하지 않다. 노동식의 작업은 세월호-죄책감을 향한 이미지일 뿐이라는 점에서 포르노다.    


- 재앙이 재현될 때, 재현이 재앙이 될 때

 




최황은 < 희망고문 > 이라는 작품을 두고 " 포르노 " 라는 익스트림한 표현을 써가며 미술을 빙자한 폭력을 비판한다. 당신이 그의 맥락에 동의한다면 벽화 마을 프로젝트도 미학을 빙자한 폭력이며 포르노'라는 내 주장에 동의해야 한다. < 희망고문 > 이라는 작품이 타자-들의 비극을 전시했다면 < 벽화마을 > 도 가난을 전시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가난 포르노'다. 당신은 달동네에 그려진 벽화를 구경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가난을 구경하며 허락없이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사진을 남긴다. 사진 제목은 사람 냄새 가득한 정취 따위'이다. 내 비난에 대해 당신은 안희정처럼 선의 운운하겠지만

구경꾼의 볼거리가 불편하여 이사를 가서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접하게 되면 자신의 행동을 두고 쉽게 선의라고 우기지는 못할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자들이 시장을 구경하며 순대 먹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그 이미지 정치가 역겨운 것은 서민에 대한 고민 없는 체험 때문이다. 그것은 말 그대로 서민 행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익스트림 스포츠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미학에 있어서 " 리얼리티 " 는 양면성을 가진 기교'다. 내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벽하게 재현한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룡에게 시큰둥한 경우이다. 또한 실사(實事)를 실사(實寫)로 대응한 < 희망고문 > 이 후진 이유이기도 하다. 

때로는 쥬라기 공룡의 뛰어난 핍진성보다는 티라노(의 발톱, 심형래 감독)의 싼티와 똥을 꼭 먹어봐야 아는, 존 워터스의 막가는 정치성이 미학적으로 훌륭한 경우도 있다. 볼거리를 만드는 직업을 가진 이의 작업 윤리에서 중요한 것은 볼 권리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이 아닐까 싶다 ■




 



​                                                    



1)                      필립 딕의 소설도 마찬가지'다. 영화와는 달리 등장인물들은 생활비에 쪼들리는 생활인이 대부분이다. 탐 크루즈를 생각했는데 우디 알렌과 마주친 경우. 읽다 보면 초라한 얼라들. 그러니까 쩨쩨한 쓰빽따끌의 SF 세계에 경악하게 된다. 맙소사, 초라한 에쓰에쁘의 세계라니 !  딕 아저씨, 상상력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 매끄럽지 못한 결이 묘하게 감동적이다. 그것은 담배와 위스키로 숙성한 썩은 음색과 가창력으로 박자를 아슬아슬하게 타는 탐 웨이츠의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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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30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고나 재난을 소재로 예술 작품을 제작하면 예술가 입장에서는 정말 신중해야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리 그것이 훌륭한 예술이라고 해도 사고 당사자나 당사자의 관계자들이 조금이라도 불쾌하게 생각한다면 그것을 예술로 옹호하기 힘들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31 12:02   좋아요 0 | URL
세월호를 다룬 영화가 제작될 터인데 만약에 장르가 해양 블록버스터라면 어떻게 될까요 ?

cyrus 2017-03-31 17:39   좋아요 0 | URL
영화 한 편 가지고 논란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극우 쪽은 선동을 부추기는 영화라고 발광할 것이고, 세월호 유족들은 가슴 아픈 그 날을 떠올리는 영화를 싫어할 수 있어요. 영화가 유족들의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킬 겁니다.
 

 

 

 

 


우리는 왜 항상

다이어트에 실패하게 될까 ?






                                                                                                       체중이 불어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똑같이 정량을 섭취한다 해도 염분을 과다 섭취하는 쪽, 설탕을 과다 섭취하는 쪽,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더 무거운 체중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래, 결심했어 !                              결심한 순간부터 고행은 시작된다. 설탕과 소금이 없는 닭가슴살과 풀을 뜯으며 칼로리 계산에 몰두하게 되고, 아이스크림보다 하드한 운동을 하게 된다. 노력하다 보면 D자형 몸매를 S자로 만들 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 결심의 끝을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이내 실패하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  우리는 왜 항상 다이어트에 실패하게 될까 ?

사실, 다이어트를 성공하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목록은 나쁜 식생활 습관이라는 단수형이 아니라 나쁜 식생활 습관-들'이라는 복수형이다. " 다이어트 " 라는 프로그램을 실행한다는 것은 한 가지 결심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수십 가지 결심을 실행하는 것인데  우리는 이 사실을 잘 모른다.  결심 한 개를 실행에 옮기는 것도 버거운데 동시에 수십 가지 결심을 동시에 실행에 옮기려 하니 어려운 것이다.  ㉠ 운동량이 적고 밥을 많이 먹고, 탄산음료를 물처럼 마시며, 단 음식을 좋아하고, 음식을 짜게 먹고, 저녁 술자리가 잦으며, 야식을 즐긴다. 뿐만 아니라 ㉧ 기름 진 음식을 좋아하 식사 시간이 짧고 인스턴트 식품을 좋아한다. ㉪ 기타 등등......

우리는 이 모든 것을 < 잘못된 식생활 습관 > 이라는 한 개의 카테고리로 묶지만 사실은 한 자리가 아니라 두 자리에 해당되는 목록이다. 만약에 당신이 어느 날 갑자기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하고 나서 다음날부터 ㉠ ~ ㉪ 까지를 동시에 실천한다면 며칠 후에는 문어처럼 흐느적거리다가 빠가사리처럼 " 빠가 " 나기 십상이다.  몸에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은 < 체중 증가의 원인인 잘못된 식생활 습관 > 이라는 두리뭉실한 총론을 해체한 후 세부적으로 각론을 세우고 그에 따라 차근차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내 경우는 다이어트의 시작을 평소 2식(아침은 항상 굶었다)에서 1식으로 줄였다.

2식을 1식으로 줄이는 대신 나머지 나쁜 습관은 그대로 두었다. 1식을 실행한 지 4개월이 지나자 3kg 정도의 체중 감량을 경험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체중 감량은 없었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                               나머지 나쁜 습관을 버리지 않은 채 1식만 고집하다 보니 정체 현상이 온 것이다. 바로 그때 나쁜 습관 하나를 더 버리기로 했다. 코카콜라를 끊기로 한 것이다. 그러니까 다이어트를 결심한 지 4개월이 지나서부터는 1식과 함께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게 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체중 정체 현상이 발생하면 잘못된 습관을 하나 더 버리면 된다.

1식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한 나는 4개월 후에 탄산음료를 줄이기 시작했고, 8개월 후에는 술 마시는 횟수를 줄였으며, 1년 후에는 한 끼 폭식에서 한 끼 과식으로 줄였다. 그리고 1년 6개월 후에는 과식에서 정식으로 줄였다. 이 과정을 통해서 10kg의 체중 감량 변화가 발생했다. 만약에 체중을 더 감량하고 싶다면 비장의 카드로 남겨두었던 나쁜 식생활 습관 중 하나를 더 꺼내면 된다. 이순신 장군에게는 12척의 배가 있었지만 나에게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나쁜 식생활 습관 12개가 있으니 든든했다. 단 음식 절제 카드도 있고, 짠 음식 절제 카드도 있으며, 식사 시간 카드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체중 정체나 요요 현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예방도 가능하다. 어디 그뿐이다. 자신이 원하는 체중 목표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나쁜 식생활 습관 ㉠ ~ ㉪ 를 고칠 때 얻게 되는 체중 감량 값을 다음과 같다고 치자. ㉠- 3KG㉡ - 1KG ㉢ -2KG ㉣ -1 KG㉤ -1 KG ㉥ -5KG ㉦ -1KG ㉧ -1KG ㉨ - 1KG ㉩ - 1KG ㉪ -1KG. 이 조합을 잘 활용하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짠 맛을 포기할 수 없다면 단 맛과 코카콜라 마시기를 포기하면 된다.  내년까지 5KG를 더 뺄까 ? 좋았어, 3KG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단 음식 카드와 2KG 감량을 얻을 수 있는 짠 음식 카드를 사용하겠어.                         

 

다이어트를 결심한 날부터 헬스장 회원권을 끊고 나서 마트에 가서 닭가슴살과 녹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다이어트 방법은 없다.  이처럼 다이어트 성공의 열쇠는 잘못된 식생활 습관이라는 커다란 카테고리를 세분화해서 각론으로 처리한 후 차근차근 실천하는 것이 왕도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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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3-28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빼겠다고 량을 줄인게 아니라 적정하게 유지할려고 1식하는 이유였습니다. 그동안 참 쓸대없이 많이 먹어 왔구나 싶었습니다.ㅎㅎㅎㅎ술 안마시고..탄산수 안마시고..탄수화물을 1/3로 줄이는데 어떻게 살이 찔 수가 없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8 15:21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현대인은 영양 과잉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삼복에 영양 보충한다고 보신탕 먹는 것을 보면 괴상하죠. 현대인의 병은 결핍이 아니라 과잉인데 말입니다..

사실 삼 끼 신화는 농경 사회에서난 통용되는 것이죠. 농경 사회가 아닌 이상 굳이 삼끼 다 먹을 필요 전혀 없습니다..

samadhi(眞我) 2017-03-28 15: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존경합니다. ㅋㅋㅋㅋㅋ 매번 실패한 하루 한 끼 먹기는 당분간 보류하고 일단 규칙적인 생활이라도 해야겠어요. 한 끼 먹으려면 그 한 끼는 영양소를 고루 갖춘 꽉 찬 식사여야 할 것 같은 부담 때문에 쉽게 시작 못 하겠더라구요. 작년에 한 끼 먹기 실패가 그것 때문이거든요. 한 끼를 잘 갖춰 먹는다는 게 무척 부담이 되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8 15:27   좋아요 2 | URL
저 같은 경우는 세 끼 량을 한 끼에 몰아서 먹었습니다. 피자 한 판에 치킨 한 마리 먹은 적도 있고요... 중국음식 세트 메뉴 시켜서 한 끼에 다 먹기도 하고... 근데 이게 시간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더군요...

samadhi(眞我) 2017-03-28 15:34   좋아요 0 | URL
적게 먹는 건 변비를 부르는 게 문제인데 익숙해지면 몸이 적응하겠죠? 학원강사할 무렵엔 일이 빡세서(밥 먹을 새가 없어서) 저절로 한 끼 밖에 못 먹는 (우리 선배말로는 걸그룹 몸무게라고 하더군요.) 생활이 됐지요. 그랬더니 변비가 생기더라구요. 차라리 설사가 낫지 변비는 답이 없어서...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8 15:41   좋아요 0 | URL
물을 많이 마셔야죠, 뭐 ! 내 친구는 변비 때문에 죽을 뻔한 적 있습니다. 응급실 실려갔었습니다.

samadhi(眞我) 2017-03-28 15:54   좋아요 0 | URL
1일 1식 저자도 그 얘길 했죠. 똥 누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그럴 뻔 하기도 했다고.

cyrus 2017-03-28 15: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방송 수준이 좀 웃기지 않습니까? 어느 채널에서는 먹방 프로그램이 나오고, 거기서 채널 몇 번 넘기면 건강한 식단을 알려주는 건강 교양 프로그램이 나옵니다. 요즘 건강 교양 프로그램은 살 빠지기 위한 간단한 운동 방법도 알려줍니다. 음식을 실컷 먹으면서 살라는 건지 아니면 살 빼면서 건강하게 살라는 건지...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8 15:30   좋아요 1 | URL
동의보감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황금 식재료 운운하는 것을 보면 좀 역겹죠..
음식은 기본적으로 누간가에게는 약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독이 됩니다.
인삼만 해도 그래요. 누군가에게는 약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독이죠.
이걸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선전하는 것을 보면 사기죠...

다이어트에 고구마가 좋으니 고구마 많이 먹어라.. 이것도 거짓말..
핵심이 칼로리 낮은 음식이 아니라 많이 먹는 것에 있습니다.. 고구마 많이 먹으면 살 찝니다.
과일도 마찬가지고요.. 다이어트에서 칼로리 계산법은 문제가 많습니다..

마립간 2017-03-29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나 카레니나≫ 법칙‘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저 역시 곰곰발 님과 같은 순차적 (내용도 거의 같은) 카드 사용을 사용했는데, 이제는 남아 있는 카드가 거의 없군요.

사용한 카드를 버리지 않는 덕분에 아직 제가 제 몸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9 12:10   좋아요 0 | URL
아, 이걸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라고 합니까 ? 새로운 사실 하나 얻어갑니다..
저는 아직 달달한 커피 카드가 남아 있어서 든든합니다...ㅎ ㅎㅎㅎ

마립간 2017-03-29 12:18   좋아요 1 | URL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구체적으로 위 문장입니다. 곰곰발 님의 글에서도 읽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9 12:55   좋아요 0 | URL
아, 이걸 안나의 법칙이라고 하는군요. ㅎㅎ.

transient-guest 2017-03-29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식습관 플러스 운동이 정답인데 음식조절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경험상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9 12:56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주와 부를 정확히 구분해야 하는데 오히려 식습관보다 운동을 주에 놓는 우를 범하곤 하더군요..

2017-03-30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30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30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30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신의 패러디



                                                                                                          괴물은 이름이 없다, 괴물을 지시하는 것은 it 이거나 thing 이라는 지시어일 뿐 !    메리 샐리의 무, 무무무무시무시한 고딕 호러 << 프랑켄슈타인 >> 이야기'다.

괴물을 창조한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괴물에게 자신의 성(性)을 부여하지 않는다.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공포스러운 네 형국이 추악하기 거지없구나!                                                 아비로부터 호부호형을 허락받지 못한 그것은 단지 조각나고 꿰매진 몸이며 남골당에서 뒹구는 시체 - 들의 총합이다. 또한 죽은 사회의 단편'에 불과한 존재이다. "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 은 자아(프랑켄슈타인)에 의해 창조된 타자(괴물)이면서 동시에 타자로서의 자아'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프랑켄슈타인(자아)과 괴물(타자)은 서로 " 더블 " 이며 " 도플갱어 " 이다.

랭보의 말을 빌리자면 나는 타자다잉~ (Je est un Autre) .  그러니까 "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 이라는 문장에서 조사 < - 의 > 는 소유격이 아니라 동격으로 활용된 셈이다. 타자라는 괴물을 통해서 나의 추악한 욕망을 읽어내는 방식은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1896 >> 에서도 반복된다. 알파벳 y를 i로 전환하면 작가의 숨은 의도가 읽힌다. 지킬(jekyll)이라는 이름은 je + kill 나는 살인한다 1) 으로 해체되고 hyde는 hide로 변환된다. 하이드는 지킬 박사의 욕망이 낳은 또 다른 자아'이다. 괴물은 항상 자신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지킬 박사는 모든 잘못을 타자이자 괴물인 하이드'에게 돌렸지만,  

하이드의 추악한 범죄는 지킬 박사의 맬랑꼴리한 패로디'에 불과하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과 지킬 박사의 하이드는 실재(實在)하지만 부재(不在)하는 존재이며 실재하지 않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실체하는 실제이자 실재이다. 그것이 바로 타자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전복성과 환상성이다. 조르주 바타이유는 << 문학과 악 >> 에서 환상이란 존재하는 것에 대한 불만족을 드러낸다고 지적한 적 있다.  그러니까 드라큘라, 뱀파이어, 괴물이라는 타자는 사회적 억압에 의해 드러나지 않은 욕망이 환상이라는 이름으로 재현된 자아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사르트르가 타자는 지옥이라고 말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문학의 영역인 " 환상성 " 을 현실 정치 영역으로 치환해 볼까 ?  여왕인 박근혜는 지킬 박사이고 비선 실세인 최순실은 하이드'이다. 그 반대 설정도 가능하다. 두 사람은 분리된 각각의 객체이지만 동시에 분열된 하나의 동일한 주체이기에 이란성 쌍둥이이면서 동시에 일란성 쌍둥이이다. 뗄래야 뗄 수 없는 그들은 젖은 뗄감이 아니라 더블이며, 도플갱어이고, 쌍생아이다. 박근혜는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모두 최순실 탓으로 돌렸지만 그 행위는 누워도 침 뱉는 꼴이다. 박근혜는 내부자'이다. < 그 > 는 히키코모리이며 광장공포증을 앓고 있는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이다. 변기에 대한 강박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새장 속에 갇힌 새는 항상 세상 밖을 그리워하지만 막상 새장 문이 열려도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생활 반경이 평생 새장이라는 공간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는 외부에 대한 욕망을 최순실을 통해 투사한다. 최순실은 내부자인 박근혜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 외부자'다.  박근혜는 외부자인 최순실을 통해 배설 욕망을 실현한다.  우리 순실이는 밖에서도 똥을 잘 싸요.                          그것은 마치 다이어트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먹방을 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대리 만족과 비슷한 심리다. 오모모모 ~  사람이 집이 아닌 공중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똥을 쌀 수도 있다니 신기하구나, 호호.

" 박근혜의 최순실, 혹은 최순실의 박근혜 " 라는 문장에서 격조사 < 의 > 는 누가 누구의 소유격이 아니라 동격으로 활용된다. 박근혜와 최순실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근사한 퀴어영화의 멜로디를 꿈꿨지만 당신의 패러디는 실패로 끝났다. 최순실이 싼 똥은 곧 박근혜가 싼 똥이다 ■


​                               

1) je : 프랑스어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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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3-25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네 구속되면 변기부터 놔드려야 하는데 그게 될랑가 ㅋㅋ 무엇보다 엄마같은 순실이 없이 그네 어떻게 살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6 08:27   좋아요 0 | URL
보일러 광고 생각나네요... 여보, 그네님 집에 변기 놓아드려야 겠어요..

2017-03-28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8 10:30   좋아요 0 | URL
제가 재미있게 읽는 것은 주로 다른 분들이 재미없다고 평가하는 게 대세라...
그래도 꼭 고른다면 < 마인드 헌터 > 어떤가요 ? 절판된 책인데 마침 중고 서적으로 나와있네요...
프로파일링 책의 최고봉이죠. 그것이알고싶다 같은 프로 좋아한다면 강추입니다요..

samadhi(眞我) 2017-03-28 10:51   좋아요 0 | URL
접수했습니다. 곰발님 취향이 잘 맞아서 저는 믿고 봅니다.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8 10:55   좋아요 0 | URL
아웃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이 책도 재미있을 겁니다..

samadhi(眞我) 2017-03-28 11:00   좋아요 0 | URL
실제사건 회고록이라고 하니 무지무지 땡기네요. 아웃 정말 제 스타일이었죠. 아웃은 예술성까지 있어서...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 ‘덱스터‘를 재밌게 봐서 제 취향에 잘 맞을 듯해요.

2017-03-28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8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7-03-28 11:39   좋아요 0 | URL
머니볼은 영화부터 보고 소설은 읽기를 미뤄미뤄 두고 있었지요. 수학 좋아하는 조카가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면 좋겠다는 얘기를 언니와 같이 주입합니다. 이 영화 보고 난 뒤부터 ㅋㅋ 두 가지 책 옳거니. 합니다. 고맙습니다.

samadhi(眞我) 2017-03-28 11:42   좋아요 0 | URL
영화, 셔터 아일랜드 원작이라고 하네요. 두 가지 다 영화부터 봤네요. ㅎㅎ 살인자들의 섬은 번역이 별로란 얘기 때문에 조금 망설여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8 11:48   좋아요 0 | URL
영화도 참 좋죠. 원작 책도 뛰어나고 그 원작 텍스트를 영화로 옮긴 영화도 걸작이고...
제가 메이저리그르 좋아해서인지 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책은 그냥 야구에 대한 약간의 상식만 있으면 모두 다 이해할 수준입니다..
저에게는 야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많이 준 책입니다...

살인자들의섬도 좋아요. 개인적으로 루헤인 팬..

아, 영화 보셨으면 안 읽으셔도 됩니다.. ㅎㅎㅎㅎ

더 추천할 책 : 호모코레아니쿠스(진중권), 홀로코스트산업(노르만 필켈슈타인), 맥도날드맥도날드화
아 그리고 하나 더 전망좋은방도 추천합니다. 이 소설 의외로 재미있스비다.

samadhi(眞我) 2017-03-28 11:45   좋아요 0 | URL
머니볼부터 볼랍니다. 그런 멋진 감독이 제가 응원하는 팀 감독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죠.

samadhi(眞我) 2017-03-28 11:56   좋아요 0 | URL
호모 코레아니쿠스는 예전에 읽었고 진중권 글빨에 반했던 책이지요. 인간적으론 별로지만 글 참 잘쓰죠, 진중권.
나머지 책도 참고할게요.

수다맨 2017-03-27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자로 박근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고 하는군요. 조만간 수의 입고 가막소 들어갈 풍경이 눈앞에 아슴아슴 그려집니다.

박근혜 구속(예정)은 단순히 특정 위정자의 범법 징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올라갈 여러 이들의 반면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장차 위정자를 바라는 사람들이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비선의 국정 농단/대기업으로부터 뇌물 수수 등등의 범죄 행위를 한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가차없이 끌어내려지고 준엄한 심판과 처벌을 받아야겠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8 10:31   좋아요 0 | URL
박근혜 생얼 한번 보고 싶네요.. 내림머리 한번 진짜루 보고 싶습니다. 하도 올림머리만 봐서...
내림머리는 어떤 모습일까. 무척 궁금한 1인..

2017-03-30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30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